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라는 혼란 - 인생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당신을 위해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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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내 삶의 주도권을 갖게 될 줄 알았다. 실제로 살아가는 어른의 삶은 무척이나 달랐다. 어른이라는 이름이 주는 책임감도 무거웠고 버거웠다.



책을 펼치기 전엔 명확한 어른의 기준을 제시하고 행동지침을 줄 일종의 자기 계발서라고 기대했다. 기대와는 달랐지만 성숙한 존재가 되기 위한 근원적인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박경숙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인지과학과 심리학에 근거해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했고 나도 다시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독서 중에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간단한 이야기를 왜 이리 장황하게 말할까.' 인간은 본래 불안하고 불완전한 존재이니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다! 하면 한 문장으로 끝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성급한 성격이 여기서도 어김없이 튀어나왔다. 책을 3/4쯤 읽고 보니 저자와 함께하는 차분하고 긴 여정이 필요한 것임을 깨달았다. 우리는 문제가 있으면 빨리 해결하려고 하지 왜 문제가 생겼는지 이해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어른이라는 혼란>은 바로 그 부분, 우리가 알고 싶어 하지 않고 알 필요가 없다고 간과하는 부분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저자는 인지과학자답게 노벨 수상자인 만프레드 아이겐, 에르빈 슈뢰딩거, 알베르트 센트죄르지, 일리야 프리고잔의 이론을 차용하여 우리가 겪는 혼란을 이야기한다. 덧붙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빈센트 반 고흐, 어니스트 허밍웨이 등 우리가 잘 아는 인물을 통해서도 이야기한다.







대한민국 1호로 인지과학 박사학위를 받고 유수한 대학의 교수를 연임하고 30년 이상 교육과 연구를 한 박경숙 저자도 이 책 <어른이라는 혼란>을 쓰면서 5년을 방황했다고 고백한다. 첫 책 <문제는 무기력이다>를 쓰기 전후 10년씩 총 20년을 헛되게 보냈다고 했다. 어마어마한 스펙을 가진 분도 이런 시련을 겪었다고 하니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론 위안이 됐다. 저자의 극복 여정을 읽고 배우면 되니까!




아무리 많이 가졌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공부를 제아무리 많이 했어도 예외는 없다. 정신 차리고 살지 않으면 어느 날 몰락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 P.17




중간중간에 나오는 진단법과 테스트를 통해 나의 현 상태를 직시할 수 있었다. 객관화하여 나를 보는 것이 시작이었다. 니체가 말하는 낙타와 사자 그 어디쯤을 방황하는 내가 보였다. 프롤로그에서 말하는 시장에서 커피 파는 할머니와 <레이디 맥도날드>의 김윤자 씨가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무기력, 두려움, 혼란이 모두 내 이야기 같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실패자 평가하는 이야기는 굉장히 새로웠다. 더 많은 더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다 빈치인데 재능이 오히려 저주가 돼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수 없었다고 한다. 나는 무엇에 집중하고 있을까? 요즘 나의 관심사는 '소명 찾기'다. 재능과 흥미를 제대로 찾아서 내가 잘하는 일을 무엇일까 탐색하는 것이다. 탐색에 목적이 불분명하고 계획이 없다 보니 그저 두더지 게임처럼 튀어 오르는 흥밋거리에 에너지와 시간을 빼앗기고 있었다. 위대한 예술가처럼 많은 재능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를 소명에 맞게 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삶의 의미는 욕망을 만들지만 소명은 욕망들을 통일시켜 과감하게 가지치기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결국 욕망이 만들어낸 동기의 혼란을 잠재우고 질서를 찾을 때 용기라는 의식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 P.239



혹시 자신에게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면 성공의 경험으로 덮어야 자신감이 생긴다.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자동적 사고와 스키마가 만드는 '하기 싫다'라는 인지 왜곡을 극복하는 전략이다. P. 287





<어른이라는 혼란>의 놀라운 점은 저자가 만프레드 아이겐의 자기 생식적 촉매 초주기 모델과 의식성장 모델인 메타코스뮤카를 결합하여 인지, 행동, 동기, 정서, 의지를 자극하여 순화하는 연결고리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마지막 정보가 시작점으로 들어가는 되먹임 구조는 생명체를 성장, 진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집중하고 삶에 질서를 주는 훈련을 통해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힘들이지 않고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생각에 갇혀 있는 사람은 결코 행동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행동하는 자가 무엇이든 해낸다. P.311


행동의 혼란에서 벗어나는 비밀은 매일의 반복이다. 하루를 시스템으로 만들어 반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게 훈련이다. P. 315





지자락 : 지혜로운 자는 즐겁다


<논어>의 한 구절을 보면서 생각했다. 나를 제대로 아는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구나. 순수한 나의 열망과 재능을 알고 제대로 표출해 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즐겁고 행복하다. 어린아이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에 빠져들고 수순하게 사랑함으로써 즐거움을 얻어야 한다.





남들의 기대와 타인의 욕구로 살기 이전에 품었던 자신의 순수한 열정을 다시 찾았을 때 2차 성장이 일어났다는 말이다.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한 것이다. 오직 당신의 것으로만 새 인생을 살 때 당신을 가장 탁월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P. 395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이들은 <어른이라는 혼란> 읽고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에 동참하면 좋겠다. 혼란하고 무질서한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발걸음이고 중요한 걸음이다. 삶이란 긴 여정을 재정비하고 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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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의 기대와 타인의 욕구로 살기 이전에 품었던 자신의 순수한 열정을 다시 찾았을 때 2차 성장이 일어났다는 말이다.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한 것이다. 오직 당신의 것으로만 새 인생을 살 때 당신을 가장 탁월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 P395

행동의 혼란에서 벗어나는 비밀은 매일의 반복이다. 하루를 시스템으로 만들어 반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게 훈련이다. - P315

생각에 갇혀 있는 사람은 결코 행동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행동하는 자가 무엇이든 해낸다. - P311

혹시 자신에게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면 성공의 경험으로 덮어야 자신감이 생긴다.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자동적 사고와 스키마가 만드는 ‘하기 싫다‘라는 인지 왜곡을 극복하는 전략이다. - P287

삶의 의미는 욕망을 만들지만 소명은 욕망들을 통일시켜 과감하게 가지치기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결국 욕망이 만들어낸 동기의 혼란을 잠재우고 질서를 찾을 때 용기라는 의식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 - P239

아무리 많이 가졌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공부를 제아무리 많이 했어도 예외는 없다. 정신 차리고 살지 않으면 어느 날 몰락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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