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전쟁 -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새로운 지정학 전투,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클라우스 도즈 지음, 함규진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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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다. 21세기에도 야만적인 전쟁은 일어났다. 국경선은 강대국의 이익에 저해된다면 언제든지 무시되는 기준이었던 것이다.

"2014년 2월에서 3월 러시아는 크림 반도를 불법 점령하고 우크라이나 보안군을 궤멸시켰다. 유럽 연합과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권과 국제적으로 승인된 국경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실질적인 통제권을 크림 반도에 유지하고 있다(260쪽)"

<국경전쟁>에서 읽은 부분과 현재 상황이 오버랩된다. 짧은 시간 차를 두고 전쟁이 일어나다니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얼마나 힘들까. 크림 반도를 강제로 빼앗겼을 때도 인명 피해가 컸을 때도, 지금도 무고한 국민들이 죽고 있다.

물론 전쟁을 수행하는 러시아 군인들도 우크라이나 군인들도 아까운 목숨을 잃고 있다. 이것은 독재자나 다름없는 푸틴 대통령 때문이다.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많은 유럽 국가들은 전면적으로 이 전쟁을 반대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럴 때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지원해 준 민간 기업인 일론머스크의 행동이 눈에 띈다. 게임 머니를 우크라이나에 기부하겠다는 누리꾼들의 기사도 인상깊었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대신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한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기사까지 의미있었다. 세계는 이렇게 연결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부디 서방의 제재가 강력해져서 빨리 종전하기를 바란다.

팬데믹은 언제 끝이 날까. 2019년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3년째 우리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이러스는 국경이 없다. 전 세계가 영향을 받았고 무고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되어도 또다른 바이러스가 이렇게 대유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항상 그렇듯 약자가 피해를 본다.

"코로나19팬데믹의 와중에 국경에서 빚어진 갈팡질팡 상황 때문에 가장 피해를 보았을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할 뿐 아니라 가장 취약한 집단, 즉 난민, 피난민, 비정규 이민자들이다(347쪽)."

국경은 힘의 논리에 따라 자본의 논리에 따라 약자들에게 문을 열어주기도 하고 닫기도 한다. 3D업종 분야를 맡기기 위해 대거 필요했던 비정규 이민자들이 이제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갖고 올지도 모른다는 국민들의 의심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일들이 빈번한다.

부디 바이러스로 인한 국경전쟁이 종식되기를 바란다.





서평단에 당첨되어 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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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로맨스 소설은 평범한 주인공에게 무지갯빛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우리의 평범성을 값지고 특별한 것으로보이게 한다. 소설의 초반부에서 앤은 생기 없는 마른 꽃처럼묘사된다. 가망 없는 노처녀의 위축된 심리가 외모에서 언행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드러난다. 그러다가 멋지게 변신한 프레더릭이 재등장하자 곧이어 다른 구혼자들이 출현하고, 김자기 세 남자에게 동시에 열띤 관심과 주목을 받는다. 프레더릭의 순정한 사랑 속에서 앤은 생기 넘치는 아름다운 처녀로새롭게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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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 이상한 사람들 이라는 그림책이 있다. 책에는 아주작은 것에도 마음을 쓰는 사람, 춤을 추고 싶을 때면 아무때고 추는 사람, 개미 떼를 피해 경중경증 걷는 사람 등, 어딘가 쯤‘ 이상한 사람들이 나온다. 이 책의 작가 미겔 탕코는 이 이상한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따뜻하다는 메시지를전한다.
이처럼 쫌 이상한 사람들을 떠올리자면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 책방을 하는 분들도 생각나고, 전국의 ‘책집을 찾아다니며 책사랑을 전하는 고흥의 모 작가님도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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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경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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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북유럽을 선망한다. 탄탄한 복지 정책과 수준높은 국가 교육과 높은 양성평등지수,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가장 행복한 나라를 꼽는 여론조사에서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나라들은 항상 상위권에 올랐다. PISA에서는 핀란드가 1위를 차지한 적이 여러 번이다. 인간개발지수에서는 노르웨이가 1등을 하였고 양성평등지수에서는 아이슬란드가 상위권을 차지하였다.

이 책에서는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웨덴을 다루었다. 닮은 듯 하면서도 이 5개 나라는 조금씩 달랐다. 내가 느낀 인상으로는 5개 나라 중에서 가장 명랑하고 유머 감각을 갖춘 사람들이 있는 나라는 덴마크, 가장 과묵하고 가장 성실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는 핀란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있는 부자 나라는 노르웨이, 가장 개방적이고 가장 현대적이며 가장 진보적인 법을 갖춘 나라는 스웨덴이었다.

몇 년 전 예능 비정상회담(즐겨보던 프로였다)에서 노르웨이 사람 니콜라이 욘센이 출연했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항상 진보적인 의견을 말하였다. 비브레이크가 77명을 학살했을 때도 노르웨이 총리는 “더 열린 마음”을 연설하였다.

석유기금이 있어서 노르웨이는 부자 나라다. 국민들은 세금을 30~40프로 이상 내면서 대신 교육, 의료 부분에서 많은 혜택을 누린다. 일례로 대학등록금이 무료다.

덴마크는 소득세만 해도 42퍼센트를 낸다고 한다. 역시 교육, 의료, 실업 급여 등의 혜택을 누린다. 대신 의외로 덴마크는 가계 부채가 380%라서 다른 유럽 나라보다 높은 편이라고 한다.

