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나 클래식 365 - 음악으로 만끽하는 오롯한 기쁨 하루 하나 클래식
안일구 외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에 대해선 사실 그동안 별다른 관심 없이 지내왔다. 클래식 음악이나 미술은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작년부터 그런 나를 조금 바꿔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거창하게 공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은 책을 통해 가볍게 접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미술은 <언니네 미술관>이나 <방구석 미술관> 같은 책 덕분에 흥미가 붙었지만, 음악—특히 클래식은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분야였다.

그러던 중 문예춘추사에서 출간한 신간, <하루 하나 클래식 365>를 알게 되었고 덕분에 클래식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하루 하나’라는 콘셉트였다. 마치 공부할 때 쓰던 단어장처럼, 읽은 부분에 표시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구성되어 있어서 익숙하면서도 재밌는 기분이 들었다. 한눈에 어떤 곡을 들었고 안 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개인적인 클래식 기록장 같은 느낌도 있었다.

사실 이 책은 <하루 하나 클래식 100>이라는 전작이 있었고, 작년에 학교 도서관에 들어온 책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워낙 많은 책들 사이에 묻혀 눈길을 주지 못했지만, 이번 책을 읽고 나니 자연스레 그 책까지도 궁금해졌다. 물론 책 속에는 낯선 작곡가와 용어들도 많았지만, 짧은 수필처럼 가볍게 읽히면서도 클래식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어 부담 없이 좋았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너무 유명한 이름들만 소개하지 않고, 그렇다고 생소함에만 기대지도 않는 적당한 균형감이었다. 가끔 아는 연주자나 익숙한 이름을 발견할 때면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또 일요일에는 ‘곡’이 아닌 ‘앨범’ 이 소개되어 있어, 색다른 기분 전환이 되기도 했다. 참고로 책 속 날짜와 요일은 2024년을 기준으로 짜여 있어서, 실제 요일과는 다를 수 있지만, 그 나름의 의미로 다가왔다.

이런 식의 365일 구성 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 생일이 어떤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소소한 즐거움 때문이다. 3월 2일, 내 생일 페이지를 열어보니 체코 작곡가 스메타나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그 날을 기점으로 또 하나의 음악 인연이 생긴 듯해 괜히 기분이 좋았다.

책에는 각 곡마다 QR코드가 있어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점도 굉장히 편리했다. 듣고 마음에 드는 곡을 저장해두며 나만의 음악 취향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김소라 선생님의 글이 특히 마음에 들었고, 유독 그분의 글에 밑줄을 자주 그었음을 알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선생님이 추천한 음악에도 더 귀를 기울이게 됐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클래식 입문자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길잡이다. 음악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거나, 하루의 시작이나 끝을 잔잔한 음악으로 채우고 싶은 사람, 혹은 나처럼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실 이데아 - 수능에서 IB 교육으로 대한민국 시험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김신완 지음, 이혜정 감수 / 을유문화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읽기 전까지 IB 교육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수능을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업을 고민하며 노력해 온 교사였다. 그러나 이 책을 계기로 처음으로 수능 제도 자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한 교육 방식 소개서가 아니라, 현행 수능 제도와 우리나라 교육의 본질을 심도 있게 탐구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IB 교육은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IB라는 용어 자체가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기에, 책을 읽기 전까지는 어떤 방식의 교육인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IB 교육을 바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익숙한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면밀히 분석한다는 것이다. 수능이 현재 교육 체제에서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구조적으로 어떠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짚어 나간다.

