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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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은 현재의 파리와 1925년의 파리, 그 100년을 사이에 둔 두 개의 시간 사이에 있는 '여성 궁전'이라는 한곳에 관한 이야기이다. 현재의 파리에는 유능한 변호사였으나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끝없는 무기력과 우울감에 빠져버린 여성 '솔렌'이 있고, 1925년의 파리에는 이룰 수 없는 꿈이 필요한 불굴의 여성 '블랑슈'가 있었다. 또 세상에 버림받고 상처받은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갑자기 찾아온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그곳을 찾은 솔렌과 소명과 열정에 가득 차 평생을 가난과 맞서 싸우며 구세군에 헌신한 블랑슈. 그 두 사람의 시작은 매우 달랐다. 하지만 상처받고 소외된 수많은 여성들을 향하는 마음은 결국 둘을 하나로 만들어 주었다. 그 접점은 여자들의 집 바로 '여성 궁전'에 있다. 그렇게 그 안에서 그녀들 모두는 하나였다. 그곳은 따뜻한 말 한마디는커녕 '고맙다'라는 말조차도 쉽게 건네지 않고, 서로에게 욕을 퍼부우며 으르렁 거렸지만, 우는 이를 보듬고, 떠난 간 사람을 위한 자리를 잊지 않고 마련해 주는 따뜻함이 있었다. 상처받은 수많은 여성들은 그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고, 위안이 되었다. 여성 궁전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상처 받은 여성들의 마음을 치료해 주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그녀들의 이야기에 슬펐고, 분노했고, 존경했고, 아파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향했던 다소 냉담한 나의 태도에 대해 미안함이 들기도 했다. 소설이었지만, 현실인 <여자들의 집>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참고. 이 소설에서 소개된 블랑슈는 실존 인물이며, 여성 궁전은 1926년에 창립되어 아직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 블랑슈는 잊혔다.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평생을 바쳐 여성 궁전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뤘지만 역사에서 지워졌다. 실제 프랑스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블랑슈라는 여성에 대해 안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책에는 여러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솔렌, 블랑슈라는 두 여인의 좌절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와 여성 궁전 안에 살고 있는 상처 받은 여인들의 이야기. 그들은 모두 각자의 슬픔과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그 슬픔과 아픔이란 단어가 그녀들의 전부는 아니다. 그녀들은 슬픔과 아픔을 가지고 있었지만, 강했고 용감했다. 슬픔에 굴하기보단 맞서 싸웠고, 포기하고 주저앉기보다는 일어서 나아가길 선택했다.

솔렌은 언제나 누가 봐도 안전한 길, 성공으로 가는 길을 걸어갔다. 그것을 위해 그녀는 노력했고, 많은 성취를 손에 거머쥐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의뢰인의 자살로 우울에 빠진 솔렌은 끝없는 무기력과 우울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과 마주하면 누구라도 그렇겠지. 그런 그녀에게 내려진 뜻밖에 처방은 '자원봉사'였다. 하지만 어찌 보면 순수한 자원봉사는 아니었다. 자신 안에 갇히지 않기 위한,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기 위한 그런 자원봉사였다.



'글로 의사소통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 글을 대신 써 줄 작가를 구합니다. 글쓰기 자원봉사를 희망하시는 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그 구인 공고를 보는 순간 전류 같은 것이 몸을 타고 흘렀다. '작가'를 구하고 있었다. 작가라는 단어만으로도 가슴에 잠들어 있던 무엇인가가 전부 되살아났다. 여자들의 집 25p



운명같이 찾아온 '대신 글을 써줄 작가'를 모집한다는 자원봉사 공고. 이 공고가 솔렌의 삶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잊고 있던 어렸을 적의 꿈, 그 꿈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준 공고는 그녀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녀는 작가를 꿈꾸었지만, 부모님의 뜻에 따라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 안전한 길. 그 길에서 그녀는 많은 승리를 이루고 축하여 둘러싸였지만, 텅 비어 버렸다. 그녀는 승리했지만 기쁘지 않았고, 무감각했으며, 피로했다. 그녀가 대필 작가로서의 임무에서 처음으로 얻어낸 2유로짜리 승리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특별한 장소에서 열리던 파티에 솔렌도 종종 초대받아 가서 즐기곤 했다. 거기 가서 할 일이라고는 승리를 즐기는 일뿐이었지만 그 어떤 승리도 솔렌을 진정으로 기쁘게 한 적은 없었다. 승자의 일원이 되어 표면상으로는 기쁨을 과시해도 가슴은 무감각했다. 감동의 외관을 맴돌면서 즐거움을 연기하다 보면 늘 피로가 몰려왔다. 하지만 이번에 거둔 이 승리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제자리에 온 느낌이었다. 적절한 순간에 딱 맞는 자리에 왔을 때의 기분이었다. 여자들의 집 110p



아마도 이것이 딱 그녀의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꿈을 버리고 선택한 변호사라는 직업을 갖고 살아가며 그녀가 느꼈을 감정. 그리고 현재, 우연히 찾은 꿈 대필 작가라는 봉사에서 느낀 감정. 그렇게 그녀는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찾아 꿀들 거리고 있었다. 꿈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설렘을 준다. 하지 못했기에 설레고, 하고 싶어 설렌다. 하지만, 고된 하루하루 속에서 우리 대부분의 꿈은 '내일, 다음에, 언젠가'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점점 희미해져 어느 순간 잊힌 기억으로 변해 버린다. 나의 꿈은 무엇이었는가?? 나는 지금 제자리에 서 있는 건가??

