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에게 쓴 철학 편지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손화수 옮김 / 책담 / 2023년 2월
평점 :
철학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인생의 비밀
나는 너희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세상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그 속의 '나'란 존재는 무엇인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등이 궁금하지?
그리고 21세기 말쯤 세상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삶이란 무엇인지도 궁금할 거야. 그중 어떤 질문들은 나 또한 답을 찾지 못한 것들이란다. 너희가 이 편지를 읽다 보면 언젠가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소피의 세계》 저자 요슈타인 가아더의 신작 『너에게 쓴 철학 편지』는 일흔이 넘은 철학자인 저자 요슈타인 가아더가 손자 여섯 명에게 보내는 철학 편지이다. 철학이라는 어렵고도 깊은 학문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손자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책을 통해 전하는 그의 철학적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비교적) 짧은 철학 편지를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다양한 질문과 생각거리를 건네고 있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우주 속 창백한 푸른 점 지구, 그 안에 사는 우리, 자연과 기후와 환경, 우주 속 광활한 시간과 지금 여기 등.
책 『너에게 쓴 철학 편지』를 읽으며 들었던 가장 큰 감정은 "매우 일상적이면서도 몽환적이다"였다. 아이러니하죠? 일상이 어째서 몽환적일까 싶겠지만 읽으며 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의 길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었고, 깜깜하고 드넓은 우주에서 푸른 지구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했고, 숲속에 누워 존재하지 않음에 대해 생각에 잠기는 것 같기도 했다. 정답은 없었다. 그저 물음이 있었고,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누구나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여기는 말하는 순간순간, 느끼는 순간순간에도 계속해서 바뀌고 변하고 흘러간다. 2023년 새벽 6시 25분 지금 여기도, 1923년 새벽 6시 25분도. 삶을 살아가는 동안 나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고, 지나간 지금 여기에도 있다. 내 안에 있는 지금 여기 이 순간이 모여 나의 인생이 될 것이다. 그 모든 순간 나다. 창백한 푸른 점 지구에 살고 있는 티끌 같은 존재. 하지만 그 작은 티끌도 삶의 흔적을 남긴다. 나는 어떤 흔적을 새기며 살아가고, 또 어떤 흔적을 남길까? 나는 삶을 살아가며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나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 여기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옳을까?
"
당시의 도시는 지금에 비해 훨씬 작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요점은 당시엔 핸드폰이 없었다는 거야. 우리는 자유로운 새였어. 꽤 기분 좋은 일이었지.
71p
핸드폰이 없던 시절을 기억을 떠올려 보면 참 답답했지만 자유로웠다. 삶에 많은 부분이 기다림이었던 그 시절이 조금은 그리워지는 장면. 미리 정한 약속 시간과 장소에서 하염없이 서로를 기다리는 사람들. 멀리 떠난 혹은 먼 길을 올 누군가를 하염없이 염려하며 기다리던 마음. 지금 생각하면 참 답답했을 것 같던 그 시절이 조금은 그리워지는 부분이었다. 돌아가려 해도 갈 수 없는 흘러가버린 그 시절의 풍경과 그 시절의 우리의 마음은 저자의 말처럼 참으로 자유로운 새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자유로운 새는 어쩌면 지금 여기의 우리보다 꽤 기분 좋은 일상을 살아갔을 지도 모르겠다.
"
윤리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늘 어렵지만은 않아. 단지 그 답이 가져올 결과를 받아들이는 우리 능력이 충분하지 않을 뿐이야. 우리가 후손을 생각하는 것을 잊는다면, 그들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을 거야.
105p
저자는 편지(책) 속에서 다양한 질문과 궁금증을 적어 내며 질문을 던진다. 그 수많은 질문 중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이 부분이었고, 또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환경에 관해 확실한 철학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시종일관 우리에게 경고하고, 주의하라고 말하고 있다.
" 나는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의 삶과 생활 여건을 보호하는 것도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해. 현재 지구의 생물학적 다양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야. 우리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 (99p)
창백한 푸른 점 '지구'에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은 이런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고 전하는 저자. 지금 여기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지키고 보호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너무 거창하여 겁이 난다면 이건 어떨까?
" 다시 말해서, 우리는 현재 우리에게 삶을 허용한 지구보다 그 가치가 더 줄어든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돼. 지금보다 더 적은 양의 바닷물고기, 더 적은 양의 생수, 더 적은 양의 음식, 더 적은 양의 열대 우림, 더 적은 양의 산호초, 더 적은 동식물의 종. . . 더 적은 아름다움! 더 적은 경이로움! 더 적은 영광과 기쁨! (101p) "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는 좀 더 다양한 지구를 물려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가치가 더 줄어든 지구를 물려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나의 아이의 아이가 나보다 더 많은 아름다움과 더 많은 경이로움과 더 많은 영광과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희뿌연 연기와 매연에 가득 찬 잿빛 도시속에서 매캐한 공기를 마시며 살지 않도록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란다."라는 저자의 말을 꼭 기억해야겠다.
"우리는 지금 여기, 단 한 번 존재할 뿐이야. 지금 여기 있는 것은 바로 우리야! 그리고 우리는 다시 지금 여기로 되돌아오지 않을 거야.
171p우리는 지금 여기, 단 한 번 존재할 뿐이야. 지금 여기 있는 것은 바로 우리야! 그리고 우리는 다시 지금 여기로 되돌아오지 않을 거야.
171p
지금, 여기, 우리
기억하자. 이 책의 원제이자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을. 지금, 여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