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여전히 찍먹 인간 그래도 여전히
이강(집착서점)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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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도서협찬

✅ 나는 괜히 바쁘게 지내려는 습관이 있다.

새로운 일을 만들고 찾아다니며… 쉴 틈 없이 지낸다.

바쁘게 지내는 이유는 한가로울 때마다 떠오르는 내 과거 실패들이 싫어서 그렇다.

✅ 일본에서 대학교 다니면서 밤에는 조향 기술을 배운 적이 있다.

그땐 나름 내게 플랜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도망쳤다.

(그냥 멋있어 보여서 배운 걸 수도...)

✅ 또 결혼 전에는 상사가 회사를 차리며

"같이 일하자, 회사 잘 되면 바로 승진시켜줄게” 라는 제안을 해 오길래

그 말만 믿고 6개월을 허무하게 날려버린 적도 있다.

진짜 지금 생각하면 웃픈 흑역사다ㅋㅋ

(그 말을 믿고 금 같은 20대 중반을 날린 내가 너무ㅋㅋㅋ)

✅ 그러다 방황 끝에 제대로 된 직장을 잡고 열심히 다녔는데,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서 그만두게 됐다.

그렇게 또 “앞으로 난 뭘 하지?” 진로 고민이 시작된 거다.

조부모님은 멀리 계시고, 아이는 내가 직접 키워야 한다는 강박에

그 당시에 아이를 케어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이것저것 도전 했지만 금방 포기하거나 흥미를 잃었다.

✅ … 난 왜 이따구일까.

제대로 끝내는 게 왜 없을까.

만약 내가 그 때 지치지 않고 꾸준했다면

지금의 나는 어땠을까 하며,

내 경험을 실패라 칭하고 괴로워했다.

아니,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다.

✅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

북크리에이터 집착서점(이강) 작가의 이야기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

작가도 나처럼 여러 경험에 도전했지만 끝까지 완성 짓지 못했다고 한다.

근데 그걸 보고 이상하게 힘이 났다.

첫 번째 위로는 “나랑 비슷한 사람이 있네” 라는 안도감.

두 번째 위로는 “난 포기만 한 게 아니라, 이것저것 해본 사람” 이라는 긍정적인 시선이었다.

✅ 뼈해장국에 달라붙어있는 뼈는 다 안(못)발라먹고,

만화든 드라마든 봤던 거 또 보는 거 싫어하며,

설거지 쌓이는 걸 싫어하고,

음쓰버리기를 최악이 집안 일로 생각하며,

화장실은 늘 깔끔해야하는 '집착서점(이강)' 작가의 스타일을 알고나니

나랑 너무 똑같아서 더 친근감도 느껴지고...ㅋㅋ

✅ 세상이 성공한 1%사람들의 삶에만 공감해서 그렇지,

사실 대게의 사람들의 삶이 나와 같을 거라는 것.

내가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뭘 해야 롱런할지,

뭘 해야 행복할지 찾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

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너무 자책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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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딩 - 그곳에 회색고래가 있다
도린 커닝햄 지음, 조은아 옮김 / 멀리깊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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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내게 고통을 주는 기억들을 멀리 하고 싶을 때, 시공간적으로 내가 아는 모든 것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을 필요가 있다.


✅ BBC전문기자였던 그녀는 싱글맘으로서 두살배기 아이와 함께 회색고래를 보러 떠난다. 은행에 실직 사실을 숨기고 대출을 받아서!


✅ 대출은 그렇다 치고, 겨우 두살배기 아이를 데리고 고래를 보러 간다니?
아이 식사, 낮잠시간, 기저귀에 장난감에, 아이의 칭얼거림을 다 혼자 짊어지고 고래를 보러갔다고?
무엇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을까?


✅ 그녀는 남편없이 뱃 속의 아이를 낳았다.
나는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밀려오는 두려움이 뭔지 너무나 잘 알기에, 그녀가 아이를 낳을 때 느꼈을 감정의 일부분을 공감했다.

힘을 주어 뱃 속의 아이를 낳는다는 것.
규칙적이고 극심한 진통과 함께 오롯이 내 힘으로만 생명을 세상에 내놓아야하는 무거운 책임감.

