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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 모든 그림에는 시크릿 코드가 있다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안희정 옮김 / 윌북 / 2021년 6월
평점 :

윌북 <비밀 미술단>
그 첫 번째 책은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The secret of Art >
표지부터 매력적인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The secret of Art>는 예술작품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8가지 주제로 다양한 작품들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데브라 N. 맨커프는 미술사 학자이자 작가이다. 작품을 연구할 때는 작품만이 아닌 다양한 요소를 연구해야 하기 때문에 작품 전체의 이야기가 소설만큼 환상적인 것을 경험했다. 이를 독자에게 전해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아름다운 그림이 선명하고 큼지막하게 들어간 책은 양장본으로 제작되어 소장 가치가 높다.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은 복원 중에 알게 되거나 투사 기법으로 그림 이면에 숨어 있던 내용을 알게 된 것이다.
파도를 벗겨내니 숨어 있던 고래가
<스헤베닝언 해변의 풍경> 핸드릭 판안토니선

심심한 해안가 풍경의 그림인 줄 알았으나 광택제를 벗겨내면서 파도 이면에 커다란 고래가 숨어 있었다. 고래를 숨긴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죽어 있는 고래가 해안가로 떠밀려와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던 것은 역사적 기록이기도 하다.
X레이를 투사하니 다른 그림이
<다림질하는 여인> 파블로 피카소

너무나도 유명한 피카소도 캔버스를 재활용했다는 게 밝혀진 건 엑스선 검사를 통해서 밝혀졌다. 피카소의 청색시대 작품 중 하나인 <다림질하는 여인>이면에는 장밋빛 시대를 준비하는 분홍색이 담긴 스케치가 담겨 있던 것이었다. 현대 기술 발달의 산물인 엑스선 기기가 없었다면 이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 매우 신기하고 재밌는 발견이다.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 전시회를 다녀왔다]
부와 권력을 나타내는 화려한 옷과 배경
<톨레도의 엘레노라와 아들 조반니의 초상화> 브론치노

16세기에는 입은 옷에서 신분을 알 수 있었고 옷에 넣은 무늬로도 어떤 의도가 있는지 유추할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는 엘레노라의 세련된 스타일뿐만 아니라 화려하게 수놓고 부드러운 옷감을 쓴 것만으로도 높은 지위와 부유한 집안인 것을 알 수 있다. 피렌체의 메디치 공작의 부인에게 화려한 의상 그리고 아들과 함께한 초상화는 가문의 권력을 나타내는 도구인 이유는 다산을 상징하는 석류를 수놓은 옷과 값비싼 청금석(울트라 마린) 을 배경에 가득 칠했기 때문이다. 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 편에서 알게 된 청금석은 파란색 안료의 원료로 가격이 배우 비싸 그림에서 사용할 경우 화가와 그림 주문자는 파란색을 어디에 얼마큼 쓸지 계약을 하고 그림을 그린다고 하였다.
단지 화려한 그림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사회적 배경으로 보면 굉장한 사치품인 초상화인 것이다.
해골을 대놓고 숨긴 참신한 시도
<장 드탱트빌과 조르주 드셀브> 한스 홀바인

지금은 착시현상 그림이 매우 흔하지만 16세기에는 신선했을 것이다. 애너모픽 (anamorphic)으로 해골을 그러 넣어 그림 오른쪽에서 붙어 보면 원래 형태의 해골로 보인다. 화가는 많은 상징과 단서를 그림 안에 넣어서 모델의 나이를 알 수 있고 함께 배치한 많은 과학 도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근대적 인간으로 표현하려고 한 것이 흥미롭다.
경매 낙찰 순간 파쇄기로 갈아버린 뱅크시
<쓰레기통 속의 사랑> 뱅크시

뱅크시는 소더비 경매에서 100만 파운드 (한화로 약 15억 가량)에 팔린 그림을 액자에 달린 파쇄기로 갈아버렸다. 내가 구매자 입장이라면 어땠을까? 뱅크의 의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술의 상업성을 비판하려 한 것 같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행위예술가가 이탈리아 작가 미우리치오 카델란의 설치 미술인 12만 달러짜리 바나나를 먹어버린 사건이 떠올랐다. 현대 미술은 작품만이 아니라 의도와 작품이 불러일으킨 결과까지 봐야 하는 것 같다.
이 외의 미켈란젤로의 <아틀라스 노예>와 로메인 브록스의 <우나, 레이디 트라우브리지>도 몸을 수그려 그림을 가까이 보게 만드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다양한 작품의 스핀오프 영화를 보는 듯 쉽게 알 수 없는 작품 속 이야기는 몰입 속에서 시간을 사라지게 하는 마법 같았다. 숨어있는 이야기는 영화의 메이킹필름처럼 호기심과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예술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새로웠고, 모든 것은 단편적으로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연관된 주변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예술작품의 숨어있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 책은 윌북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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