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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농할멈과 나
Mizuki Shigeru 지음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농농할멈은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8살의 나이에 먼 지방의 하녀로 팔렸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결혼을 하고, 승려인 남편과 가난하나마 오손도손하게 살아왔는데 남편은 농농할멈을 두고 세상을 먼저 떠난다.
이 농농할멈을 좋아하는 소년 시게루. 시게루는 작가 미즈키 시게루의 분신으로 그림그리기와 상상을 좋아하는 소년이다. 그리고 이 소년의 상상에 자양분을 대어주는 사람이 바로 농농할멈이다. 어려서부터 교육을 받지 못한 농농할멈은 비록 글도 못 읽지만 요괴에 관한 믿음과 상식은 누구 못지 않게 풍부하다. 여기서 요괴에 대한 믿음은 그저 타자로서의 마물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돌에도 팥에도 하늘에도 풀에도 저 세상으로 가버린 존재들에게도 깃들어 있는 소통의 믿음이 농농할멈의 믿음이다.
소년 시게루가 농농할멈을 따르는 것은 단지 재미있는 요괴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농농할멈은 요괴들에 대한 감이 좋은 만큼 상대가 아이이든 어른이든 열린 마음으로 정성껏 소통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넓은 마음의 소유자다. 그렇기에 시게루는 농농할멈이 좋은 것이다.
1927년의 일본 바닷마을의 풍광과 일상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군국주의 제국 일본 아이들답게 학교에선 군사정신을 주입받고 놀이는 전쟁놀이를 하지만 시게루는 결국 평화주의 노선을 택해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바꾼다.
* 작가 미즈키 시게루는 2015년 세상을 떠났다.
* 일본엔 미즈키 시게루 로드가 있는 모양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 <게게게노 기타로>에 등장하는 요괴 동상과 요괴빵 요괴만주 같은 각종 관련상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빼곡한 거리.
https://youtu.be/3TsksRsj3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