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질문으로 꽉 찬 그림책은 읽고 보는 내내 철학 해 보기를 권한다. 그림책은 많은 색을 사용하지 않는다. 빨강, 파랑, 노랑 세 가지 색깔로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그린다. 그림 작가 골든 코스모스가 한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빛과 그림자로 사물과 공간을 정의하고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림의 리듬을 설정한다. 또한 그림자 속 코뿔소는 무형의 상상력을 상징’하고, 루트비히의 명료한 자기주장은 붉은 형광색 머리카락 색깔로 드러낸다. 이 그림책의 또 다른 재미는 루트비히 잠옷에 그려진 코뿔소 패턴이다. 코뿔소 그림은 빛의 각도에 따라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이는 이 책이 시종일관 말하는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보이지 않으면 없다고 할 수 있는가’와 일맥 상통한다.
2년 전 소풍을 떠난 엄마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엄마는 없는 것일까?
밤 하늘의 달을 보면 엄마가 떠오른다. 엄마가 그리울 때면 집장을 먹는다. 엄마는 한순간도 내 곁을 떠난 적이 없다. 소풍을 떠난 지금도. 나는 엄마가 없다고 증명할 수 없다. 엄마는 늘 내 곁에 내 마음에 있으니, 그리움의 존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