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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건강법 - 생활습관으로 건강을 지키는 동의보감 양생법
김경철 지음 / 소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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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프지 말고 한의학으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법의 줄임말인 <우아한 건강법> 책을 보았다. 이 책은 <동의보감> 양생법에 관한 책이다. 양생법이란 질병의 예방과 재활 회춘(회복)을 통해 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이다. 곧 심신을 건강하게 닦아 생활이 행복하고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양생법은 현대 의학의 예방의학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의 의학은 질병의 치료가 중심이었다. 병을 미리 예방하는 개념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가적으로 병을 미리 예방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병을 치료하면 의료보험을 통해 막대한 국가 재정을 써야 하지만 병을 미리 예방하면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병의 예방이 중요하다.


 한의학이나 <동의보감>이라고 하면 케케묵은 옛날 지식으로 여긴다. 하지만 옛날 지식이라고 다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식들도 다 쓸모없는 것일까. 세월을 뛰어넘는 가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증가한다. 우리 민족을 포함한 동양에서는 질병에 걸리지 않는 생활 습관을 더욱 중시하였다. 그것을 글로 남긴 것이 바로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이다. 예전의 지식이지만 지금도 유용한 것은 우리 인류가 아직도 약 3만 년 전에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유전자는 아직도 예전 수렵 시절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기후나 환경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기에 아무리 오래된 의학 서적이라도 현재의 우리에게도 잘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서양의학인 예방의학보다 우리의 풍토와 체질에 맞는 양생법이 우리에게는 더 잘 맞는다. 그래서 저자도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한의학의 연구 대상은 인간의 생명과 생활이기에 질병의 발생과 치료 및 예방이라는 입장에서, 인간 생활의 구성 요소를 음식 섭취, 거처와 운동, 감정의 조절, 남녀 성생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기후 적응이라는 여섯 측면으로 본다. <우아한 건강법>에서는 이 여섯 측면을 통한 생활 속 양생법을 알려준다. 서문에서 각각의 영역을 설명해주고 뒷장에서 자세히 설명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미리 개념을 알고 본론을 알 수 있어 더 기억하기가 좋다. 심지어 각장의 마지막에는 핵심을 요약해주어 더욱더 기억에 남는다.


 현실 세계의 물질과 현상 그리고 우리 육체와 생각은 항상 변화하며 절대적으로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가 접촉하는 대상도 상대적이고 내 느낌과 생각도 상대적이므로 그 모습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이 점을 명확하게 알고 실행하면서 살아간다면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 모습에 집착하지 않으며 또한 우리 안에서 생겨난 감정과 사고에 얽매이지 않고 이를 자유롭게 마음껏 잘 다루며 사는 삶이야말로 행복이자 축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동의보감>의 양생 공부가 말하는 자유와 행복은 바로 이 점이 핵심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첫 번째 음식 편에서 내가 지키기로 한 양생법은 바로 온수 마시기이다. 따뜻한 기운도 중요하거니와 수분 자체도 중요하다. 물 마시기는 손쉽고 유익하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온수를 마심으로써 기운이 충만해져서 스트레스를 이기고 감정을 조절하는 근원적인 힘이 생긴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운 여름철에 기후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차가운 음식보다는 삼계탕 같은 따뜻한 음식을 많이 챙겨 먹겠다. 몸의 외부가 더워지면 몸의 내부는 상대적으로 차가워지기 때문에 성질이 뜨거운 음식을 먹어 보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식을 낳으면 자식을 총명하게 해주기 위해서 목과 어깨의 경직된 경혈을 자주 풀어주겠다. 목은 머리라는 하늘과 몸이라는 땅의 기운이 교차하기 때문에 굳어지기 쉽다고 한다. 따라서 이 굳은 부위를 풀어주면 전신과 두뇌에 기운의 순환이 좋아져서 총명해진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식사는 제철에 나는 음식을 주로 이용하고, 야식이나 간식은 하지 않으며, 적은 가짓수의 음식 종류를 소식하고, 저녁 9시 이후에 먹지 않으며, 식후 따뜻한 차로 속을 풀고 충분히 씹겠다.


