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당신 품 안에서 - 영적 치유와 성장을 바라는 이들에게 드리는 선물
박재찬 지음 / 생활성서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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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성서사 신간 주님, 당신 품 안에서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의 박재천 신부님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마산교구 주보에 썼던 글들과 2022년에 월간 생활성서에 기고한 글들, 그리고 틈틈이 쓴 다른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참고로 저자 신부님은 20세기의 가톨릭 영성가로 꼽히는 트라피스트회 토마스 머튼 신부님을 연구하고 우리나라에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하셨다. 이 책은 신부님의 다양한 경험과 묵상들을 토머스 머튼의 글과 영성에 자연스럽게 결합한 따뜻한 에세이 모음집이다. 대부분 신자는 토머스 머튼이 생소할 수 있지만, 20세기 성인으로서 시대적으로 그의 통찰은 현대인에게 와닿으며, 교파를 초월해 많은 이들이 그의 영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토머스 머튼이 일상에서 얻었던 깨달음에 깊은 울림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거리를 오가는 이들을 보며 우리는 서로 이질적인 사람일 수 없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다고 한다. 그 때 그는 감사합니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과 같고 다른 사람들 가운데 하나인 것에 감사드립니다.”라고 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이보다 더 나은 것을 행복으로 여기는데 그 글을 읽고 깊이 반성을 했었다.

 

신부님의 에세이는 누구에게나 고통의 여정은 있으며 그 속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일상의 소중함 등을 일깨워준다. 고통에 대해 가르치려 들지 않고 모든 일어나는 일들을 하느님 뜻 안에서 의미를 찾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또 실수나 모자람에 대해서도 자책하지 않고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글들이 나 자신의 약함을 받아들이게 도와주었다.

 

 

불가능한 듯한 영적 치유와 성장도 하느님의 은총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라는 믿음으로 인내하고 견디어 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은 강렬한 빛의 체험일 때도 있고, 십자가와 같은 어둠일 때도 있습니다.”

이제는 아픔도 기쁨도 슬픔도 행복도 원망도 축복도 모두 주님께로 가는 도구임을 알기에 영적 자유로움 속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없음을 겸손하게 인정하며 새로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어둠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도움을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어둠만으로 만족합니다.”

 

 

신부님이 수도원이나 유학 생활에서의 경험을 통해 느낀 것들(특히 인간관계)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들이라 공감이 많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얻은 신앙적 깨달음을 내 삶에도 적용해볼 수 있었다. 신부님의 솔직하고 진실된 내용이 담긴 에세이라서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신앙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인도해주었다.

 

또 신부님의 기도나 초연함에 대한 단상도 올바른 신앙을 가지도록 이끌어주었다.

기도나 명상은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제가 깨달은 것은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때를 기다리는 오랜 인내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기도는 무엇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가진 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입니다.”

관상을 통해 신비로운 체험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위해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기에 일상의 소소한 것에 더욱 충실한 삶을 살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평안해지고,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 및 내 기도의 문제점을 되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앞으로 토머스 머튼의 영성이 더 널리 알려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추천 대상>

 

1. 토머스 머튼을 알고 싶은 분께 좋은 길잡이

-토머스 머튼 권위자인 신부님의 강의(평화방송 유튜브에 올라온 현대영성가 토머스 머튼과의 만남참고)와 친근한 에세이식으로 쓰인 이 책을 읽으면 현대의 영성가인 토머스 머튼과 그의 영적 세계에 대해 올바른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2. 현재 고통 중에 있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가르침을 얻고 싶은 분/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위로받고 싶은 분/공동체 생활로 인간관계에 힘듦을 겪는 분

 

3. 관상기도, 초연함, 수도원 생활 등에 대해 의문을 가진 분

 

4. 영적 성장과 치유를 바라는 모든 이들. -깊이있는 내용을 다루지만 짧은 에세이식의 가독성 높은 글이라 배경지식 없어도 그리고 초신자라도 쉽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참고로 박 신부님이 이 책을 가지고 2월 말에 무료로 북콘서트(이제 그만 아프고 자유롭게 사는 법)를 하신다. 자세한 정보는 생활성서사 홈페이지(https://www.biblelife.co.kr/main/index)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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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떠난 새벽길 - 한수산 순례 에세이
한수산 지음 / 생활성서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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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해서 읽기 좋은 책이 발간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생활성서사에서 나온 [내가 떠난 새벽길]은 초대 조선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님과 2대 최양업 신부님이 걸어갔던 신앙의 여정을 다룬 한수산 작가의 순례 에세이이다


