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들의 모국어
권여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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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처음 접하는 작가님임에도 불구하고 한 상 차려놓고 옆에는 작은 술잔을 하나 두며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음식'아닌가? 그러다보니 음식은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늘 생각했다. 권여선 작가님의 산문집인만큼 이 책 속에는 계절별로 작가님이 꼽은 음식..이자 안주에 관한 이야기들이 한 상 내어진다. 푸짐하다고 하긴 어려워도 옹골지다.

마치 허름한 식당에서 깊은 맛의 요리를 발견한 느낌이다.

가벼워보이는 책이 표지와 크지 않은 책은 꽤나 많은 삶의 이야기들을 음식과 함께 담아낸다. 그 모양이 정갈하고 소박해 읽는 내내 체하지도 않고 후루룩 다 읽을 수 있었다.

사람 사는 일이 늘 따스하고 만찬같을 수는 없다. 그래서일까 이 평범하고 소박해보이기까지 하는 음식들이 하나씩 메인 요리로 올라오면 그게 더 반갑고 나누기 좋은 한 차림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나온 음식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하나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작가님과 혹은 다른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에 이 책의 매력이 바로 이 지점인 것 같다. 한 상 가볍게 차리고 나면 함께 속 이야기, 가벼운 문장들을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게 한 신기한 책이다.


추석 연휴에 들고 가서 틈틈이 읽으면서도 금방 다 읽었고 그랬기에 아쉬웠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나는 꽤나 조용한 추석 연휴를 보냈으나 책 덕분인지 꽤 흥취있고 따스한 연휴였다고 생각한다.


하니포터9기 활동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책이라 더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개인적인 아쉬움은 가제였던 '오늘 뭐 먹지?'가 나는 더 끌리는 제목이어서 그거 하나만 조금 아쉽다.

이런 좋은 밥상 앞으로 나를 데려다 준 한겨레출판사 및 권여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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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 역사에 연루된 나와 당신의 이야기
조형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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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열거나 개인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역사사회학자로서 독자들의 사유를 깊게할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진다.

우리는 꽤나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일제강점기의 시기에 우리 조선인의 대우와 차별과 억압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단순한 피해자로 늘 치부되어 언급되었다.

물론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덧붙여 생각해보아야 한다.


과연 우리 조선인은 피해자만 있는 것인가? 우리는 진실로 피해자의 위치에 놓이기만 하였는가?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우리는 더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놓은 사실을 다양한 관점과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 이 책이 제공하는 수많은 지식들과 인문, 역사, 문화, 예술 등을 망라하는 다양한 사실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작가의 평과 시각을 통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역사에 질문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나는 역사란 역시 어느 하나의 파편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하나의 행위는 다른 행위의 원인이 되고 그 원인은 무수히 많은 결과와 또다른 사건의 원인들을 만들어낸다. 이 책은 인물, 사건 등이 '와 이게 여기서 이렇게 또 연결이 된다고?' 하는 말을 자아내게 만든다. 마치 잘 짜여진 소설과도 같다. 이러한 세세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연결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작가의 능력에 놀랄 정도다.


하여, 나는 이 책을 통해 지금껏 내가 배우고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계기를 얻을 수 있었다. 오죽했으면 다시 세계사와 관련된 책들을 뒤적여야겠다는 생각까지 했겠는가. 그만큼 이 책은 우리 독자들의 생각을 다각도로 넓힐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치우친 사고를 가진 것만큼 위험한 가치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그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꼭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이 책은 하니포터 9기 활동을 위해 한겨레출판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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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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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았을 때 표지가 담백하니 참 마음에 들었다. <기술자들>이라는 첫 작품의 제목이 페인트 롤러와 어우러져 흔한 롤러조차 오브제와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이 단편집의 키워드를 꼽자면, '가족', '가난'을 꼽고 싶다. 물론 이 두 가지가 모두 들어간 이야기도, 하나의 키워드에만 걸쳐져 있는 작품도 있다. 그런데 인상 깊은 작품들이 모두 해당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어서 그런가 이 2개의 단어가 머릿속에 맴돈다. 실제로 처음 등장하는 단편인 <기술자들>에서는 노숙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볼 수 있다. 작업판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내걸고 가게도 냈으나 운영난과 빚으로 인해 이를 넘기고, 거리 생활을 하며 근근하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담담하게 묘사되어 오히려 그 특이함이 조용히 묻힌다. 마치 우리 옆집에 사는 그저 그런 아저씨의 모습을 글로 풀어낸 것 같다.

