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만드는 법 - 더 많은 독자를 상상하는 편집자의 모험 땅콩문고
이연실 지음 / 유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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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일하는 편집자님의 직업이 궁금하시거나
에세이를 적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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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이 낮으면 낮을수록 산소를 조금 공급하는 것입니다" 하고 포스터 군이 말했다. 그렇게 되면 제일 먼저 침범당하는 기관은 두뇌였다. 다음에는 골격이다. 통상 산소공급량의 70퍼센트만 공급하면 난쟁이가 된다. 70퍼센트 이하로 하면 눈이 없는 괴물이 된다.
"그런 괴물은 소용이 없습니다." 포스터·군이 말을 맺었다. - P25

"아이들은 저리 가거라." 소장은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아이들은 저리가! 총통 각하께서 지금 바쁘신 것도 못보았니? 어디 다른 데 가서 성유희를 하고 놀아라!" - P87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있어. 지금 사라진 것이 누구였든그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은 행복했던 거야. 지금 모든 인간은 행복하니까."
"그래요. 모든 인간은 지금 행복해요." 레니나가 맞장구쳤다. 그들은 그 말을 12년 동안 매일 밤 1백 50번씩 반복해서 들었던 것이다. - P114

비참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레니나가 반 그램의 산딸기 선디를 먹으라고 억지로 권하자 버나드는 단호히 거절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냥 나대로 있고 싶습니다. 울적한 나대로가 좋습니다. 아무리 즐거울지라도 타인이 되고 싶진 않습니다!"
하고 그가 말했다. - P134

"그러니까 자네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고 있군 그래.
"그렇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야만인은 반항적으로말했다.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말할 것도 없이 나이를 먹어 추해지는 권리,
매독과 암에 걸릴 권리, 먹을 것이 떨어지는 권리, 이가 들끓을 권리,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끊임없이 불안에 떨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온갖 표현할 수 없는고민에 시달릴 권리도 요구하겠지?"
긴 침묵이 흘렀다.
"저는 그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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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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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살림을 공짜로 제공하던 엄마들의 시대를 지나, 사랑과 폭력을 구분하지 못하던 아빠들의 시대를 지나, 권위를 쥐어본 적 없는 딸들의 시대를 지나, 새 시대가 도래하기를 바랐습니다.

아비 부의 자리에 계집 녀를 적자 흥미로운 질서들이 생겨났습니다. 이 질서를 겪어볼 기회를 소설에게 주고 싶었어요.
늠름한 아가씨와 아름다운 아저씨(웅이)와 경이로운 아줌마(복희)가 서로에게 무엇을 배울지 궁금했습니다.
실수와 만회 속에서 좋은 팀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했습니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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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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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책을 읽지 않아도 살 수 있고 살아가야만 한다. 복희도 그런 이들 중 하나다. 그는 고등학교 때 이후로 책한 권을 다 읽어본 적이 없다. 복희에게 책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다. 맛있다고들 하는데 그걸 사 먹는 이들은 따로 있는 듯하고 내 것은 아닌 것 같고 안 먹어도 딱히 지장이 없으니 더 저렴한 후식을 택한다. 혹은 팔천 원짜리 커피를 파는카페 같은 것이다. 입장하기에 약간 어색하고 사치스럽고 조금은 낯간지럽다. 복희가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아니지만 그런 카페에 맘 편히 드나들 만큼 여유롭지는 않다. 비슷한 이유로 복희는 제 돈 주고 책을 사본 지 무척 오래되었다. 사실 돈보다는 시간과 더 유관한 일이다. 책이란 건 시간을 들여야만 끝까지 읽을 수 있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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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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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이와는 쑥스러움과 싸우며 자신의 글을 읽기 시작한다.

태어나서 좋은 점은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엄마 품에 안길 때, 학교에 갈 때, 글쓰기 수업을 할 때 나는 행복한 감정을 느낀다. 그럴 때면 나를 태어나게 해준 엄마와 아빠한테 고맙다. 태어나서 안 좋은 감정을 느낄 때도 종종있다. 예를 들어 엄마가 화낼 때, 친구와 싸울 때, 친구들 앞에서 망신당할 때 그렇다. 그럼 마음속으로 ‘나는 왜 태어난 걸까?‘ 생각한다. 어쩔 땐 태어나서 기쁘고 때때로 슬프기도 하다. 태어났던 순간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뭔가 신기하고 당황했을 것 같다. 어쩌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것도 태어나서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로 태어나고 싶다. 내가 언제나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내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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