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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그림책 여행 - 내 마음을 둘러보고 싶을 때
어른그림책연구모임 지음 / 백화만발 / 2022년 9월
평점 :
2019년부터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어른그림책연구모임'의 첫 번째 책,
『어른 그림책 여행』을 백화만발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감사히 만나서 읽게 되었다.
그림책에 대한 관심과 담론들이 점점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림책' 이라고 하면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대부분의 그림책은 어린이에게 읽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오늘날에는 그림책의 스펙트럼이 넓어져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온라인 서점 등에서 책 분류를 보면 유아나 아동도서로 되어있긴 하지만)
사실 그림책을 어린이용 vs 어른용 으로 딱 잘라 구분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림책 서두의 "이 책은 여덟 살이든 여든 살이든 누구라도 읽을 수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책이죠. 저 또한 때로는 여럽 살이기도 때로는 여든 살이기도 합니다"라는 찰리 맥커시의 말처럼 그림책이란 특정 연령층을 위한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그림을 매개로 마음 속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어른들에게도 의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책들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장마다 서로 다른 주제로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다.
1장 '우물 속에는 파란 바람이 불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대화 나누기에 좋은 책

1장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은 그림책은 바로 한국의 글작가와 폴란드의 그림작가가 만나 만들어 낸 신비스러운 그림책 『마음의 집』이다. 『마음의 집』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잘 알 수 없는 마음을 집이라는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마음은 무엇일까?', '마음의 주인은 누구일까?' 같은 철학적인 대화를 이끌어낸다. 관계에서 부대낌이 있거나 이유 없이 우울할 때 꺼내어 보기에 좋은 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있는데, 요즘들어 자꾸만 이유없이 가라앉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나에게 꼭 필요한 그림책인 것 같다.
2장 '지혜를 낚는 어부가 되어'
우리의 지각을 흔들어 깨우침을 줄 만한 책

2장에서도 좋은 그림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그림책은 찰리 맥커시의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이다. 가장 애정하고 아끼는 그림책 중 하나인 이 그림책은 원서로도 구입하여 읽고 주변에 추천도 참 많이 했던 그림책인 것 같다. 책장의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아름다운 그림과 마음을 울리는 문장이 툭 하고 펼쳐지는 마법같은 그림책. 언제 읽어도 좋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 읽기에 더욱 좋은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3장 '돌아보면 그리움인 것을'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

3장에서는 그야말로 진짜 '어른'들을 위한, 그리고 '어른'들의 마음 속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겨운 시간을 담은 그림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어릴 적 친구들과의 추억, 살던 동네, 지금은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서 항상 나를 지켜보며 말을 걸어오는 어린 나와의 만남까지. 그 중에서도 가장 궁금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그림책은 바로 대만 작가 지미의 『인생이라는 이름의 영화관』이라는 그림책이다. 인생, 영화, 그림책. 이 세 개의 단어는 듣고 보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만든다. '인생과 영화의 고혹한 향기를 품고 있는 따뜻한 그림책'으로 소개된 이 그림책 속에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숨겨져 있는 영화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가득할 것 같다.
Nowhere 에서 Now Here로!
4장 '더불어 숲을 꿈꾸며'
관계나 사회적 문제 관련 책

4장에서는 주로 사회 문제나 역사 속 갈등, 아픔, 환경과 관련된 그림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의 교직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림책 『나무를 심은 사람』과 『마지막 거인』이 보여서 너무나 반가웠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벌써 9년째 학급 아이들과 읽고 필사해오고 있는 그림책인데 내가 아직 미처 몰랐던 책에 대한 정보까지 함께 소개되어 있어서 유익하고 감사한 글이었다.

각 장 뒤에는 '함께 즐겨요!'라는 코너가 있는데 그림책을 읽을 때 알아두면 좋은 요소들과 전국의 멋진 그림책방 소개, 그리고 그림책 마을, 도서관, 전시관들에 대한 정보 안내와 시니어 그림책에 대한 소개글이 덧붙여져 있어서 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는 '상황별 추천 그림책' 목록이 있어서 언제든 그림책 목록이 궁금할 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서평을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많이 읽어보지도 못했지만
서평단에 당첨되면 그저 내 맘대로 서평을 쓰고 있던 중에
내 글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어른 그림책에 좀 더 푹 빠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어른 그림책 여행』, 만나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