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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
끌로드 볼링 (Claude Bolling) 노래 / 굿인터내셔널 / 1996년 11월
평점 :
끌로드 볼링의 연주를 프랑스에서 본 적이 있다. 먼저 젊은 사람들이 나와 피아노와 플룻 협주를 몇곡 연주한다. 1부가 끝나고 2부 순서에 끌로드 볼링이 나온다. 깜짝 놀랄 정도로 작고 뚱뚱한 아저씨가 빨간 실크 안감을 댄 까만 양복을 입고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낸다.
피아노 앞에 앉는데 준비된 프로그램도 없었고 악보도 없다. 그냥 주머니에서 꾸깃꾸깃 적은 종이를 꺼내더니(아마 본인의 레퍼터리 였나 보다.) 마음에 내키는 대로 연주 한다. 둔해 보이던 몸과 손가락이 리듬을 타는데 환상적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입으로는 박자를 마춰가며 피아노를 미친 듯이 두드리다 애무하듯 쓰다듭는다.
1시간 반쯤 지났을까 쉬었다 할까요 그냥 계속 할까요 하고 물어 관중들은 잠시 생각을 해 보다 이제 조금 있으면 끝날 거라고 착각을 하고 그냥 하시지요 한다. 끌로드 볼링은 반주를 넣던 콘드라베이스 주자와 드럼 주자 젊은이 둘을 무대 뒤로 내 보내고는 혼자 연주를 계속한다.
그러기를 3시간 이제 분위기는 무대위와 무대 아래가 없다. 물론 청중들은 자리를 지키고 얌전히 앉아 있지만 이미 모든 혼은 무대위의 피아노와 어우러져 울다 웃다 그냥 빠져 든다. 마지막으로 다시 반주자들이 나와 몇 곡으로 마무리 하고 관객들의 박수에 할아버지가 아직도 기운이 남았는지 호기 있게 앵콜을 몇 번 이고 받아 준다.
이 정열의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크로스 오버의 의미는 없었단다. 다만 클래식 음악으로 교육을 받았지만 재즈가 좋아 재즈를 연주하다 보니 클래식 음악의 분위기에 재즈의 리듬이 섞이고 그러다 보니 크로스 오버가 되었단다. 이 분에게서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이제는 자신 몸의 자신 영혼의 일부로 녹아 버린 음악, 그 음악이 힘있는 표현으로 우리의 영혼을 사로 잡아 그 만의 나라로 여행을 같이 떠나잔다.
그냥 못 이기는 척 한 번 딸려 가 보시기 바란다. 결코 후회는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