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 것 투성이인 우리 아이의 행동
김지은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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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없는데 웬 육아 책이냐고요?

뭐 알 수 없는 먼 미래의 일일 수도 있고, 내가 어릴 때 무엇이 부족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 커서 뒤돌아 보면 그 시절 아이의 입장이 아니라 그 나이의 부모의 입장에 감정이입이 더 많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작은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겼다 성인으로 자라기까지 20여 년이 필요한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힘든 일 슬픈 일 뛸 듯이 기쁜 일 하늘이 무너지게 슬픈 일 등 나열하면 끝이 없는 일들을 겪고 나서야 어른이 되었다


주변에도 유아와 어린이가 없어 간간이 마주치는 어른이 되기를 기다리는 작은 사람들을 보며 귀엽다고 생각도 하지만 어른이 기대하는 행동에 못 미쳐 보호자를 향해 미간을 찌푸릴 때가 있다 부딪히고 그냥 가는 아이를 만나기도 했고 치마 입은 다리에 와서 매달리는 아이를 난처해 하며 데려가기도 했다 눈을 마주치고 방긋 웃으며 까르륵 소리를 내며 웃어줄 때면 초면이지만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나도 겪은 이 시를 겪는 수많은 아이들을 내가 이해해보려고 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엄마는 아니지만 너의 마음이 궁금해


아동상담을 하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89개를 선정해서 담았기 때문에 목차만 보고도 궁금한 점이 많았다

첫 장은 대부분의 육아를 도맡아 하는 엄마들을 향한 위로의 말로 시작해서 참 따뜻했다

완벽한 육아는 없다 부족하게 자랐고 부족하게 주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조금 더 노력해서 더 나은 것을 주기 위한 엄마들을 생각하는 책이라 생각했다

다양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면 내가 겪었던 고민(어릴 때)과 요즘 아이들이 대부분 문제라고 하는 것들이 가장 많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집중력 저하,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과 학교에 가는 것, 친구들과 자매 형제간의 관계,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 등 비단 유아시절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모든 사람들이 겪는 누군가와 원활한 의사소통의 부재로 겪는 문제와 일맥상통한다


가정의 붕괴와 공동체 역할 축소로 유아기에 훈련해야 할 요소들을 제때 못 배운 탓이다 엄마들의 고민을 이렇게 모아두니 궁금한 부분만 목차로 찾아서 볼 수 있어 매우 유용할 것 같다


결과 칭찬이 아닌 '과정 칭찬'이 중요하다


물론 과정을 꼼꼼히 지켜봐야 하는 모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아이 스스로 발전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불편한 감정을 극복해 나가는 훌륭한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어릴 때 항상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결과대로 상을 받거나 칭찬받는 아이러니한 일들을 겪으면서 과정의 중요성을 많이 잊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이가 거짓말을 할 때, 아이의 의도와 욕구 파악이 더 중요하다


흔히 잘못을 덮으려 거짓말을 할 때 거짓말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하면 다 이해해 준다고 하며 훈육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 또한 잘못된 훈육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이가 왜 거짓말을 하게 됐는지는 정확히 파악하려 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나 안 했나에 초점이 맞추어 있기 때문에 후에 잘못된 일을 또 벌어지고 거짓말을 할 가능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양보만 하는 게 좋은 게 아니다



무엇보다 아이 자신이 자신의 욕구를 알아야 한다 싫은데 자신의 물건을 내주거나 하고 싶지 않은 놀인데 친구 때문에 하는 것 모두 자신을 파악하기 힘들고 외부에 맞추어 끌려가는 것이다 자신을 먼저 알아야 타인과의 차이를 인지하고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어릴 때 맏이에 가게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것을 강요받아왔다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언제나 강요만 받아서 기쁨으로 줄 수 없고 내 호의와 예의를 당연히 받는 사람들이 얄미웠지만 뭐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없었다 아직도 나는 나의 욕구를 알아보는 훈련을 하는 거라 생각이 들었다




안전한 좌절을 경험하는 것은 불편한 감정을 든든한 엄마와 함께 한다는 것


필요악처럼 불편하고 어려운 경험을 해봐야 성장하는 시기가 있다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겁내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유아기 때 안전한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하게 도와주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존재의 경험은 매우 크다 포기하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것 실패가 아니라 도전의 발판이 되는 것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족의 역할인 것이다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서 내 어린 시절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이랬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다가도 내 주변의 사람들도 이런 것이 부족해서 이렇게 행동했구나 나 또한 이렇게 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됐다 성인이 되어서 상대를 이해하고 내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유아기 때 적절한 교육과 훈육은 이런 수고를 덜어줄 것이다 더 많은 어른들이 온전한 사람이 되어가는 아이를 위해 이 책을 많이 보고 노력하면 좋겠다


어릴 때 나에게 '괜찮아, 하나밖에 없는 네가 무척이나 소중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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