하지만 여기 또 한 여성 블랑슈는 달랐다. 꿈을 가슴 한편에 접어두기보다는 투쟁하고 쟁취해 나갔다.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온 것은 한 여인의 질문이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으로 무엇을 할 생각입니까?"



블랑슈는 남편의 구멍 난 양말을 꿰매며 살아갈 생각이 애초에 없었으니까. 여자로 태어났으니 마땅히 해야 한다는 그 들러리 역할은 전혀 내키지 않았다. 블랑슈는 삶의 무대 한가운데 서고 싶었다. 무엇인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조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게 내 꿈이야." 블랑슈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반대하던 사람들은 결국 두 손들었다. 블랑슈는 제네바와 작별하고 파리 구세군 사관 학교를 향해 떠났다.여자들의 집 50p



블랑슈는 그 질문에서 자신의 소명을 찾았다. 그리고 평생을 그 일을 위해 헌신했고, 마침내 이루었다. 1925년 여성에게는 더욱더 가혹했던 프랑스의 현실에서 이런 여성이 실존했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이것이 이 두 여인의 이야기에 시작이다. 이 책은 이 두 여인의 시간을 따라 전개된다. 현재의 파리는 솔렌이 대필 작가로서 '여성 궁전'에서 성장하는 이야기이고, 과거의 파리는 블랑슈가 현실의 장벽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며 자신의 꿈과 소명을 이루어 가는 이야기이다. 두 여인의 시간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헷갈리기보다는 읽으면 읽을수록 빨려 들어가 엄청난 속도로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소설이지만 현실이다. '여성 궁전'안에 살고 있는 여인들의 이야기 속에 현실의 삶이 생생하다. 나는 <여자들의 집>을 읽으며 소설이 아닌 현실의 아픔을 보았다. 유독 여성에게 더욱 가혹한 현실의 아픔들은 정말 가슴 아팠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평생 가슴에 채워지지 않는 구멍을 간직한 체 살아가는 여인 생티아에게선 슬픔이 분노가 되어 자신을 집어삼켜버리는 모습을 보았다. 장미나무에 둘러싸인 고급빌라, 세련된 옷을 차려입은 치과의사 남편으로 인해 20년이라는 세월을 폭력 안에서 살아온 여인 비비안에게선 가족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차별한 폭행의 끔찍한 현실에 분노했다. 잠, 그 하나가 소원인 여인 라 르네의 어디에도 가닿지 못하는 끝없는 여행에서는 여성에게 더욱 가혹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보며 두려웠다. 그 외에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내가 가장 슬펐던 여인은 빈타였다.

전통이라는 이름의 학대 '할례'. 연약한 여성에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행해지는 의식은 그녀들을 잘라버렸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그런 삶 속에서 자신의 딸은 구해내고야 말겠다는 어머니의 의지는 정말 대단했다. 그녀는 딸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포기하고,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를 끝없는 여정에 몸을 실어 지금 그곳 '여성 궁전'에 들어왔다. 그녀는 운이 좋았지만 또 다른 고통 속에 갇혀버렸다. 솔렌이 그녀를 위해 아들에게 편지를 써주기 전까지. 아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그녀는 슬픔에 가득 찬 눈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단단한 엄마였다. 그런 역경 속에서 딸을 구해냈고, 슬픔에 눈물 흘리는 솔렌을 안아주었다. 같은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나는 과연 그녀만큼 단단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 느껴졌고, 그녀의 단단함이 존경스러웠다. 그녀의 삶은 슬프고 아름답고 위대했다. 할례라는 이름의 관습은 슬펐고, 아이를 향한 그녀의 모정은 아름다웠고, 그녀의 단단함은 위대했다.



