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 윙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6월
평점 :
품절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할 책은 『포스 윙』입니다.



표지만 봐도 번쩍번쩍. 용이 나오는 판타지 소설이라고 감이 오죠. 아마존 킨들북에 들어가도, 대형서점 원서 코너에 가도 제일 먼저 눈에 띈 책이라 정말 궁금했어요. 드디어 한국에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처음에 벽돌 같은 양장본을 받아들고는 어떤 이야기길래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했는데, 다 읽고 나니까 670여 쪽이 너무너무 짧은 거 있죠. 다음 이야기도 무척이나 궁금하고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네요. 그럼 어떤 이야긴지 『포스 윙』의 줄거리를 알아볼까요?




드래곤 라이더 분과(分課) 장군의 막내딸인 주인공 바이올렛은 평생 서기관이 되기 위해 책만 보며 자랐습니다. 400년간 전쟁 중인 나바르는 성인이 되면 4개의 분과로 징집을 당합니다. 징집 6개월 전 장군 어머니가 바이올렛에게 드래곤 라이더로 강제 징병 명령을 내립니다. 툭하면 뼈가 부러지고 다치는 약골 중의 약골 바이올렛이 지원자 중 1/4만 살아남을 수 있는 최악의 분과를 가라는 것은 곧 죽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는데 말이죠. 가장 약한 자를 죽여야 자신이 살아남는 잔인한 훈련 중에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도 머리가 복잡한데, 반역자의 아들 제이든까지 바이올렛의 목숨을 노립니다. 바이올렛은 제이든의 아버지를 사형에 처한 바로 그 장군의 딸이니까요.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건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형제 같은 데인이 비행대대 대대장으로 있다는 것인데. 바이올렛은 과연 드래곤의 선택을 받는 탈곡까지 살아남아 드래곤 라이더가 될 수 있을까요.





이 학교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을 뒤틀 수 있어, 바이. 허세도 치장도 다 잘라내서 사람의 핵심을 드러내버리지. - 데인 P. 79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정말 궁금하지 않나요? 모든 이야기의 얼개는 비슷비슷하지만 중요한 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거잖아요. 결국 주인공이 해낼 걸 알지만(이미 삼부작인 걸 알고 있기에) 어떤 고난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과정이 핵심이죠.









『포스 윙』은 주인공을 포함한 등장인물들도 정말 매력적이기도 하고 더불어 이 판타지 세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드래곤이 매력 포인트예요. 최근에 엄청난 인기를 끌은 <왕좌의 게임>이란 책과 동명의 드라마를 기억하시나요? 여기에도 드래곤이 나오는데 인간에게 훈련된 동물로 나와요. 『포스 윙』에서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개연성이 미쳤어요. 등장인물의 관계가 엮일 수밖에 없는 설정이 정말 기가 막혀요. 사건이 벌어지고 위기가 찾아오고 극복하는 일련의 긴박한 장면 장면을 정말 짜임새 있게 잘 짰어요. 책을 보며 글을 읽고 있는데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긴장감에 온몸에 열이 오르고 땀이 납니다. 예상을 뒤엎는 설정과 전개와 함께 초반에 깔아둔 떡밥도 뒤에서 회수돼요. 대략적으로 예상은 가는데 예상을 살짝 빗나가면서 더 큰 놀람과 희열이 있어요.




이런 놀랍고 흥미로운 소설을 쓴 레베카 야로스 Rebecca Yarros는 20여 권의 장편 소설을 쓴 소설가예요.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이번 앰퍼리언 (Empyrean 천공계) 시리즈가 단시간 내에 큰 인기를 얻어 역대급으로 성공했습니다. 아마존에서 드라마화 계약까지 되었고 MGM 스튜디오에서 제작을 맡았다니 무척 기대되네요. 군대와 군인을 소재 한 소설 전쟁, 군인 소설 Military Novel과 로맨스 소설을 주로 쓰셔서 그런지 『포스 윙』에서도 전쟁을 하는 군대 소재에 사랑 이야기를 더해 쫀득하니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합니다.








이 책의 매력은 '사건 전개는 탄탄하게 그리고 로맨스는 빠르게'라고 표현할 수 있어요. 판타지란 장르는 제약이 없다 보니 작가가 설정하기에 따라 사건의 비약이 있을 수도 있죠. 그러나 『포스 윙』에서는 인물과 상황을 매우 짜임새 있게 엮어놨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사건 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요. 주인공이 자그마한 체구의 연약한 여자이다 보니 성장하는 과정에 독자가 녹아들어 깊은 유대감과 애정을 갖게 돼요. 쥐어 터지는 병아리 같은 주인공을 보면 있는 마음 없는 마음 다 내어주게 됩니다.




