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말의 품격 (7주년 기념 플라워 에디션) - 당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한 송이 꽃이 되기를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을 볼 때면 첫인상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첫인상도 말 한두 마디로 뒤집힐 때가 많다. 그래서 예전부터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말했었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 좋아.'

그리고 늘 덧붙였던 말은 그런 사람이 참 '귀하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은 드물게 나타나고 무례한 말들이 솔직함으로, 타인을 공격하는 비난이 비판으로 포장되어 쓰인다. 이런 사회 속에서 아이들에게 공감하며 대화하기, 비판적 듣기 등을 가르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 또한 '말'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익혀야겠다는 생을 많이 하였다. 나도 못하는 것을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러다가 눈에 띈 것이 이기주 작가님의 <말의 품격>이라는 책이었다.

아직 완독하진 못했으나 이전에 샀던 <글의 품격>이 참 술술 읽혔던 기억에 이 책에 대해 좀 찾아봤다. <글의 품격>도 좋지만 대중에게 더 널리 읽히는 게 <말의 품격>이었다. 책을 고를 때 평론가의 평가나 대중의 리뷰도 참고하지만 보통 나는 서점에서 직접 글의 초입, 구성 등을 살피고 괜찮으면 구입하는 터라 작가님에 대해 자세히는 몰랐었다. 새삼 이제와서야 알고보니 <말의 품격>을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여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제목 그대로 품격 있는 말들에 대한 이기주 작가님의 생각과 일화들이 쪽수를 한 장 한 장 채우고 있었다. 읽는 내내 작가님이 참 많은 분야에 대해 넓은 지식을 가지신 분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일화들부터 시작해서 고전, 드라마 등의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 문장, 말들이 '언품'으로 엮여 한 권의 책이 되었음이 잘 드러난다.

말은 기운을 담고 있다. 그래서일까 좋은 말, 따뜻한 말의 힘을 보여주는 이 책은 내게 읽는 내내 온정을 느낄 수 잇게 해주었고 때로는 엄격한 경계의 말도 심어주었다.

'말하는게 뭐가 어렵니?'

어렵다. 솔직히 그 행위 자체는 쉬울 지 몰라도 잘 말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연습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잘 해야 하는 이유, 우리는 어떻게 해야 잘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진에 보이듯 몇몇 글들은 마음에 담아두고 싶어 인덱스로 표시도 해두었다. 한 가지만 소개하자면 내가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 중 하나인 빨리 말하기와 관련해 언품을 위해서는 적절한 둔감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목계'이야기를 엮어두었다.

빠른 말보다 적절한 속도의 말이 상대방에게 더 또렷하게 전달되고 감정도 가라앉힐 수 있다. 언품에는 적절한 둔감력. 중요한 만큼 자주 떠올리려 노력해야겠다.

이처럼 <말의 품격>을 통해 독자들은 언어 습관을 반성하고 더 나은 말하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책을 읽은 후에 몇 가지 개선 점과 말하기 태도에 대해 빈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는 책에 나와 있었기에 연습만 하면 될 것이다.

책이 쉽게 읽혀서 학생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었는데 다행히 찾아보니 이미 우리 학교 도서관에 이미 이 책이 2권이나 비치되어 있었다. 이미 나와 함께 공감하며 대화하기를 배우고 책을 읽고 성찰하는 태도를 배운 우리 아이들이니 많은 친구들이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내 마음에 들었던 문단을 통해 글을 마무리한다. 가을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아주 귀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어 감사하고 행복했다

✨️ 지는 법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지는 행위는 소멸도 끝도 아니다. 의미 있게 패배한다면 그건 곧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인정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 기자·PD·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글쓰기의 모든 것
김창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선 나는 이 책을 국어교사의 입장에서 읽었기 때문에 언론고시나 논술적 글쓰기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작문능력을 기르는 법, 글쓰기를 위해 하면 좋은 것들 등에 대해 꼼꼼히 읽으려고 노력했다. 나름의 정독 후 느낀 점을 짧게 언급하면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권하겠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시작부터 기자, 아나운서 등 언론에서 일하는 이들이 어떤 글을 어떻게, 왜 쓰면 좋은지에 대해 언급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맞게 차례대로 이러한 내용들이 쭉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다. 글쓰기는 재능인가? 이 책의 저자인 김창석 작가님은 언론인은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소설가, 시인 등 문학적 글을 쓰는 이들이라면 재능이 영향을 주긴 한다. 그렇지만 언론인들이 쓰는 글은 연습을 통해 누구나 쓸 수 있고 나아질 수 있는 글임을 밝히며 우리에게 시간 투자 및 연습의 중요성. 특히 어떻게 쓰면 좋은가, 왜 이렇게 써야만 하는가에 대해 차근차근 사례까지 들어가며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작문 자체에 대해 논하는 글 답게 글에서 비약적인 부분이 없다. 아주 세심히 우리에게 이유를 제시하고 이에 맞는 답안을 마련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읽다보면 저절로 고갤 끄덕이는 그러한 부분들이 많았다.


