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파란 -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47
유지현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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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란파란 줄거리: 지구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겨 버린 미래. 인류는 바닷속 생활에 적응해 살아가는 심해종과 높은 산이었던 땅에 터를 잡은 고산종으로 나뉜다. 심해 도시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청운시에 사는 모파는 심해수영 선수다. 남들보다 튼튼한 아가미와 지느러미, 더 많은 비늘을 가진 모파는 타고난 진화 특성에 힘입어 선수로서 재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록이 멈추어 버렸다. 조급한 마음에 잠을 줄여 가며 몰두했지만, 기록은 더 나빠지기만 했고, 급기야 모파는 훈련 도중 레인에서 튕겨 나오며 부상을 당한다. 모파가 주춤하는 사이, 라이벌 운하는 모파를 제치고 저 멀리 나아간다. 운하는 타고났는데 열심히 하기까지 하는 선수, 노력하면 노력하는 대로 발전하는 선수다. 그런 운하를 보고 있자니 모파는 허우적거리다 못해 가라앉는 기분이다. 코치님은 모파에게 2주간 훈련 금지 처분을 내린다. 심해수영에만 몰두하며 심해수영으로 꽉꽉 채워 왔던 시간이 텅 비어 버렸다. 이런 와중에 누군가가 스레드에서 모파를 조롱하고, 스토킹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친구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했지만 전혀 괜찮지 않다. 못된 말이 날아와 꽂힌 자리가 욱신거린다. 모파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한편, 모파는 의사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진화 촉진제가 상황을 나아지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심해수영 종목에서는 타고난 신체 조건이 중요한 만큼 진화 촉진제가 기록을 단축해 줄지도 모른다. 마침 이모가 두고 간 파우치 속에 진화 촉진제가 들어 있다. 한두 알 먹는 정도로는 도핑에 걸리지도 않을 것 같은데. 모파는 약봉지를 만지작거리며 고민에 빠진다.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17p의
“우리 엄마는 나에게 뭐든지 선택할 수 있는 나이라고 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정작 열아홉이 된 애들은 성령이 다가 온다는 것 만으로 조바심을 내고 그 와중에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몰라 안달복달이었다. 하고 싶은 일에는 재능이 부족해서 문제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문제였다 온세상이 무조건 나를 받아 주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시기였다. 열아홉은.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언가를 냉큼 그만두기 어려운 나이라는 거였다. 그게 어릴 때부터 하던 일이라면 더더욱.”

늘 해오던 일, 나와 동일시 되던 일에서의 배제. 첫 부분에서 느껴지는 그 느낌은 작년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모파와 같은 나이 19살, 실패가 두려워 같은 자리에 둥둥 떠 있고, 그마저 실패해 가라앉았을 때의 패배감이 떠올랐다. 아마 많은 19살 그랬을 것이다. 분명히 어리고, 모두가 괜찮다,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결국에 남는 건 불안함이라는 것을. 이 책은 정말 청소년문학의 정석이라 느껴진다.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진부하지 않고 흥미로운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소설의 매력도를 높였다. 출판사 서평 중에 일부를 발췌하자면, 나는 정말로 이 문장에 공감한다. "『파란 파란』은 어떤 세계에 있든, 어떤 시대를 살든 청소년들에게 놓인 과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주목한다." 19살의 청춘들에게, 단 한 권으로 위로를 전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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