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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집중 - 집중력을 지배하고 원하는 인생을 사는 비결
니르 이얄 지음, 김고명 옮김 / 안드로메디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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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다가 찾아봤는데, 이 저자는 한 입으로 두 말하는 부류인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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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 인생의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수업 수업 시리즈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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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도피처 삼아 치유받고, 공부하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깊이와 깨달음을 얻었다는 한동일 님의 글을 만나보았습니다. 전작 [라틴어 수업]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받았던터라 이번 [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또한 기대가 되었습니다.

전작은 저자의 라틴어 강의를 토대로 한 내용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개인사가 포함된 저자의 공부 여정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랜 세월 공부 한가지를 붙잡고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세계관을 세우고 인류에 대한 애정까지 갖게 된 것에 숙연함이 느껴졌습니다.

본인의 정체성을 '공부하는 노동자'로 정의하며 몸이 기억하는 공부 습관을 갖게 노력한 시간들과 그것을 통해 풀어낸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밑바닥을 흔드는 공부

동아시아 최초이자 한국인 최초로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가 된 이력 덕분에 저자에게 공부의 비결에 대해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럴때마다 "쉬운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말로 대답을 갈음하곤 했다고 합니다. 이 대답은 이 분의 공부 이야기가 공부 방법이나 기술이 아닌 공부의 목적이나 가치 추구에 대한 이야기가 될것임을 암시했습니다.

스스로가 해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때문에 공부하는 것은 단순히 머리로 하는 노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함께 다스리는 '마음 수련'의 과정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밑바닥을 흔들고 다시 바닥을 다지는 것이 바로 공부인 것이죠.

p 42

공부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힘을 일으키는 '밑바닥을 흔드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자는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 방황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독서'를 통해 내면의 힘을 키웠다고 합니다. 사회과학, 철학, 역사책을 두루 읽으며 '어떤 사람이 되려는가' 보다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는 내면의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공부에 매달린다면 어떤 결정적인 순간에 다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p 48

이는 자기 응시와 자기 성찰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독서만큼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고 자기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주는 것은 흔하지 않습니다. 공부하는 중에도 독서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하는 시간들이 저자에게 자기 성찰의 시간이 되어 주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모를 떠나세요

부모님은 이 세상에 나를 낳아준 것만으로 모든 책임을 다한 것이다. 그 이후는 오로지 나의 몫이다.

p 57

부모에게서 완전히 독립하여 자기 삶을 온전히 스스로 풀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미래를 생각하고 비참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삶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부모의 능력과 선을 긋고 나면 공부든 일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실'하고 '절박'한 동기가 생깁니다.

p 63

이 장이 내게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였는가' '나는 하나의 인격체로 홀로 서있는가'하는 물음을 던지게 하였습니다. 부끄럽게도 한 자녀의 부모가 된 지금도 나는 '아직'이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겸손한 사람이 공부를 잘합니다

추천도서 목록을 쥐고 도서관에 가는 것도 좋지만, 아무 목적없이 도서관 서가에 서서 책을 펼쳐보고 둘러보다가 호기심을 일으키며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을 발견하기를 좋아합니다.

이러한 우연함이 주는 실패와 성공 사이의 짜릿함이 있습니다.

저자는 SNS 검색과 추천을 통해 실패의 기회를 차단하고자 하는 삶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실패는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본다면 성공을 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입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이를 경험해 본 사람은 실패하기를 두려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공부를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실패가 축적되어 오늘날의 우리가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실패는 정지가 아니라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거둔 실패라면 우리는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실패했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나아가게 되면 훗날 후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게 이른바 성공한 삶이 아닐까 합니다.

p 84

우리는 모두 자기 운명의 목수

이 장을 읽으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정성껏 준비한 시험이지만 뜻밖에 전혀 준비하지 못한 질문과 맞닥뜨렸을때 다시 한번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저자의 경험처럼 평소에 차곡차곡 다가올 운을 준비하며 착실히 공부하여 성적을 얻어두었던 학생일 것입니다.

교회 공동체의 지원으로 갔기 때문에 빨리 공부를 마쳐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석사 과정중에 박사 논문까지 준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들 역시 공부하는 중에 좋은 은사를 만나게 되는 운을 얻게되었고, 박사 과정도 빨리 마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행운이 찾아오도록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공부하는 노동을 통해 운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성공을 시샘하지 않고 행운이 찾아올 때를 기다리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운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준비한 이에게 찾아오는 것입니다. 채쿠스가 사용한 '파베르'라는 말은 '목수'라는 뜻도 있지만 '장인', '기술자', '공인', '석공', 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생각하면서 우리 각자가 '자기 운명의 장인'이 되길 바랍니다.

p 163

쉬운 선택을 하지 않는다

'쉬운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그에게 사람들이 물어온는 질문들, '어떻게 공부하였습니까?'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저자의 대답입니다.

