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포즈의 정리
시노후사 로쿠로 지음, 정상연 옮김 / 시공아트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꾸 보고 싶은 매력적인 포즈, 멋이 폭발하는 다이나믹한 액션 동작. 주옥같은 완성도.

제 머릿속엔 그런 캐릭터가 있습니다만, 종이 위에 그려보면 그렇게 추할 수가 없습니다.

손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할까...


인체가 허수아비처럼 딱딱 떨어지면 그리기 쉬울텐데, 하필이면 온몸의 관절이 유기적으로 오징어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므로 제 손이 따라가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포즈의 정리> 서평 이벤트로 책을 무료로 받게 되서 서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자세나 동작이 달라지면 무게중심이 변하기 때문에 몸의 각 부위를 움직여서 균형을 잡으려 합니다. 저자는 이를 '몸가누기 반응'이라고 표현 하는데요.(응가누기 아님)

몸가누기 반응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두부(경추), 팔, 등뼈(요추), 고관절의 각 부위가 무의식적으로 독특한 움직임을 취하기 때문에 이 조합들로 만들어진 자세에는 여러 패턴이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포즈에 따라 A, B, C, D, N 패턴으로 나눠서 설명합니다. 다양한 포즈를 마구잡이식, 주먹구구식으로 알려주는게 아니라 패턴으로 나눠서 알려주니 한결 체계적으로 기억하기 편한 것 같습니다.





각 부위가 자세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 많은 설명을 해놨습니다. 스샷에선 머리 움직임을 설명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손목과 발목의 각도, 팔의 움직임이 요추의 움직임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인체 부위의 특성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다른 기법서에선 보기 힘든 신체의 섬세한 부위의 기울기까지 알려줘서 좋았습니다.





매력적인 포즈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저자는 수많은 사진 자료를 분류하고 분석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포즈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에대한 이론을 익혀두면 포즈를 그리는데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동작을 크게 할 때 어디를 강조하고 어디를 기울이고, 비틀고, 어떤 형태로 그려야 자연스럽고 매력적으로 그릴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저는 다른 기법서들도 봤었는데 같은 걸 설명할 때도 저자마다 조금씩 노하우가 다르고 접근 방식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용은 비슷하면서도 저자마다 다른 말을 해주는 부분도 있기때문에 이런게 기법서를 두루 보는 재미 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액션에 쓸 수 있는 펀치와 킥, 검과 총을 사용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단순히 액션 동작을 어떻게해야 잘 그릴 수 있는지를 넘어서 무술의 이런저런 이론에 대한 것도 알려줘서 그를 바탕으로 더 실감나는 동작을 그릴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다양한 스포츠 이론서와 무술서들을 읽고 무술 관계자와 해부학자에게 의견을 구했다고 하네요.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이론을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기법서들도 봐왔지만 이 책은 뭔가 연구자의 느낌이 좀 더 느껴진다고 할까요.

포즈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이클 햄튼의 인체 드로잉 - 아나토미 & 인체 도형화
마이클 햄튼 지음, 조은형 옮김 / 잉크잼(잼스푼)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2009년에 처음 세상에 등장했고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가 몇년 전에 그림 초보이던 시절, 물론 지금도 초보입니다만 그때 인체드로잉 책 뭘 사야하나 검색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습죠. 심봤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던 바로 그거로구나~~~하는 느낌이 빡~! 왔지만 국내 정식발매가 안 됐었던 관계로다가? 입맛만 다시고 미련없이~♬, 모니터 45도 각도로 고개를 돌리고 흥~ 하고 쿨하게 패스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이 책이 정식발매 되었다며 서평이벤트를 하는 걸 보고, 미련이 다시 살아나 바로 지원해서 책을 받았습니다.


저는 책을 구입하기 전에 국내평가 뿐만 아니라 해외평가도 보는 편입니다. 대중적으로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 더 폭넓게 알 수 있으며,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해외평가를 볼 때 자주 가는 사이트가 아마존인데,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별점평가 4.8에 2860개의 후기가 달려있네요.


