커튼콜은 사양할게요
김유담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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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중학생 때쯤 아빠 손에 이끌려 소극장에 연극을 보러 갔던 기억이 났다. 언듯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 또래를 대상으로 하는 내용이 아니라 소극장의 깜깜하고 답답한 분위기만 느낌에 남아 성인이 되어서도 굳이 연극은 찾아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주제가 조금 신선하게 다가왔다. 시각을 조금만 바꿔보니 우리의 일상을 연극으로 볼 수도 있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가면을 쓰고 짜인 대본이 없는 연기를 하며 세상을 살아가는가.

이 책은 “등장하자마자 퇴장하고 싶은 무대에 선 기분이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된다. 삶을 연극에 대입해 보면 이건 아마 출근의 모습일 것으로 보인다. 내가 직장인은 아니지만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서 공감이 됐다. 책 제목에 나오는 “커튼콜”은 극이 끝나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나와 박수받으며 마무리하는 것인데, 책을 덮기 전에 문득 제목을 참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내 삶을 그린 연극에서 커튼콜은 박수받을만할까? 아니면 사양해야 될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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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빛나게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 - 내가 지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황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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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님을 알게 된 건 내가 좋아하는 가수 적재님의 '야간작업실' 오디오쇼에서 부터다. 랜덤으로 플레이 음악에서 적재님의 노래에 빠졌던 것처럼, 우연하게 알게 된 프로듀서님. 두 분 다 말을 참 예쁘게 하신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실 K-POP을 잘 안 듣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가수나 노래가 뭔지 잘 몰랐는데, 제일 핫한 음악을 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담은 책 덕분에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찾아 들으면서 좋은 노래들도 만나게 됐다. 이를테면 초입에 나오는 정승환의 <우주선>부터 샤이니 온유의 <어떤 사이>나 온앤오프의 <Beautiful beautiful> 같은 노래들. 좋은 사람이 만든 음악은 들을 때 편안한 느낌이 든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특유의 따듯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책에 담긴 글 속 문장 하나하나가 모난데 없이 고요하게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에, 사랑에 상처받은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책이다. 특히 <여름>은 정말 내 이야기를 쓴 게 아닐까 싶었을 정도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글을 쓰면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행복한 사랑을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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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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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알파고'를 주제로 흘러가는 이야기들은 크리스마스 타일처럼 조각조각 예쁘게 붙어있다. 고등학교 때 다큐멘터리 피디가 되고 싶어 국문과를 지망했던 친구가 생각나게도 했고, 코로나 이전에 매년 찾아가던 부산 다리집의 떡볶이도 생각나게 했다. 이 책이 소설이긴 하지만 정말 누군가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책에 나오는 부산 영도의 카페 이름이 진짜인가 싶어 찾아보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아니었다. 그나저나, 이번 겨울에는 휴가를 쓰고 부산에 가봐야겠다. 겨울의 부산은 크리스마스의 기억처럼 행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이를테면 눈의 결정 같은 것. ... 그 다르고 다른 것들이 초속 30센티미터로 떨어져내리는 데는 어딘가 초월적인 부분이 있다. 초월이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듯 느껴지지만 창밖을 보기 위해 발꿈치를 드는 행동에도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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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얼티프리 - 동물과 지구를 위한 새로운 생활
린다 뉴베리 지음, 송은주 옮김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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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동안 많이 봐온 환경문제를 가볍게 다룬 책들과는 달랐다. 수많은 동물들의 생명과 삶을 자세하게 다룬다. 가볍지만 무거운 그들의 삶과 우리가 조금씩 변화해 만들어갈 수 있는 삶을 이야기한다. 영국 위주의 내용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채식과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삶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 조금씩 실천해 보자.

“소수의 사람이 완벽하게 해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수백만이 불완전하게 하면 됩니다.”

“해를 입히지 않고 살려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친절하고, 더 푸르고, 더 지속 가능한 곳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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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할 여자들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과학기술사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하현 옮김 / 부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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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공계 여성으로 있으면서 여자로서 겪은 차별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나는 배려를 많이 받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여태 내가 겪은 삶은 그렇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존재할 수 있게된 과정에는 이미 이 길을 지난 수 많은 여성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안다. 그래서 더욱 과학사 뒤에 숨겨져 버린 여성들의 노력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껴 이 책을 읽었다.
성차별과 관련되어 이야기가 나오면 내가 하는 말은 “분명 생물학적 차이가 있으니 여성으로서, 남성으로서 더 잘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하지만 성별 때문에 하지 못 할 일은 없다.”이다. 나는 항상 이 생각을 갖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여자니까’ 못 하겠다고 포기한 적은 없다. 내가 고등학생때 한 선생님이 환경공학과는 ‘여학생이 가면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나는 지금 환경공학부에 속해있다. 학생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부디 어린 마음에 ‘여자니까 못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한계를 만드는 이런 말이 더이상 들리지 않으면 좋겠다. 나와 당신은 지구를 구할 여자들 이니까!
“역사는 다시 쓰일 것이다.” “이제는 손을 좀 더렵혀야죠. 안으로 들어가서 조금 오염되는 것을 감수하자, 그럼으로써 분명히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출판사 부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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