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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 (반양장)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평점 :
처음 책을 받았을 때의 기쁨이 아직도 생생하다.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도서관에 비치되면 꼭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이렇게 먼저 읽을 기회를 얻다니! (창비 선생님북클럽, 정말 최고🩵) 예쁜 표지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도 사실이라,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설렘이 가득했다.
요즘 청소년소설은 정말 주제가 다양해진 것 같다. 이 작품은 ‘장기 이식’이라는 흔치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각막을 이식받은 소녀가 기증자를 찾아가며 삶을 회복하고 꿈을 되찾는 이야기다. 처음엔 주인공 유리가 생명을 구한 만큼 부모님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동생 영이와 비교해 늘 '운 좋은 아이'로 여겨지는 유리의 삶은 오히려 더 큰 책임과 짐을 지고 있었다. 부모님의 입장이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덕분에 유리의 불안과 슬픔, 그리고 답답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와서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그럼에도 후반부에 드러나는 할머니와 있던 그날의 기억, 가족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 비행기 운행을 다시 도전할 아버지의 모습은 이 이야기가 결국 희망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어 다행이었다.
무엇보다도 유리의 기내 방송 멘트로 끝나는 결말은 예상치 못한 감동이었다. 그 장면은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었고, 영이 또한 언젠가는 유리처럼 세상에 나와 부딪치고 아프며 성장할 수 있기를 나 역시 마음 깊이 바랐다.
작품의 소제목들도 참 인상 깊었다. 수학 용어를 활용한 제목들이 각각의 이야기 흐름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작가의 재치와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유리'라는 이름 역시 수학적 의미를 담고 있었고, '시온'이라는 인물의 영어 이름 첫 스펠링의 ‘x’ 까지 어느 이름 하나도 허투로 된 게 없었고 작가님의 섬세함이 담겨 있었다.
사람마다 겪는 고통의 모양과 깊이는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그 시련은 진짜이고,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다면, 어딘가로든 나아가 보려는 용기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제자리에 머물러 있기보다 돌아가더라도, 혹은 전혀 새로운 길을 찾더라도, 일단 한 걸음 내딛는 것. 유리는 바로 그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삶의 무게를 견디는 법을 보여준다.
자꾸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 있었다. '당신이 헛되이 보낸 오늘은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다.' 어쩌면 이는 유리가 누군가의 눈을 통해 삶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타인의 삶을 등에 업고 살아가는 유리의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모든 청소년에게 단단한 위로와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을 나누며 글을 맺고 싶다.
우리가 어딘가로 기운다는 건, 어쩌면 균형을 되찾기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기울어진다는 건, 수평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라는 걸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