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쓴 철학 편지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손화수 옮김 / 책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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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인생의 비밀

나는 너희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세상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그 속의 '나'란 존재는 무엇인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등이 궁금하지?

그리고 21세기 말쯤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삶이란 무엇인지도 궁금할 거야. 그중 어떤 질문들은 나 또한 답을 찾지 못한 것들이란다. 너희가 이 편지를 읽다 보면 언젠가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소피의 세계》 저자 요슈타인 가아더의 신작 『너에게 쓴 철학 편지』는 일흔이 넘은 철학자인 저자 요슈타인 가아더가 손자 여섯 명에게 보내는 철학 편지이다. 철학이라는 어렵고도 깊은 학문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손자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책을 통해 전하는 그의 철학적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비교적) 짧은 철학 편지를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다양한 질문과 생각거리를 건네고 있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우주 속 창백한 푸른 점 지구, 그 안에 사는 우리, 자연과 기후와 환경, 우주 속 광활한 시간과 지금 여기 등. 

책 『너에게 쓴 철학 편지』를 읽으며 들었던 가장 큰 감정은 "매우 일상적이면서도 몽환적이다"였다. 아이러니하죠? 일상이 어째서 몽환적일까 싶겠지만 읽으며 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의 길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었고, 깜깜하고 드넓은 우주에서 푸른 지구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했고, 숲속에 누워 존재하지 않음에 대해 생각에 잠기는 것 같기도 했다. 정답은 없었다. 그저 물음이 있었고,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누구나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여기는 말하는 순간순간, 느끼는 순간순간에도 계속해서 바뀌고 변하고 흘러간다. 2023년 새벽 6시 25분 지금 여기도, 1923년 새벽 6시 25분도. 삶을 살아가는 동안 나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고, 지나간 지금 여기에도 있다. 내 안에 있는 지금 여기 이 순간이 모여 나의 인생이 될 것이다. 그 모든 순간 나다. 창백한 푸른 점 지구에 살고 있는 티끌 같은 존재. 하지만 그 작은 티끌도 삶의 흔적을 남긴다. 나는 어떤 흔적을 새기며 살아가고, 또 어떤 흔적을 남길까? 나는 삶을 살아가며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나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 여기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옳을까? 



"

당시의 도시는 지금에 비해 훨씬 작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요점은 당시엔 핸드폰이 없었다는 거야. 우리는 자유로운 새였어. 꽤 기분 좋은 일이었지.

71p



핸드폰이 없던 시절을 기억을 떠올려 보면 참 답답했지만 자유로웠다. 삶에 많은 부분이 기다림이었던 그 시절이 조금은 그리워지는 장면. 미리 정한 약속 시간과 장소에서 하염없이 서로를 기다리는 사람들. 멀리 떠난 혹은 먼 길을 올 누군가를 하염없이 염려하며 기다리던 마음. 지금 생각하면 참 답답했을 것 같던 그 시절이 조금은 그리워지는 부분이었다. 돌아가려 해도 갈 수 없는 흘러가버린 그 시절의 풍경과 그 시절의 우리의 마음은 저자의 말처럼 참으로 자유로운 새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자유로운 새는 어쩌면 지금 여기의 우리보다 꽤 기분 좋은 일상을 살아갔을 지도 모르겠다. 



"

윤리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늘 어렵지만은 않아. 단지 그 답이 가져올 결과를 받아들이는 우리 능력이 충분하지 않을 뿐이야. 우리가 후손을 생각하는 것을 잊는다면, 그들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을 거야. 

105p



저자는 편지(책) 속에서 다양한 질문과 궁금증을 적어 내며 질문을 던진다. 그 수많은 질문 중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이 부분이었고, 또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환경에 관해 확실한 철학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시종일관 우리에게 경고하고, 주의하라고 말하고 있다. 

" 나는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의 삶과 생활 여건을 보호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해. 현재 지구의 생물학적 다양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야. 우리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 (99p)

창백한 푸른 점 '지구'에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은 이런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고 전하는 저자. 지금 여기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지키고 보호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너무 거창하여 겁이 난다면 이건 어떨까?