그가 공부했던 과정을 보면,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예정된대로 박사 과정까지 공부하면 되었을텐데 박사 과정을 마친 유럽권 뛰어난 학생들에게도 어렵다는 로타 로마나 사법 연수원 입학에 도전하였고, 교회의 순명 정신을 어기며 사법 연수원에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사제라는 직분에 내적으로 깊은 갈등이 있었을 것이고,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이루어내는 과정을 보면 쉬운 것을 선택한 경우보다 쉽지 않은 선택을 했을 때 이루어낸 것이 더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선택을 피하려고 합니다.

p 180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자신을 속이지 않는 연습이 필요함을 말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선택을 하지 않고,열심히 일하고 공부한 만큼 정직하게 누릴 수 있는 하루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것을 누리는 것이 진정한 '카르페 디엠(오늘 하루를 즐겨라)'이라고 합니다.

깊이는 타인이 주지 않는다

입시와 취업을 앞둔 공부는 생각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지식의 빠른 습득과 정답을 찾기위한 공부는 깊은 사유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공부 방법에 익숙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 하는 순간에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공부앞에 놓인 우리가 잃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늘날 많은 학생들이 방송의 편집 영상이나 유튜브를 즐겨봅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책 내용을 요약해주거나 인문학적 지식들을 전해주는 콘텐츠를 이런 경로로 보는 사람도 꽤 많을 겁니다. 이런 콘텐츠를 보면 교양과 지식이 쌓일 테니 안 보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하지만 깊이는 없습니다. 깊이는 타인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깊이를 만들어가는 것은 오로지 치열하게 사유하는 나 자신의 몫입니다.

p 246

인간이 장소를 꾸미지 장소가 인간을 꾸미지 않는다

로타 로마나 변호사 시험에 도전하게 된 동기 중 하나는, 열등한 아시아인이라고 차별한 사람들의 인식만이라도 바꾸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여권에 표시된 모국의 힘이 외국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의 말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가 로타 로마나 변호사에 도전한 것처럼, 학생들로 하여금 한국인이 없는 분야에 진출하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가 로타 로마나 사법연수원 안에 최초로 '꼬레아'라고 불린것처럼 이 시대의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세계로 진출하여 당당히 주류를 이루길 바랍니다.

또한 저자는 자기만을 위한 공부가 아닌, 나눠줄 수 있는 공부를 하기 권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유를 통해 자신의 공부 목적을 정화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에서 이웃으로, 이웃에서 사회로, 사회에서 국가로, 다시 세계로, 결국 인류 전체로까지 힘이 되는 공부의 목적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고, 더 나아가 거룩하게 만듭니다. 모든 공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으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언어를 공부하고 인문학을 공부하고 역사를 공부하고 과학을 공부하고 예술에 헌신하는 그 모든 배움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인간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p 298

중간태로 산다는 것

저자는 다양한 경험과 화려한 스펙이 있음에도 자기 인생을 선택하고 개척해 나가길 주저하는 젊은이들을 안타깝게 여깁니다.

또 다음 세대의 교육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진영을 불문하고 대화가 가능한 지성인을 키우는 교육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기 위해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책을 읽고 내용을 통찰하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연습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식의 수업을 한 학생들은 졸업 후 사회에 나왔을 때 타인과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일을 부담스러워하지 않게 됩니다.

제가 가진 공부에 대한 철학과 다소 논점이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사실 이 말이 제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미래 세대가 인본주의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사회 구성원이 되는 데 필요한 본질적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합니다 이것이 공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p314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에게 한 학생이 인류 문명의 첫 신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부러졌다가 붙은 흔적이 있는 넓적다리뼈"라고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뼈가 부러진 사람이 회복될 때까지 누군가가 곁에서 도와주었다는 흔적이었으며,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를 곁에서 도와주었다는 흔적이었으며,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를 돕는 것이 바로 문명의 시작이었다는 의미였죠.

