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만 - 슬기로운 초등교사생활
최문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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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되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었던, 5년 차 초등 교사의 진짜 선생님이 되어가는 수업(과정, 에피소드)를 담은 [교사가 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만]

넣고 싶은 곳에 맘껏 수시를 넣을 수 있던 마지막 세대로서 열몇 군데에 원서를 넣고 합격한 5곳 중 교대와 영어영문학을 두고 갈등하다가 최종 선택해서 가게 된 교대. 그때까지만 해도 꼭 선생님이 되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될 사람 될이라는 말처럼 지은이 최문혁은 순탄하게 (물론 그가 한 노력이 순탄하다는 건 아님. 곡절이 많지 않다는 뜻임) 교사가 된다.

교사가 된 첫해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군대를 다녀온다. 그리고 연수를 받고 다시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제서야 비로소 '진짜' 선생님이 되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 중이나 교사가 아이들만 잘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다 보니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글로 풀어 냈고, 푸른향기를 통해 출판됐다.

표지를 보면 2020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 표식이 붙을만하다. ㅋㅋ어떤 뜻이냐면 좀 바른생활 어른의 일기를 읽는 기분이다.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 표식이 붙은 책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읽을 때마다 내게 똑같은 이미지를 남겨줬다. 바른 책.

학생을 지도하며 느꼈던 보람, 다짐, 의문, 제안 등 대부분의 글에 자극적인 소재가 없고 기복 없이 흘러간다.

그렇기에 이 책은 독서 대상을 좁히고 싶진 않으나.... 내용 상 학부모님이나 교사로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읽었을 때 시너지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가령 학부모님들은 선생님들이 얼마나 힘들지(?) 고생하시는지(?) 체감해 볼 수 있고,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은 같은 업을 하는 만큼 공감할 것도 생각해 볼거리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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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 - 페미니스트 아내의 결혼탐구생활
박식빵 지음, 김예지 표지그림 / 푸른향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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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책에 어떤 내용을 담을까 궁금증 반,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한 감정 반을 담고 읽기 시작한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 박식빵/ 푸른향기]

따다다다다다다 뱉어지는 글들이 술술 읽히길 20분째. 3분의 1은 읽었나 보다. 머릿속에 물음표가 그려진다. 무엇에서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책이 된 거지? 저자는 페미니스트가 맞나?

의문부호가 지워지지 않지만 읽는데 막힘이 없으니 계속 읽었다. 2시간쯤 지난 후 마지막 장을 덮고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했다. 왜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책인지.

나에게는 책 제목보다 부제가 더욱 책 제목처럼 다가왔다.

'페미니스트 아내의 결혼탐구생활'

페미니스트 저자가 작성한 결혼탐구생활(에세이)이다. 굳이 왜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책으로 제목을 정한 것인지 궁예해본다면ㅋㅋ 저자의 결혼생활이 서술되어 있는 만큼 이혼하고 싶은 감정을 추스를 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다.

가령 나 역시 남편에게 욱해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일 때 나를 다스리기 위해 적어놓은 글들이 몇 개 있다. 남편과 함께해서 좋은 순간이라든지, 감동받은 순간 같은 거. 다 읽고 비슷한 맥락이지 싶었다.

다만 나는 이 책을 통해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갖고 있던 불편한 감정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그것은 페미니스트 관점으로 보면 불편하지만 다른 지점에 방점을 찍으면 이해할 수 있고 내 기준 별문제가 아닌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 친구 집에 갔다가 여러 버전으로 변신할 수 있는 공주 옷을 보고 딸이 갖고 싶어 했다고 남편에게 말하는 일화가 나온다. 이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애가 불쌍하지도 않냐며 사주라고 대답하는데, 그렇게밖에 대답하지 못하는 남편의 머릿속이 불쌍하다고 표현한다. 물론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핵심이) 무엇인지는 알지만(여자아이들이 공주 드레스에 함몰되는 현상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건 알지만) 그 관점을 배제하고 다른 관점으로 보면 이 에피소드는 아빠 입에서 지극히 나올법한 상황이지 싶어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

좀 더 페미니즘에 대해 알게 되면 이 에피소드가 달리 읽힐까 싶기도 하다. 나는 페미니즘을 언론을 통해 접했고, 자극적으로, 부정적으로 장기간 접했다. 심지어 자신은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고 엽기적인 행동과 언행을 일삼는 사람을 가까이에서 겪어보기까지 하니 더욱 페미니즘에 거리감이 생겼다.