그런 길거리 생활 속에서 주인공인 두 사람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지만, 지속된 거리 생활은 그들을 가족으로 엮어준다. 가족이 별 건가. 마음 나누며 서로를 의지하면 그게 가족이지. 마치 소설 속 최 씨와 조 씨가 말하는 듯하다. 작품 속 부부의 서툰 모습과 대조적으로 파트너로서 죽이 척척 맞는 이 둘을 보면 형제인가 싶을 정도다. 반면, <세입자>는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 실제로 혈육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남보다 못한 가족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너무 사실적임에도 비현실적이라 나에게 만약 저런 가족이 있었다면? 하는 마음에 무섭기까지 하다. 여기에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비장상적인 가족의 형태와 이로인해 겪는 극심한 가난이다. 요즘 시대에 더부살이가 웬말인가 그마저 제대로 된 대접조차 받지 못한다. 돌릴 수 없는 난방과 한 공간안에 있지만 사용할 수 없는 가구 및 가전들. CCTV까지 달았음에도 수많은 상황을 묵과한 집주인의 비정함이 무서울까 아님 상한 미역국을 먹고, 힘들게 돈을 벌어 남의 집 더부살이를 하는 딸의 돈을 탐내는 가족이 무서울까. 가족은 남이 아니라지만, 남보다 못하다는 말 역시 그 대상이 가족이니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작가님은 바로 이러한 비정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최대한으로 담백하게 그리고 무심하게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무심함으로 인해 오히려 이런 기이한 가족의 형태로 인한 비극은 더욱 강조된다. 이젠 놀랍지 않을 정도로 숱하게 있을, 이러한 가족의 일상과 가난의 흔적이 우리를 무디게 만든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나름의 행복한 마무리를 갖는 <오해의 숲>은 인상깊었던 작품이라 따로 인덱스 표시도 해두었다. 사실 여기서 가난과 가족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하나 짚어보자면 주인공의 오해가 바로 가족, 아빠의 말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가장 가까운 이의 말 한 마디가 주인공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하는 고민은 현대인이라면 언제든 한 번은 겪어봤을 상황에서의 고민인지라 읽는 내내 마음이 답답하고 먹먹했다. 나 역시 나 스스로를 오해로 만든 성 안에 가둔 적이 몇 번이고 있었기에 밑바닥으로 떨어진 너덜한 마음을 안타깝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오해가 해소된 채 끝을 마무리한 이 결말이 퍽이나 인상 깊다. 언젠가 문학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것을 기대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이러한 통쾌한 해결의 장이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을 꿈임을 알기에 나는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몇몇 인상깊은 에피소드를 가져와 내가 작품을 통해 받은 감상을 나눠보고자 몇 자 적어보았다.

우리의 일상을 이리도 핍진하고 담백하게 담아낼 수 있는 작가님이 김려령 작가님 말고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작품 하나하나가 참 귀하게 느껴졌다. 단편임에도 긴 여운과 울림을 남겨주는 작품들을 세상에 내 준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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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도넛문고 10
김지숙 지음 / 다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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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으로 받은 이 작품은 파란 나라라는 아이들기 살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사회인듯 로봇들이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들을 대신 해주고 아이들은 그저 부모님과 함께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완벽한 모습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줄 때가 있지 않은가? 바로 이 작품을 읽은 나의 첫인상이 바로 그러했다. 단순한 서술 속 파란 나라는 완벽한 듯 하지만 마치 잘 짜여진 그림같은 그런 공간으로 여겨졌다. 생동감이 넘칠 것 같지만 오히려 답답하다는 인상을 주는 역설적인 분위기로 인해 나는 읽는 내내 이질감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서술된 표현들 역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설정', '프로그램', '개발자'등은 마치 IT산업 종사자들이나 쓸 법한 단어들이기에 작품을 읽는 중간중간 계속해서 기시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작품은 실제로 가상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가상으로 아이를 키운다니...? 섬뜩하기도 하고 게임 캐릭터를 생각하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도 하다. 이러한 파랑 나라의 비밀을 파헤치는, 탐정이 꿈인 파랑이의 추리를 따라가다보면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들에 책을 쭉쭉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작품에서 전달하는 메시지 중 눈에 띈 것은 아이들의 세상을 아이들이 결정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대한 비판이었다.

아이들에게 꿈을 정하라고 강요하는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있던 것은 아닌가

나에게 조용히 묻는 계기가 되었다. 작품 속 어른들처럼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직업의 범위를 정해두고 아이들이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우리 사실 명백히 알고 있다. 어른들이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정해주는 삶의 방향 속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들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나를 속상하게 만들었다. 진정한 존중과 사랑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늘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청소년 소설이지만 내 주변의 성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교사나 학부모님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아이들은 독립된 존재이며 우리의 소유물이 아님을, 그렇기에 존중하고 이해해야 함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작품 속 우주, 우령이는 어쩌면 이기적인 어른들로 인해 고유의 삶을 잃어버린 피해자들이기에 이러한 아이들이 현실에서 있지 않게 하려면 아이들도 어른과 동등한 위치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이를 어른들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작품을 읽고 난 후 나는 우리가 불완전하기에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가 그 자체로 완벽한 존재라면 굳이 타인과 어울려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불완전한 인간은 가끔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주변에 도움을 받고, 본인을 보완하고자 노력하는 삶을 살게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소설 속 어른들이 이런 점을 인정했다면 우령이는 계속 파랑이와 함께 즐겁게 클 수 있지 않았을까? 주변의 도움이 있었다면 우주는 더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 놓고 자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으나 의외로 내게 많은 생각을 안겨 준 소설임은 틀림없다. 청소년소설은 이 작품처럼 가끔은 어른들에게 더욱 큰 가르침을 준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구절을 하나 꼽으며 글을 마친다.