" 다시 말해서, 우리는 현재 우리에게 삶을 허용한 지구보다 그 가치가 더 줄어든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돼. 지금보다 더 적은 양의 바닷물고기, 더 적은 양의 생수, 더 적은 양의 음식, 더 적은 양의 열대 우림, 더 적은 양의 산호초, 더 적은 동식물의 종. . . 더 적은 아름다움! 더 적은 경이로움! 더 적은 영광과 기쁨! (101p) "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는 좀 더 다양한 지구를 물려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가치가 더 줄어든 지구를 물려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나의 아이의 아이가 나보다 더 많은 아름다움과 더 많은 경이로움과 더 많은 영광과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희뿌연 연기와 매연에 가득 찬 잿빛 도시속에서 매캐한 공기를 마시며 살지 않도록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란다."라는 저자의 말을 꼭 기억해야겠다. 



"우리는 지금 여기, 단 한 번 존재할 뿐이야. 지금 여기 있는 것은 바로 우리야! 그리고 우리는 다시 지금 여기로 되돌아오지 않을 거야.

171p우리는 지금 여기, 단 한 번 존재할 뿐이야. 지금 여기 있는 것은 바로 우리야! 그리고 우리는 다시 지금 여기로 되돌아오지 않을 거야.





171p

지금, 여기, 우리

기억하자. 이 책의 원제이자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을. 지금, 여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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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에는 사계절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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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웃으며 책을 읽고 있는 아이. 이 이야기에 주인공이며 화자이다. 여느 아이들과 같이 평화롭게 누워 책을 읽고 있는 아이. 하지만 현실은 그리 평화롭지만은 않은 것 같다. 책 【다음 달에는】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런 안타까운, 그리고 조금은 슬픈 이야기이다. 그리고 동시에 희망적이고 따뜻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밤에 짐을 쌌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 이불 대신 침낭을 챙겨 떠나가 살게 된 곳은 공사장 앞 봉고차였다. 그날 이후 아빠는 일용직 노동자로 일을 하고, 아들은 봉고차에서 아빠를 기다린다. 점심시간에 반찬통에 밥을 챙겨 가져다주는 아빠, 함께 목욕탕에서 씻고, 비 오는 날이면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 그러한 시간들 속에서 아빠는 매일 밤 약속을 한다. "다음 달에는 학교에 갈 수 있어!" 약속을 하며 아빠는 운다. 그런 아빠를 아이는 바라본다. 그리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녹녹치 않은 시간 속 둘만의 일상을, 아빠의 약속과 눈물을. 자신의 마음을.





여느 책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아빠가 자주 눈물을 흘린다. 공사장에 일하러 가기 전날도 아빠는 울었고, 다음 달을 약속하면서도 울었고, 빚쟁이들이 쫓아온 날에도 엉엉 울었다. 하지만 아이는 아빠의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기에 울지 않는다. 그저 큰 눈으로 아빠를 바라보며 믿는다. 그렇게 둘은 함께다. 그 좁은 봉고차 안에서 말이다.





책을 보며 웃고 있는 아이는 작은 봉고차 안에 있다. 봉고차. 누구에겐 그저 허름한 자동차 한 대에 불과하지만, 아니다. 그곳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가득한 따뜻한 집이다. 그렇기에 아이는 오늘도 웃으며 아빠를 기다린다. 그들만의 사랑과 온기가 넘치는 집에서 말이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하는 그곳은 아늑하고 포근한 그들만의 유일한 집이다.





몇 달 뒤 아이는 정말 학교에 갔고 아빠는 이제 더 이상 울지 않는다. 그리고 아빠는 또 약속한다. "다음 달에는… " 그 약속이 지켜졌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지켜졌으리라 믿는다. 매일 밤 아들에게 한 약속은 아들과의 약속이자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었으니까. 그리고 아빠는 그 약속을 지켰으니까. 다음 약속도 지켰을 것이다.


매일 밤 "다음 달에는..."으로 시작하는 아빠의 약속에는 녹녹치 않은 현실을 이겨내고자 하는 아빠의 다짐과 아이에게 약속을 지키겠다는 소망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까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있다. 아들도 그런 아빠의 사랑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곳이 어디라도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을 수 있다.


소망과 희망이 있다고 봉고차에서의 생활이 그리 쉽게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곳에서의 시간이 따뜻할 수 있는 것은 그 소망과 희망 덕분일 것이다. 부디 아빠와 아들의 쓰이지 않은 미래의 시간이 해피엔딩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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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호오포노포노
요시모토 바나나.타이라 아이린 지음, 김난주 옮김 / 판미동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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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진정한 나'로 사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 일인지, 그걸 깨달아야 해요.


