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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 우리가 교육에 대해 꿈꿨던 모든 것
살만 칸 지음, 김희경.김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라는 책은 제목처럼 읽는 이에게 단순히 공부 방법을 알려주거나 저렴하게 학습할 수 있는 비법을 전달해주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살만 칸으로 '칸 아카데미'라는 비영리 교육재단을 운영하는 자이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정확히 말해 살만 칸과 칸 아카데미, 그리고 우리가 몸 담고 있는 현재의 교육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10~30대의 한국인이라면 교육열풍으로 누구나 고등학교까지 나왔을 테고, 수 많은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포함한 교육과정을 거쳐오면서 외국의 저자가 쓴 책이지만 크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리 밝혀 두자면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출판사로부터 소개를 받아 읽어보게 된 책이다. 솔직히 툭 까놓고 말하자면 이 책은 현재를 기준으로 찾아보았을 때 베스트셀러가 아니다. 하지만 비영리 단체인 칸 아카데미에 대해서도 궁금했고, 교육모델에 대한 주제로 책을 풀어간다는 부분도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사회 이슈에 대한 글을 좋아하는 편인데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주관적인 기준에서) 무언가 약장수 같은 제목에 비해 상당히 꼼꼼하고 깊게 한 사람의 시각으로 잘 쓰여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한달 전 쯤에 받은 책인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제서야 후기를 남기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살만 칸이라는 칸 아카데미의 창립자가 쓴 책이다. 이 책의 큰 흐름은 저자가 '칸 아카데미'를 창립하게 된 흐름을 이야기하며 현재의 교육모델을 비판하며 동시에 대안을 제시한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들어봤음 직하다. 하지만 대게 괜찮다 싶은, 유명한 강사의 동영상 강의는 유료다. 하지만 '칸 아카데미'의 모든 강의는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 수학에서부터 역사, 화학, 경제 등 분야도 다양하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를 읽던 도중 궁금한 마음에 '칸 아카데미'에 가입을 해보았다. 영어로 만들어진 사이트라 이용하는데 불편함은 있었지만 간단한 가입을 통해 모든 강의들을 볼 수 있었다. 강의들은 한국의 유명한 강의들처럼 스타 강사들이 등장하여 열성적으로 가르치고, 화려한 도구들을 사용하지 않으며 오직 어두운 배경에 타블렛인지 마우스를 이용하는 것인지 모를 단순한 방식으로 제작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강의로 제작되어 무료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간단한 강의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살만 칸이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에서 말하는 요점은 명확하다. 현재의 교육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 저자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현재의 교육모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며, '칸 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에서 말하는 현재 교육 모델의 잘못된 점은 바로 모두를 배려하지 못하는 학습 방식이다. 교실 안에는 수업 진도를 빠르게 이해하는 학생도 있고, 느리게 이해하는 학생도 있는데 이들 모두를 개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우리의 현재 교육모델에서 진도를 한 번 따라잡지 못한 학생은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음 과정을 밟게 되며, 이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 교육에 흥미를 잃거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해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낙제생이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보통 우리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아이가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거나 공부를 안한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었지만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에서 살만 칸은 이것이 단순히 아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공부를 어렵고 번거로운 존재로 여기게 하는 현재의 교육모델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런 말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판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살만 칸은 '칸 아카데미'라는 비영리 교육재단을 통해 해답을 제시한다. '칸 아카데미'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들을 수 있으며 단계별로(Step by Step) 하나하나 배워나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생각할 때 시험에서 90점을 맞으면 잘봤다고 판단하는 것과 달리 '칸 아카데미'는 100%를 이해하지 못하고 10%를 덜 이해한 상태로 판단한다. 이렇게 덜 이해한 10%가 누적되고 누적되서 이후에는 그 학문의 벽이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 외에도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에는 살만 칸, 그리고 칸 아카데미, 현재의 교육모델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칸 아카데미 자체보다는 교육모델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서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칸 아카데미 자체도 매우 매력적이었지만, 홈페이지나 강의 영상 자체가 영어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용에 불편함이 많았다.
교육을 받는 사람은 대부분 학생이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현재의 교육모델은 비용과 시간이라는 효율만을 고려하는 고리타분한 방식이 아닌가 싶다. 무언가에 대해 책을 쓰려면 전문가가 되어야만 한다는 말이 있다. 살만 칸의 이야기에 대해 사람마다 의견은 다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수긍이 가는 점도 많았고, 한국의 교육모델이 미국의 교육 모델을 참고한 부분이 많아서 인지 많은 공감을 하며 읽었다. 그만큼 저자 살만 칸이 교육 모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으며, 또한 그것들을 칸 아카데미에 반영하려 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으면서 칸 아카데미를 이용하기 위해서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그것뿐만이 아니라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교육에 대한 살만 칸의 깊은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참으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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