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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땅콩 대 붕어빵
정승희 지음, 이주미 그림 / 한솔수북 / 2020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사를 가고, 전학을 간다는 것은 어떤느낌일까?
한솔수북의 '슈퍼땅콩 대 붕어빵' 은 주인공 소녀 차지수가 겪는 이사와 전학, 그리고 우정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책 제목에서 '슈퍼땅콩'은 키가 작은 차지수 별명이고, '붕어빵'은 뚱뚱한(별로 뚱뚱해 보이진 않지만...) 홍은혜 별명입니다. 서로가 지어준 별명만큼 두 친구의 라이벌 구도가 한눈에 보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쳇! 내가 슈퍼땅콩이면 홍은헤 넌 붕어빵 뚱땡이야!"
"뭐라고? 쬐그마한 땅꼬마 주제에, 입만 살아가지고!"
서로의 약점으로 별명을 지어주는 사이? 결코 친한사이는 아니라는 뜻이겠죠? 둘의 첫 만남은 지수의 이사로 시작됩니다. 지수 아버지의 잘못(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한ㅜ)으로 서울 끄트머리에서 경기도로 이사를 가게 되는 지수. 벌써 이번이 일곱 번째 이사라고 합니다. 일곱번째 이사하는 그곳이 '붕어빵' 홍은혜의 부모님이 주인으로 살고 있는 그 집이었던 것이죠.

이미 지수는 익숙한 학교와 친구들이 바뀐다는 것과 이사도중에 차에서 떨어진 하이디(지수의 애착인형) 때문에 마음이 좋지 못합니다. 게다가 원래 살던 곳보다 더 작은 집이라니... 그런 상태에서 만난 주인집 딸 홍은혜는 아주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사건이 일어날때 마다 지수는 키티를 꺼냅니다. 키티는 지수의 비밀일기장인데, 비밀일기장에 쓰인 글 덕분에 지수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내 일기장에 이름을 지어준다는 설정이 아주 신선했습니다. 일기장에 구입한 날자나 선물해준 사람의 이름을 적어놓은 적은 있어도 그 일기장에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은 그 소중함이 크다고 여겨집니다. 지수에게 키티는 그런 존재였을 것입니다. 하이디와 키티. 지수에게 소중한 존재.

하나뿐인 오빠 지호와 초록 십자가를 찾아 수많은 교회들을 지나 만난 성당에서 소원을 빕니다. 그리곤 이삿날 방에서 주운 동전으로 저금통을 구입합니다. 그렇게 지수는 성당에서 만난 하느님과 저금통 두꺼비에게 소원을 빕니다. 무슨 소원이었을지는 짐작하시죠?

전학 간 첫 날. 불행하게도 '붕어빵' 홍은혜가 같은 반이라는 것에 화가 납니다. 은혜는 등교 전 날 목욕탕에서 만나 지수의 비밀(거시기.. 아니 엉덩이에 왕점!)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가지고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5학년이 된만큼 울지 않겠다는 다짐도 무너뜨릴 만큼 은혜는 지수를 속상하게 합니다. 이래서 전학이 싫은 지수입니다. 새로운 친구에 대한 환영은 왜 늘 따돌림으로 시작이 되는 건지... 지수는 한두번 겪은 것도 아닌데 눈물이 지수 볼을 타고 흐릅니다.
한번도 전학을 가본 적이 없고, 전학 온 친구만 봐왔던 저는 떠올려봅니다. 그때 전학온 그 친구. 제 학창시절에도 존재했던 왕따. 하지만 제 기억에 새로 전학 온 친구는 그저 신기하고, 궁금한 것이 많아지는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관심이 그 친구에겐 버거웠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드네요. 몇년 전 이사를 가게 된 조카하나가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힘들어 했단 이야기가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왕따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미 형성된 친구들 사이에서 많이 힘들어했던 조카는 부모님에게 다시 원래 학교로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전학이라는 큰 사건은 전학 온 친구를 대하는 친구들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은혜로 인해 힘든 나날만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두 번 연속 짝꿍이 되어 서로에 대해 알아갈 기회가 많았던 종창이와 지수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지도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종창이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지수가 만나 즐거운 일들만 생깁니다.
그런 종창이는 '붕어빵' 은혜가 지수의 비밀을 친구들에게 폭로할 때도 옆에서 은혜 패거리들에게 한소리 해줍니다. 이런 친구하나 있으면 정말 든든할 것 같죠?

지수를 괴롭히는 은혜의 폭주는 은혜 집에 빨간딱지가 붙으면서 막을 내립니다. 자신만만하던 은혜는 더이상 지수를 괴롭히지도 않고 풀이 죽어 있습니다. 사실 은혜는 지수가 얄미웠었던 것입니다. 학원에도 다니지 않는데 뭐든 척척 잘한다며 핀잔을 주던 엄마의 말에 더욱 지수가 싫었던 것이었습니다.
다시한번 공감합니다. 부모든, 자녀든 남과의 비교는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 말입니다. '엄친아 & 엄친딸' 이라고 하죠. 왜그리 엄마친구 자녀들은 못하는 게 없는 건지...^^;;

과연 지수와 은혜의 우정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마지막은 지수의 여덟번째 이사입니다. 지수와 은혜, 그리고 종창이까지.. 이 세 친구의 5학년 우정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