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온기가 있기에 - 어쩌면 오늘도 마주하고 있을 사랑이라는 따뜻함
연그림 지음 / 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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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코로나 탓이라고 말할 수 없는 듯 하다. 그 이전에도 퍽퍽한 삶이었고, 어려운 사람은 힘들었을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 외에도 세대, 성별 등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힘든 시대라고 이야기 한다. 돌이켜 보면, 인류는 극복하기 힘든 전염병을 종종 맞이했고, 전쟁의 화마에 휩싸였으며 재해 속 폐허를 경험했다. 그때마다 위기를 극복하고 응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거창한 이야기 같지만 홀로 극복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붙잡으면서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제도와 의식 차원이 아닌 사람과 마음의 접촉이 필요하다. 사회적 거리를 통해 전염병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위태롭게 서 있다. #우리에게는온기가있기에 희망을읽고 싶은 것이다. #연그림 저자가 #에세이_통해서 전하는 메시지는 실화인지 아닌지 보다 우리가 듣고 싶고 느끼고 싶은 #온기_가 담긴 사람의 온도이다. 어쩌면 오늘도 마주하고 있을 사랑이라는 따뜻함을 담은 #연그림에세이 각 사연 마다 눈물과 감동이 서려 있다. 감정이 메마르고 마음이 식어버려 행복을 잊은 모든 사람들에게 미소로부터 출발하는 사랑과 행복을 전한다.

□ 특별하지만 특이하게 보일 수 있는 아이, 그 특이함을 특별함으로 만들고 관계 속에서 녹아들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은 관찰과 사랑의 힘이다. 사랑을 받은 아이는 내적인 힘이 바탕이 되어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수용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사회의 또 다른 온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 양육은 어렵다. 지나보면 오답 투성이다. 세대 간 소통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통과한 이에게서 지혜와 사랑을 배우고 어른이 되어 다시 성장한다.

​□ 작은 표정도 놓치지 않는 눈을 가진 아이. 상대의 마음을 읽은 아이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 어른. 그들이 이웃에게 베푼 작은 사랑은 오늘 하루가 무너지는 절망이었던 누군가에게 다시 일어설 희망이 된다.

​□ 누구나 가질 수 있기에 누구의 것도 아닌 것에 이름을 붙이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아이에게서 배운다. 화단에 버려진 꽁초를 보며 경비원 할아버지의 한숨도 읽었지만 화단의 주인인 꽃과 풀이 자랄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진실된 눈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우리에게는온기가있기에 #연그림 #연그림에세이 #따뜻한에세이 #감동에세이 #선물에세이 #인성에세이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눈물감동 #사랑에세이 #부모님사랑 #자녀사랑 #스승과제자 #이웃사랑 #평화 #공존 #이해 #소통 #다산북스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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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박미옥
박미옥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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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질서 확립에 앞장서는 대표적인 공권력은 경찰이다. 조직이자 개인이기도 하다. 치안을 유지하고 범법자를 수사하고 체포하여 법의 심판대로 이끈다. 오랜 시간 남성의 영역이었고, 여성의 활동이 시작되고 나서도 활동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형사박미옥 이야기를 통해 젠더적 편견을 넘어서고 경찰 수사의 체계가 확립되는 과정을 알 수 있었다. 얼마전 읽은 #살인자와프로파일러 이야기와 맞닿은 부분이 많았다. 또한 #악마의마음을읽는자들_의 저자가 말한 국내 프로파일링 도입 및 과정도 함께 담겨져 있었다. 성별 대립에 의해 쟁취해 가는 과정을 이야기 중심에 두지 않았다. 조직 내 비록 차별과 편견은 있었지만 성별을 넘어선 형사로서 위치를 굳혀가는 인생을 그렸다. 또한 범죄자를 수사하고 구속하는 기계적 형사가 아닌 범죄를 분석하고 이해하여 체계적인 접근을 풀어낸다. 그래서 피해자의 아픈 상처를 더욱 깊이 들여다보고 피상적인 일회성 사건 뒤에 숨겨진 일들도 파헤치게 된다. 더불어 범죄자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그의 사연을 경청하여 사건의 진실을 더욱 깊이 파헤친다. 경찰 조직 내에서 고민하였던 이상과 괴리도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회적으로 유명했던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지만 선정적인 이야기로 거북하지 않고 수사 행위가 갖는 사회적 의미를 깊이 생각하는 계기를 부여 받았다. 언급한 저자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분야에 대한 깊은 철학을 가지고 일의 전문성을 키웠다. 또한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인간애를 가졌기에 더 깊이 더 넓게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들을 향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났다. 또한 비슷한 시기를 살아온 이들의 당시 이슈와 사건에 대한 실무자들의 노고를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글을 읽으면서 인간적으로 #형사박미옥_을 존경하고 그의 생각에 감동을 받았다.