 다음으로는 거처다. 거처는 현재 생활 여건과 환경, 사업과 노동, 운동과 취미 생활 등을 포괄적으로 말한다. 일하고 잠자고 휴식하는 주거 환경과 운동하고 취미 활동하는 환경에 대한 관리를 합해서 '거처 양생'이라고 한다고 저자는 서문에서 밝혔다. 거처에서 내가 지킬 양생법은 중도의 자세다. 지나친 기쁨과 성냄을 하지 않겠다. 지나친 슬픔과 생각과 걱정도 금하겠다. 또한 아무리 좋은 건강 양생을 실천해도 결국 노화는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노화과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리하는'것과 '계속하는'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나는 무리하지 않고 계속해서 일하지 않겠다. 일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무리하거나 계속하지 않겠다. 그리고 정기와 혈기의 순환을 좋게 하기 위해 머리카락의 빗질도 자주 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지킬 것은 호흡의 조절이다. 호흡은 육체와 마음을 연결하는 것으로서 마음 상태에 따라 그 변화가 바로 반영된다. 고요하고 깊고 가는 호흡을 통해 생체 에너지를 활성화하고 마음 수행까지 하겠다. 생활 도인 운동인 목 회전 운동, 귀 건강 운동법, 눈 건강 운동법, 코 건강 운동법, 입과 턱 건강 운동법, 혀 건강 운동법, 두피 안마를 생활화하여 두뇌의 노화도 방지하겠다. 기혈의 순환 건강법으로 전신에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는 자발공을 5분 동안 실천하겠다. 아침마다 침을 삼키고 이도 마주치겠다. 식후 양팔을 흔들며 산책하는 것도 잊지 않겠다.


 감정 편에서는 마음공부의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있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현장의 지금 여기를 관찰하라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관찰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내가 기분 나쁘게 생각할 일도 상대방을 잘 관찰해보면 내 생각과는 다르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무엇이든 객관적인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황이 마무리되었을 때 사용하는 10단계도 좋았다. 몸과 마음의 독소를 배출하는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는 토납법과 답답한 울화의 가슴을 풀어주는 기공 운동인 박타공이 유용해 보였다. 관찰, 토납법, 박타공으로 평정심을 되찾겠다.


