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다산책방)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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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소설


✅ 책도 영화도 유명한 '미비포유' 이름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워낙 오래전부터 유명한 작품이었기에 책을 가까이 하지 않았을 때에도 "영화를 한번 봐볼까.." 했다가 눈물 콧물 사정 없이 뽑아내는 슬픈 로맨스일 것 같아서 안 봤었는데🙄 책스타그램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호기심이 생겼더랬다.

✅ 책을 펼치자마자 빨려드는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다. 읽기 쉽고 설명이 자세해서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어도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 흐름에 따라서 내 감정도 요동을 쳤다🌊

✅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음에도 아빠와 동생에게 은근한 무시를 당하는 여자 주인공 루이자는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가족이 싫어하니까' , '남자친구가 싫어하니까' 원하는 것이 있어도 실행해 본 적이 없고, 집-직장만 왔다 갔다하며 지루한 삶을 살아온 20대 여자이다.

✅ 주인공 남자 윌은 한때 잘나가는 사업가였지만 교통사고를 당해 하루아침에 전신이 마비된 사람이다. 그는 화려했던 과거와 비교되는 현재를 납득하지 못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몸 / 약해져버린 면역체계 / 남들의 동정과 혐오의 눈빛, 그리고 다음 한 켠에서 어딘가 자기가 사고를 안당한게 다행이라는 안도의 눈길들을 인정하지 못한다.

✅ 이 둘은 환자와 간병인으로 만나 6개월의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여느 로맨스 소설처럼 이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루이자는 윌을 '그럼에도 살고 싶게' 행복을 주려하고, 윌은 '그럼에도 죽을 결심'을 한다.

✅ 작가는 전신마비 장애인 윌이 겪는 현실과 시선들을 적나라하게 적어 놓았다. 특히 경마장에 휠체어를 끌고 가는 장면에서는 장애인들이 겪는 현실들이 고스란히 적혀있었다.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진흙길이나, 주변 사람들의 동정과 혐오, 보지 않는 척 하면서 보는 눈길들, 저 멀리 또래들이 샴페인을 마시고 있는 선남선녀들을 보고 느끼는 박탈감, 세상은 온통 비교할 것들 뿐이지만 변하지 않는 장애인의 삶....

나는 이 글을 읽을 때 너무 먹먹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이해해보려 노력한 적도 없는 내가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 책을 덮고 나서 느꼈다. 이 책은 18,000원이면 안된다🙄 책 뒷면에 있는 서평은 이 책의 진모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왜 BTS 지민이 이 책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는지 잘 알 것 같다.

✅ 이 책은 로맨스, 장애인들의 현실고증, 존엄사, 20대의 치졸했던 야망과 방황들, 치욕스러운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리고 위트가 얼마나 인간관계를 가깝게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웃긴데 슬프고, 슬픈데 미소가 지어진다.

⬇️읽고 또 읽은 부분⬇️

✏️ 다시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이유를 찾았다. 내 아들이 바라보고 있을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주어야 했다. 그 애에게 소리없이 말해주어야 했다.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고.

✏️ "말을 싫어하고, 경마도 싫어한다고. 원래 싫어했어요. 하지만 묻지 않았지. 나한테 시키고 싶은 일을 혼자 정하고 강행했잖아요. 다른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나 대신 결정을 해 준거지."

✏️"어떻게 알아요? 아무것도 안 해보고. 아무 데도 안 가봤는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길이 없었는데?"

✏️ (윌이 사고 이전에 파리에서의 좋은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자, 루이자가 다시 그곳에 가보자고 제안한 상황에서) "아니 못가요. 이 빌어먹을 장치에 앉은 채로 거기 가는 순간, 그 모든 기억들은, 그 감각들은 싹 씻겨나갈 겁니다. 테이블에 앉으려고 악전고투한 기억, 파리의 인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느라 고생한 기억, 승차 거부를 하는 택시 운전사들, 그리고 프랑스 소켓으로는 충전할 수 없는 빌어먹을 휠체어 배터리팩 따위의 기억에 다 쓸려 지워져 버릴 거라고요. 알겠어요?"

✏️ 나 같은 사람의 성장배경과 윌 같은 사람의 성장배경이 초래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아마 그는 응당 받을 대접을 받는 것처럼 만사를 가볍게 여긴다는 것이리라.

@booni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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