■ 형사는 내 정답과 확신을 고집하며 안달복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함으로써 알지 못했던 길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다그치면 마음이 닫히지만 질문하면 열린다. 형사는 그 변화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31p)

□ 극악무도한 범죄자는 아니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마음도 그러하다. 정답을 제시한다고 듣지 않고, 오히려 의문 투성인 그 마음을 열 수 있는 질문과 기다림이 답이다. #형사박미옥 마인드에서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배운다.

■ 현장은 사전연습이 불가능하다. 하여 신임 경찰관, 형사 경력이 아예 없는 후배들에게 경각심과 위기의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52-53p)

​■ 숭례문 방화사건은 나에게도 잊을 수 없는 화인을 남겼다. 여전히 내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그때 숭례문 이야기를 해본다. 당시 나는 서울청 화재감식 팀장이었다. (55p)

​■ "뭘 봐?" 사람이 사람을 똑바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뜸 불쾌함부터 느끼는 심리의 기저엔 무엇이 있을까? 이 불쾌함은 너 때문인가, 나 때문인가. (66p)

​□ 수사의 탁월한 능력의 밑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깔려 있었다.

■ "월급에는 야단맞는 일도 포함되어 있는 거야. 그리고 월급의 크기만큼 야단도 더 크게 맞는 법이고." (85p)

​■ 수사 과정에서 나는 결코 객관적이고 전지전능한 신이 될 수 없다. 타인의 눈과 말에 따라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무너질 수 있는 한낱 사람일 뿐이다. 모두가 용의자로 낙인찍은 사람일지라도 일말의 억울함이 없을까 돌아보고 검증하는 것, 그것은 내겐 윤리의 문제를 넘어 생존 그 자체였다. 현장에서의 실수와 오판은 교도소로 범인이 아닌 내가 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므로. (145p)

​■ 형사의 두려움은 예견되어 있고, 범인의 두려움은 자초한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의 두려움은 난데없다. 왜 겪어야 하는지 모를 세상 억울한 두려움이 될 수 있다. (182p)

■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범인이 제 생각과 한계에 갇혀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 적는 조사가 되면 안 된다. 죽은 자가 말하지 못한 내용을 대변해주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재판은 범인의 주장을 발표하는 장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우리는 말하지 못한 자의 말을 묻고 찾아내고, 그 말이 우리의 해석에 따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사실에 근거한 명료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266-267p)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형사박미옥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이야기장수 #박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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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데이 파더스 클럽 -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일기
강혁진 외 지음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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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을 때, 부모로서 첫 걸음도 시작된다.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지만 걱정과 두려운 마음도 따라온다. #썬데이파더스클럽 이야기는 양육자로서 아빠가 어떻게 성장해가는지 기록한 일기이다. 독립된 개인으로서 살다가 양육자라는 새로운 역할을 감당해 가는 좌충우돌한 과정을 뉴스레터 형식으로 공유한 것이다. 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에서 주양육자는 엄마였기 때문에 아빠의 육아 일기는 사회적으로 주목받았다. 엄마에게 맘카페라는 소통 공간이 있다면 여기 모인 다섯 아빠에게는 #썬데이파더스클럽이 있다. 뉴스레터 안에 자신의 양육 일기를 공유하고 서로 비교해 가며 공감을 받고 부족한 점을 메워가는 것이다. 누구나 양육자로서 처음을 경험하기에 선배 양육자로부터 정보를 받고 사회와 지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틈을 채워주는 매개자인 것이다. 양육의 고단함도 있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했던 순간을 나눈다. 양육에 대한 편향적 시각을 일부 바꾸는데도 일조했으리라 믿는다. 부모는 공동 양육자이다. 그렇기에 부와 모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역할의 무게에 따라 다툼과 갈등의 원인이 되는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 대한 지혜도 얻을 수 있다. 변화된 사회의 모습을 담는 #썬데이파더스클럽 이야기가 작은 씨앗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 육아를 하면서 너그러워진 건 마음뿐이 아니다. 시간을 인지하는 감각도 너그러워졌다. 송이를 키우는 동안 시간이 정말 선형적으로 일정한 속도로 흐르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26p)

□ 기쁨과 행복을 주는 육아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있는 24시간은 전 우주적 에너지가 집합되어서일까 48시간으로 느껴진다.



