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직 상점 - 상 - 한국 자본주의의 첫발을 떼다
박상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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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거상이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었다. 그 먼 길을 걸어다니면서 물건을 판매하는 일반 상인에서 바다를 넘나드는 거상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장애물들이 있었는지 기억할 수 조차 없을 정도다. 소설 <박승직상점>은 박승직이라는 상인의 일대기를 담은 책이다. 거상보다는 보다 가까운 근대화 시기의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그의 어릴 적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변변찮은 자신의 땅 하나 없는 소작농의 자식으로 태어난 박승직은 소작농이 아니라 아버지와는 다른, 자신의 자식에게만은 이런 가난함을 되물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더 큰 꿈을 갖게 된다. 아버지는 그런 그에게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야한다고 하지만, 그는 그런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설 <박승직상점>은 이렇게 시작한다.


소설 <박승직상점>은 상편과 하편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번에 읽게 된 것은 그 중 상편으로 박승직이라는 인물의 어릴적 이야기부터, 그가 소설 <박승직상점>을 세운 것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상편에서는 박승직이 상인의 길을 걷게 된 것에서부터 상인의 도리를 배우고 행해나가는 과정을 주로 보여준다.


소설 <박승직상점>의 박승직이 배우는 상인의 도리, 좋은 상인이 되기 위한 방법은 비단 상인들을 위한 것일까? 아니다. 이 소설에서 좋았던 부분은 바로 고전 내용들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인 조언들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상인이란 무릇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이다. 우리가 하는 그 어떤 일도 사람을 상대로 하지 않는 일이란 없다. 선생님이나 학생, 공무원, 음식점 등 누구나 사람을 만나 같이 일을 하거나 경쟁을 하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소설 <박승직상점>의 내용들은 하나하나 너무나 좋은 명언들이 많다. 박승직이 종로로 돌아와 행수를 찾고, 그 행수가 박승직에게 상인이 되기 위한 계명들을 전수해주는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고집이 세고 배짱이 두둑하다. 끈질기게 매달린다. 부지런하고 짜다 등의 20가지, 그리고 그것을 종합한 5가지 계명들은 굳이 상인이 아니라 지금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아니 우리들도 지켜야 할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소설 <박승직상점>이 좋다. 단순히 소설이 아니라 상인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덕목을 실천해나가는 박승직이라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나 스스로도 배우고 깨우쳐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박승직이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 사회의 특정 기업과 인물을 너무 지나치게 영웅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소설 자체로만 보자면 근대 종로의 모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특히 상편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설 <박승직상점>의 주인공 박승직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그가 커 나가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고, 박승직상점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져 있었다면, 하편에서는 조금 더 갈등이 심화된 소설 <박승직상점>의 이야기가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 된다. 상편 마지막에는 박승직과 그의 친구들이 상계에 들어서는 것을 암시하는 표현, 그리고 그들의 라이벌 구도를 보여주는데 보다 근대화 종로의 모습을 긴장감 있게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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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
김이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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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그 사람이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시련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시련과 고난을 이겨낸 사람만이 신이 준 기회, 선물을 온전히 받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죠. 우리는 때로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거나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처지나 신세를 한탄하죠. 삶은 멀리서 볼 수록 아름답다는 말처럼 누구나 인생의 고비가 있고, 크게 성공한 사람들일 수록 더 험난하고 어려운 고비를 넘어왔을 겁니다. 물론 일부 예외적인 사람들은 있겠지만요. (웃음)

 