북유럽 나라들의 공통 고민은 국민들이 수준높은 복지로 인하여 일에 대한 욕구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사회 구조에서 가장 우려되는 면은 전체 노르웨이 인구 중 생산 연령의 3분이 1 이상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00만 명 이상이 정부 보조금으로 살아가며 대다수는 연금수급자다. 또 상당수(34만명)가 장애, 실직, 질병수당을 받는다. 비율로 따지면 유럽 최대이다. 노르웨이 아이들의 상황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문해력, 수학, 과학 능력이 유럽 평균을 밑돌며, 이 추세는 지난 10년간 더 나빠져 왔다.(383쪽)”

이런 내용을 보면 우리 나라 우익 언론들은 ‘복지 축소’를 위해 근거로 들이댈 것이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우리 나라는 복지가 아직 부족하다. 무상 교육 100%가 실현될 때까지, 의료복지가 완전하게 구현될 때까지 더 북유럽을 닮아가야 한다.

이 5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멋진 자연경치를 감상한 작가 마이클 부사가 참 부럽다. 작가의 유머 감각덕분에 즐겁게 이 책을 읽었다.



최근 일반적으로 얀테의 법칙을 발견한 사례가 몇 가지 있었다. 친구 한 명이 메르세데스 벤츠를 샀다가 그 후 한동안 "택시 부르신 분?"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또 다른 친구 한 명은 아내가 구매 목록에 올려두었던 집 구입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실 여태껏 보던 다른 집보다 가격은 저렴했지만 작은 수영장이 딸려 있어서였다. 수영장은 원치 않는 옵션이었다. "우리는 수영장이 필요 없어요. 뭐 때문에 수영장이 필요하겠어요?" 친구의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또 다른 친구 한 명은 아내가 구매 목록에 올려두었던 집 구입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실 여태껏 보던 다른 집보다 가격은 저렴했지만 작은 수영장이 딸려 있어서였다. 수영장은 원치 않는 옵션이었다. "우리는 수영장이 필요 없어요. 뭐 때문에 수영장이 필요하겠어요?"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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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Danny K-픽션 7
윤이형 지음, 전승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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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을 실천하는 선생님들 사이에서 「헬렌 올로이」는 제법 유명한 작품이다. 데이브와 필이 만든 인공지능로봇 헬렌 올로이는 사람처럼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데이브와 필은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필은 데이브와 헬렌이 같이 살도록 지지한다. 이 작품을 좋아했다. 강(强) 인공지능이 인간과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는 뜨거운 화두이기 때문이다. 진부한 삼각관계야말로 학생들을 꼬드기기에 효과적인 장치 아닌가?

심완선 평론가와 김건형 평론가의 강의를 들으면서 그제야 문제점을 깨달았다. 여성 인공지능로봇을 대상화하고 있다는 문제. 남자의 욕망이 투사된 존재로 그려진다.

다른 작품은 없을까 고민했는데 심완선 평론가님이 「대니」를 추천해 주셨다. 소설 곳곳에 내 가슴 속에 들어왔다 나간 것처럼 막연한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문장들이 있어 좋았다. “그 빛나는 그릇에 매일같이 담기는 타는 듯이 뜨겁고 검은 약을 남기지 않고 받아마시는 것이 내 일이었다.(38쪽)” 이거야말로 아이와 육아에 대한 묘사로 정확하지 않나 싶다.

이 작품은 아이돌보미 인공지능로봇과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의 관계가 중심이다. 청년 인공지능로봇의 이름은 대니이며 그는 아이들을 돌보는데 최적화된 로봇이다. 그는 손주를 따라서 나온 할머니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름다워.”

예순 아홉 살의 할머니는 청년이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를 돌보는 동안 여성이라는 아니, 살아있는 존재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 “나는 아무거나 집어먹고 손에 닿는 대로 대충 입으며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그와 나를 함께 비추던 그 거울이 나를 놀라게 했다. 거울은 그런 몰골을 한 내가 허깨비가 아니라 진짜 사람이고, 다른 사람의 눈에도 비치는 존재이며, 따라서 자신의 모습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알려주었다.(44쪽)”

대니는 예순 아홉 살의 할머니와 아이 2명과 함께 사는 집을 구하기 위해 1000만원을 마련하기로 한다. 경찰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결말은 비극으로 끝난다.

이 소설을 읽을 때 돌봄 노동의 강도, 여성 노인에게 부여되는 자식-손주 돌봄의 의무, 강(强) 인공지능의 문제점 등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할머니에게 감정 이입을 하며 읽어나갔다. 지금은 딸이 6살이라 어느 정도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렇지만 아이가 태어나서 돌이 될 때까지 1년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아이가 생기면서 내 세계가 그렇게 요동칠 줄 몰랐다. 거울을 봤을 때 당혹스러운 신체 변화는 둘째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정신적인 자부심이 사라졌다. 육아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아이는 독재자처럼 내가 밥 먹을 자유, 잠 잘 자유, 씻을 자유, 책 읽을 자유, 생각할 자유를 통제하였다. 그때 나는 왜 이상적인 엄마-사회에서 통상적으로 부여하는 이미지-처럼 사랑과 감사의 감정으로만 아이를 대하지 못하는가 자책했다. 아이는 사랑스럽지만 육아는 강도 높은 외로운 노동이다. 그렇기에 대니처럼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과연 이 작품을 중3 학생들이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학생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해보아야겠다.

대니를 만난 여름, 나는 예순아홉 살이었다. 그해 여름엔 비가 많이 내렸고 슬개골연골연화증을 앓고 있던 나는 통증을 잊기 위해 종종 콧노래를 흥얼거리곤 했다. 대니는 스물네 살이었고, 탄탄한 팔다리와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재주, 영원히 늙지 않는 심장을 지니고 있었다.

대니가 내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무엇이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도 별 특징 없는 말이었던 모양이다. 마지막이 언제였고 어떤 모양이었는지도 사실은 흐릿하다. 하지만 그가 처음으로 내게 건넨 말은 다른 것과 혼동할 일이 없다. 그건 네 음절로 된 단어였다.

아름다워.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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