포기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절실한 마음.

작가는 그 순간 고래를 생각했다고 한다.
남편과 친정이 아니라.


✅ 작가가 보러 간 ‘회색고래’는 상업적으로 가치가 낮다고 한다.
향유기름도, 코르셋용으로도 다른 종보다 가치가 낮다고 한다.
그러나 회색고래는 작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위로를 주었다.
우리는 이렇게 자연으로부터 순수한 위로를 얻을 수 있다.


✅ 아들 맥스와 고래가 교류를 하는 것을 바라보는 그때의 감정이 어땠을까?
나를 위로해주던, 내 마음속에 있던 고래.
마치 나와 아들같은 어미고래와 새끼고래를 보았을 때.
‘너도 이 넓은 바다에서 해마다 달라지는 기후변화 속에서도 잘 살아가고 있구나’ 했을까?


✅ 오호츠크해 서부에서 소규모의 범고래 무리가 청소년 고래를 공격하여 늑골을 으스러뜨리고 너머지는 탈출을 저지하는 장면이 찍혔다고 한다.
고래들 사이에서도 인간들의 조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따돌림, 복수, 응징, 괴롭힘이 있는 것일까?
지성생명체는 어느 종이나 이런일 들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걸까?


✅ 누구보다 기대고 싶었을 엄마에게 기대지 못하고 은근한 불만이 쌓여갈 때.
깨질 듯 말 듯, 닿을 듯 닿지 못하는 그런 관계에서 엄마에게 “(집에 있는) 예쁜 건 전부 네가 가져온 것들이더라” 라는 말을 들은 작가는 쌓여 있던 엄마에 대한 원망이 고요히 풀렸을 것이다.

이 말은 엄마가 작가에게 보낸 늦은 고백이었고, 인정이었고, 딸에게 주는 조용한 사랑일 것이다.


✅ 이 책은 고래를 보러 떠난 한 여자의 이야기지만,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 고통, 내 두려움, 내 외로움이 겹쳐진다.
그리고 알게 된다.
삶을 견디는 법을 가르쳐주는 건, 가끔은 자연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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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 - 아주 사소한 질문에서 출발한 세상을 바꿀 실험들
이창욱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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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자연과학도서

✅나는 광활한 우주🌌를 생각하면 내가 가진 고민들이 티끌보다 작아지는 느낌이 드는 게 좋아서 (무슨 말인지 1도 몰라도) 과학 유튜브이나 과학 책을 자주 들여다보곤 한다.

✅ 교과서에서는 다루지 않을 법한 유쾌하고 웃긴 B급 과학 중 최고를 뽑는 '이그노벨상'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이그노벨상을 받은 실험들을 자세히 파헤쳐 볼 수가 있었다

✅ 과학 책인데 글이 너무 유쾌해서, 피식 피식 웃으며 봤다🤭 도대체 이런 글을 쓰는 작가님이 누군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어린이과학동아 기자라고 하시네?!WOW!
(고학력의 '기자'는 재미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의외...!
이런 몹쓸 선입견.... 미안해요🤣)

✅ 출판사 어크로스(@across_book)에 올라온 이창욱 기자님 사진(화려한 휴양지룩 위에 하얀 가운을 입고 환하게 웃고 계시는 사진)을 보니 평소에도 재밌고 호감을 부르는 E유형이실 것 같아서 책을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실험은
[성공하려면 운과 재능 중 뭐가 더 중요할까❓]라는
시뮬레이션 실험이었다.

컴퓨터 안에 1000명을 가둬놓고,
40년 동안 랜덤하게 '행운'과 '불운'을 겪게 했을 때.
대부분은 점점 가난해지고, 극소수만 엄청난 부자가 됐다는 것.
부자가 된 사람들은 재능 때문일까? 운 때문일까?의 해답이
나에게 좀 충격적이었다.

이 컴퓨터 속에서는 성공=운 이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성실히 능력을 쌓아가는 것만이
업무 역량이나 성공 기회를 높여가는 방법이라 생각했는데..