사람은 누구에게 말 못할 고민, 스트레스, 시련과 고난들이 존재합니다. 스스로 한 번 생각해보세요. 나는 과연 행복할까? 사람들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스스로의 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이 짐을 정말 사소하게 여길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 짐을 정말 무겁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나에겐 정말 무겁고 힘든 짐인데도 사람마다 여기는 것이 다른 것을 보면 정말 사람은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다양한 것 같습니다.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는 그런 다양한 크기와 무게, 모양의 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마치 우리들처럼.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의 가장 큰 장점은 책을 오랫동안 읽기 어려운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짤막한 에피소드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라는 제목처럼 책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겪은 인생의 고비에 대해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들은 과연 인생의 고비를 어떻게 넘었을 까요? 사람마다 인생의 고비를 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결국 그들은 공통적으로 인생의 고비를 넘어섰고, 지금은 우리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람마다 다양한 고비가 있습니다. 2시간 짜리 버스에서 갑자기 소변이 마려울 때, 월 말은 저 멀리 있는데 돈을 다 써버려서 점심 값이 없을 때, 친구들과 수학여행을 가야 하는데 입고 갈 옷도, 돈도 없을 때, 시험이 내일인데 정말 졸릴 때, 지나고 보면, 정말 별 것 아닌 것들이 우리는 막상 닥치게 되면 초조하고 불안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을 금방 찾아내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짜증을 부리거나 오만상을 찌푸리고 다닐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저만 그런 건가요?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인생의 고비라는 것은 뛰어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고비를 뛰어넘을 때마다 우리는 한 뼘씩 자란다는 것입니다. 제가 게임 기획자니까 게임을 예시로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게임을 할 때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레벨업을 하고 좋은 아이템을 얻진 않습니다. 더 강한 몬스터를 잡고, 더 힘든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록 더 큰 보상을 받게 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체험단의 일환으로 위즈덤하우스에서 출판된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 달 이전에 올라와야 할 글이 이제서야 올라오게 된 것에 대해 담당자 분들에게 늦게나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책은 하나의 자기 계발서입니다. 시중에 많이 나온 동종의 책처럼 사람들이 스스로를 깨우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죠. 


어떻게 보면 <나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는 모든 자기 계발서처럼 흔하디 흔한 뻔한 말을 내뱉는 그런 책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반복 학습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뻔하디 뻔한 말을 여러분은 지키고 계신가요? 솔직히 말하면 책을 덮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쳐야지 하면서도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오는 제 모습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런 좋은 책들을 보게 되고, 조금이라도 바꾸려고 노력을 하다보면 저도, 여러분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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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 우리가 교육에 대해 꿈꿨던 모든 것
살만 칸 지음, 김희경.김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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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라는 책은 제목처럼 읽는 이에게 단순히 공부 방법을 알려주거나 저렴하게 학습할 수 있는 비법을 전달해주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살만 칸으로 '칸 아카데미'라는 비영리 교육재단을 운영하는 자이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정확히 말해 살만 칸과 칸 아카데미, 그리고 우리가 몸 담고 있는 현재의 교육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10~30대의 한국인이라면 교육열풍으로 누구나 고등학교까지 나왔을 테고, 수 많은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포함한 교육과정을 거쳐오면서 외국의 저자가 쓴 책이지만 크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미리 밝혀 두자면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출판사로부터 소개를 받아 읽어보게 된 책이다. 솔직히 툭 까놓고 말하자면 이 책은 현재를 기준으로 찾아보았을 때 베스트셀러가 아니다. 하지만 비영리 단체인 칸 아카데미에 대해서도 궁금했고, 교육모델에 대한 주제로 책을 풀어간다는 부분도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사회 이슈에 대한 글을 좋아하는 편인데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주관적인 기준에서) 무언가 약장수 같은 제목에 비해 상당히 꼼꼼하고 깊게 한 사람의 시각으로 잘 쓰여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한달 전 쯤에 받은 책인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제서야 후기를 남기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살만 칸이라는 칸 아카데미의 창립자가 쓴 책이다. 이 책의 큰 흐름은 저자가 '칸 아카데미'를 창립하게 된 흐름을 이야기하며 현재의 교육모델을 비판하며 동시에 대안을 제시한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들어봤음 직하다. 하지만 대게 괜찮다 싶은, 유명한 강사의 동영상 강의는 유료다. 하지만 '칸 아카데미'의 모든 강의는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 수학에서부터 역사, 화학, 경제 등 분야도 다양하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를 읽던 도중 궁금한 마음에 '칸 아카데미'에 가입을 해보았다. 영어로 만들어진 사이트라 이용하는데 불편함은 있었지만 간단한 가입을 통해 모든 강의들을 볼 수 있었다. 강의들은 한국의 유명한 강의들처럼 스타 강사들이 등장하여 열성적으로 가르치고, 화려한 도구들을 사용하지 않으며 오직 어두운 배경에 타블렛인지 마우스를 이용하는 것인지 모를 단순한 방식으로 제작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강의로 제작되어 무료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간단한 강의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살만 칸이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에서 말하는 요점은 명확하다. 현재의 교육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 저자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현재의 교육모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며, '칸 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에서 말하는 현재 교육 모델의 잘못된 점은 바로 모두를 배려하지 못하는 학습 방식이다. 교실 안에는 수업 진도를 빠르게 이해하는 학생도 있고, 느리게 이해하는 학생도 있는데 이들 모두를 개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우리의 현재 교육모델에서 진도를 한 번 따라잡지 못한 학생은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음 과정을 밟게 되며, 이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 교육에 흥미를 잃거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해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낙제생이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보통 우리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아이가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거나 공부를 안한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었지만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에서 살만 칸은 이것이 단순히 아이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공부를 어렵고 번거로운 존재로 여기게 하는 현재의 교육모델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런 말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판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살만 칸은 '칸 아카데미'라는 비영리 교육재단을 통해 해답을 제시한다. '칸 아카데미'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들을 수 있으며 단계별로(Step by Step) 하나하나 배워나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생각할 때 시험에서 90점을 맞으면 잘봤다고 판단하는 것과 달리 '칸 아카데미'는 100%를 이해하지 못하고 10%를 덜 이해한 상태로 판단한다. 이렇게 덜 이해한 10%가 누적되고 누적되서 이후에는 그 학문의 벽이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 외에도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에는 살만 칸, 그리고 칸 아카데미, 현재의 교육모델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칸 아카데미 자체보다는 교육모델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서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칸 아카데미 자체도 매우 매력적이었지만, 홈페이지나 강의 영상 자체가 영어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용에 불편함이 많았다.