p 335

저자는 도움을 준 제자에게, '자신을 통해서 가야할 것이 간 것일 뿐' 이라고 말합니다. 또 서로를 돕고 빚지는, 사람 사이의 배움을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 것이 인류가 해야할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공부의 최종 목적은 인간을 향해야 한다는 인류애적인 저자의 세계관을 만나게 됩니다.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스스로를 가두고 공부 하나만을 치열하게 해온 저자가 이런 깨달음을 얻기까지는 아주 많은 시간 동안 내면이 무수히 흔들리고 다시 일어나는 힘든 과정이 있었음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얻은 인생의 성찰을 나누어주신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최선을 다하여 한 공부의 매듭을 하나 짓고, 다시 진짜 공부를 위해 '공부하는 노동자'로 살아가는 저자의 앞길에 건강함이 허락되어 더 큰 배움을 나눠주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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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진짜 공부 - 10대를 위한 30가지 공부 이야기
강원국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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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목적과 쓸모를 아는 것은 공부를 하기위해 노력하는데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학령기에는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해, 대학교에서는 사회 진출을 위해 공부한다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사회인이 되고보니 자기 분야의 계발을 위한 공부도 계속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생활인으로서의 공부도 필요할 것인가? [강원국의 진짜 공부]에서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사회인이라는 타이틀을 잠시 떼고, 한 명의 생활인으로 가정을 꾸려가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공부’는 필요했다. 그것이 아이의 ‘잠자리 독서’ 라던가 ‘영어 글쓰기’일지라도 모르던 분야에 첫 발을 디딜 때는 공부가 필요했다. 내 경우 보통 그 공부는 그와 관련된 도서를 찾아 읽는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

‘10대를 위한 30가지 공부 이야기’ 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10대인 내 아이가 공부에 대해 힘듦을 토로할 때, 한마디 위로와 격려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게되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평생 공부하는 삶의 태도나 공부를 대하는 마음가짐 등 나를 위한 조언도 얻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밝힌 공부에 대한 결론은 이렇다.​​

말하기, 쓰기 중심의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혼자 하는 공부, 경쟁하는 공부가 아니라 함께하는 공부, 협력하는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소유를 늘리는 공부가 아니라 공유(共有)를 넓히는 공부여야 합니다.

수동적인 공부가 아니라 주도적인 공부를 해야 합니다.

머리로만 하는 공부가 아니라 가슴과 손발로 하는 공부여야 합니다.

학교 공부에서 그치지 않고 평생 공부가 되어야 합니다.

진짜 공부란 무엇인가 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4개의 큰 줄기로 공부에 대해 조언해준다.

첫째, 공부의 이유, 동기부여, 시간 관리, 지구력 등 공부를 할 수 있는 마음 가짐에 대해서

알고 싶은 마음, 즉 호기심은 아예 모르거나 너무 잘 알아도 줄어듭니다. 적당히 모를 때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호기심이 발동하고 공부하게 됩니다. 그런데 공부하면 호기심은 더 커지지요. 공부하면 무엇을 모르느지, 채워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p21

- 아이의 호기심을 이용하여 무리하지 않은 선행 학습과 예습에 적용할 수 있겠다. 그리고 나에게는 무엇을 공부할지, 어떻게 시작할지 생각이 앞서기 전에 '일단 시작'을 해보라는 조언같았다. 일단 어떻게든 시작해야 더 알고 싶은 분야도 생기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도 알게 되지 않을까.

본래 가지고 있는 학습 욕구를 잘 보존해 주는 게 가장 훌륭한 동기 부여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학습 욕구에 손상을 입는 것이 문제입니다.

p28

-헬리콥터 맘, 타이거 맘, 스노플라우 맘이 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 본다.​​

문제는 돈이나 권력, 인기, 명예와 같은 외적 동기 요소는 제약과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갖고 싶다고 마음껏 가질 수 없을뿐더러 남과 비교되기 때문에 만족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내적 동기를 좇는 게 바람직합니다.

p30

-외적 동기로 시작하더라도 결국 내적 동기를 끊임없이 가지지 않으면 성취하는 과정도 힘들고, 의미있는 결과를 얻어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다.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아이는 없습니다. 무언가 잘하는 게 반드시 있습니다. 그것을 찾으면 됩니다.

p39

-시도와 끝없는 반복을 통해 무언가를 해내는 성취는 중요하다. 그것이 무엇이든 주변에서 격려받고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그것을 통해 '자아 효능감'을 얻을 수 있고, 다른 무엇을 해낼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나의 아이는 줄넘기를 통해 자아 효능감을 얻었고, 나는 집밥 차리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내면이 힘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독서와 사색(思索)밖에 없습니다. 독서로 마음의 양식을 쌓고, 사색으로 정신을 고양해야 합니다.

p53

-학습 능력을 키워주고자 읽어준 많은 책들로 아이는 독서력을 키워졌고, 독서력이 탄탄하게 쌓인 지금은 학과 공부를 무난하게 잘 해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주관이 확고하고 자기 확신이 있으며 도덕적 잣대도 바로 서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바로 독서를 통해 내면의 힘이 길러진 것이라 생각한다.