그러나 나는 달아나지 않을 것이다. 도저히 극복하지 못하겠다 싶을 때마다 그만뒀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난 오늘 죽지 않을 거야. 난간다리 앞에서나, 난간다리 위에서 그랬듯이 그 말이 머릿속에 되풀이되어 울렸다. P. 68





삼각관계가 치트키인데요, 소설 초반부터 대놓고 보여줍니다.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서 그런지 표현도 과감하고 진행도 빨라요. 그 와중에 어떤 부분은 느긋하게 늘려 독자를 안달 나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작가님이 로맨스 소설의 대가다 보니 밀당을 아주 잘하십니다. 줄 땐 과감하게 주고, 뺄 땐 가차 없이 빼시더라고요. 전 연령 관람이 가능한 소설이 맞나 싶은 부분이 있는데 이건 성인 독자를 위한 선물이라 생각하고 함구하고 있겠습니다.









라이더 없는 드래곤은 비극이다. 드래곤 없는 라이더는 시체다. <드래곤 라이더 코덱스> 1조 1항





제가 푹 빠져버린 부분은 드래곤의 세계에요. 무려 색상별로 한 7종류에 꼬리 모양도 한 6가지 되더라고요. 이 조합만 해도 최소 42가지 종류의 드래곤이 존재하는 거예요. 그리고 계약을 맺은 라이더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인간의 말로 소통하는 드래곤이라니! 이 세계에선 마력의 근원이 드래곤이예요. 인간과는 공생하는 관계지만 라이더를 선택하는 부분에서는 드래곤의 선택이 절대적이죠. 드래곤 눈에 거슬리면 계약이고 나발이고 라이더도 죽습니다. 그러나 라이더와 유대감이 형성되면 그때부터는 해바라기도 이런 해바라기가 없어요. 거의 한 몸이 되어 생명까지도 연결될 수 있죠. 드래곤의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규칙을 갖고 사는지 정말 궁금해요. 어떤 기준으로 라이더를 고르는지도 궁금해서 따로 드래곤 세계 편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예요.




『포스 윙』 670여 쪽을 보면서 웃고 울고 화내고 가슴 졸이고 작가님이 의도대로 하란 건 다한 거 같아요. 푹 빠져서 읽다 보니 아침에 눈뜨면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다음 내용이 뭘까?'이더라고요. 다음 내용이 궁금해 원서를 뒤적이고 있는 저도 '은빛 팬덤'에 합류한 것 맞죠?




가장 재밌는 부분이 가장 큰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최대한 조심스레 글을 적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꽤 많고 세계관을 이해해야 해서 초반 100-150페이지 정도는 속도가 좀 더뎌요. 200페이지쯤 가면 엄청 재밌어서 연신 감탄합니다. 여세를 몰아 빨리 읽고 싶어 몸이 근질거려요. 책 양 날개에 있는 대륙 지도와 첫 장에 있는 바스지아스 군사학교 지도는 정말 자주 찾아봤어요. 상상하는 지형과 구조가 맞는지 확인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뒤로 갈수록 작가님이 뿌린 떡밥을 회수하면서 책을 뒤적이는 횟수가 많아져요. 저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계속 뒤적이며 봤죠. 이 두꺼운 책에 어디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아냐고요? 한 번 읽으면 귀신같이 대략적인 위치가 감이 와요ㅋㅋㅋㅋㅋ







『포스 윙』은 앰퍼리언 시리즈는 트릴로지 (Trilogy 3부작)로 첫 번째 책이에요. 두 번째는 아이언 플레임 Iron Flame으로 번역본이 올해 10월에 출간될 예정이고, 세 번째 오닉스 스톰 Onyx Storm은 원서 발간이 25년 1월 21일로 예정되어 있어요. 국내 번역본이 나오려면 6개월 정도 걸리지 않을까 하네요. 굉장한 벽돌 책이라 아이언 플레임도 원서가 895쪽이나 되거든요. 마지막 시리즈도 700-800쪽 정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 선물이라고 1000쪽 넘으면 오히려 더 좋아!









판타지 좋아하신다고요? 예, 그럼 『포스 윙』을 보세요. 드래곤을 좋아하신다고요? 예, 그럼 『포스 윙』을 보세요. 로맨스를 좋아하신다고요? 예, 그럼 『포스 윙』을 보세요. 여자가 주인공인 소설이 좋다고요? 예, 그럼 『포스 윙』을 보세요.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고 싶으시다고요? 예, 그럼 『포스 윙』을 보세요. 단단히 빠진 것 같다고요? 예, 맞습니다. 함께 빠져보아요!





#문장수집


세 번째 라이더가 내 쪽을 돌아보는데, 심장이 그대로 멈추는 것 같았다. 그 남자는 키가 무척 컸고, 바람에 날리는 검은 머리와 짙은 색 눈썹이 눈을 사로잡았다. 강인한 턱선을 덮은 따뜻한 황갈색 피부에 검은 수염자국이 나있었고, 가슴팍에 팔짱을 끼자 가슴과 팔의 근육이 물결치면서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눈동자는... 눈동자는 금빛 반점이 박혀 있는 검은 '오닉스'같았다. 놀랍도록 선명한 대조에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아니, 그 남자의 모든 면이 그랬다. 이목구비는 깎아낸 듯이 강렬하면서도 또 완벽했다. 한 예술가가 평생을 들여 조각한 것 같았다. 그렇다고 치면 그의 입술에만 1년은 공들였으리라. 단언하건대 내가 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아름다운 남자였다. P. 33