교육을 받는 사람은 대부분 학생이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현재의 교육모델은 비용과 시간이라는 효율만을 고려하는 고리타분한 방식이 아닌가 싶다. 무언가에 대해 책을 쓰려면 전문가가 되어야만 한다는 말이 있다. 살만 칸의 이야기에 대해 사람마다 의견은 다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수긍이 가는 점도 많았고, 한국의 교육모델이 미국의 교육 모델을 참고한 부분이 많아서 인지 많은 공감을 하며 읽었다. 그만큼 저자 살만 칸이 교육 모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으며, 또한 그것들을 칸 아카데미에 반영하려 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으면서 칸 아카데미를 이용하기 위해서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그것뿐만이 아니라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는 교육에 대한 살만 칸의 깊은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참으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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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1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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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루었다. 마침 ebook으로 세일을 하고 있던 터라 재빨리 구매해서 읽어보게 된 것이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게 된 계기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그리스 in 조르바, 뭐 이렇게 해서 그리스에 대한 문화나 기타 등등을 다루는 인문학이나 여행서 정도인줄 알았는데, 책을 펼치고 난 후에야 아,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다. 소설인지, 자전적 에세이인지. 영화의 경우에 왠지 스포일러를 당하는 느낌이라 예고편이나 기타 등등의 정보 없이 보게 되는데 책도 비슷한 이유로 표지만 보고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게의치 않는다. 더욱이 이번에 책을 읽게 된 계끼는 이동진의 빨간책방 덕분이었으니..

 

그리스인 조르바는 그리스의 조르바라는 인물을 배경으로 한 책이다. 사실 처음엔 내용이 지루하다가 점점 하나 둘 내용을 알게되었을 때부터 관심을 갖고 읽어본 터라 책에 대한 기억이 듬성듬성한데, 이 책은 조르바라는 인물과 나라는 인물의 친근한 대립으로 진행된다. 친구의 말에 발끈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나선 '나'와 그런 '나'를 스프로 꼬셔서 함께 섬으로 간 조르바, 둘의 이야기. 처음엔 묘사가 길고 지루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둘의 상반된 매력은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조르바가 현장에서 뛰는 일꾼이라면 '나'는 책으로 현장을 배운 백면서생이다. 조르바는 이런 백면서생인 '나'를 보스로 부르면서 대접하지만 이 둘은 서로를 무시하다가도 서로를 존경하는 알 수 없는 관계를 보여준다. 서로에게는 서로가 경험할 수 없었던 지식이 있었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조르바에게는 직접 행동하면서 겪은 흥미진진하면서 뇌리에 탁하고 꽂히는, 그리고 '나'에게는 신의 섭리나 기타 등등의 알 수 없는 학자들의 고견이 담겨 있었다.


조르바는 자신이 경험한 것만 믿는다고 하고, 때로는 신을 욕하기도 하고, 여성을 비하하기도 한다. 사실 그런 부분 때문에 기독교인이나 여성들이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책일지도 모르겠다.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은. 여하튼 책에서 조르바는 마치 애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그런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노인이라니..