시험 날짜와 범위가 정해지면 곧장 달려들어 시험 범위 전체를 대강 훑어봅니다. 이때 전체 숲의 모양을 주마산감으로 봅니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보지않고, 수박 겉핣기식으로 죽 보는 것이지요. 다 이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암기할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대신 전체 과목을 끝까지 봐야 합니다. 한 번 다 훑어봤다는 뿌듯함이 중요합니다. '지금 시험을 봐도 빵점은 맞진 않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필요합니다. 그러고 나서 여유 있게 공부합니다.

p66

-전체 줄기를 먼저 파악하는 공부 순서가 유용하다고 생각이 된다. 나의 경우도 전체가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부분이 잘 파악되지 않는 성향이어서 더욱 그렇게 느낀다

오래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러면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공부에도 때가 있다. 공부도 나이 먹으면 힘들다.'는 말을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나는 앞으로 남은 시간이 지금까지보다 더 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맨땅에서 여기까지 왔지만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경험 위에서 갈 수 있으니 그렇고, 지금까지보다 앞으로의 삶이 죽음에 더 가깝기 때문에 스스로 더 치열해질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p69

-공부 하는데 있어 시간 운용에 관한 부분으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산 저자의 통찰을 얻어갈 수 있었다.

슬럼프를 예방하는 또 하나의 길은 결과 중심이 아니라 과정 중심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성적을 걱정하거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오늘 할 공부, 이번 주말까지 할 공부만 생각하며 또박또박 나가는 것입니다. 공부하는 과정 자체가 공부하고 생각하는 거죠. 공부는 정직하더라구요. 과정에 충실하면 결과는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p76

-어렴풋이 알 것 같은 인생의 진리라고 느껴진다. 과정이 올바른데 결과가 나쁠 수 없다. 당장에 결과를 내지 않는 교육 방식이나 식습관이더라고 올바른 방법이라면 결국 정서나 몸에 이로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둘째, 공부를 잘 하기 위해 키워야 할 습관의 힘, 노력과 성품등과 공부를 통해 키워나가야 할 상상력, 공감 능력, 집중력 등에 관하여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지로 안 됩니다. 습관으로 해야 합니다. 자동차나 TV 만드는 공장에 가면 생산 라인이 있고, 거기서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자동화된 생산 라인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부품이 하나씩 보태져 완제품이 나오지요. 나는 습관이 이런 컨베이어 벨트라고 생각합니다. 습관이란 컨베어 벨트 위에 자신을 올려놓으면 공부가 절로 되는 것이지요.

p85

-습관에 관한 책들을 보면 루틴의 중요성이 나온다. 아무 생각없이 할 수 있는 일의 절차, 루틴은 자꾸만 달아나려는 의지를 붙잡아 나를 굴러가는 습관 위에 올려놓는다. 무언가를 해 나가는데 있어 의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습관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에 깊이 공감된다.

공부는 먼저 머리로 합니다. 지식을 쌓고 정보를 받아들이고 논리를 세우죠. 이렇게 이성으로 합니다. 그 다음에 가슴으로 합니다. 마음으로 느끼고 깨닫습니다. 스스로를 성찰하고 반성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 됩니다. 신영복 선생 말씀대로 손발로 실천해야 하지요. 자기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아니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게 공부의 의미이고 목적이니까요.

p98

-신영복님의 [담론]의 한 구절을 인용하여 공부의 본래 쓸모를 알려준다.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어 읽고 쓰지만 결국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학창 시절 때부터 경쟁에서 협력으로 물꼬를 틀어야 합니다. (중략) 친구를 위해 내가 알고 있는 걸 모두 말합니다. 그렇게 세 명이 모여 말하면 3인분을 공부한 게 됩니다. 내가 놓친 걸 친구에게 들을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말해 본 것, 그리고 친구에게 들은 건 시험 볼 때 모두 생각이 납니다. 선생님에게 들은 건 까먹어도 친구에게 들은 내용은 잊히지 않습니다.(중략)

학교 수업 시간이 이런 모임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가 아는 것을 일상적으로 친구들과 나누고, 그러기 위해 준비해 오는 것이지요. 그래야 즐거운 공부가 됩니다.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하는 일은 즐겁습니다.

p108~110

-(남을 이기는 공부는 끝났다)는 소주제의 글이다.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부분이었다. 공부해서 남주냐가 아니라 정말 남을 주어야 내가 살아남는 시대이다. 사실 인간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살아남았다는 것은 인류의 역사가 말해준다. 교육의 방향도 개인의 무한 경쟁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방향으로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러한 방식의 교육 정책을 가진 환경 위에 내 아이를 올려놓고 싶다는 강한 바램도 든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미래 역량을 갖춘 아이로 성장할 것이다.