한국에 남아있는 능력주의의 의의는,
"합격주의", "시험주의"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맞겠다.
(책 내용 중, 양승훈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말씀 인용)

이 시뮬레이션 실험을 한 플루키노 교수는
"행운을 얻으려면 가능한 많은 기회에 도전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뮬레이션 실험 데이터로 보여주며
"🍀행운을 잡으려면 많이 도전해라" 라는 말을 들으니
자기계발 도서보다 신뢰가 가잖어...!!!!😵❤️

✅ 이 밖에도 기억에 남는 실험들이 많다.
내 기준으로 기억에 남는 실험명을 적어봤다.

🧑‍🔬가장 현타올 것 같은 실험 : "배뇨 시간은 신체 크기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가장 의문인 실험 : "벌에 어느 부위를 쏘이면 가장 아플까?"
🧑‍🔬가장 귀여운 실험 : "고양이는 액체일까 고체일까?"
🧑‍🔬가장 기억에 남는 실험 : "성공하려면 운과 재능 중 뭐가 더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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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명랑하게, 매일 하는 심신단련 - 소란한 세상에서 나만의 리듬이 필요할 때
신미경 지음 / 서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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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업도 카톡으로 주고 받는 시대. “스몸비(스마트폰 좀비)“ 처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지나친 정보로 피로감이 커지고, 상대적 박탈감은 커지는 그 느낌을 요즘 사람들은 다 공감하지 않을까?

✅ 이 책은 무기력하고 번아웃이 와버린 작가가 100일간 디지털디톡스를 하는 것 부터 시작된다. 이어서 건강을 위한 밀가루 단식과 낙관적으로 사는 연습, 그리고 평정심을 갖기 위한 경험까지 솔직담백하게 풀어나간다.

✅ 더 성장하기 위해서 채찍질하는 자기계발이 아니라, 내 마음에 여백을 만들어서 자신을 돌보는 모습에, 체할 것 같았던 요즘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 중2때 첫 2G폴더폰을 손에 쥔 나는,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잠을 잘 못 잤던 것 같다.

작가님이 100일간 스마트폰을 멀리한 경험을 읽고 솔직히 나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만,..

(일도, 장보기도, 은행일, 아이공부, 노는 것도 스마트폰으로 하니까.. 디지털디톡스 시작한지 얼마 안되고 금방 적응 완료한 작가님은 10년동안 하던 X(구 트위터)를 탈퇴했다고한다. 다짐만하면 SNS 끊기 정도는 가능할.. 수도..?)
⠀ ⠀
나는! 잠자기 전 스마트폰 안보기, 자다가 깼을 때 폰 안보기 정도로 시도해보려고 한다.

내 꿀잠, 내 몸,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 밀가루단식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는 95페이지를 펼치자마자 솔직히 “난 절대 못해. 안해” 싶었더랬다.
햄버거, 피자가 가장 페이보릿 푸드인 나에게 감히 상상도 하기 어려운 주제다.
”세상에 내가 밀가루에게 얼마나 위로받고 사는데..! 🍔🍕“

하지만 작가님이 하나하나 써내려간 글은 내 거부감을 동경으로 바꿔놓고, ‘나도 언젠가 어쩌면…?’ 이라는 생각과 밀가루 단식을 성공했을 때의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 까지 이끌어냈다.


✅ 하루에 한 번 스마트폰 말고 진짜 하늘도 보고, 쓸데없는 정보는 좀 멀리하고, 제철 음식으로 따뜻하게 밥 먹고 산책하는 것과 같은 작은 것들을 루틴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려한다.
⠀ ⠀


🔽읽고 또 읽은 부분🔽


✏️ 타인의 어떤 특정한 모습이 심하게 거슬린다는 소리는 내게도 그런 면이 있다는 뜻이다

✏️ 가끔은 익숙한 길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도 갈 줄 알아야 새로운 것들을 발견한다

✏️ 사는 즐거움을 위한 매개체를 만들려고 충분히 노력했다

✏️ 가준이 확실한 사람은 어떤 말을 들어도 고민이 생기거나 화를 내는 법이 없다

@boonibooks

본 리뷰는 서사원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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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다산책방)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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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소설


✅ 책도 영화도 유명한 '미비포유' 이름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워낙 오래전부터 유명한 작품이었기에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을 때에도 "영화를 한번 봐볼까.." 했다가 눈물 콧물 사정 없이 뽑아내는 슬픈 로맨스일 것 같아서 안 봤었는데🙄 책스타그램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호기심이 생겼더랬다.