그래서 저자가 의도한 것은 아니나 다른 의미로 페미니즘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그럼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일들이 좀 더 많아질 테지?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이 책은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 읽었을 때 좀 더 공감할게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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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포 매거진 POPOPO Magazine No.04 - Dearest Daughter
포포포 편집부 지음 / 포포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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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컨셉진을 읽으며 부엌이라는 키워드에서 이렇게 다양한 읽을거리가 나올 수 있냐며 감탄의 글을 남겼었다. 포포포 매거진 NO.4 역시 그때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엄마'라는 키워드로 200페이지의 풍부한 읽을거리를 만들어냈다. 본문을 3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첫 번째 섹션은 NAME OF MOM, 두 번째 섹션은 MOTHER & DAUGHTER, 세 번째 섹션은 MY NEW UNIVERSE의 부제를 붙혔다.

포포포에서 나온 도서 library of letters를 보며 저자들이 표현한 엄마 컨텐츠가 꽤 마음에 들었었다. 물론 그 책은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주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마음에 쏙 들었고 여운이 깊었다. 이번 매거진을 보게 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작정하고 엄마 관련 컨텐츠로 채운 포포포 출판사의 책은 어디까지 만족도를 줄까? 설레는 마음으로 정문정님의 글을 읽기 시작, 역시 한치의 거부감도 없이 풍덩 빠졌다. 엄마와 관련된 이야기로 이렇게 채울 수 있구나. 이렇게 읽을만하게 만들 수 있구나! 기대를 채워주는 만족도에 짜릿해 하면서 읽었다. ㅋㅋ

내용 자체가 짜릿한 내용이라기보다 평소 엄마라는 키워드로 접하던 콘텐츠들과 달리 레파토리나 구성이 새로워서 짜릿했다. 담긴 내용은 뭐 역시나 어디에나 있을법한 사연과 공감할 내용이지만 어쩐지 읽고 있자면 신선하다. 온전히 글로만 쓴것도 있고 그림으로, 사진으로, 인터뷰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더라. 그런데 그게 겉도는게 아니라 일관성 있게 흐르다보니 마음에 남음은 물론 신선하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 같다.

특히 마음에 남은 이야기로는 이서현님의 돌고래 이야기를 꼽겠다. 자신의 자녀에게 잠들기 전 해준 이야기가 살포시 들어가 있는데,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저자의 저서도 찾아보게 됐다. 정문정님의 정인이 이야기도 최근 공분을 샀던 사건이기 때문에 술술 읽히기도 했지만 담긴 내용이 정인이 사건을 보면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 그시절 워킹맘 이야기나 엄마와 딸의 애증의 관계를 스티커를 떼고 남은 접착제 자국이라고 표현한 문장도 마음에 남는다.

다만 편집자님의 말처럼 누구나의 이야기 이지만 어쩔수없이(?) 딸로, 엄마로 살아간 사람들에게 더욱 이입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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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코가 석 자입니다만
지안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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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이사로 호텔로 떠나던 날 다짐한 게 있다. 앞으로 새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책은 사지도 말고, 신청하지도 말자. ㅋㅋㅋ but, 내 인생에 다짐은 절반이 며칠 내에 무너진다. 뭐 이번에도 역시다.

제 코가 석자입니다 책 소개 글이 그리고 표지가 책을 읽고 싶게 했다. 마침 자존감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남' 덕질 할 시간에 '나' 덕질이나 해야겠다는 마음도 먹었던 차에 '남 신경 쓸 시간에 나 좀 챙기자고요-'라는 멘트는 매우 결정타였다.

오늘도 내일도 내가 제일 걱정인 지안 저자의 [제 코가 석 자입니다만]

저자는 이혼 후 딸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25년의 직장 생활.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누군가(자식)를 책임지기까지 해야 했던 그 업의 세월이 녹록지 않았음을... 굳이 책을 읽지 않고도 알 수 있지만 예상대로 구구절절 공감 간다. 25년의 직장 생활을 하지 않았고 책임질 자식이 없음에도.