셋째,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요약력, 독서, 질문력 등 공부 역량에 관하여

과거에는 기억한 것 자체를 써먹었습니다. 재가공하지 않아도 기억만 많이 갖고 있으면 시험을 잘 볼 수 있었지요. 기억하고 있는 내용 을 말하고 쓰면 유식하고 똑똑해 보였습니다. 이젠 기억하는 내용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노트북만 켜면 누구나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만큼 기억력이 좋진 못하니까요. 기억 내용을 가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하기와 글쓰기가 그 가공 과정입니다. 기억 내용을 연결하고 결합해 보는 과정이 글쓰기와 말하기이지요.

p160

-지식을 암기하는 공부에서 알고있는 지식을 통해 맥락을 파악하고 의미를 유추해내는 공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이제 권장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인 것 같다. 우리의 교육도 점차 그런 점이 반영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정작 공정성의 문제가 불거지면 결국 지식의 재가공보다는 지식과 암기를 변별력으로 두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이다.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글쓰기와 말하기를 강조하는 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른이 됐다는 건 질문할 줄 아는 사람이 됐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사람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혹은 놓치고 있는 것을 짚어서 물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궁금해하는 것을 대신 물어 줘야 합니다. 또한 물어봄으로써 상대가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합니다. 그게 윗사람이 할 일이고, 그 사람의 실력입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질문 수준이 학생의 사고 수준을 결정하지요.

p167

-아이를 키우며 점점 더욱 질문의 중요성을 느끼고 적절하게 질문하는 사람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다. 여기서 질문은 모른는 것을 묻는 질문이라기 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깨닫게 하기 위한(모르는 것 혹은 알아야 할 것) 질문이다. 훌륭한 스승은 적절한 질문은 던질 줄 안다. 질문하는 법을 공부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째, 나를 위한 공부를 벗어나 사회인으로서 확장하기 위한 공부에 관하여

말투야말로 그 사람의 됨됨이에 가장 가깝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면 얼굴이나 옷차림만 볼 게 아니라, 말도 들여다보는 게 맞습니다. 왜냐하면 말투에는 그 사람의 성격이 묻어 있고, 살아온 이력이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말투는 들리는 억양이나 어감 이상을 포괄합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말투는 인격 그 자체입니다.

p218

-쓰기와 함께 말하기를 강조하는 저자의 생각답다. 대인관계에 있어 말하는 모양새가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나 경험으로 익히 알고있을 것이다. 적절한 존대와 호칭을 사용하는 등 말투도 말의 내용만큼이나 신경써서 사용해야 기분좋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공부에 열중한 것은 자신이 리더였기 때문입니다. 리더는 말하고 쓰는 사람입니다. 말과 글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알려 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말하고 쓰기 위해서는 자신부터 알아야 하고, 알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한 만큼 잘 말하고 쓸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공부는 리더의 숙명입니다.

p234

-저자는 기업 총수, 중견 그룹 회장, 증권사와 벤처 기업 사장, 그리고 두 명의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10명이 넘는 리더의 참모 역할을 해왔다. 그런 경험을 한 분이 리더의 역량중에 글쓰기와 말하기를 강조하는 것은 리더쉽을 키우고픈 사람들에게 솔깃하게 들린다. 실제로 진학과 취업 각종 대회나 응모 등 문턱을 넘는 모든 영역에서 한 사람의 역량을 평가하는데에 있어 말하기와 글쓰기가 아주 높은 역할을 함을 알수 있다.