■ 그렇게 화이트와 블랙, 그레이 톤으로 가득했던 그 공간을 '뽀로로'와 '크롱', '루피'와 '에디'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차례로 점령해나갔다. 집은 시간이 갈수록 야수파도 울고 갈 법한, 거침없는 원색미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37p)

□ 자신이 아닌 상대에게 온전히 초점을 맞추는 성인군자적 측면을 발견한다.



■ 게임에서는 매번 아이가 앞서 나간다. 이미 게임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이는 차근차근 자기 레벨까지 따라올 수 있는 방법을 내게 알려준다. 행여나 서툴러 버벅거려도 절대 열 내지 않는다. 그 놀랄 만한 차분함을 곁에서 느끼며, 나는 보호자로서의 태도를 거꾸로 아이에게 배운다. (54p)

□ 일방적 호혜의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로부터 지혜와 태도를 배우게 될 때가 온다.



■ 며칠 후, 아이가 쪼르르 달려와 도전적인 눈빛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다소 따지는 말투였다. "아빠, 안성탕면에는 면이랑 스프랑 같이 넣으라고 되어 있는데?!"(찌릿). 끓이기 전에 뒷면 조리법 한 번이라도 읽어봤으면 됐다. (95p)

■ 아이를 내 힘으로 키웠다고 말하기 민망할 때가 많다. 처음으로 제 몸을 뒤집었을 때,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았을 때, 젖병을 떼고 수저로 밥을 먹기 시작햇을 때에도 양육자로서 한 거라곤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은 게 전부였다. 필요한 자극과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했지만, 성장 자체는 스스로 한 셈이다. (100p)

□ 양육자의 불안과 염려를 내려놓고 아이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끊임없이 부여해야 한다. 아이의 내적인 힘을 믿어줘야 한다.





■ "서로에게 서운한 게 있으면 하나씩 말해보자. 고쳤으면 좋겠는 점도 하나씩 알려줘." 하나씩 알려달라고 한 이유는 단순하다. 둘 이상 넘어가면 기억을 못 하기 때문이다. 하나조차 고치기 어려워 집안 행사를 마칠 때마다 티격태격해왔다. (103p)

■ 아이를 하나 데리고 있으나 둘을 데리고 있으나 셋을 데리고 있으나 힘든 건 마찬가지니까. 두 명만 돌본다고 3분의 2만큼만 힘든 것도 아니거니와 그렇다고 나머지 부모도 3분의 1만큼만 힘든 것도 아니다. (176p)

□ 아이와 양육자 부모는 2인3각 선수이다. 세 명이지만 선수는 두 명인 듯 세 명이고, 움직일 수 있는 다리는 그보다 더 적을 수밖에 없다. 쉽지 않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서로에게 힘이 되도록 격려하고 소통해야 한다.



■ 경직된 내 마음에 균열을 일으킨 게 설명도 설득도 아닌 위로였던 걸 떠올렸을 때 수년간 풀리지 않고 노키즈존에 대한 사회적 갈등도 차별, 혐오 같은 객관적 정의보다, 당사자들이 겪은 주관적 상처와 불편함에 대한 공감에 실마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노키즈존의 시작이 처음부터 아동 혐오가 아닌 진상 부모에게 부당한 손해를 입은 점주의 상처와 그로 인한 자구책에서 비롯되었던 걸 보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옳고 그름이 아니라 따뜻함과 친절함일지도 모른다. (210p)



■ 현실은 바꿀 수 없는 배터리의 연속적인 방전이다. 주말에는 육아로, 평일에는 회사 일로. 배터리 성능은 점차 저하되는데 해야 할 일은 줄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몸도 마음도 건전지 갈아 끼우듯이 새걸로 바꾸고 싶은데 쉽지 않다. (230p)

□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아이는 성장하고 어른이 될 것이며 부모의 역할을 다 할 때가 올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함께 할 수 없는 것을 놓치지 않기. 조금 더 표현하고 사랑하기. 부모로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애정과 돌봄, 사랑일 것이다. #썬데이파더스클럽 그들도 결국 돌봄과 양육을 통해 좀 더 사랑할 줄 아는 아빠로서 성장했다.

