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여신
임지은 지음, 오천사 그림, 김은하 원작 / 북폴리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표지로만 판단할 수 없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 책을 만났다.




약간의 선입견과 호기심을 갖고 본 『복수여신』은 완전히 내 예상을 뒤엎었다. 특히 뒤편에 실린 미공개 번외 편 두 편이 더해져 이야기에 개연성을 더했다. 지금은 흐릿해진 학생 때 했던 고민과 여러 가지 생각이 다시금 떠올랐다. 더 넓은 세상을 알기 전 학교는 내 세상의 전부였고 친구들의 관계가 정말 중요했다. 호감 가는 외모와 유행하는 옷이나 학용품도 굉장히 중요했다. 친구들과 동질감을 갖고 내가 속한 곳의 소속감을 갖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조금은 과장된 것 같으면서도 아마 지금은 더 현실적일 수도 있는 학교폭력의 실상을 『복수여신』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만화책 같은 표지로 눈길을 사로잡는 『복수여신』은 중간중간 삽입된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가 있다. 큼지막한 활자와 빠른 전개로 속도감을 더한다. 그야말로 페이지 터너(Page Turner 책장을 넘기기가 바쁠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다. 비교적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모든 전말이 들어 있어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다.




예쁜 포카 두 장과 탑로더도 들어있어 탑꾸하는 재미도 더한다.
















**스포일러 있음**

















트라우마,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해리성 다중인격 장애 등 장르소설에서 나올법한 설정으로 단번에 몰입하게 만든다.



청소년기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있는 일에 예상치 못한 결말을 넣어 재밌게 읽었다. 웹드라마로 먼저 선보이고 소설로 출간했디. 현재 시대를 반영한 청소년 웹드라마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학창 시절도 생각나고 시대의 변화도 가늠할 수 있어 신선한 자극이었다.












민선의 완벽한 변신은 '미녀는 괴로워'의 전신 성형처럼 놀라웠다. 다이어트로 살을 빼고 화장을 연습해서 여빈이란 새로운 사람이 된다. 민선을 괴롭히던 일진 남자애들은 변신한 여빈(민선이 쓰는 가명) 반하여 친절하게 대하며 여빈이의 계획대로 행동한다. 민선인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에 안심하면서도 외모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돌변하는 것을 괴로워한다. 허무맹랑한 부탁도 무리해서 들어주는 용제를 보면서 사람에게 실망한다. 첫눈에 반하고 상대방의 마음에 들려고 행동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상대에게 권력을 주는 일종의 행동일까? 재미로 상대를 괴롭게 혹은 귀찮게 하는 것은 무엇이 결핍되어 나타나는 반작용적 행동일까? 아마도 민선은 자신의 복수극을 진정으로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복수심으로 판단이 흐려졌지만 사람이란 존재에 실망하고 이내 되돌리고 싶었을 것이다. 스스로를 복수를 해야 한다고 최면을 걸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나 괴롭기 때문에. 괴롭히는 사람이 잘못했는데 괴로움은 온전히 당하는 사람의 몫인 게 안타까웠다.




여빈이가 민선을 죽이면서 드러나는 여빈의 해리성 다중인격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이고 놀라운 전개다. 그리고 민선의 단짝 친구 진희는 여빈의 정신과 주치의였다. 진희는 인격살인이라는 잔인한 방법으로 여빈을 치료하기 시작한다. 잠재의식에 내재된 기억으로 재창조한 인물을 살해하는 것보다 원만한 관계로 풀어나가고 사고나 자연사로 사라지게 하는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누군가를 죽이는 것은 다른 종류의 괴로움을 생산하는 일일 것이다. 자신 안에 여러 인격체를 받아들이기도 버거운 상태에서 점진적인 방법으로 방법을 모색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진이 외모로 학급 친구를 판단하고 괴롭히고 괴롭힘을 당하는 학우가 다이어트와 화장으로 극복하려 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외모로 판단하는 가치를 청소년에게 주입하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그러한 가치를 외부에 폭력적으로 나타내는 사람에게 문제점이 있다고 명확하게 인지시켜야 한다. 성인이 아니란 이유로 처벌도 정당하게 하지 않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결국 피해자가 모든 불행을 고스란히 떠맡아야 하는 슬픈 이야기다.




자극적인 소재의 학원물로 즐길 수도 있으나 이러한 사회적 변화와 현상에도 조금은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보면 좋겠다. 가치관과 정체성이 온전히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겐 이야기 하나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북폴리오 #복수여신 #치즈필름 #웹드라마 #학원물 #학원로맨스 #로맨스소설 #영어덜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