누군가에게 있어 공부는 잘 말하고 쓰는 일이다. 또 누구는 나의 영역은 말하고 쓰는 것과는 거리가 먼 영역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떤 영역의 공부를 하던지 자신의 역량을 드러낼 방법은 말하기와 쓰기 뿐이다. 물론 요즘은 문자나 인쇄물 보다는 미디어의 비중이 커진 시대이므로 영상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영상을 기획할 때는 스토리의 짜임이 있어야 하고, 영상에 담긴 자기 이야기가 있어야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받을 수 있다. 미디어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역량 조차도 읽기와 쓰기, 말하기와 떼놓을 수 없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다면, 각자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분야에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려 공부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학교 다닐 때에 공부한 것으로 평생을 먹고사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공부한 것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공부하는 즐거움으로 살아갈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는 [강원국의 진짜 공부]와 같은 책을 통해 공부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고 공부와 가까이 지내야 진부하지 않은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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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반성문
조영진 지음 / 세이코리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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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바둑으로 치면 다섯 점 정도는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 표현은 저자가 엄마에 비해 아빠는 생물학적으로도 발달심리학적으로도 친밀감이 덜 할수밖에 없고, 또 남성성과 여성성의 차이로 아이와의 관계가 쉽지 않음을 바둑에 비유해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진짜 아빠들은 그러할까? 멀리 두고 볼 필요없이 남편만 보아도 그렇다. 아이가 커 감에 따라 엄마인 내가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아이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이따금씩 아이와 부딪히는 걸로 봐서 많은 가정이 그러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생각보다 매우 빨리 자라난다. 아빠는 그 순간순간의 변화를 감지하는 주양육자와는 달라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순간, 아이의 욕구나 필요, 관심사를 알아채고 반응해주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아빠가 아이와의 관계에 있어 좀 더 예민하고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은 한 상담학 박사이자 상담사인 저자가 상담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 구시대의 아버지 상이 아닌 이 시대의 자녀들에게 맞는 '아빠'로서의 삶이 어떠한 것인지 제시하고 있다.

나는 충분히 받지 못했지만, 자녀에게는 넘치게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버지는 사실은 내게 그렇게 막연한 상상속의 인물이 되어 존재하고 있었다. 문제는, 상상 속의 아버지를 통해서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어떻게 아이를 사랑하고 훈육하고 자신의 존재를 통해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소중히 만들어갈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건 지식으로 배울 것이 아니었다. 그건 삶으로, 경험으로, 때론 야단맞아 절망하고, 때론 조그마한 선물 하나에 기뻐 팔짝팔짝 뛰는 시간들을 통해서 배워야 할 것들이었다.

p22

아빠가 삶의 과정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래서 애당초 아빠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아빠라는 역할을 기대하지 않고 살았던,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 정말 아무렇지 않았던 나의 숨은 상처가, 이 반성문을 쓰는 지금에야 살짝 나를 아프게 한다.

p63

아버지의 부재를 크게 느끼지 못했던 저자가 본인의 자녀를 만나, 가져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사랑을 주어야 했을 때, 어찌해야 할 지 몰라 마치 면허없이 비행기를 운전하려 하는 조종사 같은 심정이었다는 글에서 마음이 참 안쓰럽고 애달프게 느껴졌다.

정도의 차이는 크겠지만, 누구나 성장과정에서 느낀 결핍을 자신의 자녀에게 만큼은 느끼게 하고싶지 않다는 심정으로 양육하지 않을까. 저자는 그런 결핍을 채우려는 심정으로 더 아빠의 존재 역할에 대해 파고들지 않았을까 싶다.

남 보기엔 평범을 웃도는 교육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한 나 역시도 맞벌이 부모님이 미처 다 채워주지 못한 아주 작은 결핍이 내 안에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그 것을 채우고자 헬리콥터맘과 같은 양육 패턴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청소년기에 이해하고 바라봐주는 친구같은 다정한 엄마가 없었다는 것, 두 분은 늘 승진과 업무로 바쁘셨다는 불평과 원망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최근에서야 아이가 청소년기로 접어들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기다 보니, 비로소 부모님의 입장을 헤아려 보게 된다. 그 분들 역시 충분히 받지 못해, 전하는 것에도 서툴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이 글을 읽고보니, 유아기에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기억 속에 조차 아버지의 존재를 가져보지 못한 친정 아빠(아버지의 시대와 가깝지만 우리 남매에게 '아빠'로서 다정하게 존재해주신)의 어려움이 크게 와닿았다. 본인은 가져보지 못했지만, 주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무면허 조종사의 아픔이 느껴졌다. 그저 어린시절의 큰 상실을 본인의 자녀에게는 넉넉히 채워주고 싶어 그렇게 더욱 가정적이고 헌신적인 아빠의 역할을 감당하시지 않았을까.