금 이 순간 진정한 나로 사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그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책 <우리 함께 호오포노포노>. 이 책은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와 타이라 아이린이 나눈 호오포노포노 대담집이다. 둘의 대화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알려준다. 일단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알아야 한다.


* 호오포노포노?

하와이 말로 '잘못을 고친다'라는 뜻. 불균형을 바로잡아 원래의 균형을 되찾는, 하와이에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문제 해결법.


* 우니히피리

호오포노포노 실천의 열쇠인 기억의 저장고, 이너 차일드(내면아이)라고도 불림. 어렸을 때의 기억만이 아니라, 우주가 시작된 순간에서부터 지금 현재까지의 모든 기억을 축적하고 있음.


"오포노포노"는 내면에 쌓인 기억을 '정화'하여 불균형을 바로잡아 원래의 균형을 되찾아가는 마음 훈련이다. 처음 책을 펴 들었을 때 그게 어떤 개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조금 헤매었는데, 뜻을 적어두고 생각하며 읽어 나가다 보니 조금씩 그 개념이 머리로 들어왔다. (나만 모르고 있었나? 생각보다 유명한 마음 훈련법이었던 듯싶다.) 하지만 그 개념 자체가 내게는 너무 생소했기에 책을 다 읽은 지금도 그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 같다. 어렴풋이 '아, 이런 것 때문이었구나' 혹은 '어쩌면 이것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일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랄까.


을 읽으며 그동안 문득문득 느꼈던 감정(뭔가 특별한 이유 없이 느껴지는 불편함과 불안감, 지금 이것이 맞는 길인가 하는 불안감, 관계 속에서의 불편함과 위축 등)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과연 나는 내 진심을 얼마나 잘 듣고, 헤아리고 있을까? 온갖 기억(생각의 버릇)으로 가득 차 바르게 듣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나의 내면아이를 잘 돌보며 진정한 나로 살고 있는가? 그 무엇 하나 정답도 해답도 없지만, 일단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여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정화를 통해 끊임없이 틀을 깨고 확장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나도 균형을 잡고 꿋꿋하고 즐겁게 '진정한 나'로 살아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삶의 균형이 깨져 힘들거나, 참된 자신으로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 그리고 그 방법을 찾는 중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조심스럽게 권해 본다. 어쩌면 이 책에서 진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 줄지도 모르겠다.


타이라 : 나도 모르게 스스로에게 강요한 상식과 생각의 버릇이 얼마나 일상에서 자유를 빼앗는지, 나와 타자의 관계성을 의식적으로 보다 보면 정말 아연해져요.


요시모토 : 일단은 타인에게 맞추는 게 대체로 편하니까요.


타이라 : 하지만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반드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눈앞에 나타나죠. - P75


타이라 : (중략) 저의 ‘생각의 버릇‘을 매일 정화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지워 가는 것, 그 반복이 나의 자유와 직결된다는 것을 실감해요.


요시모토 : 생각의 버릇은 아주 나중에 생겨나는 거잖아요. 하지만 정화를 통해 꾸준히 제거해 나가면 오히려 자유로워질 수 있죠.


타이라 : 그렇죠. 자신의 콤플렉스는 뭐가 되었든 고쳐야 한다는 게 아니라, ‘아, 내게 이런 콤플렉스가 있구나.‘ 하고 깨닫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면 정화하면서 같이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그 흐름 속에서, 자신에게 지금 불필요한 것이 제거되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고요. - P87

호오포노포노에서는 대개의 경우, 자신이 ‘참된 자신‘이라는 강한 믿음이야말로 ‘기억이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해요. 반면 호오포노포노에서 말하는 ‘참된 자신‘은, 정화를 통해 기억에서 해방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있는 그대로의 벌거벗은 자신이며 의식도 하기 전에 표현되는 부분이라고 하죠. 따라서 전자의 참된 자신은 ‘이상으로 꿈꾸는 자신‘, 그저 ‘기억‘이 보여주는, 진실과는 먼 곳에 있는 자신이라는 거죠. - P156

어려운 길이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편이 좋다. 쉽지 않은 길이고, 난관도 있지만 계속해야 한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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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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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레이철 조이스의 장편 소설 『뮤직숍』. 그리움의 끝을 잡고 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


책 『뮤직숍』은 프랭크의 삶 속에 함께 녹아들었던 따뜻했던 사람들과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 그와 그들의 삶에 대한 긴 이야기이다.