​◆ 창비 서포터즈로서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썬데이파더스클럽 #창비 #아빠스타그램 #맘스타그램 #에세이추천 #추천에세이 #양육일기 #부부의날선물 #남편선물추천 #아빠육아일기 #책스타그램 #강혁진 #박정우 #배정민 #손현 #심규성 #썬데이파더스뉴스레터 #창비도서 #미디어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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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 에어포트
무라야마 사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열림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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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채비를 하는 동안 설레고 기대감에 부푼다. 달뜬 마음은 공항 내 오고가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알 수 있다. 작고 소란스러운 웃음이 피어난다. 낯선 이들과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인사를 건넨다. 헤어짐과 만남이 있지만 사람은 떠나고 공간만 남겨진 곳이다. 이 공항에 과거의 절망을 안고 낙향하는 이가 있고, 소박한 꿈을 이제 막 피우는 이도 있으며 매듭짓지 못한 인연을 풀어낸 이도 있다. 어쩌면 다시 마주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일까. 일상에서 내놓지 못했던 고민과 감정을 어딘가로 향하는 비행기에 태워 보낸다.


료지, 유메코, 메구미와 마유리, 사치코 다섯 인물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공항에 다다른다. 도착지이면서 출발지이기도 하다. 과거의 아픔에 주저 앉아 현실을 떠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면서 다시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 현실을 보며 포기했던 꿈을 용기내어 미래를 향해 한 발 내딛기도 한다. 좁은 자신에게 갇혀 있던 이도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마법 같은 이야기를 믿는 판타지 요소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이 우리의 희망 아닌가. 보이는 현실은 절망이지만 보이지 않는 미래는 희망에서 오는 것이다. #해피엔드에어포트 이야기는 희망의 메시지이고, 봄날에 아직 피우지 못한 꽃봉오리에 대한 기대이다. 따뜻한 응원의 글이 여러 사람에게 닿길 바란다.


■ "저는 그렇게 대단한 인간도 아니고 어린 시절에 했던 약속도 잊어버렸는데, 아무래도 절친과 전 여자 친구는 저를 아주 그릇이 크고 훌륭한 인간이라고 믿었나봐요……." 웃어보려 해도, 돌이킬 수 없는 오 년이라는 날들에 가슴이 아프게 조여들었다. (69p)


■ "인생에 실패나 배드 엔드가 있을까요. 살아 있는 한 이어지는 연재만화와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꼭 강제로 그만두지 않아도 돼요." (77p)


■ "책에는 마법의 힘이 있단다. 종이에 인쇄된 그림이나 글을 보기만 해도 여기 없는 세계가 보이다니 신기하지? 마법의 주문이 적힌 것 같지 않니? 책은 틀림없이 마법을 이루어졌어. 책방에서는 마법을 진열하고 파는 거야." (97p)


■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언제나 책의 마법이 지켜준단다. 기적은 언제나 아이들 곁에 있어." (129p)


■ 밤이 늦으면 셋이서 옥상에 올라가 별을 봤다. 오래되고 좁은 맨션 옥상이지만 적어도 그때는 주민이 자유롭게 올라갈 수 있었다. 울타리에 빨랫줄을 걸고 빨래를 말리거나 꽃이나 채소를 키우는 화분이 놓여 있었다. 대화를 나누라고 벤치도 있었다. 메구미의 아빠가 별자리 지도를 만들어줘서 메구미와 동생과 마유리는 그걸 들여다보며 질리지도 않고 별을 찾았다. 밤이 깊으면 길거리에 있는 맨션에서도 밝은 별 정도는 찾을 수 있었다. (184p)


■ 문득 당시 아빠가 저 사람을 동경했던 심리를 이해했다. 어른이 되면 지금 생활이 소중한 것과는 별개로 여행하고 또 여행하는 생활을 동경하는 마음도 생긴다. 특정한 곳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소중한 것을 소유하지 않고, 그저 트렁크 하나만 들고 바람 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혼자서 어디든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233p)



