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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래, 괜찮다고
신민규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다들 괜찮다고 하지만 모두가 괜찮지는 않기 때문에
다행은 여러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다시 내일의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요즈음 딱히 힘들게 없는데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에 자꾸 위로의 글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젠 여섯살 막내를 안는 것이 부쩍 힘이 들다는 생각을 하니 아이가 자랐다는 것 보다 먼저 내가 약해졌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아이를 바라보면 몰라보게 자란 것 같으면서도 말입니다. 연일 내리는 비로 마음마저 여유를 잃은 것은 아닌지...


1. 오늘도 흐림
겨울, 엄마가 냄비를 태웠다, 눈사람, 손톱, 짝사랑 접으며, 의문, 바나나 우유, 안 되는 것, 마음의 감기, 도마, 한쪽이 잘린 하루, 다른 페이지, 겨울을 걷다가, 장례식장에서, 외로움, 슬픔의 이유, 가끔, 외할머니, 콩밥, 엄마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어요, 지나간 일, 문자, 취준생 여름 나기, 예감
2. 다행의 모습
은행나무, 조금은 담담할 것, 화가, 봄바람, 꽃을 샀어요, 봄비 내리면, 카페에서, 워킹맘, 이해, 여름 달밤, 기념일, 장마를 지나며, 생일, 대보름, 그냥, 다행의 모습, 하얗게 밤새 너를 생각했던 날, 손금, 소나기, 사랑을, 질문, 꽃구경, 머뭇거리지만
3. 내일의 이유
부탁, 취준생 귀갓길, 사당역 계단을 오르며, 사전, 서로에게, X, 정리, 깨닳음, 뿌듯, 취준생 귀갓길(2), 후회, 평범의 경지, 여행, 겨울 준비, 가끔은, 역설, 거리 , 다 큰 애, 짐, 휴식

예전 같았으면 이 글을 읽고 엄마가 생각났을텐데, 이젠 제 생각이 납니다. 얼마 전 친정에서 가져온 육개장을 가스렌지 위에 올려놓고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잠을 청하던 신랑이 탄 냄새가 난다기에 후다닥 달려갔는데... 새카맣게 태우진 않았지만 밑바닥이 약간 눌러붙었더라구요. 분명 청소기 돌리면서 한번씩 저어야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청소기 돌리는 동안에는 먼지들만 보였습니다. 잊지 말아야지 하는데 자꾸만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잊습니다. 윗부분을 떠내고 눌러붙은 냄비밑을 쳐다보고 있으니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아.. 이런 마음이었구나..
비가 오면 몸이 쑤신다고, 금방 한 얘기도 뒤돌아서면 잊는다고, 자꾸만 음식이 짜진다고... 그러면 누군가 옆에서 이렇게 얘기하겠죠. '다들 그래, 괜찮다고...'
3편에서 사당역이 나옵니다. 한때 3개월간 서울에서 지내게 되면서 사당역 계단을 매일 올랐는데, <78page '......들썩거리는 등과 어깨, 흐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제서야 어렴풋이 그 등과 어깨가 흐느꼈음을 인지합니다.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남편으로, 누군가의 부모로, 누군가의 자녀로, 누군가의 친구로, 또 누군가의 누군가로..... 누군가는 다 그 삶의 무게를 등과 어깨에 짊어지며 어딘가로 옮기고 덜어내고 하는 것 같습니다. 덜어내지면 가벼운 것이고, 덜어내지 못해 더해지면 아픈것일테지요. 그렇다면 제 어깨는 대체 무엇을 덜어내지 못해서 이리도 아픈것일까요....

조금은 담담할 것
그 사람 내리면
조금은 담담할 것
옆자릴 깨끗이 정리하고
창문 열어 그 사람 향을 날아가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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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담담함을 배우고 싶습니다.
배워야겠습니다.
이 시들은 대부분 엄마생각이 났습니다. 하지만 시집을 읽고 난 후에 책 소개를 보았는데 젊은 청년들의 마음에 주목했다고 쓰여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또 그런것도 같습니다. (문득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떠오릅니다. 이 영화를 떠올리면 오만가지 생각이 납니다. 공감되어 울다가 또 화나다가...) 젊은 청년들의 마음도, 내 마음도 공감이 되는 것이라면 엄마를 둔 자녀의 마음에 주목한 것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