책은 두 개의 시간이 교차되어 쓰여 있다. 보통의 엄마와는 조금 다른 엄마 페그와 프랭크가 함께 한 바닷가 하얀 집에서의 유년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프랭크가 다시 삶을 꾸려나가던 오래된 거리 유니티스트리트에서의 이야기. 이 두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나오는데,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흘러가 재미있게 읽었다.



베토벤

《월광 소나타》

"

"《월광 소나타》에 대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게 있는데 달과는 전혀 관련 없는 곡이라는 거야." (중략)

"사실 제목은 베토벤이 아니라 어느 음악평론가가 붙였어. 베토벤의 소나타를 들은 음악평론가가 말하길 "호수에 잠긴 달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어요."라고 했어. 왜 그런 비유를 했을까? 아마도 그 빌어먹을 평론가의 집이 호수 근처에 있었기 때문일 거야. 그 이후로 제목이 붙게 된 경위와 상관없이 누구나 월광소나타를 들을 때면 호수에 달빛을 떠올리게 되었지."

뮤직숍 185p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들었던 수많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들은 성인이 된 프랭크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다. 음악을 매개로 이어지는 그들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 덕분에 그동안 잘 몰랐던 음악에 대한 배경지식도 얻게 되었다.

또 이 이야기 속에는 유니티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이들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여인 '일사 브로우크만'의 삶도 담겨 있다. 그리고 프랭크와 일사의 러브스토리까지. 이 모든 이야기의 바탕에 음악이 있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음악을 찾아 듣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주인공 프랭크는 오랜 된 거리에서 엘피만 취급하는 음반 가게의 주인이다. 그는 이곳에서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삶을 꾸려 나간다. 엘피가 시디로 바뀌는 과도기임에도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고 꿋꿋이 가게를 운영해 나가는 프랭크. 그의 그런 뚝심은 그가 이 오래된 거리 유니티스트리트에 처음 왔을 때의 모습에서 잘 드러난다.

"

프랭크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처럼 밝게 웃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는 더 생각해 볼 것도 없이 곧장 부동산 중개소를 찾아갔다. (중략) "이 가게가 마음에 들어요." 프랭크가 벽을 톡톡 두드려보며 말을 이었다.

"책정된 가격을 다 드리죠."

"한 푼도 깎지 않겠다고요?"

"마음에 드는 가게니까요."

뮤직숍 34p



그는 어머니의 죽음 뒤 우연히 들르게 된 이 낡고 오래된 허름한 거리의 풍경에 매료되어 그곳에 정착했다. 부동산 중개업자도 점점 쇠락해 가는 거리에 정착하려는 프랭크에게 괜찮겠냐고 물어볼 정도의 거리. 하지만 그는 "제가 괜찮다는데 왜 자꾸 이러십니까?"라고 되물으며 가게를 계약하고, 음반 가게를 오픈한다. 오직 엘피판만 판매하는 뮤직숍!!



프랭크의 뮤직숍은 오직 엘피판만을 취급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CD가 유행하면서, 엘피판을 찾는 손님은 줄어들고, 음반사는 CD 판매를 강요하지만, 그는 굽히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게를 운영해 나간다. 그가 그렇게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의 천부적인 재능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아레사 프랭클린

《오 노 낫 마이 베이비(oh No Not My Baby)》

"

프랭크는 마침내 중년 남자에게 권할 음악이 뭔지 떠올랐고, 카운터 뒤로 걸어가 음반을 꺼내들었다. 프랭크가 턴테이블로 걸어가며 "이 음반의 B면 다섯 번째 곡이 마음에 들 겁니다. 바로 손님이 찾던 곡이니까요."

뮤직숍 19p



프랭크는 누군가가 원하는 음악, 누군가에게 필요한 음악을 찾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상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듣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음악을 추천하는 그의 재능은 자신에게는 크나큰 즐거움이고, 누군가에게는 기쁨이자 치유였다. 프랭크는 음악이 필요한 이들에게 자신은 언제나 그곳에 있으니 필요할 때면 주저하지 말고 들르라고 한다. 언제나 그곳에 있다. 그 말이 참 좋았다. 힘이 들 때면 찾아가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 항상 그곳에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자 위안일 것 같다. 거기에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딱 그 음악이 함께라면 더없이 좋겠지?!