 <우아한 건강법> 책을 읽으니 우아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예전부터 전해내려오는 지식이었지만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되어 효과를 본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니 더욱더 실천하고 싶어졌다. 좋은 책을 읽게 되어 기쁘다. 저자는 서문에서 마음이 움직이면 행동이 달라지고, 건강이 바뀌면 운명이 변한다고 말했다. 생활 속 양생법.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다. 모든 양생법을 다 실천하려고 하기보다 단 한 가지라도 제대로 실천하여 내 운명을 바꾸겠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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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유튜브 크리에이터 되는 법 - 김도사와 마케팅 여왕이 알려 주는 유튜브의 모든 것
김태광(김도사).신상희 지음 / 위닝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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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유튜브가 대세다. 유명한 유튜버들의 수익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그저 취미로 시작한 일이 잘되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전업 유튜버가 된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그냥 동경했다. 부러워했다. 자신의 취미를 발견하고 영상을 촬영하고 결국 그것으로 인해 수익화에 성공한 사람들이 정말 멋졌다. 하지만 나도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유튜브는 블로그와 달리 일반인이 쉽게 시작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생각했다. 일단 영상을 편집해야 한다는 사실이 많이 걸렸다. 영상 편집은 해본 적은 없지만 어렵고 힘들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가까운 예로 우리가 보는 수많은 TV 프로그램을 편집하는데 시간이 엄청 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물론 TV 영상은 각각의 앵글에 따라 여러 대의 카메라를 사용하고 각 영상을 올바른 위치에 두기 위해 수많은 영상을 잘 자르고 붙여야 한다. 그래서 더욱더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 사실 영상 제작뿐만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글을 복사하고 붙여넣기 하는 과정도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물며 영상으로 편집을 한다면 일단 해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더욱더 힘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는 유튜브를 거의 보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있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지 않는다. 집에 TV도 없다. 아이 교육에 좋지 않기 때문에 안 보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영어 공부를 위해 유튜브 앱을 깔았다. 원래 하고 있던 영어 스터디에서 저자 직강 강의를 유튜브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기적으로 유튜브를 보니 나에게 추천 영상이 많이 떴다. 그러다가 <김미경 TV>를 보게 되었다.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는데 책이 아닌 말로 설명해주니 더욱더 와닿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구독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몇 가지 영상을 보다가 대도서관과 인터뷰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대도서관은 <유튜브의 신>이라는 책을 쓸 정도로 아주 유명한 유튜버다.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유명한 유튜버가 <김미경 TV> 인터뷰에서 주부야말로 유튜버가 될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주부들은 블로그에서만 활동을 하기에 유튜브에는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기에 목표를 가지고 기획을 해서 영상만 편집해서 정기적으로 업로드만 하면 된다고 말해주었다. 어렵다고 생각한 유튜버 되기가 생각보다 간단하다는 생각에 놀랐다.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보게 된 것이다. 자극적인 제목이다. 억대 연봉을 가지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는 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책을 보자마자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김도사라는 책쓰기 코치로서 900명가량의 작가를 배출하고 200여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와 SNS 마케팅 코치인 신상희라는 사람이 공동 저술한 책이다. 이들은 각각 <김도사TV>와 <마케팅여왕TV>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유튜버이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사업이 있는 상태에서 유튜브를 시작하여 수익화에 성공하였다. 책에서는 도대체 어떤 방법을 알려주길래 억대 연봉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만들어주는지 궁금했다. 그 특별한 비법은 바로 일단 시작하고 1년 동안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버가 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서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단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영상을 꾸준히 올리지는 않는다. 바로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기에 쉽게 포기한다. 저자들과 나와 다른 점은 그들은 시작했고 나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차이이다. 유튜브는 엄청난 사람이 엄청난 기획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올리기만 해도 된다. 그것이 나의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지금 유명한 유튜버들도 처음부터 엄청난 영상을 만든 것이 아니다. 뭐든지 시작이 있다. 시작은 항상 거창하지 않다. 일단 시작하고 변화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유튜버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책에서 유튜브를 왜 시작해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법, 채널 아트를 만드는 법, 섬네일을 만드는 법, 자막을 입히는 방법에서 유튜브를 시작하면 필요한 장비까지 설명해준다. 그리고 콘텐츠를 만드는 법, 1년간 꾸준히 지속하는 법 등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각종 방법을 총망라해서 알려준다. 책을 보다 보니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내가 어렵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냥 찍은 영상도 음악과 자막을 입히면 훌륭한 콘텐츠가 된다. 물론 아무 영상이나 만들면 아무도 보지 않는다. 영상을 찍기 전에 충분히 기획을 하고 찍고, 기획을 할 때 누군가가 무엇을 궁금해할지를 생각하며 만든다면 나만 보는 영상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보는 영상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올리는 것이다. 꾸준함을 이길 방법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도전하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꾸준함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의 가시적 성과가 없어도 지속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년 동안 꾸준히 콘텐츠를 업로드하려면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영상으로 만들어야 가능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유튜브를 시작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이다. 내 일상을 찍어서 올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획으로 탄생한 일상을 찍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메모를 해야 한다. 내가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적어보고, 책을 보거나 영상을 보면서 느낀 점을 적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유튜브를 시작하는 데서도 메모의 중요성에 대해 또 배우게 되었다.