'나'라는 존재가 마치 선인처럼 조르바에게 깨우침을 주다가도 오히려 조르바의 일갈에 깨우침을 얻는, 그런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조르바의 막말에서 그런 부분들을 찾아내서 다시 곱씹는 것도 이 책의 재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김중혁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그리스인 조르바는 너무 조르바를 띄워주고 있다. 마치 백면서생 '나'는 책상 위에서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듯이, 조르바의 깨우침에 항상 깨닳음을 얻고 집으로 달려가 원고를 작성하는 '나'의 모습을 너무나 이 책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조르바라는 인물이 이 책에서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악마와 같고 때묻은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애처럼 순수한. 마치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라는 성악설을 이야기하는 책 같다.


투박하고, 거칠고, 야만스럽고, 자유로운 조르바에게는 남자답다는 말이 너무나도 잘어울린다. 여성 비하발언과 신성모독을 거침없이 하는 그. 자신이 옳다 생각하는 것에는 일말의 주저함이 없고 어떤 때에는 애처럼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솔직한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나'와 조르바는 모두 하나정도씩은 부족한 것이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고,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의 부족함은 '나'와 같이 책에만 근거하고 조르바가 갖고 있는 뚜렷한 신념이나 비전이 없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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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 -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끝까지 지켜야 할 인생 키워드 35가지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이정환 옮김 / 예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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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회사 일이 안정을 찾고 있어서 다시 책을 뒤적거리고 있다. 그나마 위즈덤하우스의 퍼플 서포터즈 덕에 꾸준히 책을 읽고 있지만 올해 내가 세운 목표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양이라 아쉽기만 하다. 이번에 읽은 책 역시 위즈덤 하우스의 퍼플 서포터즈로 받게 된 책이다. 이전에는 한국사가 죽어야 역사가 산다라는 조금은 무거운 책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부담 없는 책을 읽어보려고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라는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이에 밀리지 않는다니, 25살이 읽기엔 다소 남들이 보면 우스울 수도 있는 책이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리고 회사에 들어오고, 어느덧 20대 중반이 되어버린 내 모습을 보고, 그리고 사실 최근에 감명 깊게 본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보고 과연 나이가 들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한 마음에 선택을 하게 되었다. 책의 매력이란 큰 값어치를 지불하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전체적인 책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의 내용은 인생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키워드 35가지를 내세우고 있다. 하나하나 키워드가 굳이 나이가 많은 사람뿐만 아니라 청년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키워드 들이다. 기억나는 키워드로는 의리나, 자존심, 멋, 의협심 등인데 정말 다양한 것에 대해, 키워드를 설정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있다. 사실 무엇보다 키워드를 35개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데도 부담이 없고 생각 날 때마다 원하는 키워드를 찾아 읽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이 난 무척이나 좋았다.


책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는 한 일본 남자 저자가 쓴 책이다. 일본 저자가 아니라 일본 남자 저자가 쓴 책이라고 평가한 것은 지극히 일본인의 문화나 풍습, 그리고 남자 중심에서 써진 글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기 때문이다. 김난도 교수나 다른 저자들의 힐링 서적과는 다르게 여성 독자들이 읽기엔 다소 부담스럽거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약간은 지나치다 싶은 일본 문화적인 부분도 있는데 이런 부분이 이 책의 단점이자 개성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특히 일본 특유의 친구와의 의리나 의협심 이런게 잘 드러난다.


책의 저자 가와기타 요시노리는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를 통해 여러가지 돌직구를 날린다. 사고 싶은 것을 사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여자에 목메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고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가며 그 이유를 설명하지만 때로는 통쾌하기도, 때로는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아마 이게 25세와 중년의 차이인가보다. 하지만 적어도 작가의 세월에 대한 경험과 약간의 아쉬움, 자유로운 발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나라는 주장을 하지 않고 아욕 없이 이 경쟁사회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을 때에는 단호하게 맞서 싸우는 것이다 등 이 <나이에 밀리지 않고 진짜 인생을 살고 싶다>는 기존의 자기개발서와는 다른 방향에서 이야기를 한다. 아마 청춘은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이고, 지켜야할 것들이 많지만 나이를 먹음에 따라 그런 것들이 보잘 것 없다는 것을 깨닫게되었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위즈덤 하우스에서 명함을 받았다. 때깔이 좌르르 흐르는데 장수가 많지 않아 고이고이 간직해둘 것 같다. 회사 명함보다 훨씬 이쁜게 함정. 어쨋든 다양하게 책을 읽을 기회를 제공해주는 위즈덤 하우스와 퍼플 서포터즈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빨간책방을 들으면서 요즘엔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있는데 이것도 남성 마초적인 글이라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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