비틀스

《도와줘! (Help!) 》

"

"그날 난 자네가 보여준 친절에 깊은 감명을 받았어. 다들 알다시피 그때만 해도 난 매일이다시피 술독에 빠져 지냈지. 그날 음반 가게를 처음 방문했는데 자네는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나더니 재즈 음반을 찾아주었어. 자네 덕분에 오랫동안 잊고 지낸 재즈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었지. 재즈를 들으면서 많은 위안을 받았어. 일사도 뭐가 대단한 걸 바라지는 않을 거야. 자네가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면 충분해. 깊이 고민할 필요 없이 자네가 그날 나에게 그랬듯이 진심을 보여주면 돼."

뮤직숍 170p



프랭크는 노래를 통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해 주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그가 도움이 필요할 때 그의 곁에서 그를 지켜주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물론 커다란 시련으로 큰 고통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의 인생에는 그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이 있기에 충분히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랭크의 이러한 재능은 '일반적인 엄마'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그의 엄마 페그 덕분이다. 그의 엄마는 언제나 선글라스를 쓰고 생활하고, 냉동식품으로 식사를 해결하며, 프랭크가 주워온 조가비를 문밖으로 던져 버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프랭크와 함께 엘피판으로 음악을 들으며 수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그 덕분에 프랭크는 크나큰 재능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엄마로 인한 그의 유년의 아픔과 쓸쓸함은 그의 삶과 사랑을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만약 프랭크가 '일반적인 엄마'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선택이 가능하다면 그는 어떤 엄마를 선택했을까? 그랬다면 그의 사랑은 좀 더 쉬웠을까? 궁금궁금. 이해되지 않는 그녀의 엄마로서의 행동이 분명 있기는 하지만, 그녀는 그녀 나름의 방식으로 프랭크를 사랑한 것이겠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할 테니까.

디온 위윅

《작은 기도를 올린다(I Say a Little Prayer)》

(1967년 디온 위윅이 처음 발표, 아레사 프랭클린이 1968년 불러 더욱 유명해짐)

"

지금 이대로가 좋아. 이대로 죽어도 좋아.

사랑이란 많은 위험과 고난이 도사리고 있는 여정이지. 때론 사랑의 여정은 원하는 곳이 아닌 길에서 끝날 수도 있어.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있었던 시간이 허망하게 멀어져 가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비한 시간보다는 훨씬 가치 있는 거야.

뮤직숍 248p



고난 속에서 갈등하던 종교 선물가게를 운영하는 앤서니 신부가 이런 말을 했다. 그의 말이 너무 와닿았다. 삶도 사랑도 모두 마찬가지지 않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망하게 허비하는 것보다, 힘들고 어려워도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 분명 더 가치 있을 것이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고난이 있을지라도. 그 끝을 놓지 않고 잡고 있다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다. 삶도 사랑도. 다만 프랭크와 일사의 사랑처럼 너무 많이 돌아가지는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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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아기를 만났어 사계절 그림책
김새별 지음 / 사계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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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는 혼자였어

나타나면 숨고 다가가면 달아나고

세상에 사자만 남은 것 같던 어느 날,

"


이렇게 시작하는 『사자가 아기를 만났어』는

사자와 아이의 만남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린 그림책이에요.

그림체 자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그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포근포근, 간질간질해지는 느낌!!

내용도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

심쿵 하는 장면들이 여럿 있어요.



언제나 혼자이길 자처하는(듯한?) 사자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아기,

밀림의 왕 사자와 세상 보드라운 아기의 만남!!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둘은 어떤 우정을 나눌까?

"물끄러미 바라본다"

혼자인 사자의 시선에 닿은 아기,

아기와 사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바라봐요.

싱글벙글 웃으며 사자를 바라보는

아기의 모습도 너무 사랑스럽고,

알 수 없는 표정을 하면서도 뒷발을 살짝 뻗어 보는

사자의 모습도 너무 사랑스러워요.

사자는 아마도 함께해 줄 누군가를

오랫동안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씩 다가간다."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지는 둘,

서로의 모습은 완전히 다르지만

서로의 모습을 흉내 내고

서로의 소리를 따라 하며

둘의 거리는 조금씩 가까워져, 어느새 함께해요.


그림책의 그림을 보면,

둘의 공간이 점차 가까워지며 한 공간으로 좁혀지고,

서로 위치를 바꾸었다, 다시 하나의 공간으로 들어오는데,

그렇게 서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마음을

둘 사이에 공간으로도 표현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3살 딸아이와 함께 사자 소리도 내고, 모습도 흉내내며

즐겁고 따뜻하게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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