 이제 100세 시대다. 직장은 60대에 정년을 맞아 퇴직을 하게 된다. 그럼 남은 40년 동안은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가? 그러니까 유튜브를 시작해야 한다. 취미 활동으로 시작해서 일상에 활력을 주고 수익까지도 창출한다. 저자들의 말처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그렇게 나도 몰랐던 나를 브랜드화하겠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 일단 나의 일상을 기록해보겠다. 그렇게 남들과 다른 한 끗을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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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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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클리어 지음, 이한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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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습관에 관한 책은 언제나 잘 팔린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고 나쁜 습관을 버리고 싶기 때문이다. 습관을 고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기에 습관 형성에 관한 새로운 책이 나오면 당장 습관을 고치겠다는 생각이 없어도 읽게 된다. 도대체 나는 못하는 습관 형성을 저자는 어떤 방법으로 이뤘는지 궁금해서 책을 집어 들게 된다. 그렇게 강렬한 표지를 가지고 있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게 되었다. 요새는 북 디자인이 중요해졌다. 요즘의 트렌드는 책표지에 아기자기한 삽화를 쓰는 것이다. 책의 주제를 표현하는 삽화로 책을 보지 않아도 책의 느낌을 알 수 있게 전달해준다. 하지만 이 책은 외국 저자가 쓴 외국 책이라 그런 건지, 이 책의 제목만 강조하면 삽화 따위는 필요 없다는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해 그런 건지 삽화가 없다. 원서의 표지를 보지 못했지만 원서와 번역서의 표지 차이는 크지 않을 것 같다. 책의 2/3 이상을 차지하여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ATOMIC HABITS>이라고 쓰인 글자를 보며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재능으로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훈련 중 얼굴뼈가 30조각이 나는 사고를 당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야구를 그만두고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6년 후 꾸준한 노력 끝에 대학 최고 남자 선수로 선정되었다. ESPN 전미 대학 대표 선수로도 선출되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얼굴뼈를 다쳐 선수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시 운동을 시작해서 최고 남자 선수가 되고 대표 선수로 선출되게 되었을까? 그것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때문이었다. 저자는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을 인생의 나락에서 구해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리는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가 되었다. 저자의 이력만 봐도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는 그가 다른 사람에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알려주어 대단히 감사하다.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나에게까지 전달되어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도전 의지를 샘솟게 만든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알기 전에 습관에 대해서 내가 가지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습관으로 인해 얻게 되는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에 초점을 맞춰 정체성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 책에서는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매일 침구를 정돈한다면 나는 체계적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매일 글을 쓴다면 창조적인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 매일 운동을 한다면 운동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냥 '매일 침구를 정리해야지', '매일 글을 써야지', '매일 운동을 해야지'와는 아주 다르다. 나 자신을 그런 사람이라고 믿는 순간 습관은 더 이상 나에게 불편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런 사람이기에 해야 하는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려면 먼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하고, 작은 성공을 통해 스스로에게 증명해야 한다. 그런 질문을 통해 정체성을 만들고 실행하여 나 자신이 내가 바라던 습관이 되는 것이다.


 습관을 세우는 과정은'신호, 열망, 반응, 보상'의 네 가지 단계로 간단하게 나눌 수 있다. 어떤 행동이든 네 단계 중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면 습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좋은 습관을 만들거나 나쁜 습관을 버리는 방법도 이 네 단계를 활용하면 된다. 제임스 클리어는 이 틀을 '행동 변화의 네 가지 법칙'이라고 부른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방법

1. 분명하게 만들어라

2. 매력적으로 만들어라

3. 하기 쉽게 만들어라

4. 만족스럽게 만들어라.


나쁜 습관을 만드는 방법

1. 보이지 않게 만들어라

2. 매력적이지 않게 만들어라

3. 하기 어렵게 만들어라

4. 불만족스럽게 만들어라


 책에서는 '행동 변화의 네 가지 법칙'의 각각의 방법을 적절한 예시와 설명으로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책의 챕터가 끝날 때마다 요약을 해주어 읽은 내용을 다시 상기시켜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심지어 하나의 법칙이 끝날 때마다 두 페이지를 할애하여 행동 변화의 네 가지 법칙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도표로 간략하게 요약한 실천 방안도 알려준다. 너무나 친절한 이 책 덕분에 당장이라도 좋은 습관 하나를 만들고 나쁜 습관 하나를 버리고 싶어진다. 이번에는 나도 실패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가 생긴다.