이 책에는 브뤼기에르 주교님과 최양업 신부님이 걸으셨던 길들, 작가가 직접 찾아간 중국의 시완쯔와 마찌아즈 교우촌, 신학생 최양업과 김대건, 최방제가 유학했던 마카오와 필리핀 롤롬보이에 대한 자세한 취재, 그리고 그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들과 한수산 작가님의 묵상, 직접 찍은 사진들이 잘 어우러져 있어 함께 순례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읽게 된다.

 

매년 9월이 되면 본당이나 신자들은 순교자 성월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까를 궁리하며 다양한 일을 한다. 개인적으로 순례지 방문과 순교자 관련 도서 읽기(그리고 영상물, 강연 듣기)를 추천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하느님만을 위해 살았던 순교자분들을 통해 본인의 나태하고 세속주의적 신앙생활을 반성하고 재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순례지 방문과 관련해서, 요즘은 국내 성지순례 코스가 매우 체계적으로 되어 있다. 올해에도 희망을 향한 순례의 여정, 9월애() 동행행사가 진행 중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검색하셔서 개인 혹은 단체로 참여하면 뜻깊을 것 같다.

 

순교자 성월을 의미있게 보내는 다른 방법으로 순교자 관련 책 읽기가 있다.

 

한국 순교자에 관한 책은 많지만, 올해는 [부초], [군함도], 한수산 필화사건으로 유명한 한국의 대표 작가 한수산 님이 쓰신 순례 에세이 [내가 떠난 새벽길]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브뤼기에르 주교님과 최양업 신부님이 걸으셨던 길을 다루는데 두 분 다 나에게 익숙한 분들이어서 반가웠다.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내가 다니는 개포동 본당에서 현양사업을 해서 알고 있고, 최양업 신부님의 경우 시복 시성 기도를 가끔 바쳤고, 사목중심지였던 [배티성지]가 좋았던 기억이 있었으며, 25년 전에 마카오의 성 바오로 성당을 방문했던 적이 있어 약간의 배경지식을 가지고 읽으니 책 내용이 더 와닿았다. 이 책에서 작가님이 두 분의 여정을 직접 순례하면서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새로운 정보와 함께 신앙적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지금도 다니기 험한 산 길을 그 당시 목숨 바쳐 가셨다니 전교에 너무나 게으른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조선시대 한국 신자들은 간절하게 청원했지만 파리 외방 전교회는 조선이 어딘지도 모르고 자금 부족으로 포기하려 했다. 그 때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결연하게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주교님은 1년간 각고의 고생 끝에 중국 마찌아즈에 도착한 이튿날 43세의 나이로 갑자기 선종하시고 꿈에 그리던 조선 땅은 들어가지 못하셨지만, 주교님이 남긴 편지들을 통해서 숭고한 영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는데 어떻게 돈이 없어 못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이 위험한 계획이 어떻게 될 까는 별로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나는 운명을 천주의 손에 맡기도 천주의 섭리의 품에 달려들며, 고개를 푹 숙이고 위험을 뚫고 달려 내 길이 끝나는 데까지 계속할 작정입니다.”

주님, 저로 하여금 영원히 이 곳에 머무를 것처럼 일하면서, 곧 떠나갈 사람처럼 준비하게 하소서.”

 

 

두 번째는 최양업 신부님의 이동 경로에 대한 여행기인데, 이 역시 대부분 한국인이 쉽게 가기 어려운 지역들이라 지명의 측면에서 매우 낯설었지만, 신부님의 삶과 각 지역에 대한 작가님의 자세한 묘사 덕택에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양업 신부님은 땀의 순교자라서 아직 성인품에는 못오르고 가경자이신데, 그 분의 백색 순교야말로 오늘날 신자들에게 본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빨리 성인품에 오르시기를 기도해본다.