아마존에서 인체 서적중에 이 정도의 후기가 달린 경우는 매우 드물기때문에, 그동안 알려진대로 해외에서도 크게 인정받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펼쳐보면 위와 같이 제스처 드로잉에 대해 먼저 알려줍니다. 아이돌 칼군무에 식상하셨습니까? 저 프리스타일로 흔들어대는 듯한 제스처 드로잉의 웅장한 자태를 보십시오. 마이클 햄튼과 함께라면, 데스노트 애니에서 휘황찬란한 BGM에 맞춰 프리스타일 춤을 추듯 미친듯이 노트에 휘갈겨 쓰는 야가미 라이토처럼, 펜을 휘갈겨 명작을 그릴 수 있다는 뽕이 차오릅니다.





하의실종, 시스루도 아닌 피부 실종입니다. 해부학도 전신 모습을 보여주고 각 부위별로도 설명해주니 글을 꼼꼼히 읽고 이해하고 그려보는게 중요합니다.


사실 해부학을 깊게 파고자 하면 해부학만을 다룬 책을 하나 사는게 좋은데, 저는 초보 시절부터 해부학을 깊게 팔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부학은 이 책에 나온 만큼 기본적인 것들 위주로 공부하면서, 각 중요 근육들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로 이어지는지, 이 각도나 자세에서 이 근육은 어떤 모양이 되는지 정도를 외우고, 그려보면 좋을 거 같아요.


나중에 실력을 많이 올리고나서 더 높은 경지까지 올라가고 싶을 때 해부학을 더 하면 좋은 것 같습니다.





손은 인체에서 꽤나 어려운 부분에 속하는데요. 뼈대와 관절, 도형화와 여러 예시를 통해 설명하고 있으니 찬찬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손은 5개의 손가락에 14개의 마디가 달려있고, 각 마디마다 다른 방향을 보고 있기때문에 여러 손동작을 그려내는 것은 그림 초보들에게는 난이도가 좀 있습니다. 하다가 어렵다 싶으면 일단 다음으로 넘어가고 책을 끝까지 다 공부한 다음에 다시 손으로 돌아와서 그려보는걸 추천합니다.





원단과 주름에 대한 설명도 있네요. 주름의 원리, 포인트, 유형에 대해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인체 못그리면 옷이라도 잘그려서 둘러주면 감쪽같죠.




책 끝부분에는 빛과 그림자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이 한권에 제스처 드로잉, 도형화, 해부학, 각 부위 설명, 옷주름등 여러 내용을 담다보니 빛과 그림자에 대한 설명은 짧게 수록되어 있네요. 유튜브로 빛과 그림자나 명암이나 소묘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면 이부분에 대한 더 많은 공부가 될 겁니다. 요즘은 인터넷에도 좋은 정보가 담긴 글과 영상이 많아서 그림 공부하기 좋은 시대인 것 같아요.


높은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그 터를 깊이 파야할 뿐만 아니라 넓게도 파야한다고 하죠. 그 안에 들어갈 중장비와 많은 인력을 투입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건물이 높아질수록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실력도 높이 쌓으려면 기초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림의 대가로 인정받는 분들이 기초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론적으로 폭넓게 설명된 책은 그림실력의 기초 공사를 튼튼히 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이 책은 그림 예시가 많으면서 다른 인체 드로잉 서적에 비해서 글의 양도 많아서 이론적인 깊이가 있으니, 효율적으로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웹툰을 그리면서 배운 101가지 101가지 시리즈
이종범 지음 / 동녘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이종범 작가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 스쿨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심리학을 소재로 삼은 <닥터 프로스트>를 10년간 연재했고, 유튜브 채널 <이종범의 웹툰스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전에 이종범 작가와 홍난지 교수가 공동 집필했던 <웹툰스쿨>이 웹툰이라는 장르에 대한 설명과 스토리 창작법, 연출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면, <웹툰을 그리면서 배운 101가지>는 웹툰을 만들 때의 여러 고민들에 대해 핵심적인 내용 위주로 답변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펼쳐보면 왼쪽엔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 조언이 있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101가지 조언이 수록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자의 많은 경험과 고민 가운데 나온 깨달음들을 간단히 압축시켜 놓았기에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실력 향상을 위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실천해볼지를 좀 더 구체화 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웹툰작가 지망생이나 신인작가가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웹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현직 작가와 소통하고 싶은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인터넷상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작가분이 흔치 않아서 그럴 기회가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종범 작가는 유튜브에서 스토리 작법을 다루는 <이종범의 웹툰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종종 실시간 Q&A 방송을 하기도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서평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gnon이 알려주는 피부 채색의 비결 그리다
mignon 지음, 고영자 외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은 서평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미소녀 캐릭터의 피부' 그리는 법에 특화되어 있으며, 남캐는 나오지 않는다.

