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새롭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30년 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5060 마음 성장
김녹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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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여년 전 크리스마스가 나에게 무언가를 받는 기대감으로 가득한 날이었다면 이제는 주는 설렘이 더 큰 날이 되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신년을 맞이하면 내가 생각하는 어른의 모습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듯 싶어 매년 달력의 숫자들을 쉬이 지나치질 못했다. 그런 시간들을 지나온 나는 그토록 바라던 '나'로 성장했을까? 문득 뒤돌아보면 아직 서른도 안 된 나이지만 꽤 많은 후회와 방황이 내 생애 얼룩덜룩 묻어 있었다. 놓친 기회가 아쉬워서, 뱉지 않았으면,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을 왜 그 때는 몰랐을까 하는 마음들로 점철되어 나를 작아지게 했다. 이 때문에 나는 한 해가 지나갈때마다 이상하리만치 아쉬웠다. 그런 내게 새롭게 나이 들 수 있다는  제목은 필연적으로 손이 갈 수 밖에 없는 글이었다.

사실 받고 나니 5060 세대를 위한 책이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책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브 장원영이 추천한 <마흔에 읽는 쇼첸하우어>도 미리 알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읽었다는데 한 번 읽어나 보자 싶은 마음이 들었다.

5060세대를 위해 쓰인 만큼 이 책은 인생의 산전수전을 이미 모두 겪은 이들의 실제 사례를 작가인 김녹두님이 재구성하여 마치 짧은 이야기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사례들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인상 깊은 점은 결국 제목이 '우리'인 것처럼 이 글들은 결국 '나'를 변화시켜 '함께' 잘 살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되었다. 우리가 살면서 엮이는 모든 관계들이 스스로를 만들기 때문에 이를 현명하게 풀어갈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

책의 마지막 장은 '죽음'을 키워드로 가진다. 그리고 의외로 나이불문하고 언제 갈 지 모르는 게 인생이라는 문장이 떠오르며 제일 많은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었다.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의 죽음을 위한 준비까지 생각하며 어쩌면 무의식 중 내가 외면해 온 이야기는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5060을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읽다보니 우리 학교 아이들과 나의 관계, 직장 동료와의 관계 등 짚이는 부분들이 많았었다. 안 그래도 현대인들 중 상당 수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데 의외로 내 또래 중에서도 책을 통해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처럼 미리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다. 바로 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것인데, 실질적 사례들이 참 많았고 그 사례들이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만한 것들이어서 그런가 읽으면서 많은 조언을 얻었고 위로도 받았다. 연말에 이렇게 온기 있는 책을 읽게 되어 행복했다. 한 해를 달리느라 마음이 지친 이들이 많은 이 시기에 5060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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