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프지 말고 한의학으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법의 줄임말인 <우아한 건강법> 책을 보았다. 이 책은 <동의보감> 양생법에 관한 책이다. 양생법이란 질병의 예방과 재활 회춘(회복)을 통해 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이다. 곧 심신을 건강하게 닦아 생활이 행복하고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양생법은 현대 의학의 예방의학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의 의학은 질병의 치료가 중심이었다. 병을 미리 예방하는 개념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가적으로 병을 미리 예방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병을 치료하면 의료보험을 통해 막대한 국가 재정을 써야 하지만 병을 미리 예방하면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병의 예방이 중요하다.
한의학이나 <동의보감>이라고 하면 케케묵은 옛날 지식으로 여긴다. 하지만 옛날 지식이라고 다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식들도 다 쓸모없는 것일까. 세월을 뛰어넘는 가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증가한다. 우리 민족을 포함한 동양에서는 질병에 걸리지 않는 생활 습관을 더욱 중시하였다. 그것을 글로 남긴 것이 바로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이다. 예전의 지식이지만 지금도 유용한 것은 우리 인류가 아직도 약 3만 년 전에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유전자는 아직도 예전 수렵 시절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기후나 환경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기에 아무리 오래된 의학 서적이라도 현재의 우리에게도 잘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서양의학인 예방의학보다 우리의 풍토와 체질에 맞는 양생법이 우리에게는 더 잘 맞는다. 그래서 저자도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한의학의 연구 대상은 인간의 생명과 생활이기에 질병의 발생과 치료 및 예방이라는 입장에서, 인간 생활의 구성 요소를 음식 섭취, 거처와 운동, 감정의 조절, 남녀 성생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기후 적응이라는 여섯 측면으로 본다. <우아한 건강법>에서는 이 여섯 측면을 통한 생활 속 양생법을 알려준다. 서문에서 각각의 영역을 설명해주고 뒷장에서 자세히 설명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미리 개념을 알고 본론을 알 수 있어 더 기억하기가 좋다. 심지어 각장의 마지막에는 핵심을 요약해주어 더욱더 기억에 남는다.
현실 세계의 물질과 현상 그리고 우리 육체와 생각은 항상 변화하며 절대적으로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가 접촉하는 대상도 상대적이고 내 느낌과 생각도 상대적이므로 그 모습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이 점을 명확하게 알고 실행하면서 살아간다면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상 밖으로 드러난 모습에 집착하지 않으며 또한 우리 안에서 생겨난 감정과 사고에 얽매이지 않고 이를 자유롭게 마음껏 잘 다루며 사는 삶이야말로 행복이자 축복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동의보감>의 양생 공부가 말하는 자유와 행복은 바로 이 점이 핵심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첫 번째 음식 편에서 내가 지키기로 한 양생법은 바로 온수 마시기이다. 따뜻한 기운도 중요하거니와 수분 자체도 중요하다. 물 마시기는 손쉽고 유익하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온수를 마심으로써 기운이 충만해져서 스트레스를 이기고 감정을 조절하는 근원적인 힘이 생긴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운 여름철에 기후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차가운 음식보다는 삼계탕 같은 따뜻한 음식을 많이 챙겨 먹겠다. 몸의 외부가 더워지면 몸의 내부는 상대적으로 차가워지기 때문에 성질이 뜨거운 음식을 먹어 보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식을 낳으면 자식을 총명하게 해주기 위해서 목과 어깨의 경직된 경혈을 자주 풀어주겠다. 목은 머리라는 하늘과 몸이라는 땅의 기운이 교차하기 때문에 굳어지기 쉽다고 한다. 따라서 이 굳은 부위를 풀어주면 전신과 두뇌에 기운의 순환이 좋아져서 총명해진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식사는 제철에 나는 음식을 주로 이용하고, 야식이나 간식은 하지 않으며, 적은 가짓수의 음식 종류를 소식하고, 저녁 9시 이후에 먹지 않으며, 식후 따뜻한 차로 속을 풀고 충분히 씹겠다.
다음으로는 거처다. 거처는 현재 생활 여건과 환경, 사업과 노동, 운동과 취미 생활 등을 포괄적으로 말한다. 일하고 잠자고 휴식하는 주거 환경과 운동하고 취미 활동하는 환경에 대한 관리를 합해서 '거처 양생'이라고 한다고 저자는 서문에서 밝혔다. 거처에서 내가 지킬 양생법은 중도의 자세다. 지나친 기쁨과 성냄을 하지 않겠다. 지나친 슬픔과 생각과 걱정도 금하겠다. 또한 아무리 좋은 건강 양생을 실천해도 결국 노화는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노화과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리하는'것과 '계속하는'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나는 무리하지 않고 계속해서 일하지 않겠다. 일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무리하거나 계속하지 않겠다. 그리고 정기와 혈기의 순환을 좋게 하기 위해 머리카락의 빗질도 자주 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지킬 것은 호흡의 조절이다. 호흡은 육체와 마음을 연결하는 것으로서 마음 상태에 따라 그 변화가 바로 반영된다. 고요하고 깊고 가는 호흡을 통해 생체 에너지를 활성화하고 마음 수행까지 하겠다. 생활 도인 운동인 목 회전 운동, 귀 건강 운동법, 눈 건강 운동법, 코 건강 운동법, 입과 턱 건강 운동법, 혀 건강 운동법, 두피 안마를 생활화하여 두뇌의 노화도 방지하겠다. 기혈의 순환 건강법으로 전신에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는 자발공을 5분 동안 실천하겠다. 아침마다 침을 삼키고 이도 마주치겠다. 식후 양팔을 흔들며 산책하는 것도 잊지 않겠다.
감정 편에서는 마음공부의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있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현장의 지금 여기를 관찰하라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관찰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내가 기분 나쁘게 생각할 일도 상대방을 잘 관찰해보면 내 생각과는 다르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무엇이든 객관적인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황이 마무리되었을 때 사용하는 10단계도 좋았다. 몸과 마음의 독소를 배출하는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는 토납법과 답답한 울화의 가슴을 풀어주는 기공 운동인 박타공이 유용해 보였다. 관찰, 토납법, 박타공으로 평정심을 되찾겠다.
<우아한 건강법> 책을 읽으니 우아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예전부터 전해내려오는 지식이었지만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오래되어 효과를 본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니 더욱더 실천하고 싶어졌다. 좋은 책을 읽게 되어 기쁘다. 저자는 서문에서 마음이 움직이면 행동이 달라지고, 건강이 바뀌면 운명이 변한다고 말했다. 생활 속 양생법.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다. 모든 양생법을 다 실천하려고 하기보다 단 한 가지라도 제대로 실천하여 내 운명을 바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