저자 mignon는 미소녀 게임 회사에서 11년간 근무하고, 그 후 프리랜서 활동을 하다가 지금은 다른 회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일을 이어나가고 있다. 채색 및 감수한 CG가 수천 매에 이르며, 책에 실려 있는 그림도 훌륭하다.



1챕터에선 저자가 쓰는 주요 기법인 '마스크 채색'을 사용해서 배꼽 그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왜 배꼽인가? 저자 소개란에 보면 배(복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배꼽 그리는데 10페이지 분량을 할애하여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2챕터에선 캐릭터 러프부터 채색까지 그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단계적으로 알려주긴 하지만, 완전 초보 책은 아니기에 채색을 해본 사람이어야 따라 할 수 있다.




3챕터에는 신체 각 부위를 채색하는 방법이 나온다.

몸의 랜드마크가 되는 부분이나 그림자가 지기 쉬운 부분을 어떻게 파악하고 채색하는지 알 수 있다.

조명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어느 부분을 강조하고 강조하지 말아야 할지, 하이라이트는 어디에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지 등을 통해 피부의 질감을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기법이 담겨있다.



4챕터는 1~3챕터에서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수영복을 입은 소녀를 그리는 과정이 나온다.(표지 그림)

이 책은 그림기법서 치고 글의 양이 제법 되는 편인데, 자신의 채색에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런 글들에서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5챕터는 옷의 주름, 배경의 잔기술, 장면 연출 등 캐릭터 그림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테크닉을 소개한다.

어색한 부분을 없애고 그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가의 노하우가 나와있다.


시중에 있는 많은 그림 기법서들은 겹치는 내용이 많지만, 그림체와 채색법은 저자마다 조금씩 다르다.

좀 지난 책들은 그림체가 시대에 맞지 않는 느낌도 있어서, 따라 그리다 보면 내 그림체도 촌스러워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그림체나 채색 스타일은 시대에 맞게 잘 나온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의 생각법 - 14년차 기획자가 제시하는 직업 실전과 창작에 관한 조언
이진희 지음 / 들녘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은 서평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필자는 몇 년 전 취미 삼아 ‘RPG Maker MV’라는 툴로 게임을 두 개 만들어본 적이 있다.

스토리 작법서나 게임 제작 서적을 전혀 보지 않고 만들었기에, 스토리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힘들게 짜냈고, 그 외 여러 가지로 애를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게 상당히 재밌었다.

스토리, 게임 시스템, 여러 캐릭터와 각종 스킬, 몬스터, 아이템, 맵을 기획하고 적절한 배경음악과 효과음을 선별하는 작업.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조합해서 머릿속의 생각을 화면에 구현 시켜 재미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더 이상 게임 만들 시간이 없어서 손 놓은지 오래됐지만 제작 욕구는 남아있는지라, 서평 이벤트에 지원해서 이 책을 받게 되었다.

무료로 받았어도 내 글을 봐주는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과장 없이 느낀 대로, 내 생각대로 써 보고자 한다.


저자 이진희 작가는 NC소프트에서 <블레이드 앤 소울>의 퀘스트 기획자로 일했으며, 그 외 작은 회사에서 여러 게임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는 게임 시나리오 컨설팅 회사인 ‘놈게임스토리’를 창업하고 게임 시나리오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은 2018년에 나온 <이론과 실전으로 배우는 게임 시나리오>에 이은 그의 두 번째 책이다.

첫 책은 게임 시나리오 제작에 필요한 이론과 실전 노하우를 다루었다면, 이 책엔 14년간 업계의 경험을 통한 작가의 생각과 조언이 담겨 있다.


1장에선 게임 시나리오에 관해 오해하기 쉬운 10가지를 짚어주며, 2장은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스토리 창작 능력을 비롯하여 시각화 능력, 문제 해결 능력, 통찰력, 글쓰기 능력 등이 여기에 속한다.


3장은 게임 시나리오 창작에 대한 작가의 생각에 대해 다룬다. 게임은 예술인가, 게임 속 한국인 캐릭터에 대한 생각 등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4장은 게임 시나리오 작가로서 성장하는 방법을 다루었고 5장은 저자가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살아왔는지의 여정이 기록되어 있다.


6장은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하는 내용이다.

