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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커 ㅣ 일러스트레이터 1
조안나 캐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9월
평점 :

우리에게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로 친숙한 주디스 커 작가님의 생애를 담은 책이 나왔습니다.
북극곰 출판사에서 조안나 캐리의 <JUDITH KERR>를 번역해서 출간했어요.
표지의 화사한 분홍색이 2019년 5월 22일 96세로 돌아가신 고운 할머니 작가, 주디스 커 님을 연상시킵니다.
작가 조안나 캐리는 96세로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작품 활동에 매진했던 주디스 커의 생애를 담담하지만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의 작품 속에 함께 스며들어가있는 그녀의 인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디스 커는 독일에서 아버지, 어머니와 오빠와 행복한 삶을 살지만.
히틀러에 비판적이었던 아버지가 암살의 위협을 당하고 그녀의 가족들은 히틀러를 피해 피난길에 올라, 결국 영국에 둥지를 틀게 됩니다.

힘들었지만 특유의 밝은 성격과 배움의 의지로 그녀는 버텨내지요.
그녀를 지켜주던 것은 그림에 대한 갈망이었어요.
남편 나이젤 닐을 만나고 작가로 일을 하지만 1954년 결혼을 하고 두 아이가 태어나면서 가정주부의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열망은 멈출 수 없었지요.
큰 딸 테이시를 동물원에 데리고 다니며 잠자리 동화로 들려주던 호랑이 이야기를 1968년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책으로 만들어 그림책 작가로 세상에 인사하게 됩니다.

평범한 일상에 갑자기 찾아온 호랑이는 집안에 있는 모든 음식을 먹어버리고,
아이와 엄마는 퇴근한 아빠와 함께 즐거운 외식을 하게 되지요.
일상에 갑자기 찾아온 무서운 존재? 호랑이.
하지만 이해하는 맘으로 그 존재를 받아들이는 순간, 일상은 즐거운 이벤트가 되지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일상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 이 순간에 부모로서, 양육자로서 아이들과 어떻게 살아야하나 생각에 잠겨보게되 됩니다.

그녀는 1970년 <깜박깜박 잘 잊어버리는 고양이 모그>를 출간합니다.
주디스 커에게 고양이 모그가 있는 톰 가족은 그녀가 꿈꾸던 평화로운 가정생활을 의미했지요.
실제로 18년간 함께 했던 고양이 모그와의 삶은 그녀의 그림책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가갑니다.
1952년에 결혼해서 54년간을 함께 했던 나이젤 닐과 주디스 커 부부.
남편 나이젤 닐은 사랑하는 남편이자 일적으로도 훌륭한 동반자였지요.
그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따로 또 같이 작업하던 그가 세상을 떠나고 주디스 커는 극심한 우울감과 무기력증에 빠지지요.

하지만 남편 나이젤 닐과 나누었던 대화를 다시 생각하며 그림책 작업에 매진하게 됩니다.
그와의 추억을 담아서 그림책도 출간하지요.
이 <주디스 커> 책은 작가님이 사망하시기 전까지 끊임없이 그림책 작가로서 치열하게 작업에 몰입했던 삶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보듯이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어요.
수많은 사진들과 작업 과정 사진들, 삶의 이야기까지.
그림책은 작가와 책을 읽는 독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책입니다.
작가의 삶을 알지 못해도 충분히 그림책 자체만으로도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지요.
하지만 이렇게 작가의 삶 이야기를 알고 보니 그 책 안에 작가님과 저만의 연결고리가 생긴 듯합니다.
그리고 꿈도 꾸게 되지요.
내가 정말 원하고 사랑하는 것을 끝까지 지키고 놓치지 않았던 주디스 커.
천국에서 사랑하는 헨리(그림책 주인공 이름: 남편 나이젤을 표현)와 고양이 모그와 평안한 휴식을 취하길요.
그 곳에서는 호랑이와 함께 하는 티타임도 함께 즐기시겠지요.
국내 그림책 관련 출판물에서 그림책작가 한 명을 온전히 다룬 책들은 보기 힘듭니다.
손에 꼽을 정도이지요. 여러 명을 묶어서 간단히 소개하는 책 구성이 많지요.
그림책 독자로서 그림책 작가에 대해 궁금하고 더 알고 싶을 때는 해외 원서나 검색을 통해 조각조각 맞춰볼 수 밖에 없는데 이번에 도서출판 북극곰에서 주디스 커 작가 이야기를 번역, 출간해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작가님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출발점이 되어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도 출간되어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