친정 엄마는 9남매 중의 첫째도 막내도 아닌 중간, 딸로서도 첫째나 막내가 아니고, 성격도 유난스럽거나 유별난것 없이 묵묵히 공부 잘하고 말썽이 없어 그래서 더 믿음직해 눈길이 안갔을 딸. 그래서 성장기에 넘치도록 받아도 부족한 관심과 사랑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어린 중학생 때부터 서울로 학교를 다니게 되어 부모님 품을 떠나 결혼한 오빠집에서 얹혀 살았고, 명문 고등학교, 교대까지 부모의 잔 손길이 가지않게 잘 성장한 딸로서는 본인 시대보다 모든 환경이 잘 갖춰지고 수월함에도 나약한 자녀가 이해 가지 않으셨을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상담을 하다보면 상담자가 의도하지 않아도 내담자 스스로가 어린 시절의 기억속, 눈물의 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 자리'가 그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고, 그 사람의 아픔과 상처에 절절히 엮여 있는 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회복과 치유를 위해서는 그 자리를 찾아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상담학에서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상처를 관계 회복과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보는 것이다.

유년 시절의 중요성에 대해 부모로서 생각해 볼 중요한 부분은 또 있다. 바로 한 사람이 삶의 '도구'를 가지게 되는 과정이다.

유년 시절에 부모로부터 받은 반응과 상호 작용에 따라 저마다 다른 생존 도구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이 도구는 무의식적으로 툭툭 튀어나와 주변인을 대하고 자녀를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처럼 유년 시절 양육자나 주변인으로 부터 받은 이미지인 '표상'은 살아가며 맺는 인간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결혼을 하게되면 배우자와의 관계에 표상을 사용하여 상대에 반응하게 되고, 또 자녀를 낳고서는 아이를 아이 그대로 보아지지 않고, 어린 시절의 나를 '투사'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긍정적 표상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내가 배고프고 불편할 때 바로 달려와주는 엄마라는 사람이 곁에서 나를 보호해주고 돌봐준다는 것, 약속을 반드시 지켜주는 것, 언제나 같은 기준으로 대해주는 것, 아이의 말과 행동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사랑해주는 것 등이 아이로 하여금 긍정적 표상을 만들어 준다.

이러한 긍정적 표상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긍정하고 의미 있게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해도 그것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한 긍정성이 손상되지 않는다.

p103

나를 포함한 많은 엄마들이 자존감을 키우려 노력하는데, 그 자존감의 첫 단추가 바로 생애 처음 곁에서 반응해주는 '양육자'로 부터 만들어지는 긍정적 표상이라고 이해된다.

아이가 어릴 적, 고집을 부리거나 안되는 요구를 할 때, 남편은 어쩔 줄 모르고 원칙을 들이대며 혼내고 가르치려 들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글 속의 저자도 초보 아빠 시절에는 이와 비슷하여, 많은 아빠들이 그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이다운 투정을 나무라고, 당연한 산만함을 지적하고, 차차 알아도 될 정의를 가르치려 들며 소중하고 귀한 시간에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 첫 아이여서, 바르게 키워야 할 것 같은 사명감에 많은 부모들이 시행 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삶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모들이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아이들은 사실 '부모의 삶'을 보며 스스로 배운다. 그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시간을 함께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빠는 무언가를 가르치는 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든든하게 '함께 해주는' 존재여야 한다. 그 존재 자체가 아이에게 가르침이 되고, 따라야 할 모델이 되고, 힘써 지켜야 할 삶의 가치관이 되고,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 겪는 수없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 길이자 빛이 된다. 사람은 가르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삶을 멋지게 보여주는 어떤 존재로 인해 성장하는 것이다. 그 가장 근접한 대상이 바로 아빠다.

p59

마지막으로, 영향을 받은 삶과 내가 영향을 줄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우리 삶을 선택하지 못한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의 모든 것이 나를 짓누르게 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이 다 내 책임은 아니다. 그건 그냥 내게 일어나는 일일 뿐이다.

p41

우리는 성장기 유년 시절, 가정이 주고, 환경이 주고, 때로는 부모가 주기도 하는 삶의 부침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다.

이 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책 속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 대해서 특히 아빠, 부모의 삶에 대해서는 내가 선택하여야 하는 것이다. 몰랐다거나 내가 이만큼 받아서 이럴 수밖에 없다고 나몰라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기엔 부모의 역할이 아이에게 너무도 지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아픔을 들여다 보고, 회복하고 성장하여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독서를 작은 취미로 삼아 육아서를 읽고, 삶의 경험이 늘어나고 아이가 성장할수록 부모님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도 달라짐을 느낀다. 달라진 관점은 이해와 포용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책 속의 지혜는 아이를 대하는 나의 생각에 힘을 실어 영향력을 주기도 하고, 불필요한 무게를 덜어주기도 한다.