 그동안 내가 습관 형성에 실패한 이유는 습관을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뭔가를 하려고 하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초반에 며칠은 성공한다. 하지만 그 거창한 계획을 행하는 데에 너무나도 많은 에너지를 쓴다. 처음에는 그래도 계획했으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무리해서 시행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계획한 일이 마음의 부담이 되어 자꾸 미루고 피하다가 결국에는 하지 않게 된다. 그로 인해 습관 형성에 실패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행동을 처음부터 무리하게 또는 완벽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딱 2분간만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라고 한다. 그래야 그 행동을 계속하게 되고 계속하기 때문에 습관이 된다. 그렇게 습관이 되면 그때부터는 더 오랜 시간을 들여도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푸시업을 1번만 하겠다고 다짐하고 딱 1번만 하는 것을 반복하더라도, 결국 체중의 45kg을 감량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일단 쉬운 방법으로 계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2분 규칙'이다.


 습관 형성에 실패하는 또 다른 이유는 습관을 시행하는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떠오르면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는 습관은 형성되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습관을 자동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어떤 습관을 세우는지 뿐만이 아니라 그 습관을 언제 실행할 것인지를 담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래야 그 상황이 되면 그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을 하기 직전에 해야 할 행동을 시행한다면 그 행동의 실천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다시 말하면 해야만 하는 행동을 해서 내가 하고 싶어 하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보상을 주는 것이다.


 '행동 변화의 네 가지 법칙'을 설명하면 책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법칙 설명 이외에도 이 책은 습관이 된 행동을 어떻게 유지하는지에 대한 방법도 알려준다. 이 방법은 참으로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전문가와 아마추어가 갈린다고 저자는 표현한다. 그것은 바로 습관 형성으로 인한 지루함을 이겨내는 것이다. 똑같은 행동, 똑같은 연습은 누구에게나 지루하다. 하지만 그 지루함을 이겨내고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어떤 일을 탁월하게 해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하고 또 하는 것에 끝없이 매력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루함과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라고 제임스 클리어는 말한다.


 또한 습관은 체득하는 것만으로는 개선이 일어나지 않는다. 계속해서 조정해나가야 한다. 숙고와 복기는 우리가 올바른 일에 시간을 쓰고, 그 과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수정을 하게 해준다. 저자는 두 가지의 숙고 및 복기 모드를 사용한다. 하나는 '연간 리뷰'이고 다른 하나는 '건정성 보고서'이다.


 '연간 리뷰'는 1. 올해 무엇이 잘 되었는가? 2. 올해 무엇이 잘 되지 않았는가? 3. 무엇을 배웠는가? 를 질문하면서 내가 한 과정들(또는 빼먹은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건전성 보고서'는 1. 내 인생과 일을 움직이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2. 어떻게 하면 지금 여기서 나답게 살고 일할까? 3. 어떻게 하면 미래에 더 높은 기준을 세울 수 있을까?를 질문하면서 내가 어디서 잘못을 저질렀는지, 무엇이 나를 다시 습관으로 돌아오게 했는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저자는 주기적 숙고와 복기는 적당한 거리에서 거울 속의 자신을 보는 것이며, 큰 그림을 놓치지 않고 필요한 변화를 볼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한다. 한번 습관을 만들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면 생각 없이 행동할 수도 있다. 그것은 발전이 아니다. 우리는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좋은 습관을 만들고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습관이라는 것에 얽매여서 생각 없는 자동적인 행동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언제나 자신이 제대로 가는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한다. 그러려면 처음에 내가 어떤 사람이 되려고 했는지 나는 어떤 정체성을 가지려고 했는지 항상 나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습관을 왜 형성해야 하는지, 어떻게 습관을 만들 수 있는지, 만든 습관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총체적으로 알려주는 이 책은 정말로 값지다. 저자가 책의 제목에도 썼듯 ATOMIC HABITS 즉, 원자와도 같은 작은 습관들이 쌓여 큰 변화를 가져온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은 그것들을 잘게 쪼개면 아주 작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은 습관형성 과정에서도 그렇다. 아주 작은 습관들이 모이고 수천 번의 1%들이 모이면 그것들이 시스템을 이루는 각각의 기초 단위들이 된다. 그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는 인생이 바뀌게 된다. 어느 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주 작은 습관을 만들고 또 꾸준하게 그 행동을 시행했을 때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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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를 안아줘야 할 시간 - 인생의 중간쯤 왔다면
한성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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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좋은 책을 읽었다. 책의 내용도 좋았지만 책에 있는 삽화들이 참 예뻤다. 책 디자인이 아기자기해서 읽는 즐거움이 배가되었다. 

