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구 ㅣ 창비청소년문학 14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6년 3월
평점 :
호구- 내 용기가 어디로 향했더라도, 결국에는 이뤄낼 수 있게 하는 힘.
창비에서 나온 청소년 문학, {호구}- 김민서 장편소설을 읽었습니다.
#호구#김민서#텍스트Z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책 표지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무언가 허무해보이기도 하고, 체념한 거 같기도 한 남자아이의 표정이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이다.
책 표지가 서사가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장치를 했다.
핵심 줄거리는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호랑이 입에 들어간 소년의 성장'.
'호구'가 바둑에서도 쓰이는 단어임을 처음 알았는데, 이 책을 관통하는 단어로 적합했다.
13014p- "검은 돌 석 점이 세모나게 펼쳐진 모양을 호랑이가 입을 벌린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호구라 부른다고 했다. 호구에 들어간 돌은 살아날 방법이 없었다."
자신의 삶이 호구에 들어간 돌과 같다고 느끼던 소년,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는 그 '호구'와 같던 소년 "김윤수"
이 이야기는 '김윤수'가 잡아먹힌 돌로써 삶을 이어나가는 게 아닌, 그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호구’라고 불리며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주인공 ‘윤수’는 짓궂게 괴롭히는 아이들에게도 화를 내지 못하고 착하게만 살아왔다. ‘쫄’이라고 불리는 반의 최약체 ‘주온’과 엮여 점점 더 아이들에게 무시당한다고 느낀 윤수는 자신을 괴롭히는 ‘권이철’처럼 강하고 나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운동을 하고 거친 말을 뱉고 머리도 염색하며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한편 윤수가 자신에게 잘해 준다고 여긴 주온은 친구가 되자며 자신의 비밀을 알려 주는데, 그건 바로 주온이 반 아이들의 물건을 훔치고 있었다는 것. 윤수는 주온과 선을 그으면서도 아이들에게 복수하고 싶은 욕망을 이해하며 혼란스러워한다. 학교에서의 괴로움에 더해 항상 힘이 되어 주던 할아버지가 암을 진단받은 상황에 윤수는 더욱 혼란에 빠진다. 결국 윤수의 가난을 들먹이며 괴롭히는 권이철을 더는 참지 못하고 달려들고, 윤수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강하고 나쁜 아이’가 되는데…….- 호구 책 소개 발췌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은 130p- "발밑은 절벽이다. 나는 지금 존재의 끝에 서 있다. 멍하니 텔레비전을 켠다. 일주일 전 예능의 재방송을 하고 있다. 저들끼리 껄껄거리다가 돌연 뜀박질한다. 한참을 뛰던 두 사람이 막다른 길에 몰린다. 한 사람이 묻는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다른 사람이 대답한다. 죽기 살기로 해야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시선이 멈춘다. 아주 오래 머물러 있는다." 주인공이 작중에서 얻는 수 많은 깨달음 중에 하나이다. 주인공은 어느 하나의 깨달음에 치우치기도 한다. 흔들리고 부러지는 과정을 통해 치우치지 않음에 가까워진다.
나는 이 책을 '어쩌면 내 불행이 가장 크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앞이 보이지 않고 이대로 캄캄하게 살아가야 함에 막막함을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이 많은 위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사실 특별하거나,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모든 청소년들이 한 번쯤 겪었을 감정들의 집합체이다.
우리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책 '호구'를 추천한다.
"순하고 깨끗하게만 살았다.
좋은 사람을 기억에 남고 싶었다.
하지만 순하고 깨끗한 것은 금세 잊힌다.
뭐든 더러운 것들이 더 오래 남는 법이다.
사람도 그렇다.
호구보단 개자식이 오래 남는다."
-{호구}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