■ 사치코 혼자 다니는 여행이니 공양받지 못한 영혼이 함께 다니면 좋겠다. 여행지의 방에 그런 영혼들이 있다고 상상하면 즐겁다. 다들 마르고 상처 입은 모습이 아니라 털과 깃털에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고 건강한 모습으로, 각자 편한대로 쉬는 것이다.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영혼이라면 모두 이리 와주기를. 내 여행은 마녀의 여행. 세계에 꽃을 피우기 위해 유랑하는 여행이니까. (249p)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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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없이 비올라 샘터어린이문고 72
허혜란 지음, 명랑 그림 / 샘터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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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현악 연주에서 비올라 음색만 따로 듣는 것은 일반인에게 쉽지 않다. 하지만 리처드 용재 오닐의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듣고 나면 아하! 감탄한다. 다수 악기 연주에서는 앞서지 않지만 비올라가 받쳐주면 풍성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산없이비올라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나 소재 등은 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없어서 고민하고 절망하는 시기가 온다. 삶에 주어진 역할이 다르고 크기가 다르며 역량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색깔과 정체성이 완성된다.

선욱은 비올라를 전공한다. 입시를 앞두고 부담감에 몸과 마음이 다쳤다. 할머니 댁에서 잠시 쉬고 있다. 모든 일에 즐거움이 앞서는 할머니를 보면서 선욱은 자신과 비교한다. 할머니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밭일을 하며 봉사활동을 해내는 모든 모습에는 즐거움이 뭍어난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비유가 들어맞는다. 할머니의 악단은 그저 자신들의 즐거움에 대한 표출이지만 보는 이에게 더없는 음악적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다. 선욱은 '음악'이 아닌 '성공'에 목표를 두었던 연주가 자신의 소리가 아닌 흉내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 삶도 '자신'이 아닌 '다른' 무엇에 목표를 두는 한 흉내뿐 일 것이다. #우산없이비올라 이야기는 청소년에게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목표를 위한 고민의 시간을 준다. 반면에 인생을 좀 살았다는 어른들에게도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반추시킨다.

​■ 특히 우리 할머니, 강은자 여사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노란 하이힐을 신고 에그 셰이크를 흔들며 춤을 추는 할머니는 그야말로 보이는 음악, 들리는 음악 그 자체였다. .......중략...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상한 앙상블이다. 가끔 박자나 음정이 틀리기는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틀려도 거슬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24p)


■ 마을 회관에서 한바탕 신나게 놀고 온 할머니는 또 신나게 밥을 차려 주었다. 가만히 보면 할머니는 언제나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기로 아예 작정을 한 사람 같다. (34p)

■ 할머니는 어떤 것에도 거침이 없다. 누구의 눈치를 보지도 않고, 주눅이 들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음악의 분위기와 박자에 맞춰 척척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악기를 겁 없이 대충 다룬다. (37p)

■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많은 말이 속에서 아우성을 쳤다. 힘들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 말을 하는 것이 두렵다. 이제 와서 그만둘 수는 없다. (54p)

■ 한두 방울 떨어지던 비는 좀 더 내릴 기색이다. 빗방울이 나뭇잎에 이어 내 머리에 떨어졌다. 급기야는 비올라 몸통에 정통으로 툭 떨어졌다. 나는 움찔했다. '툭' 하는 소리가 마치 내 가슴 판에 구멍을 뚫는 것만 같다. 아프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내 손은 계속 움직였다.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나를 에워쌌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77p)

​■ 녹슨 쇠사슬이 풀리는 소리였다. 레슨의 압박감에서, 콩쿠르의 긴장감에서, 뒤처질까 싶은 두려움에서, 정확한 음을 맞추지 못할까 봐 마음 졸이는 조마조마함에서. 그리고 묶여 있던 것들을 되찾는 소리였다. (83p)

■ 음악은 그런 것 같다. 듣고 있노라면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온다. 짜증과 분노를 사르르 녹이고 마치 빵빵한 풍선에 바람 구멍을 내서 바람이 다 빠진 것처럼 홀가분하게 만든다. 경쾌하고 즐거운 느낌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107p)

​◆ 2023년 봄여름 단행본 물방울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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