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것이 능력임을 일깨운 작지만 귀한 교훈을 준 책이다. 세상엔 말을 하고 싶어서 안달인 사람 천지다.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가 모르랴만, 이는 말을 주고 받는 중에 하나의 에티켓 정도로 생각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러나 듣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새롭게 인식해야할 대화술이요 분명한 능력임을 보여주고 있다.이 책 33쪽에 소개되고 있는 '듣는 것은 ----이 아닙니다'를 읽으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듣는 것이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준비하는 행동이 아니며 내가 말할 차례를 기다리는 행동이 아니라는 지적은 나의 고약한 버릇을 따끔하게 꼬집는 대목이었다. 덧붙여, 상대의 주장의 허점을 찾아내어 반격을 노리는 기회를 노리며 기다리는 순간이 [듣는 것]으로 여기는 나의 다소 투쟁적인(?) 듣기는 지금 당장 고쳐야 될 것이었다.<물어보고 들어보고 물어보고 들어보고 물어보고 들어보고>가 참으로 능력이 되는 대화술임을 자주 느낀다. 이제 대화를 나눌 때면 듣기에 신경을 쓴다. 그래서 저자가 이르듯, 상대의 뜻을 <수용>하고 그 다음 <확인>하는 절차로 대화를 하려고 한다. 이것은 상대와 교감이 자연스럽고 나의 뜻을 성취해내는 결실로 돌아오기 때문에 놀라운 능력으로 작용한다. 음성으로 들리는 소리(말)만 듣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읽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생각한다.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길, 설득이 아닌 공감을 얻어내서 승낙을 얻는 길, 억지 주장만을 늘어 놓고 빡빡 우기지 않는 길이 바로 [듣는 것]이다. 이 어찌 능력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