고통을 멈추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아뇨. 세상의 고통은 계속될 거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멈출 수 없어요. 여자들의 집 182p - 1925년 블랑슈



세상은 생각보다 어둡고 힘들고 아프다. 세계 각지에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학대에 가까운 관습으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들, 가난으로 인한 굶주림과 주거 불안으로 거리로 내몰리는 아이와 여인들에게 행해지는 폭력. 또 우리 주위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여성폭력 등. 그 슬픔의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것을 어렴풋이 알뿐이다. 각종 매체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때때로 불어오는 바람처럼 우리의 귓가를 스쳐 지나간다. 아주 잠깐 인식하는듯하지만, 그것에 집중하거나 계속 신경 쓰고 쫓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그들을 동정하지만 진심으로 공감하지 않았고, 눈물 흘리지만 깊이 마음 아파하지 않았다. 그러는 편이 더 쉽고 편한 일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알지도 모르지도 않는 애매한 상태에서 먼 산 바라보듯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세상에서 고통이 없어지지 않을 테니 자신은 멈출 수 없다는 블랑슈는 대단하지만 나는 그녀처럼 헌신하는 삶을 살 자신은 전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바로 바라보고, 마음으로 공감하고, 비난이나 냉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그 이면에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여기까지 흘러왔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누구도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불행하지 않고 기대했던 만큼 행복하지도 않다. 17세기 작가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의 잠언. 여자들의 집 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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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수지 K 퀸 지음, 홍선영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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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에는 엄마가 된 로맨틱 코미디 작가가세상에 폭로하는 33가지 거짓이 담겨 있다. 포스팅 차례에는 생략했지만 책을 직접 보신다면 제목만 봐도 '헉!!' 할 것이다. 다 들었던 말들인데!! 다 거짓이라고??하면서 말이다. 물론 100%다 거짓은 아닐 것이다. 맞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맞으면 진실이고 아니면 거짓인 것이다. 세상 모든 육아가 그렇듯 무엇 하나 정해진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한 것은 저자가 참 솔직하시다는 점!! 이렇게 솔직하게 써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녀는 영국, 여긴 대한민국. 그런데 어찌 하나같이 비슷 비슷한 거짓말을 들은 것인지 신기할 따름이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 과정에서 들었던 말들,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진실. 와- 세상에 믿을 말 하나 없다. 책 표지에도 딱 쓰여있듯"그놈의 모성애는 대체 어딨다는 거야?"맞다. 모성애는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다. 하지만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당연하게 아주 자연스럽게 임신과 출산의 관문을 통과하면 장착되는 것인 줄 알았다. 다들 그리 말했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모성애를 느끼기보다는 그저 하루하루를 감당하기도 힘들다. 이런 표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적절히 표현하려면 이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개 힘든데 개 이쁨. 힘든데 행복한 시간이 점점 쌓여 커지는 게 모성애가 아닌가 싶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내 속에서 자라나는 것. 모성애.

친구도 라디오와 티브이도 육아서에도 어디 한곳도 이렇게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찐 육아의 세계에 들어서고 나서 알았다. 이건 우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다. 힘들고 슬프다. 24시간 혼자가 아닌데 외롭다. 나에게 착 붙어 하루 종일 함께하는 (심지어는 화장실에서조차도) 아이가 있는데 이 외로움은 무엇??


"

먹였다.

또 먹였다.

계속 먹였다.

둥가둥가 리듬에 맞춰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아이를 흔들었다. 그러다 눕히려고만 하면… 으아앙!

육아는 못 해먹을 짓이다.

정말 못 해먹겠다.

그런데 어떻게든 해야 한다.

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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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뭔가요?? <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제목부터 남다르더니 진짜 리얼하다. 모성애로 포장된 예쁜 육아기가 아닌 눈물 콧물 쏙 빼는 리얼 육아 에세이.가감 없이 있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 저자가 참 마음에 든다. 또 감정이입. 내 맘 네 맘, 네 맘 내 맘.단 3번째 페이지, 이미 빵 터졌다. 호야 아기 때 나와 파파가 했던 둥가둥가가 생각났다. 첫째였고, 애지중지 어찌할 바를 몰라 밤마다 둥가둥가 무한 반복이었던 그 시기. w자를 그리며 스텝을 밟아라, 혹은 무한대를 그려라 등등 좋다는 카더라는 다 시도를 했다. 그중에 최고는 위아래로 무릎 굽혔다 펴기. 제일 힘들었고 제일 효과가 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임) 진짜 힘들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무릎에게 미안할 정도였으니,,, 이건 진짜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지금이야 웃지, 그 시기 나를 생각하면 애잔하고 슬픈데 힘들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그리운 그 시기. 못 해먹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어떻게든 해야 했기에 했다. 그리고 지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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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진부한 말(다 지나간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애들 학교 갈 때 된다 등등)이 사실임을 지금은 알지만 그때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그저 내가 어딘가 잘못되었다고, 내 앞에 비참한 나날들만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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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 지칠 대로 지쳐 있는 나에게 모두가 한결같이 한말. 모두 지나간다. 근데 조금 지나고 나니 진짜 그랬다. 그런데 둘째를 키우며 내 정신도 리셋. 다 지나가긴 개뿔. 힘들어 힘들어 힘들어. 내가 아이를 잘 보살피고 있는 게 맞는지 아닌지 매 순간 고민하며 일희일비한다.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 다 지나간다.하지만 첫째 때 그랬듯이 또한 지나간다. 지금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물론 그 안에 있는 지금은 절대 알지 못한다. 힘듦은 자석처럼 우울을 끌어당겨 마음을 더 깊은 수렁으로 끌고 내려가기 마련이고, 그 안에서 핑크빛 앞날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비록 힘듦과 행복이 동시에 있다 하더라도, 사람은 힘듦에 더 빠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솔직한 저자가 호언장담했듯, 지나간다. 조금만 더 힘내자. 나도 파이팅!! 벌써 18개월이나 지났다!! 나의 1차 고지 '24개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호야의 어릴 적을 생각하면 24개월을 기점으로 한결 좋아졌으니, 이번에도 그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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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나서 잃어버린 무수한 것들과 맞붙어 싸우던 내가 비통해 마지않는 가장 큰 상실은 바로 임신 전 몸매를 잃어버린 것이다. 예전의 내 몸이 아니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6주의 기적이 찾아오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자궁이 주먹만 한 크기로 줄어들어 더 이상 임산부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들 하는 그 기적의 6주를 말이다. 드디어 6주가 됐고, 지나갔다. 나는 여전히 누가 봐도 애 하나 품은 임산부의 모습이었다.