이러한 작지 않은 울림을 주는 [아빠 반성문]같은 육아서를 만날 때면, 나의 자리와 역할에 내가 올바로 세워져 있는지 점검하게 되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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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문해력이다 - 수학언어로 키우는 사고력
차오름 지음 / 마그리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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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언어로 키우는 사고력

수학적 사고력과 문해력에는 과연 어떤 교점이 있을까? 하는 궁금함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읽기전에는 수학적 사고의 향상을 위해 뒷받침 해야되는 문해력에 대해 풀어가지 않을까 예상해 보았으나, 실제로는 흥미로운 수학 개념이나 관련 이야기를 통해 다방면으로 사고력을 확장시켜보기를 도우는 책이었습니다.

지은이는 [지혜의 숲]이라는 사고력교육센터를 운영하며, 사고력계발 프로그램 개발과 교사, 학부모 강연을 하는 분입니다. 수학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분야에 종사하기 때문에 수학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독자가 수학 언어에 담긴 지식을 통해서 앎의 기쁨을 누리길 바라며, 수학 언어와 함께 더욱 깊이 생각하기와 추론하기, 감각의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세계를 사유할 수 있는 지적 모험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그 지적 모험을 위해 자연수, 등호와 사칙연산, 정수, 무리수,방정식 등의 수학 개념을 동원하여 사고력을 넓혀갑니다.

특히 수학 지식과 연결되는 다방면의 지식과 저자의 사유 능력이 드러나는 부분이 좋았는데 몇가지만 공유해봅니다.

▶자연수에 담긴 비밀-

태어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당연한 듯 배우는 수의 개념이 사실은 얼마나 추상적인 개념을 명시화한 것인지, 인간의 고도로 발달된 지능의 결과인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모든 사람이 통하는 바벨탑의 언어-

독자나 감상자가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문학, 예술의 언어와 다르게 수학의 언어는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통용되고 투명합니다.

▶자연수의 발견에서 '역사'라는 아이디어가 탄생-

자연수의 발견은 '순서'라는 개념을 탄생시켰고, 순서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순서를 통해 '역사'라는 인간의 창조적 아이디어로 이어집니다.

개인의 시간은 개인들의 경험과 기억들을 담고 있습니다. 역사는 개인을 뛰어넘어 민족, 집단, 국가 등 다수의 사람이 함께 기억하는 공동의 기억을 만들어냈습니다. 역사는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함께 경험하고 기억하는 사건들이지요. 이 공동의 기억. 함께 기억하는 역사가 집단, 사회, 공동체, 민족을 묶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역사는 '우리에게는 함께 기억하는 과거가 있다'라는 의식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P69

자연수로부터 시간과 역사의 개념을 말하는 위 부분은 '수학의 언어'를 다룬 이 책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의외의 인상 깊은 설명이었습니다.

때로는 주관적인 사유를 공유하기도 하고, 자주 독자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기위해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빼기의 질문은 철학적입니다. 사라지는 것은 과연 무엇이며 어디로 갔을가요.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제외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참가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대결과 만난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삭제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직 빼기의 사유를 했을 때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요.

P34

함수, 결과에 대한 예측, 즉 미래에 대해 미리 알아내고자 하는 욕망은 동사의 욕망입니다. 늘 고립되어 있고 움직이지 않으며 자신의 현재만을 고집하는 명사는 함수를 꿈꾸지 못합니다. 움직이고 변화하고 이동하고자 들떠 있는 동사의 욕망이 함수를 꿈꾸게 합니다. 미래에 대한 동경, 이루어지지 않은 세계에 대한 그리움이야말로 함수가 손짓하는 유혹입니다.

P54

1은 무척 고집스럽고 완고하게 생겼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힘 있게 내리뻗은 수직선입니다. 1은 누워있지 않습니다. 곧고 굳게 서 있어요. 강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결코 꺾이지 않겠다는, 단단한 결심을 풍겨요.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선 거인처럼 등장합니다. 숫자 중에서 가장 단순하고 꾸밈이 없는 1.

P181

다소 감성적인 질문과 주관적인 사유로 흐는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난해했고,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수학 개념을 감정과 연결하거나 수학 지식의 전문성 없이 문해력과 무리하게 엮은 서사가 읽기에 불편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특별함, 장점으로 꼽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용에 대응되는 이미지의 삽입입니다. 마치 요즘 즐겨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의 피드처럼 이미지가 글에 완벽하게 맞아 떨어져서 내용의 이해를 돕습니다.


수학을 전문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의 인문학적인 글을 기대하였다면 다소 의외의 경험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사고력 교육과 글쓰기를 주로하는 글쓴이의 수학에 대한 사유를 들여다 봄으로써 색다른 시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학이라면 어렵다고 느끼는 독자들에게 이해를 돕는 이미지와 함께 어렵지 않은 내용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읽어볼만 하다고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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