 이제 삼십 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학창시절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나갔고 직장생활은 쉼 없는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었다. 엇비슷한 삶을 살며 지쳐갈 때쯤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인생에 취미를 가진다는 것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다. 지친 일상에 쉼을 주고 나 자신을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사람은 성장하는 한 늙지 않는다고 한다. 정신적 성장에는 끝이 없다고 한다. 취미로 자신을 성장시키자. <슬로 리딩>의 저자 하시모토 다케시는 취미는 인생의 폭을 넓혀 주고 빠져드는 취미의 가짓수가 많을수록 좀 더 인생이 즐거워진다고 했다. 한 번뿐인 인생 즐겁게 살아보자. 해야 할 일만 하면서 나를 혹사시키지 말고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살아보자. 

 2~30대에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40대에는 이런저런 질병이 생기게 마련이다. 몸은 한번 고장 나면 다시 고치기가 쉽지 않다.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기겠어 하면서 내 몸이 보내는 사인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내 몸이 건강해야 하고 싶은 것도 하고 가고 싶은 곳도 가고 먹고 싶은 것도 맘껏 먹을 수 있다. 저자의 표현처럼 건강 적금을 부어보자. 지금은 귀찮고 꼭 해야 하나 싶지만 나중에 그 적금을 타게 되면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우울할 땐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호르몬이 나와서 우울감을 떨칠 수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땐 그냥 몸이라도 가볍게 움직여보라고 한다. 그렇게 움직이면 무언가 할 의지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진다. 운동과 행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나는 아직 몸이 건강하니 지금 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면 건강해 질뿐만 아니라 해냈다는 성취감도 들고 기분도 좋아진다. 운동 자체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데 나중에 건강하게 살 수도 있다니 일석이조다. 

 모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라고도 한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는다. 하지만 죽는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고 살아간다. '설마 내가 지금 당장 죽겠어? 나는 아닐 거야.' 하면서 살아간다. 죽음을 기억하지 않는다. 내가 당장 내일 죽는다면 내 삶은 어떨까. 내 삶이 1년이 남았다면 어떨까. 자다가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고 길 가다가 사고로 비명횡사할 수도 있다.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후회 없이 살아보자. 부모님과 소원한 경우가 많다. 나도 그렇다. 내가 죽듯이 부모님도 죽는다. 아마 나보다는 빨리 돌아가실 것이다. 주위에 부모님들이 돌아가신 경우 생전에 잘 해드릴 걸 하며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왜 사람은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하고 닥치면 그제서야 하지 못했던 일들에 슬퍼하고 후회하는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잘하자. 응어리가 있다면 풀어보자. 사람을 공부한다는 인문학처럼 나의 부모님을 공부해보자. 그렇게 부모님을 이해해보자.

 책에서 완벽주의자들에게 팁을 주었다. 빠른 의사결정을 하라는 것이다. 실패가 두려워 시작하지 못하는 나에게 정말 적절한 팁이다. 할까 말까 고민만 하다가 해보지 못하고 끝난 일, 결국 시작했지만 결국 시간이 부족해서 완성하지 못한 일이 많다. 생각해보면 얼마 걸리지도 않는데 괜히 시작의 두려움에 정작 일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시작은 반이 아니라 99%이다. 일단 시작하자. 간단한 뭐라도 그냥 해보자. 그럼 일을 할 시간도 충분하여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 뭐든 빨리 결정하는 것이 나에게는 이득이다. 일단 결정하고 다른 선택은 생각하지 말자. 내가 선택한 일을 옳은 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 두려워하지 말자. 

 책의 제목처럼 인생의 절반쯤 왔다면 이제 나를 안아주는 시간을 가지자. 인생은 거창하지 않다. 그냥 지금 살고 있고 숨 쉬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행복이다. 나에게 수고했다고 나를 위로해주자. 타인의 시선에 전전긍긍하지 말고 내 안을 바라보자.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보자. 내 감정에 관심을 갖고 나를 알아본다면 지금 인생의 변곡점을 잘 보낼 수 있다. 나는 잘하고 있다. 