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1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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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나는 첫째를 낳기 전 여러 권의 육아서를 읽었다. 그런데 왜 그 어디에도 이런 말은 안 해준 것일까?? 아니면 내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나?? 아이가 나오면 적어도 아기 무게만큼은 빠질 줄 알았다. 근데 현실은 절대 아님. 아기에 양수까지 내 몸에서 나왔는데, 왜 0.5kg밖에 안 줄은 거야?? 체중계 고장 아님?? 배도 아픈데, 퉁퉁 부어 더 뚱뚱해진 것 같은 나의 모습은 더 아팠다.대부분 엄마들도 동감할 것이다. 그리고 6주는 정말 말도 안 된다. 6개월은 돼야 조금(아주 조금) 돌아올까 말까다.그나마도 몸무게만 비슷해졌을 뿐 출산 전의 몸은 절대 아니다.둘째 때는?? 더 안돌아 온다. 18개월이 되니 아주 조금씩 돌아갈 기미가 있는 것도 같다. 왜냐하면 코로나 덕분에 5살 짱꾸와 2살 짱꾸를 동시에 집에서 매일 혼자 캐어해야 하는 현실이 내게 닥쳤으니까. 남들은 확찐자가 된다는데 나는 의외의 장점 발견. 강제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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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없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대형마트에 가는 것도 '외출'로 쳐야 한다고 말했다면 나는 굴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뭐라고, 나를 뭐로 보는 거야! 이제 나는 그 말에 백번 동의한다. 나도 바뀌어야 했다. 느긋해져야 했다. 과거는 떠나보내고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예전의 독립적인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뭐라고 했을지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마트로 떠나는 외출을 즐겨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3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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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에서"아이는 부모의 삶을 산산조각 낸다. 우리가 아이에게 맞춰서 삶을 다시 세워야 한다. 모든 것이 바뀌어야 했다."라고 말한다. 임신에서부터 출산 양육까지 모든 것은 아이의 선택이고,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아이에게 맞추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생활 패턴과 식사, 가는 곳과 하는 것 모두 아이를 중심으로 바뀐다. 외출은 말할 것도 없다.외출 자체도 힘들지만 하더라도 최대한 아이를 중심으로 생각한다. 이동 거리가 너무 길지 않아야 하고, 큰 주차장이 있고, 아기의 기저귀를 편하게 갈수 있어야 하고, 아기가 배가 고프면 바로 준비한 이유식(분유)를 먹일 수 있는 쾌적한 곳이면 좋겠다. 하지만 막상 외출하려면 그런 곳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아주 가까운 곳이 한 곳 있다. 바로 마트!!(물론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마트도 꺼려지는 곳이 되었지만) 마트가 이리 좋은 곳일 줄이야!! 아이가 없었을 때의 외출은 잊어야 한다. 우리는 당분간은 결코 작은 핸드백 하나 들고 하이힐에 예쁜 옷을 입고 외출할 수가 없다.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 그렇게 지금 이 순간을 살아야 견디고 나아갈 수 있다. 중요한 건 마트가 아니다.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말이다. 가능하다면,,, ;;



