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모든 에세이는 형용사에서 시작하며, 형용사로 남는다고 전한다. 참으로 참신하지 않은가. 대부분의 글쓰기 작법서에서는 부사, 형용사를 남발하지 말라고 한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것이 문장에 형용사 남발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행위, 동사의 영역이 에피소드라 한다면,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은 ‘형용사’라고 한다. 에세이는 각자가 겪은 행위, 일(동사)에서 시작해 결국은 글에서 감정, 형용사로 치환된다. 여기서 독자와 공유되는 형용사가 있다면 그 지점이 공감이고 에세이지 않을까.
책은 이 외에도 에세이 책 쓰기에서의 공저, 나만의 콘테츠 만들기에서 편집회의를 이야기한다. 편집회의는 그야말로 여타 어느 글쓰기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이다. 또, 5부에서 펼쳐 보이는 에세이 클럽 이야기는 밤호수, 그녀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이야기로 뭉클하기까지 한다. 240여 페이지의 두껍지 않은 책은 알차다. 이 책이 얼마나 단단한지는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꼼꼼한 목차는 초보 운전자에게 친절히 길을 가르쳐 주는 내비게이션처럼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할지 섬세하고 은은한 불빛으로 밤바다의 등대 역할을 한다. 앞부분에서 에세이 쓰기 방법을 이야기하고 뒷부분에 에세이 클럽 이야기를 배치한 구성 또한 유연하다.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 ‘진짜 내 이야기로 에세이 쓰기’는 제목과 부제가 안성맞춤이다. 에세이 클럽 이야기를 하면서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방법론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밤호수 자신의 이야기. 에세이 클럽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이야기. 그야말로 진짜 내 이야기로 에세이를 쓰고 있지 않은가.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을 실천하며 그대로 보여준다. 여타 다른 글쓰기 책에서 말하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무조건 쓰는 수밖에 없다(물론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원론적인 말은 식상하다)는 등의 말을 남발하지 않는다. 밤호수,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로 기존의 다른 글쓰기 작법서와는 분명 차별성이 있다.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은 진짜 밤호수 이야기로 에세이를 쓰고 있으니. 밤호수, 그녀는 천상 이야기꾼이자, 선생님이시다.
에세이라는 별 하나 안고 싶은가.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 읽기를 권한다. 읽는 도중에 에세이를 쓰고 싶을 수도. 읽고 나면 적어도 일기와 에세이를 구분해서 쓰는 나르시시스트가 되어 있을 수도.
이 책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