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페더 사가 2 - 북쪽으로 가지 않으면 먹히리라 윙페더 사가 2
앤드루 피터슨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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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 더욱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한 『윙페더 사가』 2권이다.


750여 쪽에 달하는 두툼한 '벽돌책'임에도 불구하고 깊게 빠져들어 빠르게 읽었다.





'에어위아 원정대' 두 번째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윙페더 사가』 2권의 즐기는 포인트를 알아가면 좋겠다.



팽의 추격을 피해 먼 여정을 떠나는 이기비 가족들과 왕좌의 수호자인 재너가 겪는 내면 갈등이 『윙페더 사가』 2권의 포인트다.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짜임새가 탄탄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성인이 봐도 즐겁게 빠져들어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세계관이 점점 넓어져서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의 여행이 떠오르기도 한다. '신비한 동물 사전'에 나올법한 놀랍고도 독특한 동물들도 등장해 독자의 흥미를 더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에어위아를 떠도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가 부록으로 들어있어 『윙페더 사가』 1권의 부록을 뒤적이지 않아도 에어위아 지도와 괴물 도감을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윙페더 사가』 1권을 가제본으로 보는 바람에 부록이 수록되지 않아 굉장히 아쉬웠다. 따로 1권을 구해 부록만 다시 봤다.)








청소년이 보기에 조금은 부담스러운(?) 750여 페이지 양장본인 『윙페더 사가』 2권을 받아 들고선 여러 가지 궁금증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면서 곧바로 그것은 기우였고 750쪽도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빨리 3권을 번역해 주세요. 김선영 번역가님!) '해리 포터' 시리즈에 빠져 궁금함을 못 참고 원서를 구해 읽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웃으면서 들었는데 아, 이런 것이구나! 『윙페더 사가』 1권이 출시되고 2권이 나오기까지 겨우 2달 정도밖에 안 걸렸는데 몇 개월이 지난 것처럼 느껴지고, 앞으로 3권까지 몇 년을 기다려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스포일러 있음**















가족들과 점점 멀어지는 재너


이기비 가족들이 얼음평원으로 가는 길은 고난의 연속이다. 어쩌면 이리 야속할까 싶을 정도로 한고비 넘기면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고 반복된다. 심지어 재너와 팅크가 가족들과 떨어지게 되고, 팅크가 재너와 떨어지길 원한다. 재너는 포크 공장에 갇힐 뻔하기도 한다. 12살 (한국 나이론 13-14살 정도겠지만 아무튼) 아이가 감당하기엔 정말 어렵고 고된 여정이다. 심하게 맞기도 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자는 상황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어릴 적 본 만화나 책에서 어린 주인공이 겪는 고초를 이렇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윙페더 사가』 2권에서 생생하게 묘사했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깊게 돼서 재너가 더 안타깝게 느껴진 것 같다.



얼음평원으로 가는 여정 초기에 사랑하는 너깃을 잃어서 그런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가슴 졸이며 읽었다. 너깃이 희생하는 장면에선 하필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이어서 눈물이 그렁그렁 한 채로 책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왕크고 왕귀여운 너깃이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으련만. 용들의 무덤에서 평안하게 쉬렴.








왕좌의 수호자는 부담백배


칼마르 윙페더(팅크)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재너는 마음대로 행동하는 철부지 동생을 보면서 계속해서 갈등을 느낀다. 나도 맏이라 그런지 재너에게 더 마음이 갔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의무에서 벗어나기보다는 책임을 다해 성실히 이행하려는 중압감과도 같은 그 마음이 첫째들에게는 있다. 더군다나 어니러 왕국의 왕을 수호하는 수호자인 재너는 어릴 적부터 주입받은 그 책임감을 더욱더 무겁게 받아들인다. 단순히 동생들을 돌보는 것이 아닌 숨겨진 보석, 어니러의 왕을 수호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동생인 팅크의 속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스트랜더 무리에게 잡혔을 때는 빠른 손놀림으로 가족들을 구해냈으나 더그타운에서는 왕이 되기 싫다고 재너에게서 떨어진다. 철부지 동생에게 화가 나지만 동생을 끝까지 붙잡지 않아 그리고 길을 잘못 들어 동생이 검은 마차에 붙잡혀 간 것이라고 재너는 스스로를 자책한다. 벗어날 수 없는 그 죄책감에 시달린다. 가족들에게 돌아가도 그 불편한 마음 때문에 불안해한다. 어린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일까 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곧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윙페더 사가』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니러의 보석들이기도 하지만 재너의 이야기다. 왕좌의 수호자의 이야기다. 고난과 역경은 성장이라는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그래서 『윙페더 사가』가 여타 판타지와 구별된다고 생각한다. 왕이 주인공이 아니라 왕의 수호자가 주인공이고, 외부의 고난과 동시에 형제간에 문제에서 불거지는 주인공의 갈등이 있다. (리리의 역할이 적은 건은 안타깝지만 뒤에 이어질 시리즈에서 무언가 있길 기대해 볼 수 있겠다.) 더더욱 흥미진진한 것은 팅크의 변신이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도 안된다!




널 지키는 게 내 일이야.


P.377









결국은 가족


이기비 가족은 길고 긴 여정을 하며 더욱더 끈끈하게 결집한다. 가족들은 몸이 불편한 포도와 리리를 이끌어야 하고 양말의 사나이 피트와 너깃은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재너는 어린 나이지만 맏이로써 그리고 왕좌의 수호자로써 팅크를 지키고 가족들을 안전하게 이끈다. 니어의 우아한 태도와 현명한 조언은 아이들의 가슴에 남아 올바른 길로 이끈다. 그리고 포도가 용들에게 죽을뻔한 위기에서도 니어는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강인하게 대처한다. 미국이 추구하는 가족주의가 여기에서도 나타난다. 새로운 곳에서 정착하기 위해 가족은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공동체였을 것이다. 혈연으로 이어진 끈끈한 작은 단위는 미국 정서에 뿌리 깊게 박혀 있어 신기하기도 하다.







길지 않은 역사의 반증일까 미국의 판타지는 유럽의 길고 긴 역사를 갖고 싶어 한다. 인류가 태동한 곳이 백인들이 것이 아니기 때문일까. 이야기에서만이라도 허구의 것일지언정 자신들의 것임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윙페더 사가』에서도 최초에 책에 기록된 왕가의 역사가 나온다. 아주아주 오랜 세월을 살아온 용이 등장한다. 긴 시간은 이들에게 전통을 지킬, 가족들을 지키고 자신들의 삶을 지탱해 줄 이유와 힘을 부여해 준다. 그리고 이야기를 읽는 우리에게 진실성을 부여한다.










'해리 포터'보다 '반지의 제왕'보다 나에겐 이기비 가족들의 이야기가 더 재밌게 다가온다. 이들이 어니러의 보석으로 찬란하게 빛날 때까지 긴 여정에 '에어위아 원정대'로 동참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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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지키는 게 내 일이야. - P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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