끝이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자신의 인생을 부양해야 하는 것이 걱정이고 너무 이른 나이에 학교를 입학한 탓에 꼬여버린(?) 나이 문제도 저자의 코가 석자이게 했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고 미움받는 쪽을 택하는 자신이 걱정이기도 하며, 딸의 취향을 공유하느라? (맞추느라?) 보는 프로듀스 시리즈를 다시 봐야 하는 것도 걱정이다. ㅋㅋ

에피소드들이 이런 식으로 쭉 이어진다. (각 에피소드는 보통 3,4장으로 끝난다. 이것도 마음에 쏙 들었다. 읽다가 끊기가 좋더라. ㅋㅋ)

시시껄렁한 장난스러운 책이겠거니 싶었지만 완독하고 나면 덕분에 잘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단단해진다. 또한 이번 한 해 만큼은 저자처럼 나 자신을 걱정(덕질)하는데 공들일 것이다.

"누나, 여기도 사람 사는 데에요." 그렇다. 우리는 모두 그런 곳을 여행하고 있다. (p.146)

맛있는 음식은 그릇 바닥이 보이도록 먹어주는 것이 예의이고, 공연은 즐길 수 있는 만큼 느끼는 것이 매너다. (p.153)

열정이 없다면 인생은 어느 장면부터 봐도 똑같은 지루하고 낡은 드라마가 된다. (p.165)

걱정하기 위해 태어난 세상은 아니니까 기댈 수 있는 것에 의지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중이다. (p.215)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 매일이 똑같아서는 답이 없다. 하지 않은 것을 시도하고, 불안한 마음을 숨긴 채 새로운 길을 걸을 때에만 달라져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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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배웅 - 국내 첫 여성 장례지도사가 전해주는 삶의 마지막 풍경, 개정증보판
심은이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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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유로 읽었던 책들이 기억에, 마음에 흔적을 남긴다.

어떤 책은 문장력 뛰어나서 그렇고, 어떤 책은 드립이, 어떤 책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에피소드라서, 어떤 책은 깨달음이 커서, 어떤 책은 나의 어두운 구석을 밝혀줘서, 아니면 꼭 내 이야기 같아서...

때론 머리에만 남고 사라지기도 하고,

오래전에 읽은 탓에 모든 내용이 소멸되기도 하지만,

그 온기.. 자취 만은 오롯이 마음속에 흔적을 남겨둔다.

여성 장례지도사로 살아오면서 보았던 수없이 많은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적은 단상을 묶어 낸 책 [아름다운 배웅] 역시 내 마음속에 진한 흔적과 온기를 남겼다.

불의의 사고로,

혼자 외로이 살다,

갑자기 특별한 이유 없이,

때론 스스로,

아니면 병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

사산아의 경우 엄마는 병실에 입원해있고 아빠들이 오는데 대부분 장례 과정에서 감정을 질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아빠가 우리 딸 아직 있지요?라고 물으며 사랑하는 딸에게 라는 글을 쓴 편지와 함께 장미꽃을 사들고 왔다는 에피소드를 읽으며 가슴이 아렸다가 부모님 돌아가시는 길에서조차 다투는 가족이나 자식들 사연을 읽으며 씁쓸해지고 월드컵 응원을 하거나 화투를 큰 소음과 함께 즐기는 가족들 사연에는 웃펐다.

장례식장이라고 다르지 않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그 상황에 들어맞는 상황도, 말도 안 된다고 혀를 내두르는 상황도, 고통스러운 상황도 끔찍한 상황도 애틋한 상황도 다 있다. 어쩜 삶의 모든 곳은 이 점에서는 한결같다.

남편에게 왜 거짓말을 하냐며 고함을 치는 모습과 엄마에게 난리 부렸던 학창 시절과 아빠를 탓하던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저자의 충고처럼 더 늦기 전에 더 자주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말해야지 다짐하게 된다.

+해당 책은 많은 분들의 사랑으로 내용을 좀 더 보완해서 재 발간되었다. (책 말미에 장례지도사 직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 될 내용을 정리해서 넣어줌)

+저자는 100도씨, KBS 아침마당, 유 퀴즈 온더 블록에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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