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엑스 마키나 - 인류의 종말인가, 진화의 확장인가
베른트 클라이네궁크.슈테판 로렌츠 조르크너 지음, 박제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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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에서 뇌에 칩을 이식한 환자가 생각만으로 온라인 체스를 둘 수 있다고 밝혔다. Sci-Fi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돈 많은 괴짜의 엉뚱한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만 해도 생소한 용어에 과연 무엇을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 두툼한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슈테판 로렌츠 조르그너 교수는 철학 지식을 갖춘 정신과학자이고 베른트 클라이네궁크 교수는 의사이다. 두 지식인이 보는 트랜스휴머니즘과 지향점, 문제점과 나가할 방향을 쉽게 풀어내어 누구든 현재 살고 있는 현실에 기반한 트랜스휴머니즘을 이해하고 고민할 수 있게 해준다.







인간의 뇌에 칩을 심는 것, 사람과 분간이 안되는 똑똑한 AI, 유전자 편집으로 제초제에 내성이 있는 식물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하나의 개념에 속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 매우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를 포함하여 이 분야에 대표격인 인물을 다섯 명 정도 자세히 이야기해 준다. 단순히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두 작가의 대담을 거의 매 주제가 끝날 때마다 집어넣어 저자의 의견을 밝히면서 독자에게 의문을 던지고 생각해 보게 해주었다. 또한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도 반복적으로 언급하여 읽은 내용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자신의 팔에 귀를 이식한 예술가와 신체를 기이하게 변형하는 인플루언서 관련한 내용을 읽으면서 인간이 신체에 갖는 권리는 어디까지인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적당함이란 사회마다 개인마다 다를진대 어떻게 법률적으로 명시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굉장히 머리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청각 장애가 있는 레즈비언 부부가 청각장애가 있는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낳았다는 사례는 나 스스로 장애를 인식하고 정의하는 범위를 고민해 보게 했다. 중국의 유전자 조작 쌍둥이의 출생은 분명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과 중국의 발전에 놀라기도 했다.



낙태란 것이 여성의 입장에서는 선택이고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명을 정의하고 인간을 정의할 때는 낙태가 또 다르게 정의될 수도 있는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인간이 마주하는 문제는 절대 단순하지 않다. 다양한 가능성과 의견이 있고, 수많은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기에 철학적 질문을 제시하는 부분이 이 책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직접 불편을 겪어보지 않으면 문제를 인식하기 어렵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존재나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사용이 어렵다는 것도 내 가족 혹은 주변 사람이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차츰 피부로 느끼는 변화를 미리 책으로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건 변화가 빠른 현대에 사는 우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우리 시대의 중요한 발전은 인간의 삶의 방식을 급격히 바꿀 수 있고, 그래 왔다. 따라서 정치적, 문화적 그리고 법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트랜스휴머니즘이 직면한 도전은 바로 이런 심각한 논쟁이다. P. 276





초고속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나라에서 살고 있어서 그런지 디지털 정보 수집에 관해서 굉장히 느슨하게 생각했다. 우리나라 대표적 사기업 두 곳에서 국민의 신원을 확인할 정도이고 코로나 초기엔 개인의 모든 동선이 밝혀질 정도의 '빅 브라더'가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어쨌든 이미 팔려버린 개인 정보지만 최대한 찜찜함을 줄여보려 새로 가입하거나 앱을 사용할 때는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려고 한다. 우리나라보다 더 심한 중국의 이야기를 들다 디지털 정보 수집을 법으로 금지한 유럽을 보자니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얻어야 할까. 기술의 발전은 막을 수 없고 우리는 미래를 향해 나가가고 있다. 멈출 수 없는 이 흐름에서 선두가 되고 살아남으려면 포기할 것을 선택해야 한다.



책의 말미에는 트랜스휴머니즘과 관련된 영화, 드라마, 예술 작품을 많이 소개해 준다. <가타카>나 <그녀>같이 익히 들은 작품부터 중남미의 드라마 시리즈까지 엄청나게 많은 작품이 있다. 다소 어렵고 생소할 수 있는 트랜스 휴머니즘을 영화나 드라마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 시간이 되면 하나씩 골라 보는 것도 좋겠다.





#문장수집


다양한 관점이야말로 트랜스휴머니즘처럼 복잡하고 논란이 많은 주제에 접근하는 훌륭한 방법이리라. P. 6 l 들어가며


수년 전부터 하나의 경향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명이 상당히 연장될 가능성이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상상 이상의 수익을 약속한다. P. 37


트랜스휴머니즘은 정치 운동이 아니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아마 기술 미래주의 철학으로 표현하는 게 가장 적절할 것이다. 그렇다고 트랜스휴머니즘이 비정치적이도 않다. 트랜스휴머니스트는 전형적인 좌우 이념 구도에 맞춰 설명할 수 없다. 이들은 오히려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있다. P. 79


인간이 생물학적 신체를 가진 이상 죽음은 인생의 일부분이란 사실이다. 비록 미래에는 죽음의 시점을 상당히 나중으로 미룰 수 있다 해도 죽음은 언젠가 반드시 닥칠 일이다. P. 108


제가 늘 트랜스휴머니스트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들은 모든 문제에 해결책을 가지고 있어요. 비록 해결책이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요. P. 135


머릿속으로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거나 실현 가능하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P. 251


수많은 심리학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대게 인간은 건강해지고, 또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삶의 질 향상과 연관 짓는다. 특히 최신 기술의 도움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트랜스휴머니즘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P. 261



인간 평등이라는 규범은 표준이 되는 설정이지 인간을 설명하는 개념이 아니다. 인간은 각기 다른 특성과 능력이 있고, 다양한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인간을 설명하는 영역에는 평등이 존재할 수 없다. P. 317


맞춤형 디지털 데이터가 존재하는 한 디지털 데이터에 접근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입맛대로 디지털 데이터가 사용될 위험이 있다. P. 332







와이즈베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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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관점이야말로 트랜스휴머니즘처럼 복잡하고 논란이 많은 주제에 접근하는 훌륭한 방법이리라. P. 6 l 들어가며 - P6

수년 전부터 하나의 경향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명이 상당히 연장될 가능성이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상상 이상의 수익을 약속한다. P. 37 - P37

인간이 생물학적 신체를 가진 이상 죽음은 인생의 일부분이란 사실이다. 비록 미래에는 죽음의 시점을 상당히 나중으로 미룰 수 있다 해도 죽음은 언젠가 반드시 닥칠 일이다. P. 108 - P108

제가 늘 트랜스휴머니스트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들은 모든 문제에 해결책을 가지고 있어요. 비록 해결책이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요. P. 135 - P135

인간 평등이라는 규범은 표준이 되는 설정이지 인간을 설명하는 개념이 아니다. 인간은 각기 다른 특성과 능력이 있고, 다양한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인간을 설명하는 영역에는 평등이 존재할 수 없다. P. 317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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