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리스인 조르바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ㅣ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1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루었다. 마침 ebook으로 세일을 하고 있던 터라 재빨리 구매해서 읽어보게 된 것이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게 된 계기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그리스 in 조르바, 뭐 이렇게 해서 그리스에 대한 문화나 기타 등등을 다루는 인문학이나 여행서 정도인줄 알았는데, 책을 펼치고 난 후에야 아,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다. 소설인지, 자전적 에세이인지. 영화의 경우에 왠지 스포일러를 당하는 느낌이라 예고편이나 기타 등등의 정보 없이 보게 되는데 책도 비슷한 이유로 표지만 보고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게의치 않는다. 더욱이 이번에 책을 읽게 된 계끼는 이동진의 빨간책방 덕분이었으니..
그리스인 조르바는 그리스의 조르바라는 인물을 배경으로 한 책이다. 사실 처음엔 내용이 지루하다가 점점 하나 둘 내용을 알게되었을 때부터 관심을 갖고 읽어본 터라 책에 대한 기억이 듬성듬성한데, 이 책은 조르바라는 인물과 나라는 인물의 친근한 대립으로 진행된다. 친구의 말에 발끈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나선 '나'와 그런 '나'를 스프로 꼬셔서 함께 섬으로 간 조르바, 둘의 이야기. 처음엔 묘사가 길고 지루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둘의 상반된 매력은 내용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조르바가 현장에서 뛰는 일꾼이라면 '나'는 책으로 현장을 배운 백면서생이다. 조르바는 이런 백면서생인 '나'를 보스로 부르면서 대접하지만 이 둘은 서로를 무시하다가도 서로를 존경하는 알 수 없는 관계를 보여준다. 서로에게는 서로가 경험할 수 없었던 지식이 있었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조르바에게는 직접 행동하면서 겪은 흥미진진하면서 뇌리에 탁하고 꽂히는, 그리고 '나'에게는 신의 섭리나 기타 등등의 알 수 없는 학자들의 고견이 담겨 있었다.
조르바는 자신이 경험한 것만 믿는다고 하고, 때로는 신을 욕하기도 하고, 여성을 비하하기도 한다. 사실 그런 부분 때문에 기독교인이나 여성들이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책일지도 모르겠다.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은. 여하튼 책에서 조르바는 마치 애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그런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노인이라니..
'나'라는 존재가 마치 선인처럼 조르바에게 깨우침을 주다가도 오히려 조르바의 일갈에 깨우침을 얻는, 그런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조르바의 막말에서 그런 부분들을 찾아내서 다시 곱씹는 것도 이 책의 재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김중혁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그리스인 조르바는 너무 조르바를 띄워주고 있다. 마치 백면서생 '나'는 책상 위에서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듯이, 조르바의 깨우침에 항상 깨닳음을 얻고 집으로 달려가 원고를 작성하는 '나'의 모습을 너무나 이 책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조르바라는 인물이 이 책에서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악마와 같고 때묻은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애처럼 순수한. 마치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라는 성악설을 이야기하는 책 같다.
투박하고, 거칠고, 야만스럽고, 자유로운 조르바에게는 남자답다는 말이 너무나도 잘어울린다. 여성 비하발언과 신성모독을 거침없이 하는 그. 자신이 옳다 생각하는 것에는 일말의 주저함이 없고 어떤 때에는 애처럼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솔직한 그의 모습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나'와 조르바는 모두 하나정도씩은 부족한 것이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고,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의 부족함은 '나'와 같이 책에만 근거하고 조르바가 갖고 있는 뚜렷한 신념이나 비전이 없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frameborder="0" scrolling="yes" style="width: 100%; height: 100%;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