그 후, 이러한 수능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교육 체제로 IB가 등장한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의 약자로,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 시험인 바칼로레아에서 유래했다. 이 교육 과정에서는 단순한 지식 암기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으며, 학생들이 개념을 응용하고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 방식을 따른다. 또한, 협력 학습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학생들은 서로 경쟁하기보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한다.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입시 경쟁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협력적인 학습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책에서는 이러한 교육 방식이 학교폭력 문제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IB 교육이 가진 특징과 장점은 위와 같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이 방식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게 되었다. IB 교육이 도입된다면 교사들도 그에 맞는 수업 방식을 익혀야 하는데, 현재의 교육 과정과 업무량 속에서 이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예를 들어, 국어 수업을 떠올려 보면, 한 작품을 10시간, 15시간 동안 깊이 있게 분석하며 여러 교육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고민이 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과정 자체가 조정될 필요가 있을 것이고, 이는 상당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또한, 책에서 언급된 IB의 하이레벨 문제들을 교사들이 충분히 지도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보았다. 현재 교사들은 대부분 지식을 암기하고 시험을 치른 뒤 교직에 들어선다. 따라서 IB 방식으로 교육하려면 교사들 역시 충분한 연습과 준비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B 교육이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학생들에게 훨씬 더 깊이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들었다. 단순히 한 작품의 주제나 특징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기르고 사고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방식이기 때문이다. 책을 함께 읽는 즐거움을 느끼고, 독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책에서도 지적했듯이, IB를 도입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국가 차원의 조정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해마다 교육 정책이 바뀌는 것은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고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따라서 수능 개편이든, IB 도입이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기 전, 다양한 경험을 쌓고 배움을 이어가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어느 나라에서 성공했다더라" 하는 이유만으로 교육 제도를 바꾸기보다, 우리 교육 환경에 적합한 방식이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하고 정착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책과 함께 제공된 영상을 찾아보았는데,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정지아 작가님이 등장하셔서 더욱 흥미롭게 시청할 수 있었다. 작가님께서 "쓰기와 말하기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에게 기회가 없는 시험이 과연 국어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셨는데, 이 부분에서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한 교육 제도 논의에 그치지 않고, 학교 교육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들며 글을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하는 사람을 위한 철학 - 나를 소모하지 않고 내면의 힘을 키우는 스토아 철학 안내서
애니 로슨 지음, 박지선 옮김 / 프런트페이지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생님은 방학이 있어서 좋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럴 때마다 "그거 없었으면 이 일 안 했어"라는 말이 목끝까지 차오르지만, 꾹 참는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을까. 교사도 마찬가지다. 각 직업마다 고충이 있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나에게 "선생님 일이 적성에 잘 맞을 것 같다"며 칭찬을 건넨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예상치 못한 일들과 사람들 속에서 가끔은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 나에게 <일하는 사람을 위한 철학>은 하나의 해법서가 되어주었다. 우연한 기회로 10일간 읽기 챌린지에 참여하며 책을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위로와 깨달음을 얻었다.

책은 스토아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저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통해 일터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을 견디는 지혜를 얻었고, 이를 다시 독자들에게 나누고자 했다. 책을 읽으며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고, 말 한마디로 관계가 틀어지며, 작은 부주의로 팀워크가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런 현실 속에서 저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떠올려 보도록 이끈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귀인 이론이 떠올랐다. 귀인 이론이란 환경, 운, 능력 등 바꿀 수 없는 요소가 아니라, 바꿀 수 있는 요소인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나도 한때 이 원칙을 마음에 새겼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있었다. 그러나 책을 통해 다시금 다짐했다. 올해는 내 통제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한 해를 보내보자고.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3부 '내 마음 같지 않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이다. 나는 비교적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기회가 많았지만, 매년 '빌런' 때문에 고생하는 일도 있었다. 화가 날 때마다 '분노 적금'을 들며 나름대로 마음을 다스려 보기도 했다. 3부에서는 이런 관계 속에서 내 마음이 덜 다치는 법을 좀 더 실용적이고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굳이 남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말 것, 칭찬을 기대하며 행동하지 말 것, 애매한 피드백도 때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3부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문장이 있다.
"자신에 대한 악담이 사실이라면 고치고, 거짓이라면 비웃어라."
어디서든 빌런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로 인해 내가 흔들릴 필요는 없음을 나도 새기고, 주변에 혹시 힘들어 하는 이들이 있다면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이 책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하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동시에, 나도 누군가의 빌런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하게 되었다. 나는 방학 중이라 비교적 차분하게 읽을 수 있었지만, 챌린지에 참여한 다른 분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읽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감정을 허비하지 않고 지혜롭게 다스리는 법을 배워갔으리라 생각한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챌린지 담당자분께서 매일 좋은 글귀를 보내주신 것이었다. 덕분에 더욱 의미 있는 독서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책이 준 배움을 되새기며 새 학기를 준비하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통령의 독서 - 한 권의 책이 리더의 말과 글이 되기까지
신동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이름만 보면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은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책을 읽고 나니 충분히 걸맞는 제목인 건 부정할 수 없으나 '정치'와 연관된 단어를 보면 조금 꺼려지는 경향이 있어서 던져 보는 말이다. 서평단의 장점이 어쩌면 이런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소처럼 기울어진 나의 책편식을 막아준다. 아무튼 이런 나의 개인적 성향을 뒤로하고 <대통령의 독서>라는 책의 감상을 적어 본다.