아이에게는 충분히 휴식을 취한 행복한 엄마가 필요하다." 저자가 욕실 거울에 써서 붙여 놓았다는 말, 완전 공감. 결국 우리는 해야만 한다. 어떻게든. 거짓말에 속지도 말고 휘둘리지도 말고 내가 행복한 육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행복해질 것이다. 온갖 미사어구를 동원해 아름답게 포장해도 임신과 출산, 양육은 여자의 인생에서 대혼란기임이 분명하다. 임신 출산 전과 후의 삶은 완전히 다르고 수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그럼에서 이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소중한 아이들을 만나 함께 성장해 가는 경이로운 일이다. 물론 그 힘듦의 폭격을 온몸으로 받는 순간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맨몸으로 마주하는 것보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바라보고 마음 준비 단단히 하고 맞서는 게 좋지 않을까? 솔직 담백 사이다 육아 에세이<엄마들이 속아온 거짓말> 정말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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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힘들 때 그림책에게 배웁니다 - 힘든 육아 감정과 고민을 해결해 준 그림책 이야기,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김주현 지음 / 글담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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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호야와 찌우를 욕조에 넣어 주고 화장실 문간에 앉아서 책을 들었다. 정신없는 하루 중 잠깐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간, 아이들이 물놀이하며 노는 이 시간. 아이들을 들여다보며 잠깐씩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기에 나도 이 시간이 좋다. 근데 오늘은 특히 더 좋았다. 집어 든 책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여는 글부터 나의 마음을 흔들어 버렸다. 어떤 책인가 훑어보려고 들었는데 그대로 몇 페이지를 읽어 나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는 신기하고 놀라운 세상이었습니다. 내 체력이 방전되어도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가진 아이와 살아가는 일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일과 같았습니다. 신기하고 놀랍고, 눈물 날 듯 감격스럽다가도 부르르 주체할 수 없는 화로 끓어오르며 나도 몰랐던 내 인격의 밑바닥을 마주하기도 하고, 우울과 불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했습니다. 처음 살아보는 육아의 시간은 어려웠습니다.  육아가 힘들 때 그림책에게 배웁니다 4p


원래 감정이 풍부한 거 인정. 아이들을 키우며 더 풍부해진 거도 인정. 근데 이렇게 첫 페이지부터 내 마음을 요동치게 만들다니, 이 책 너무 좋잖아?!! 육아의 시간 속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 쓰셨나 싶을 정도로 딱 내 마음이었다. 지금 나와 같은 시간을 보내는 대부분의 엄마들도 그러하겠지.

이 책은 조금 독특하다. 그림책이 여러 권 소개되어 있는데, 아이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엄마를 위해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다. 행복하지만 힘든 육아의 시간 속에서 작가가 그림책을 통해 얻은 용기와 지혜를 본인에 이야기와 함께 육아 중인 엄마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일명 '그림책 처방전'이 들어있다. 육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그림책은 어린이 책이라고만 여겼었다. 그래서 읽지도 않았고, 읽을 기회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과 함께 매일 그림책을 읽으며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또 위안을 받았고, 마음 뜨끔한 충고도 받았다. 작가도 그랬나 보다.

이 책은 지식을 주는 육아서는 아니다. 마음을 만져주는 책인 것 같다. 처음 살아보는 육아의 시간 속에서 처음 느껴보는 희한하고 이상한 감정에서 벗어나는 법을 그림책과 함께 들려준다. 또 아이를 키우면서 빠지는 여러 가지 고민과 유혹에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야기가 너무 와닿았는지 보면서 울고 웃고, 감정이 널을 뛰었다. 그리고는 따뜻해졌다. 위안을 받았나 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때 배운 것이라면 세상에 누구나 하는 것, 누구나 하므로 나도 해야 하는 것이란 없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걱정과 관심, 애정이라는 좋은 의도를 가졌을지라도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질문은 남에게 함부로 들이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육아가 힘들 때 그림책에게 배웁니다 16p


결혼 후 늦은 임신으로 작자는 주위 사람이 그렇게 자신을 위해 주는 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이건 겪어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아마도 그들은 악의 없이 던진 한마디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받는 사람에게는 분명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 유쾌는커녕 상처 일수 있다. 세상에 모든 일은 다 내 맘 같지 않다. 나의 호의가 타인에게는 상처 일수 있다. 나도 힘든 임신 기간을 보냈기에 누구보다 이 말에 동의한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비슷한 경험을 했을지라도 내가 아니면 누구도 오롯이 그 마음을 알 수 없다.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작가의 말처럼 남에게 함부로 들이대지 말자!!



하는 것 없이 바쁜, 그러나 또 무지하게 할 것 많은 날들. 밥 먹이고, 치우고, 설거지하고, 빨래를 돌리고, 청소도 합니다. 별것도 아닌 이런 일상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쁩니다. 아기는 까무러치게 이쁘고, 육아는 까무러치게 힘듭니다.  육아가 힘들 때 그림책에게 배웁니다 45p


이러한 시간의 반복은 행복을 점점 아래로 끌어내린다. 그리고 그 빈 공간은 공허하고, 슬프고, 힘들다. 물론 계속 그렇지는 않다. 즐거운데 힘든, 행복한데 우울한 뭐 이런 느낌. 너무 다른 여러 가지 감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느낌. 그야말로 대 혼 란.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희미해지다 못해 투명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아마도 그때 내 자존감이 바닥을 기고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때의 내가 딱 이글 같았고,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까무러치게 힘들고 알아주는 이 하나 없는 시시해 보이는 이 시간도 언젠가는 그림책 <강아지 똥>의 주인공처럼 노오란 민들레로 환히 피어날 것이라 믿는다. 내가 나 자신을 잃지 않는다면 말이다. ‘나의 시시한 시간들은 그래서 시시할 수 없습니다. 아이가 눈부시게 영글어 가는 시간이니까요.’  작가의 말처럼 그저 시시할 수는 없다. 옳소!!

