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 일이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 중 하나라면, 그 특권을 제대로 누리는 그림책 작가가 있습니다. 그는 평소에도 기계적 이미지에 관심이 많다는 데이비드 위즈너. 작가는 <이상한 화요일>, <시간 상자> <구름공항>, 칼데콧 아너 상을 받은 <이봐요 까망 시!>등 이미 다수의 작품을 국내에 선보이며 익히 알려져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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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SF 소설이 있다면, <로보베이비>는 단연 SF 그림책이지요. 이 그림책은 로봇가족을 보여주는데요. 어느 날 '내용물 플랜지'라고 써진 택배 박스가 도착한답니다. '캐소드'의 동생이라고 하네요. 엄마, 아빠, 캐소드는 설명서를 보면서 플랜지를 조립합니다. 업데이트도 해가면서 말이죠.
미래의 가상 세계를 그리는 SF를 어떤 독자들은 차갑게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로보베이비>는 그림책 전체에 따뜻함이 있지요. 플랜지가 왔다는 걸 안 이웃은 '슬러지 케이크'를 들고 축하 하러 옵니다. 작가는 따뜻한 이웃의 관계 뿐 아니라 캐릭터의 이름을 기계 부품에서 따와 로봇 사회를 섬세하고 흥미롭게 그리고 있습니다. 또 위즈너는 기존 작품과 달리 모든 장면을 말풍선으로 구성하고 있는데요. 그림책을 통해 그림책과 그래픽노블, 만화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