작문교육론을 공부했던 나이기에 글쓰기와 관련해서 쭉 읽다보니 반가운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작가님도 언급했듯 학술적 글과 기자의 글은 다르기에 형식조차 같진 않지만 그 알맹이는 같은 것들이 눈에 띄었다.

차이점이라면 그러한 내용들을 구체적인 사례들로 풀어서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

저자는 좋은 글은 이해하기 쉬운 글이라고 책의 전반부에서 밝혔듯 전체적의로 글이 어려운 부분 즉, 막히는 부분 없이 물 흐르듯 쭉 읽을 수 있다.

물론 내가 스스로 생각해야 할 부분들이야 있으나 이는 나 스스로 잠시 멈춰야 할 구간들이고 읽는 것 자체는 아주 자연스럽게 읽힌다는 말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생소한 단어, 개념들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되어 그런지 훨씬 이해가 쉽고 직관적으로 와닿는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을 다 읽은 나는 왜 아이들에게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 바로 이 책의 친절한 쉬운 설명 방식과 구체적인 정보들의 향연 때문이다.

언론인이 준비해야 하는 시험 및 시험 준비의 노하우들이 곳곳에 담겨 있으면서도 내용이 쉬우니 해당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책은 없을 듯하다.

물론 아직 중학생인 우리 아이들이 읽으면 어려울 수도 있겠으나 이런 책은 사실 한 번 읽고 끝이 아니다. 여러번 꼼꼼히 정독하는 게 방법이다.

아직 주변에 언론이이 되고 싶다는 학생은 없었으나 있다면 선물로 주고 싶은 그런 유익하고 좋은 책이었음은 분명하다는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하니포터 서평 활동을 위해 제공받은 책이지만 개인적으로 소장하여 두고두고 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유익한 기회를 준 한겨레출판 및 김창석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술꾼들의 모국어
권여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처음 접하는 작가님임에도 불구하고 한 상 차려놓고 옆에는 작은 술잔을 하나 두며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음식'아닌가? 그러다보니 음식은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늘 생각했다. 권여선 작가님의 산문집인만큼 이 책 속에는 계절별로 작가님이 꼽은 음식..이자 안주에 관한 이야기들이 한 상 내어진다. 푸짐하다고 하긴 어려워도 옹골지다.

마치 허름한 식당에서 깊은 맛의 요리를 발견한 느낌이다.

가벼워보이는 책이 표지와 크지 않은 책은 꽤나 많은 삶의 이야기들을 음식과 함께 담아낸다. 그 모양이 정갈하고 소박해 읽는 내내 체하지도 않고 후루룩 다 읽을 수 있었다.

사람 사는 일이 늘 따스하고 만찬같을 수는 없다. 그래서일까 이 평범하고 소박해보이기까지 하는 음식들이 하나씩 메인 요리로 올라오면 그게 더 반갑고 나누기 좋은 한 차림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나온 음식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하나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작가님과 혹은 다른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에 이 책의 매력이 바로 이 지점인 것 같다. 한 상 가볍게 차리고 나면 함께 속 이야기, 가벼운 문장들을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게 한 신기한 책이다.


추석 연휴에 들고 가서 틈틈이 읽으면서도 금방 다 읽었고 그랬기에 아쉬웠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나는 꽤나 조용한 추석 연휴를 보냈으나 책 덕분인지 꽤 흥취있고 따스한 연휴였다고 생각한다.


하니포터9기 활동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책이라 더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개인적인 아쉬움은 가제였던 '오늘 뭐 먹지?'가 나는 더 끌리는 제목이어서 그거 하나만 조금 아쉽다.

이런 좋은 밥상 앞으로 나를 데려다 준 한겨레출판사 및 권여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 역사에 연루된 나와 당신의 이야기
조형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내용은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열거나 개인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역사사회학자로서 독자들의 사유를 깊게할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진다.

우리는 꽤나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일제강점기의 시기에 우리 조선인의 대우와 차별과 억압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단순한 피해자로 늘 치부되어 언급되었다.

물론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덧붙여 생각해보아야 한다.


과연 우리 조선인은 피해자만 있는 것인가? 우리는 진실로 피해자의 위치에 놓이기만 하였는가?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우리는 더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놓은 사실을 다양한 관점과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 이 책이 제공하는 수많은 지식들과 인문, 역사, 문화, 예술 등을 망라하는 다양한 사실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작가의 평과 시각을 통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역사에 질문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나는 역사란 역시 어느 하나의 파편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하나의 행위는 다른 행위의 원인이 되고 그 원인은 무수히 많은 결과와 또다른 사건의 원인들을 만들어낸다. 이 책은 인물, 사건 등이 '와 이게 여기서 이렇게 또 연결이 된다고?' 하는 말을 자아내게 만든다. 마치 잘 짜여진 소설과도 같다. 이러한 세세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연결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작가의 능력에 놀랄 정도다.