전쟁에서는 사람들이 죽는다. 음유시인의 노래처럼 영광스럽지도 않지. 목이 꺾이고 60미터를 떨어지는 일이라고, 불타는 땅과 유황 냄새에도 낭만적인 구석 따윈 없어. 이건... 모두가 살아서 나가는 동화 같은 게 아니야. 무정하고, 차갑고, 냉담한 현실이지. 여기 있는 모두가 집으로 가진 못 해. 우리 고향의 남은 부분이 얼마나 되든 간에. 그리고 오해하지 마라. 우리는 이 분과에 발 들인 모든 순간에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니 정신 차리고 살기 위해 함께 싸우지 않는다면, 그래. 너희는 살아남지 못할 거다. - 제이든 P. 118



드래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유를 가지고 라이더를 선택한다. 그리고 물리적인 힘만이 힘은 아니야, 바이올렛. P. 137



아름다운, 개새끼. 숨이 멋고 몸이 따뜻해졌다. 이 배신자 같은 몸뚱이. 위험한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면 안 돼. 스스로를 일깨웠지만 그의 매력에 빠졌다는 사실은 차마 부정할 수 없었다. 더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면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랬다. P. 150



사람들은 죽어.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거야. 그게 여기의 본질이지. 널 라이더로 만들어주는 건 사람들이 죽은 후에 네가 뭘 하느냐다. - 제이든 P. 179



"난간 다리에서 지금까지 사이에 도데체 뭐가 바뀐거야?" 데인이 다시 묻는데 그 눈에 담긴 풍성한 감정은 해석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아니, 두려움만 읽을 수 있었다. 그건 해석도 필요하지 않았다.

"나."

P. 187



너는 가장 작은 것을 맹렬히 방어했다. 용가의 힘은 물리적인 힘보다 더 중요하다. - 테른 P. 232



"말대꾸 좀 그만하고 뭔가 먹어라." 테른의 말투에는 논쟁을 할 여지가 없었다. P. 263



나는 으르렁거리고 싶은 충동과 싸워야 했다. 저 거만하고 끼어들기 좋아하는....

"나 아직 여기 있다." P. 271



늘 그랬듯이 멍청하고 호르몬에 휘둘리는 내 심장은 제이든을 보자마자 버벅거렸다. 효과 좋은 독일수록 겉모습이 예쁜 법인데, 제이든이 정확히 그랬다. 치명적인 만큼 아름다웠다. P. 320



"내가 한 번 누군가를 살려줬더니 그놈이 어젯밤에 너를 죽일 뻔했다. 은빛 아이야." 테른이 말했다. 그러더니 결국 정마로 중요한 건 이것뿐이라는 듯이 말을 이었다. "정의가 언제나 자비롭지는 않지." P. 330



스케일이 고유 능력에 대해 뭐라고 했더라? '고유 능력은 너라는 존재의 핵심을 반영한다.' 이치에 맞았다. 미라는 보호하는 사람이었고, 데인은 뭐든 알아야 직성이 풀렸고, 제이든은...비밀이 있었다. P. 453



바이올렛, 네가 이 편지를 찾았을 때쯤이면 서기 분과에 있겠지. 민간전승이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는 이유는 우리에게 과거에 대해 가르치기 위해서라는 점을 명심하렴. 전설을 잃으면 과거와의 연결고리도 잃는 거야. 극단적인 세대가 하나만 있어도 역사를 바꾸거나, 심지어는 지워버릴 수도 있단다. 때가 오면 네가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을 안다. 넌 언제나 네 어머니와 나의 가장 좋은 점을 닮은 아이였어. 사랑한다. 아빠가. P. 524



신들이시여. 나는 이 마음을 안다. 부정한다고 해서 진실이 바뀌진 않는다. 내 감정은 내 감정이었다. 1년 전 이 난간다리를 넘어온 뒤부터 나는 한 번도 도전과 시험에서 도망친 적이 없었고, 지금 와서 도망칠 생각도 없다. P. 547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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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없는 드래곤은 비극이다. 드래곤 없는 라이더는 시체가. <드래곤 라이더 코덱스> 1조 1항 - P9

그러나 나는 달아나지 않을 것이다. 도저히 극복하지 못하겠다 싶을 때마다 그만뒀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난 오늘 죽지 않을 거야. - P68

이 학교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을 뒤틀 수 있어, 바이. 허세도 치장도 다 잘라내서 사람의 핵심을 드러내버리지. - 데인 P. 79 - P79

드래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유를 가지고 라이더를 선택한다. 그리고 물리적인 힘만이 힘은 아니야, 바이올렛. P. 137 - P137

아름다운, 개새끼. 숨이 멋고 몸이 따뜻해졌다. 이 배신자 같은 몸뚱이. 위험한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면 안 돼. 스스로를 일깨웠지만 그의 매력에 빠졌다는 사실은 차마 부정할 수 없었다. 더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면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랬다. P. 150

- P150

사람들은 죽어.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거야. 그게 여기의 본질이지. 널 라이더로 만들어주는 건 사람들이 죽은 후에 네가 뭘 하느냐다. - 제이든 P. 179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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