참고로 진짜 제목은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이다.

*다산 출판사에서 서평단으로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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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초록에 닿으면 창비청소년문학 128
배미주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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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에는 이경이라는 인물과 라르스라는 인물이 나온다. 나는 작가님의 세계관 속 국적에 상관없이, 이름이 다양하게 나올 때마다 감탄했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작품 속 세계관으로 치면 구세계이다. 구세계는 이미 한 번 멸망해버린 시대로 그 이후 살아남은 이들은 새로운 신세계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 안에서 현재 우리가 구획한 국경과 분류된 국적은 소용이 없다. 이미 그 세계는 지하세계 즉, 시타델로 모두 통합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인공적인 지하세상(시타델)과 강인한 생명력으로 생명이 깃든 것들을 이어가고자 노력하는 지상위의 개척인들. 너무나도 다른 환경 속 그들은 그들 나름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지하세계와 지상세계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바로 지하세계의 이경과 지상의 개척인 라르스의 만남. 세계가 바뀐다한들 사랑이라는 인간 본연의 감정은 결국 어디에나 존재한다. 운명적인 둘의 만남. 이 둘의 만남과 그 사이사이에 엮인 인연들을 통해 우리는 결국 어떤 환경에서든,

우린 서로 연대하며 사랑하며 포용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지독하게 외롭고 어두운 이경의 삶과 차가운 로봇임에도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존재를 곁에 두었던 라르스의 과거은 내 마음을 어지럽혔다. 우리는 모두 고독한 존재이지만 역설적으로 고독을 견디지 못하는 정신을 가진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우리 모두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각 자 도 생'

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나면 우리는 모두 스스로만을 돌보고, 한낱 동정이나 연민이 사치로 느껴질 그러한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각자도생의 삶에서 도망치려면, 이를 막으려면 대체 무엇을 해야 하나 이 답을 배미주 작가님은 작품 곳곳에서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에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면, 아마존도 존재할 권리가 있어!

아마존 무용론을 주장하는 세력들은 정부 내에서도 있었다. 이경은 그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당신네나 지나치게 오래 살면서 에너지 낭비 그만하라고. 쓸모없으면 왜 안 되냐고. 살아 있으니 살아가게 두라고.


나는 오늘 하루 종일 누군가의 상냥함과 친절에 마음을 기댔단다.

인간은 그래야만 하는 날이 있거든.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우리의 과거에 있다면, 부탁할게.

작은 것들이 온기를 나누려 서로를 끌어당기는, 이 애틋한 세계를 파괴하지 말아 줘.

배미주 작가님의 작품은 늘 따뜻하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옹골차게 들어찬 것을 읽다보면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삶을 낙관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이미 시작된, 앞으로 다가올 파괴된 우리의 미래에 대한 경계와 그로 인해 변할 사람들. 그러한 자그마한 가능성들이 소설 속에 꾹꾹 담겨있다. 사실 처음에는 <싱커>랑 연관되어 있을 줄 전혀 몰랐었다.

읽는 내내 이전 작품인 <싱커> 속 소재들이 언급되는 것이 어? 하는 의문과 설마하는 기대를 갖게 했었고 마지막 책을 덮고 작가님의 말을 읽었을 때 그 모든 추측이 사실이었음에 감격하고 환호했다. 나의 <싱커>, 나도 자랐지만 너희도 너희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쓰고 있었구나 하는 감동이 일었다. 그래서 나는 이 작품을 읽는 사람들에게 정말 강력하게 말하고 싶다. 반드시 읽기 전과 후에 <싱커>를 읽고 한 번 더 이경이와 라르스의 삶을 살펴달라고! 또한 세토로 드러나는 우리 지구를, 나의 주변 환경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달라고 말이다. <너의 초록에 닿으면>은 어쩌면 디스토피아로 묘사될 수도 있었을 이야기가 작가님의 손에서 따스하게 빚어진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우리의 삶에 지배적인 만큼 우리 독자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경이와 라르스, 세토가 보여준 연결(연대)의 힘을 우리는 지금이라도 깨닫고 한 발자국 내딛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창비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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