하여, 나는 이 책을 통해 지금껏 내가 배우고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계기를 얻을 수 있었다. 오죽했으면 다시 세계사와 관련된 책들을 뒤적여야겠다는 생각까지 했겠는가. 그만큼 이 책은 우리 독자들의 생각을 다각도로 넓힐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치우친 사고를 가진 것만큼 위험한 가치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그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꼭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이 책은 하니포터 9기 활동을 위해 한겨레출판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술자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받았을 때 표지가 담백하니 참 마음에 들었다. <기술자들>이라는 첫 작품의 제목이 페인트 롤러와 어우러져 흔한 롤러조차 오브제와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이 단편집의 키워드를 꼽자면, '가족', '가난'을 꼽고 싶다. 물론 이 두 가지가 모두 들어간 이야기도, 하나의 키워드에만 걸쳐져 있는 작품도 있다. 그런데 인상 깊은 작품들이 모두 해당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어서 그런가 이 2개의 단어가 머릿속에 맴돈다. 실제로 처음 등장하는 단편인 <기술자들>에서는 노숙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볼 수 있다. 작업판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내걸고 가게도 냈으나 운영난과 빚으로 인해 이를 넘기고, 거리 생활을 하며 근근하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담담하게 묘사되어 오히려 그 특이함이 조용히 묻힌다. 마치 우리 옆집에 사는 그저 그런 아저씨의 모습을 글로 풀어낸 것 같다.

그런 길거리 생활 속에서 주인공인 두 사람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지만, 지속된 거리 생활은 그들을 가족으로 엮어준다. 가족이 별 건가. 마음 나누며 서로를 의지하면 그게 가족이지. 마치 소설 속 최 씨와 조 씨가 말하는 듯하다. 작품 속 부부의 서툰 모습과 대조적으로 파트너로서 죽이 척척 맞는 이 둘을 보면 형제인가 싶을 정도다. 반면, <세입자>는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 실제로 혈육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남보다 못한 가족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너무 사실적임에도 비현실적이라 나에게 만약 저런 가족이 있었다면? 하는 마음에 무섭기까지 하다. 여기에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비장상적인 가족의 형태와 이로인해 겪는 극심한 가난이다. 요즘 시대에 더부살이가 웬말인가 그마저 제대로 된 대접조차 받지 못한다. 돌릴 수 없는 난방과 한 공간안에 있지만 사용할 수 없는 가구 및 가전들. CCTV까지 달았음에도 수많은 상황을 묵과한 집주인의 비정함이 무서울까 아님 상한 미역국을 먹고, 힘들게 돈을 벌어 남의 집 더부살이를 하는 딸의 돈을 탐내는 가족이 무서울까. 가족은 남이 아니라지만, 남보다 못하다는 말 역시 그 대상이 가족이니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작가님은 바로 이러한 비정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최대한으로 담백하게 그리고 무심하게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무심함으로 인해 오히려 이런 기이한 가족의 형태로 인한 비극은 더욱 강조된다. 이젠 놀랍지 않을 정도로 숱하게 있을, 이러한 가족의 일상과 가난의 흔적이 우리를 무디게 만든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나름의 행복한 마무리를 갖는 <오해의 숲>은 인상깊었던 작품이라 따로 인덱스 표시도 해두었다. 사실 여기서 가난과 가족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하나 짚어보자면 주인공의 오해가 바로 가족, 아빠의 말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가장 가까운 이의 말 한 마디가 주인공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하는 고민은 현대인이라면 언제든 한 번은 겪어봤을 상황에서의 고민인지라 읽는 내내 마음이 답답하고 먹먹했다. 나 역시 나 스스로를 오해로 만든 성 안에 가둔 적이 몇 번이고 있었기에 밑바닥으로 떨어진 너덜한 마음을 안타깝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오해가 해소된 채 끝을 마무리한 이 결말이 퍽이나 인상 깊다. 언젠가 문학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것을 기대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이러한 통쾌한 해결의 장이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을 꿈임을 알기에 나는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몇몇 인상깊은 에피소드를 가져와 내가 작품을 통해 받은 감상을 나눠보고자 몇 자 적어보았다.

우리의 일상을 이리도 핍진하고 담백하게 담아낼 수 있는 작가님이 김려령 작가님 말고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작품 하나하나가 참 귀하게 느껴졌다. 단편임에도 긴 여운과 울림을 남겨주는 작품들을 세상에 내 준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