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 - 페미니스트 아내의 결혼탐구생활
박식빵 지음, 김예지 표지그림 / 푸른향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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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책에 어떤 내용을 담을까 궁금증 반,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한 감정 반을 담고 읽기 시작한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 박식빵/ 푸른향기]

따다다다다다다 뱉어지는 글들이 술술 읽히길 20분째. 3분의 1은 읽었나 보다. 머릿속에 물음표가 그려진다. 무엇에서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책이 된 거지? 저자는 페미니스트가 맞나?

의문부호가 지워지지 않지만 읽는데 막힘이 없으니 계속 읽었다. 2시간쯤 지난 후 마지막 장을 덮고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했다. 왜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책인지.

나에게는 책 제목보다 부제가 더욱 책 제목처럼 다가왔다.

'페미니스트 아내의 결혼탐구생활'

페미니스트 저자가 작성한 결혼탐구생활(에세이)이다. 굳이 왜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고 싶은 책으로 제목을 정한 것인지 궁예해본다면ㅋㅋ 저자의 결혼생활이 서술되어 있는 만큼 이혼하고 싶은 감정을 추스를 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다.

가령 나 역시 남편에게 욱해서 폭발하기 일보 직전일 때 나를 다스리기 위해 적어놓은 글들이 몇 개 있다. 남편과 함께해서 좋은 순간이라든지, 감동받은 순간 같은 거. 다 읽고 비슷한 맥락이지 싶었다.

다만 나는 이 책을 통해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 갖고 있던 불편한 감정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그것은 페미니스트 관점으로 보면 불편하지만 다른 지점에 방점을 찍으면 이해할 수 있고 내 기준 별문제가 아닌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 친구 집에 갔다가 여러 버전으로 변신할 수 있는 공주 옷을 보고 딸이 갖고 싶어 했다고 남편에게 말하는 일화가 나온다. 이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애가 불쌍하지도 않냐며 사주라고 대답하는데, 그렇게밖에 대답하지 못하는 남편의 머릿속이 불쌍하다고 표현한다. 물론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핵심이) 무엇인지는 알지만(여자아이들이 공주 드레스에 함몰되는 현상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건 알지만) 그 관점을 배제하고 다른 관점으로 보면 이 에피소드는 아빠 입에서 지극히 나올법한 상황이지 싶어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

좀 더 페미니즘에 대해 알게 되면 이 에피소드가 달리 읽힐까 싶기도 하다. 나는 페미니즘을 언론을 통해 접했고, 자극적으로, 부정적으로 장기간 접했다. 심지어 자신은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고 엽기적인 행동과 언행을 일삼는 사람을 가까이에서 겪어보기까지 하니 더욱 페미니즘에 거리감이 생겼다.

그래서 저자가 의도한 것은 아니나 다른 의미로 페미니즘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그럼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일들이 좀 더 많아질 테지?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이 책은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 읽었을 때 좀 더 공감할게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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