아이가 자라면서 대화가 자꾸 어긋나게 되는 것은 부모의 틀과 한계 속에 아이를 자꾸 밀어 넣으려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엄마인 나도 내가 경험한 세상만 알뿐입니다. 그 경험이 좁으면 좁을수록 더 쉽게 단정 짓고 평가하며 편협한 시야와 잣대를 아이에게 들이밀게 됩니다. ---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부모가 살아갈 세상과는 다를 텐데 말입니다. 육아가 힘들 때 그림책에게 배웁니다 143p


경험은 우리의 지혜를 넓혀 주었지만, 시아를 좁게 하기도 한다. 무엇을 보는지는 경험에서 나오고, 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항상 배워야 한다.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우리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고, 분명 지금과는 매우 다를 것이니까. 작가는 책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내 삶의 자세를 결정한다고 했다. 내가 정한 틀에 아이를 밀어 넣고 잘 되길 바라면 안 된다. 내가 아이의 넓고 무한한 시선을 따라가야 한다. 그림책 <그리는 대로>의 아이들이 그린 하늘처럼 하늘은 단지 '하늘색'이 아니다. 진정 내 아이가 자유롭고, 넓고, 깊은 시선으로 무한한 삶을 살길 원한다면 아이들의 시선과 속도를 따라가는 방법을 배워보자. 할 일 하나 추가요!! 








아이들은 부모의 자세를 모방하고 배웁니다. 스스로를 제한하고 한계를 긋는 모습까지도 말이죠. 불필요하게 조심하고, 제한하지는 않는지, 불필요하게 겁먹게 하고, 불필요하게 금지하는 것들은 없는지, 놀이터에 가면 자주 생각하게 되는 물음들입니다. 육아가 힘들 때 그림책에게 배웁니다 161p


아이를 키우며 진짜 많이 하게 되는 말 '안돼', '하지 마', '조심' .이런 단어는 아이의 행동에 제한을 둔다.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오늘도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금지어들. 이러면 안 되는데,,, 노력하자. 계속 이러다가는 내가 내 아이를 그림책 <뛰어라 메뚜기>에 나오는 메뚜기처럼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궁지에 몰려 뛰어오르기 전까지 자신에게 날개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던 메뚜기처럼 내 아이가 지레 겁먹어 좁은 세상에서 살게 할 수는 없다. 평생 스스로의 날개를 펴볼, 아니 있는지조차 모르게 만들 수는 없다. 아이도 나도. 나의 한계를 미리 선 긋지 않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조금씩 조금씩 조심스러움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 보자!! 정말 그동안 너무 조심하며 살았다.



연습 없이 물속에 던져진 채 수영을 배우고 있는 꼴이죠. 죽기 살기로 쉬지 않고 팔다리를 허우적대며 전혀 우아하지 않은 모습으로 엄마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엄마라도 괜찮겠니?”라고 물어가며 버티다 보니 아이는 자라갑니다. 여전히 개헤엄 치는 엄마지만, 이제는 생존에 위협을 받을 만큼 물이 무섭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팔다리를 허우적대는 우아하지 못한 모습이지만, 던져진 물속에서 아이와 즐겁게 물놀이도 할 줄 아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육아가 힘들 때 그림책에게 배웁니다 230p



오늘도 나는 우아하지 못한 모습으로 감정의 대혼란을 겪으며 육아의 시간을 보냈다. '어, 쉬어'하고 전화를 끊는 남편의 한마디에 상처받고, 밥 안 먹는 아이를 보며 자책한다. 하지만 아이의 뽀뽀에 행복하고, 아이의 함박웃음에 즐거웠다. 작가의 말처럼 나는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면서 배워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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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방 - 유품정리인이 미니어처로 전하는 삶의 마지막 이야기들
고지마 미유 지음, 정문주 옮김, 가토 하지메 사진 / 더숲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리뷰를 시작하기 전 저자의 말을 빌려 하는 주의 사항. 꼭 읽어 보시고 넘어가시길 바란다. 물론 이 포스팅에는 그 미니어처 사진은 올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고독사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보니 미리 말하고 시작하는 게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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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만든 미니어처는 아홉 점이다. 이 책에서는 그중 여덟 점을 소개한다. 내가 매일 고독사 현장에서 목격하는 방의 특징을 응축해 재현한 것이다. 아홉 점 모두 어느 특정 현장을 정해 묘사한 것이 아니며, 소개하는 사례도 고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일부 정보를 변경했다. 또 고독사 현장의 미니어처라는 특성상 이 책에는 일부 혈액과 체액을 재현한 미니어처 사진이 포함되어, 보는 이에 따라서는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미성년자나 불안감을 느낄 만한 분은 이 책을 읽을 때 충분히 주의하시기 바란다.