✅ 책을 펼치자마자 빨려드는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다. 읽기 쉽고 설명이 자세해서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어도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 흐름에 따라서 내 감정도 요동을 쳤다🌊

✅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음에도 아빠와 동생에게 은근한 무시를 당하는 여자 주인공 루이자는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가족이 싫어하니까' , '남자친구가 싫어하니까' 원하는 것이 있어도 실행해 본 적이 없고, 집-직장만 왔다 갔다하며 지루한 삶을 살아온 20대 여자이다.

✅ 주인공 남자 윌은 한때 잘나가는 사업가였지만 교통사고를 당해 하루아침에 전신이 마비된 사람이다. 그는 화려했던 과거와 비교되는 현재를 납득하지 못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몸 / 약해져버린 면역체계 / 남들의 동정과 혐오의 눈빛, 그리고 다음 한 켠에서 어딘가 자기가 사고를 안당한게 다행이라는 안도의 눈길들을 인정하지 못한다.

✅ 이 둘은 환자와 간병인으로 만나 6개월의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여느 로맨스 소설처럼 이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루이자는 윌을 '그럼에도 살고 싶게' 행복을 주려하고, 윌은 '그럼에도 죽을 결심'을 한다.

✅ 작가는 전신마비 장애인 윌이 겪는 현실과 시선들을 적나라하게 적어 놓았다. 특히 경마장에 휠체어를 끌고 가는 장면에서는 장애인들이 겪는 현실들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다.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진흙길이나, 주변 사람들의 동정과 혐오, 보지 않는 척 하면서 보는 눈길들, 저 멀리 또래들이 샴페인을 마시고 있는 선남선녀들을 보고 느끼는 박탈감, 세상은 온통 비교할 것들 뿐이지만 변하지 않는 장애인의 삶....

나는 이 글을 읽을 때 너무 먹먹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이해해보려 노력한 적도 없는 내가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 책을 덮고 나서 느꼈다. 이 책은 18,000원이면 안된다🙄 책 뒷면에 있는 서평은 이 책의 진모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왜 BTS 지민이 이 책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는지 잘 알 것 같다.

✅ 이 책은 로맨스, 장애인들의 현실고증, 존엄사, 20대의 치졸했던 야망과 방황들, 치욕스러운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리고 위트가 얼마나 인간관계를 가깝게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웃긴데 슬프고, 슬픈데 미소가 지어진다.

⬇️읽고 또 읽은 부분⬇️

✏️ 다시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이유를 찾았다. 내 아들이 바라보고 있을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주어야 했다. 그 애에게 소리없이 말해주어야 했다.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고.

✏️ "말을 싫어하고, 경마도 싫어한다고. 원래 싫어했어요. 하지만 묻지 않았지. 나한테 시키고 싶은 일을 혼자 정하고 강행했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나 대신 결정을 해 준거지."

✏️"어떻게 알아요? 아무것도 안 해보고. 아무 데도 안 가봤는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길이 없었는데?"

✏️ (윌이 사고 이전에 파리에서의 좋은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자, 루이자가 다시 그곳에 가보자고 제안한 상황에서) "아니 못가요. 이 빌어먹을 장치에 앉은 채로 거기 가는 순간, 그 모든 기억들은, 그 감각들은 싹 씻겨나갈 겁니다. 테이블에 앉으려고 악전고투한 기억, 파리의 인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느라 고생한 기억, 승차 거부를 하는 택시 운전사들, 그리고 프랑스 소켓으로는 충전할 수 없는 빌어먹을 휠체어 배터리팩 따위의 기억에 다 쓸려 지워져 버릴 거라고요. 알겠어요?"

✏️ 나 같은 사람의 성장배경과 윌 같은 사람의 성장배경이 초래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아마 그는 응당 받을 대접을 받는 것처럼 만사를 가볍게 여긴다는 것이리라.

@booni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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