 

<추천 대상>

1. 9순교자 성월추천 도서

2. 브뤼기에르 주교님과 최양업 신부님의 영성과 순례 여정을 알고 싶은 분

3. 마카오, 필리핀, 중국 등을 순례할 계획이 있으신 분

4. 가독성 높은 순례 에세이 원하시는 분 (여행기 좋아하시는 분도)

 

 

<책 속으로>


한국 가톨릭의 새벽을 가다라는 의미의 새벽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한국 천주교회가 태동하던 새벽, 한 시대가 열리는 닭의 울음이 들리던 새벽이다.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던 박해시대, 종교적 시대 환경으로서 초기의 의미를 함유하는 새벽이다.

또한 이 글은 사학으로 당대의 지배층이 금기시하던 그리스도를 일찍이 받아들인 깨어있던 사람, 선각자의 삶을 살았던 새벽의 사람을 찾아간 기록이기도 하다. 한국 천주교회사의 새벽을 살아야 했던 순교자를 기리는 마음이 여기에는 담겨 있다.

그분들의 자취를 찾아가는 취재 여행은 언제나 새벽에 나가서 밤 깊어서 돌아오는 일정의 연속이었다. 시대의 새벽을 산 사람들, 자신 또한 스스로 새벽이었던 그 분들을 만나기 위해 나도 언제나 새벽에 길을 떠나야했다. ....

-1부 나의 새벽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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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떠난 새벽길 - 한수산 순례 에세이
한수산 지음 / 생활성서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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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읽어도 좋지만)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의미있는 영적 독서를 원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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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치유되었다 - 예수님과 함께하는 치유 여정
밥 슈츠 지음, 이진아 옮김 / 생활성서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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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는 치유 사역(혹은 기적)에 대해 조심스럽게 생각하며 공개적으로 하지 않으려 한다. 이유는 바로 결과가 얻어지거나, 혹은 (복음의 본질보다는) 기적 자체에 집중하는 것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모두 다양한 이유로 인해 상처받은 삶을 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치유가 필요하다. (사실 우리가 죽는 날까지 치유 여정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성경에 나와있듯 예수님도 분명 인간의 치유와 자유함을 원하셨다. 그러나 다양한 이유로 기피하다보니 신앙이 자신의 현 상황에 직접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현실 문제는 다른 식으로 해결해보려는 경향이 많다.

 

나는 치료가 어려운 지병이 있고 이로 인한 마음의 상처도 있어 성령기도회에 오랫동안 다녔다. 아직 외적 치유는 받지 못했지만 다니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신앙을 반성하게 되었고 힘든 중에도 하느님은 항상 개입하심을 느끼게 되었다. 따라서 원하는 결과를 못얻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치유 기도를 하기를 권한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문제를 느끼거나 원의가 허락됨을 깨달을 수 있고, 인생 속의 문제와 상처는 항상 발생하기 때문에 늘 기도하고 치유받는 것을 일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 책도 치유를 다룬 책이기 때문에 낯설지는 않았다. 저자인 밥 슐츠는 요한 바오로 2세 치유 센터에서 치유 봉사 한지 오래되었으며, 자신 및 다른 신자들의 치유 체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본인(가정 불화 문제)과 본인 가족의 치유 경험(형의 마약중독)을 솔직하게 쓰고 있어, 특히 관련된 문제를 겪는 이들이라면 이를 통해 조언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치유하는 예수님과 만나서 결국에 치유를 받도록 하는데 있다. 또한 치유에 대한 올바른 개념과 예를 제시하고 있어, 치유 사역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분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치유 여정에 맞춰서 3,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성경의 치유 사화에 기반을 두고 본인과 주변인의 치유 체험이 자세히 나온다.


또 각 장의 [내면 바라보기], [묵상 길잡이], 도표 등은 각 장 주제와 관련지어 자신의 삶에 적용할 질문과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기도가 되면서 신앙 성장이 됨을 느낄 것이다. 성당에서는 치유 사역을 잘 안하기 때문에 (혹은 참여가 부담된다면)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치유성사에 대한 올바른 길잡이를 얻을 것이다.

 

<추천대상>


내적, 신체적, 영적 치유가 필요한 분

성령 기도회나 성당에서 치유 봉사자로 일하는 분

치유 사역에 관심 있는 분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치유하고 싶은 분

현재 가정불화를 겪는 분들 (저자가 가정불화를 겪고 훗날 이를 치유 받는 과정이 자세히 나온다.)

예수님의 치유 사화에 관심있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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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런 슬픔은 없다
허찬욱 지음 / 생활성서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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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불안함, 슬픔, 모호함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신부님이 쓰신 철학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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