어떤 대학을 가야 하는지, 왜 게임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에 가는 걸 추천하는지, 이 직업의 미래가 어떻게 되는지 등이 나와 있다.


읽으면서 저자의 많은 고민과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여기에는 책 내용 중 일부만 적어보고자 한다.


저자는 한국 게임의 스토리가 빈약하다고 비판받는 이유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예전엔 싱글게임(패키지게임)이 많이 발매되던 시절이 있었고, 싱글게임은 스토리의 품질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기에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었다.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았던 싱글게임은 창세기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화이트데이 등이 있다.


하지만 그 후로 한국 게임 시장은 온라인 게임이 주를 이루게 되었고, 수익구조가 바뀌게 된다.

온라인 게임은 광고나 캐릭터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많다. 이때 수익과 직결되는 지표는 ‘잔존률’인데, 잔존률을 높게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성장 시스템’을 넣는 것이다.


아쉽게도 온라인 게임에서 스토리는 잔존률을 높이는데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즉 수익에 별로 기여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안 하게 되어서 완성도와 비중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저자는 싱글 게임은 ‘작품’으로, 온라인 게임은 ‘서비스’로 본다.

사자와 호랑이가 같은 고양잇과 동물이지만 둘을 따로 생각하는 것처럼,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 게임도 구분하여 평가해야만 게임 시나리오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온라인게임에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성장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그 돈으로 스토리에 몰빵하면, “와~거 참 스토리 쥑이네! 솨라있네~!”란 찬사와 함께 회사 망하는 지름길이 열릴 것 같다.


가뜩이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인디게임 회사나 1인 개발자들이 많다 보니, 유저들에게 “당신의 캐릭터를 강하게 성장시키십시요!!”라고 외치면서

정작 그 회사는 강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성장 시스템’이라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숨 가쁘게 연명하고 있을까 봐 아찔한 느낌이 든다.


서두에 썼듯이 필자도 아마추어로서 게임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다.

그 후 덕업일치의 일환으로 상업적인 1인 게임 제작자를 해볼까 싶었는데, 굶어죽을까 봐 도전하지 못했다.


아무튼 한국 게임이 시나리오로 비판받는 이유는 이 외에도 저자가 더 언급하는 게 있긴 한데 여기에 다 쓰기엔 글이 너무 길어질 거 같다.


그리고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스토리만 잘 짠다고 다가 아니란 얘기도 기억에 남는다.

예를 들어 소설이나 웹툰 작가는 자신의 뜻대로 비교적 자유롭게 시나리오를 만들 수가 있다.

하지만 게임 제작은 협업이기 때문에 좀 다른 면이 있고, 그에 따른 제한도 존재한다.



우선 시나리오 작가는 게임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에 고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설정되어 있는 캐릭터, 아이템, 시스템에 맞춰서 맞춤형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 그리고 여러 이유로 인해 배경이나 캐릭터 제작 계획이 취소되는 일이 빈번하고, 그때마다 짜두었던 스토리나 설정을 수정해야 한다.


시계 부속품 중에 하나만 고장 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스토리도 마찬가지다.

모든 걸 잘 짜 맞춰서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놨는데, 캐릭터나 배경 같은 게 취소돼 버리면 그게 관여되어 있던 스토리 부분을 싹 다 수정하고, 전체적으로 어색하지 않게 다시 손봐야 한다.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한다.


작가는 머리 싸매고 쥐어짜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다시 맞춰놔야 한다. 그런데 이게 한 번에 안 끝나고 그 후에 또다시 취소되는 캐릭터나 설정 같은 게 생기면 또 머리 싸매고 고쳐놔야 한다.

때로는 발매 연기도 다반사다. 아무튼 밤새 열심히 스토리 구멍을 수습하고 드디어 게임을 발매하면, 유저들이 설정 오류를 발견해서 박제하기도 한다.


온라인게임 스토리가 빈약한 이유는 수익구조적인 문제가 크지만 작가 개인의 역량이 좋다면 조금은 커버가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꿈꿔본다. 스토리가 메마르는 이 시대에 게임 업계에 한줄기 빛이 되어줄 인재는 어디에 있을까.

혹시 여러분 중에 있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론 기억해 둘 만한 것들이 많아서 밑줄도 많이 치고 흥미 있게 읽었다.

14년 차 경력자의 조언이 한 권으로 뭉쳐있기에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