 

지금 힘든 모든 사람들이 읽어보면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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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줄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 엄마와 세상에 상처 입은 나를 일으켜줄 자존감 심리학
선안남 지음 / 글담출판 / 201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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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와 세상에 상처 입은 나를 일으켜줄 자존감 심리학이라는 문구가 맘에 들었다. 상처받은 줄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는 책의 제목도 맘에 들었다. 정말 그렇다. 나는 내가 상처를 받았는지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내가 지금 겪는 마음의 문제들이 엄마와의 관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놀랍다. 어린 시절 상처인 줄도 모르고 받았던 것들이 지금 스스로 나를 대하는 태도나 다른 사람을 대하는 모습에서 나타난다. 

 이 책은 상담사례 12가지를 묶어 펴냈다. 엄마 때문에 힘든 것이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읽으면서 이 정도는 괜찮네 싶은 것도 있고 우리 엄마보다 심하다고 생각이 드는 사례도 있었다. 그렇게 타인도 힘들다. 세상의 모든 아픔이 나 혼자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우울해지지만 나도 너도 다른 사람도 그렇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픔에서 벗어날 용기가 생긴다. 아픔을 치유한 사례들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다. 사례들을 보면서 또 그렇게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마치 내 일인 양 만족감을 느꼈다.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겠지만 조금씩 변하고 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 

 엄마의 딸로 살아오면서 엄마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텔레비전이나 친구 엄마들을 보면서 우리 엄마는 왜 그럴까 우리 엄마도 저러면 좋을 텐데 하면서 비교를 했다. 내가 이상적인 엄마의 상을 만들어놓고 엄마가 그렇지 않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엄마의 딸로 태어난 이상 엄마를 내가 바라는 엄마로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 환상의 엄마는 떠나보내고 현실 엄마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의 엄마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바라던 엄마의 모습을 엄마에게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 해주면 된다. '나는 내 존재로 소중하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하자. 

 실수가 생기면 '내가 그렇지 뭐', '그럴 줄 알았어' 하며 자책하기에 바쁘다. 이 내면의 소리가 나로 인한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엄마가 나를 대했던 방식에서 나온다. 나에게 자책을 하기 보다 나에게 칭찬을 해주자. 어떤 실패와 실수를 겪어도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자. 타인에게 상처를 받으면 내가 그에게 뭘 바랐던 것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며 나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자. 

 내가 스스로 피해자라고 느끼고 관련 서적들을 찾아 읽으면서 내 마음의 문제는 엄마로 인해 비롯되었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괜히 엄마가 미웠다. 엄마가 한마디를 해도 그 말을 나 편한 대로 해석하며 또 이렇게 상처를 주는구나 하고 느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사람은 다른 것을 보고 느낀다. 나는 상처 말고도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내 스스로 피해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 혼자 상처받고 말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상처임을 표현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표현해야 상대방이 알 수 있다. 엄마에게 내가 느끼는 상처에 대해 말하고 내가 바라는 것을 말하며 엄마에게 거리를 둘 것이 아니라 다가가야 한다. 상처로 인해 타인과 더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이 참 마음에 든다. 지금껏 피하고만 살아왔다. 그냥 엄마는 원래 그러니까 하면서 혼자 상처받고 혼자 화냈다. 엄마는 내가 상처받는 줄도 몰랐을 것이다. 내가 상처받았다고 말한다고 한 번에 엄마가 내가 원하는 대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방식을 잘 모를 뿐이다. 내가 상처받았다고 하는데 계속 나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일부로 상처를 주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것도 자기 딸에게. 쉽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변하겠지. 

 고착된 관계를 해결하려면 변화가 있어야 한다. 누군가는 변해야 한다. 나의 작은 변화가 치유의 시작이 된다. 상처를 바라보며 그 순간은 많이 힘들 것이다. 그냥 지나갈걸. 왜 괜히 말은 꺼내가지고. 하며 자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상처를 직면하고 바라보고 상처를 인정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보자. 할 수 있다. 

 

 엄마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모든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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