시간이 멈춘 방 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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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인이 미니어처로 전하는 삶의 마지막 이야기들 <시간이 멈춘 방>. 스물두 살에 이 일을 시작해 올해로 5년째라고 하는 작가는 의뢰인들의 의뢰를 받고 시간이 멈춘 방에 들어가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한다. 일, 직업. 혹자는 유품정리인이라 하겠고 또 혹자는 특수청소인 이라고도 하겠지만 나는 그들을 유품정리인으로 부르고 싶다.

유품정리회사에서 유품정리인으로 일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실 상상은커녕 그런 직업이 있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나는 예전에 다큐에서 우연히 이런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들어 알고는 있었다. 어렴풋이. 그전까지는 나도 전혀 알지 못했던 직업. 하지만 그 단 한 번의 기억은 뇌리에 깊이 새겨져 결코 잊히지 않는다.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일. 정말 백번 천 번을 생각해 봐도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닌 것 같다. 그 생각은 이 책을 보며 더 확실해졌다.

책에서 저자는 이 직업을 고민하다 한 유품정리 회사의 ‘그저 청소만 하는 일이 아니다.’라는 문구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누군가의 멈춰 버린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해주는 귀한 일. 맞다 누구도 하기 힘들 그 일(고인의 가족도 하기 힘든 일)을 하는 유품정리인들은 책의 제목처럼 누군가의 시간이 멈춘 방에서 시간이 다시 흐르게 해 주는 정말 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존경스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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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 제작을 언제까지 할 거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없어지고 미니어처를 만들지 않아도 될 만큼, 모든 이가 고독사와 자신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이 되면 그만두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아니다.
이것이 남 일이 아닌 나의 현실이라고 모두가 인식하게 될 때까지 말이다.

시간이 멈춘 방 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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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앞에서도 말했듯 그런 현장을 재현해 만든 8점의 미니어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죽음이 있다. 그중에서도 고독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고독사,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외롭고 슬프다. 하지만 슬프다고 해서 외면할 수만은 없는 단어다. 언택트로 가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고독사라는 단어를 점점 더 많이 접할 것이다. 그래서 더욱 그것을 인식해야 하고,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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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쓰레기 집의 사정 중 다수를 차지하는 예를 하나만 더 소개하고 싶다. 소중한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인한 상실감으로 방주인이 우울증에 걸린 경우다. 가족의 사고사, 아끼던 반려동물의 죽음, 이혼, 해고,,, 이처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갑작스러운 상실이 사람을 무기력하게 한다.
여태껏 해 오던 생활이 불가능해지고, 살아갈 힘도 사라진다.
이럴 때 누군가가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지 않으면 쓰레기 집으로 변하고 마는 것이다.
“난 저렇게는 안 될 거야.”
사정이 이런데도 그리 단언할 수 있을까.

시간이 멈춘 방 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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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한 해가 갈수록 드는 생각이 있다.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없다는 것! 상황은 언제나 변하고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래서 절대라고 단언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작가의 말처럼 갑작스러운 상실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그 결과는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쓰레기 집은 그 결과 중 하나겠지. 그런 집을 보며 사람들은 절대를 외친다. 하지만 누구도 그리되지 않으리라 결코 단언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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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하면서 괴로운 점은 오물도, 극심한 악취도, 벌레도 아니다. 인간의 ‘이면’이 드러나는 순간을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이 죽으면 그저 물건이 되고, 돈이 되어 버리는 걸까?

시간이 멈춘 방 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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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적나라한 미니어처 사진을 보고 좀 충격을 받았다. 중간 부분까지는.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며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정말 있을까 싶기도 하다. 고독사의 현장에 거의 어김없이 등장하는 일명 친구라는 사람들(때로는 일면식도 없는 정말 남, 때로는 옆집 사람 등). 그들은 무슨 마음으로 고독사라는 안타깝고 슬픈 현장에서 마저 탐욕을 드러내는 것일까?? 무엇이 그들을 그 지경으로 만들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정말 무섭고 슬픈 일이다. 고독사도, 또 일명 친구라는 사람들도.