첫 장을 읽자마자 책의 구성이 참 잘 되어 있다고 독자들이 느끼리라 생각했다. 해당 장과 관련된 책의 문장이 소개되어 있고 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쭉 이어진다. 그리고 덧붙여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실제 연설문들은 해당 장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해준다. 이러한 구성은 작가님의 생각을 쭉 읽은 후 단순히 피상적인 이해에서 멈추지 않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생각했다.(참고로 작가님이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셨기 때문에 전 정부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 물론 작품 속에는 해당 정부에 대한 의견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우리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늘 잔소리하는 입장으로서 당연히 대통령은 다독자여야 한다는 것에 깊이 공감한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작가님도 밝히고 있듯 책으로 세상을 보고, 듣고, 경험해야 자신의 생각관이 확립되며 선택의 기로에서 더 적절한 방안을 고를 수 있게 될 것이다. 단순한 지식만으로 우리 국민 모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기에 더 많이 접하고 더 많이 보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며 나라를 끌어 갈까? 바로 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양한 책의 이야기와 우리의 삶의 부분들을 연결하고, 그와 관련한 대통령의 행보를 이 책은 우리에게 들려준다. 앞서 언급했듯 실제 연설문까지 각 장마다 갖추고 있어 작가님의 말에 대한 신뢰성 또한 높이고 있다.

평등, 평화와 같은 우리 사회 속 기본적 관념들과 리더라면 갖추어야 할 가치관에 관해 과거의 자료부터 현재의 자료까지 두루 섭렵하여 소상히 밝히고 있기에 국가의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은 어더하였는지, 그리고 지도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우리에게 많은 화두를 던진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작가님의 직업과 경력이 책에 담겨 있기에 정치 성향에 초점을 맞춰 이 책을 읽는 것은 다소 읽기 목적과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계속해서 들었다. 주 내용이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이의 독서가 왜 중요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함을 견지하고 읽어야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확실하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나도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사실 살면서 대통령은 어떤 책을 읽을까? 그리 궁금해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인데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다. 또 나 역시 더 많은 책을 읽고 많이 경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더 많은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기 위해, 그리고 더 다양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다독하고 사유하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다고 깨우쳐 준 책이었다.

글을 마무리하며 책의 말미에 있던 문장을 소개하고 싶어 남겨본다. 누군가 나에게 책을 왜 읽어야 해요? 하는 물음을 한다면 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누구든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고, 자기주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 가지, 그럴수록 다른 이들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 다른 이들의 생각에 깊이 천착해 보고, 다른 생각과 대화를 나누며 자기 생각을 구성해야 자신의 책이 히틀러의 <나의 투쟁>처럼 되지 않을 것이다.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린 새롭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30년 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5060 마음 성장
김녹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십 여년 전 크리스마스가 나에게 무언가를 받는 기대감으로 가득한 날이었다면 이제는 주는 설렘이 더 큰 날이 되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신년을 맞이하면 내가 생각하는 어른의 모습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듯 싶어 매년 달력의 숫자들을 쉬이 지나치질 못했다. 그런 시간들을 지나온 나는 그토록 바라던 '나'로 성장했을까? 문득 뒤돌아보면 아직 서른도 안 된 나이지만 꽤 많은 후회와 방황이 내 생애 얼룩덜룩 묻어 있었다. 놓친 기회가 아쉬워서, 뱉지 않았으면,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을 왜 그 때는 몰랐을까 하는 마음들로 점철되어 나를 작아지게 했다. 이 때문에 나는 한 해가 지나갈때마다 이상하리만치 아쉬웠다. 그런 내게 새롭게 나이 들 수 있다는  제목은 필연적으로 손이 갈 수 밖에 없는 글이었다.

사실 받고 나니 5060 세대를 위한 책이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책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브 장원영이 추천한 <마흔에 읽는 쇼첸하우어>도 미리 알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읽었다는데 한 번 읽어나 보자 싶은 마음이 들었다.

5060세대를 위해 쓰인 만큼 이 책은 인생의 산전수전을 이미 모두 겪은 이들의 실제 사례를 작가인 김녹두님이 재구성하여 마치 짧은 이야기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사례들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인상 깊은 점은 결국 제목이 '우리'인 것처럼 이 글들은 결국 '나'를 변화시켜 '함께' 잘 살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되었다. 우리가 살면서 엮이는 모든 관계들이 스스로를 만들기 때문에 이를 현명하게 풀어갈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

책의 마지막 장은 '죽음'을 키워드로 가진다. 그리고 의외로 나이불문하고 언제 갈 지 모르는 게 인생이라는 문장이 떠오르며 제일 많은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었다.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의 죽음을 위한 준비까지 생각하며 어쩌면 무의식 중 내가 외면해 온 이야기는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5060을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읽다보니 우리 학교 아이들과 나의 관계, 직장 동료와의 관계 등 짚이는 부분들이 많았었다. 안 그래도 현대인들 중 상당 수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데 의외로 내 또래 중에서도 책을 통해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처럼 미리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다. 바로 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것인데, 실질적 사례들이 참 많았고 그 사례들이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만한 것들이어서 그런가 읽으면서 많은 조언을 얻었고 위로도 받았다. 연말에 이렇게 온기 있는 책을 읽게 되어 행복했다. 한 해를 달리느라 마음이 지친 이들이 많은 이 시기에 5060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