140페이지 정도의 비교적 얇은 책이지만 내용도 미니어처 사진도 임팩트가 엄청 강하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보기 힘들 것 같다. 나도 중간중간 보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자극적인 사진보다는 잘 다루지 않는 현실에서의 죽음. 그중에서도 고독사에 관해 현장의 경험을 통해 전하고 있다는 것에서 읽으며 많은 점을 알게 되었고 생각하게 해 주었다. 얇지만 깊이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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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는 순간, 고인의 뇌리에 스친 생각이 궁금하다.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나도 그 순간이 왔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결코 당연하지 않은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리고 고독사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는 특별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가슴에 새기면서 하루를 잘 살아내고 싶다.

시간이 멈춘 방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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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결코 당연하지 않은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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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처음 놀이 - 0~36개월 사소하지만 참으로 대단한 발달 놀이 150
이현주 지음, 김소은 그림 / 한빛라이프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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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은 따로 있다. 엄마와 아빠가 아끼고 자주 쓰는 물건, 흔하디흔한 물건과 자연물에 더 관심을 보이고 좋아한다. 그렇게 보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은 엄마와 아빠라는 말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아이가 가장 자주 보고 익숙하고 편한 건 역시 엄마와 아빠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 처음 놀이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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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부터 공감!!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하는 놀이다" 진짜 그렇다. 5살 호야와 17개월 찌우도 그렇다. 아무리 좋은 장난감을 줘도 몇 분이면 끝이다. 하지만 함께하면 다르다. 매번 느낀다. 함께하면 굴러다니는 신문지도 주걱도 아주 재미난 놀잇감이 된다. 그래서 저자처럼 나도 아이들에게는 웬만하면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물려받고, 무슨 날마다 아이가 받은 장난감 선물들로 이미 집안은 장난감 천지다. 처분해도 처분해도 다시 채워지는 장난감의 신비;; 놉놉놉

장난감은 아이를 키우는 어른들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누가 그러던데, 잘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인 것 같다. 사실 아이들 노는 것을 가만히 보면 장난감이 없어도 아무 문제가 안된다. 굴러다니는 먼지 하나 가지고도 잘 노는 게 아이들이다. 호야와 찌우도 그렇다. 또 비싼 장난감 보다 코에 붙은 포스트잇에 더 열광하고, 예쁜 인형보다 엄마가 만든 재활용 장난감을 더 잘 가지고 논다. 그래서 점점 엄가다의 늪에 빠지는 것 같다;; 만들고 놀고 만들고 놀고 무한 반복. 하- 코로나씨 덕분에 무기한 집콕으로 이젠 아이디어도 고갈, 엄마가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도 힘들구나,,, 그렇다고 맨날 먼지 가지고 놀게 할 수는 없으니 오늘도 엄마는 열공모드다. 아들, 딸 엄마 강제 공부시켜줘서 땡큐!!

이 책은 다른 놀이 책 보다 마음에 든다. 한 줄 한 줄 육아에 관한 이야기들이 엄청 내 맘 같다. 그리고 놀이가 정말 간단해서 더 마음에 든다. 우리가 알고 있을 법한 것부터 기발한 것까지 다양한데, 알고 있다고 다 실천한 것은 아닌 저에게(ㅋㅋㅋ) 이 책은 할 것 천지다. 읽으며 할 것은 빨강, 했지만 다시 할 것은 초록으로 표시하며 읽었더니 많다. 그래도 지금 사태를 보아하니 상반기의 집콕이 다시 시작될 것 같으니 천천히 해보려고 한다. 와(영혼 없음)- 신난다(이미 피곤)

책을 읽으며 놀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되었다. 알면서도 피곤하고 힘들고 귀찮다는 이유로 아이의 놀이에 소홀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기도 했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놀이인데 말이다. 또 지금은 상황이 너무 심각해 완전 집콕 생활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상황이 좋아져 간단한 산책이라도 가능한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저자의 마지막 맺음말이 또 내 맘 같아 그대로 옮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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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가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만큼 좋은 날이 있는가 하면, 도저히 나갈 수 없는 날도 있다. 그렇게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날에도 아이는 놀아야 한다. 부모들은 공부하거나 일하는 시간을 더 알차게 느낀다. 지금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아이와 노는 게 자연스럽지 않다. 쓸모없는 일을 재미있게 해본 적이 언제인가 싶다. 엄마 아빠도 어린 시절엔 분명 그렇게 놀았는데 말이다. 잠시 잊고 있던 놀이의 기억을 떠올려보기 바란다. 그리고 이 책에서 분비한 쉬운 놀이를 찾아 아이와 일상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 처음 놀이 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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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하며 쓸모없는 일을 재미있게 해보는 시간을 더 많이 갖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더 소중히!! 코로나야, 너 정말 싫은데 덕분에 이런 소중한 시간을 다 갖게 되는구나. 그래도 흥!! 아무튼, 아이와 집콕에 놀이 아이템이 떨어져가는 엄마들, 손 하나 까딱하기 힘들기에 간단한 놀이감을 찾는다면 이 책 좋네요. 모든 엄마들 오늘도 파이팅!! 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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