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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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일상이 삽질인 연속인 상황에서 책까지 삽질로만 가득 채운 걸 읽어야 하나 싶어서 망설이던 시간이 길었던 것과 달리 술~술~ 읽혔던

[웰컴 투 삽질 여행]

한 장마다 4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고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정 나라로 묶은 건 아니고 삽질 결 따라 묶었다. ㅋㅋ 가령 1장은 이동 중에 겪을만한 삽질을 묶었다면 5장은 차별과 관련된 것으로 묶었다. 내가... 다녀온 여행지가 손꼽게 적다 보니 적어 준 에피소드 중에 겹치게 삽질(?) 당한(?) 것은 니하오 말고 없었지만 여행 준비하면서 겪을 수 있는 안 좋은 에피소드들을 자주 읽었던 탓에 내용들이 마냥 낯설지는 않았다.

저자 말대로 여행에 삽질(이벤트?)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필수 관문 같고, 저자처럼 다양한 곳에 자주 많이 다녔다면 책으로 나올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책을 읽을수록 삽질이야말로 동전의 양면이라는 표현이 딱 맞아 보였다. 여행 중에는 황당하고 화나고 어이없고 답답한데 돌이켜보면 그 기억 덕분에 여행이 더욱 소중해지고 나를 성장시킨다(보완해 준다). 나 역시 영국에서 즉흥적으로 축구 경기를 보러 갔다가 갖은 삽질을 한 기억이 영국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개고생했지만 축구 경기 표 예매 룰을 확실하게 배우기도 했다. 여행의 모든 과정을 대처할 수 있도록 물건을 챙겨가지도 않을뿐더러 모든 상황이 내 맘대로 되는 건 친숙한 한국에서도 되지 않으니 책 제목처럼 앞으로 나 역시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삽질을 웰컴 하려고 한다.

음식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 여행을 가기까지 큰 결심을 해야 하듯이, 자기 집을 벗어나면 대장이 운동을 거부하는 이들도 큰 결심을 해야 한다. 얼마나 잘 먹고 잘 싸느냐는 여행의 질을 크게 좌우한다. (p.32)

+한비야 님의 20살 시절 여행기를 읽는 기분도 살짝 들었다.

+삽질 에피소드라고는 하나 여행기는 여행기... 여행지 뽐뿌도 온다. 나는 몽골 여행과 치앙마이 코끼리 투어 여행을 꼭 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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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신서경 지음, 송비 그림 / 푸른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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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먹는 이야기를 만화로 접했을 때 좋은 기억이 많다. 심야 식당, 미스터 초밥왕, 오늘 뭐 먹을까?, 서양골동 양과자점, 리틀 포레스트 등.. 당장에 떠오르는 것만 해도 이 정도.

개중 서양골동 양과점과 유사한 만화 [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어떤 면이 유사하냐면 책에 나온 음식 그림들이 침 고일 만큼 묘사도 설명도 잘 되어있다는 점이 첫째요, 그걸 뛰어넘는 서늘한(?) 스토리가 숨어있다는 것이 둘째다.

큰 제목만 보고 죽기 직전에 먹고 싶은 음식을 하나하나 나열하는 콘텐츠라고 예상했지만 찐으로 지구 멸망 일주일 전 상황에 놓인 먹방 BJ 주인공이 매일 하던 대로 열심히 먹은 음식이 주 이야기였다. 생일과 멸망을 앞두고 있으니 다이어트가 웬 말이냐며 만 칼로리 케이크를 만들고(사진 참고), 소화가 잘 안된다며 희석한 매실액을 마시다가 겸사 겸사 매실 고추장 무침을 해서 삼겹살을 구워 먹방하는데....와....... 분명 내가 아는 맛인데... 심지어 별로라고 생각한 맛인데 침이 고이고 고이고..... 미치는 줄 ㅋㅋ

밥솥에 찐 시루떡을 설탕에 푹 찍어 먹는 장면이나, 진짜 게살로 만든 게살죽, 오랜 시간 짝사랑하던 여자 친구에게 만들어주는 도시락과 마지막 최후의 만찬까지 계속되는 음식 비주얼 공격에 넋이 있고 없고 했다.

그렇지만 가장 결정적인 펀치는 결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나처럼 펀치 맞길 바라며 결말은 적지 않겠다. 꼭 읽고 같이 벙 쪘으면 싶어서 참는다. ㅋㅋㅋ 누군가는 이미 예상했던 결말일 수도 있으나 나는 그렇게 끝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음식에 현혹된 것과 별개로 곁들이는 작은 에피소드들은 좀 식상한 걸 했건만... 결말이 그럴 줄이야. 결말 덕분에 식상하다고 했던 스토리들도 다시 보였다. 난 진짜 그렇게 끝날 줄 몰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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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끌어당기는 자기긍정의 힘
가토 다카유키 지음, 이정은 옮김 / 푸른향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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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할 때 속도가 잘 나지 않는 책들이 있다. 이유가 여러 개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2개다.

너무 재미없거나,

너무 공감되는데 '불편한 공감'일 때.

자기 긍정의 힘은 후자다.

책에 서술된 안 좋은 모습(반항형) 유형에 내가 딱 들어맞으니 수시로 마음이 불편해졌고 독서에 쉼이 필요했다.

최근 활동하는 커뮤니티마다 '자존감 테스트'가 인기글로 올라왔다. 50개의 문항에 하나하나 답변하면서 자존감이 높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섰다. 아니나 다를까 평균이 22점(이 점수도 높은 점수가 아님에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100점 만점에 22점 정도를 맞는다고 함)인 테스트에서 12점을 맞았다.

자기 긍정의 힘이 있는 사람들이 자존감도 높고 자신감까지 이어진다고 책은 말한다. 각각 따로 노는 개념이 아닌 그라데이션처럼 퍼지는 개념이라고.

자기 긍정감 낮은 유형에 찰떡같이 맞아 들어간 내가 자존감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다.

서론과 총 6장의 본론으로 분류된 내용은 각 장마다 또 10~20개 가까이 소 분류 되어, 자기긍정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해준다.

서론은 왜 이렇게 인간관계가 힘들까라며 저자가 힘들었던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짧게 담겨 있고 1장은 자기긍정감이 인생을 결정한다는 제목으로 자기긍정감이 중요한 이유를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2장은 안되면 안 되는 대로 자기 자신을 인정하라며 '나에게 ok'하라고 한다. 나의 부정적인 면도 실수도 즐거움도 괴로움도 모두 ok. 모든 건 그럴 수 있고 괜찮다. 자기 합리화가 아닌 자기를 ok(긍정) 하라는 게 포인트다.

3장은 고정관념은 착각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푸는데 현재의 나를 강하게 옥죄고 있는 것들이 어린 시절의 교육과 환경이 영향을 끼쳤다는걸 어느정도 알고 있었음에도 책을 읽으며 곱씹어 보니 더욱 확실하게 다가왔다. 오랜 시간.... 시간에 집착을 심하게 했는데 어릴 때 지각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압박을 받았었다. 나를 지도한 선생님이 그랬고, 할머니가 그러셨다. 이외에도 많은 경험들이 나를 '하면 안 돼'라는 고정관념 덩어리로 만들어주는데 일조했다는 걸 3장을 읽으며 깨달았다. 또한 완벽주의자라는 말을 듣는 사람일수록 자기긍정감이 낮은 사람일 수 있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4장은 나를 긍정하고 상대를 긍정하는 7가지 방법을 다루고 있으며 적은 없고 적대시만 있을 뿐이라든지... 공감과 동의는 다르다는 말... 장점 찾기의 달인이 되자는 제안 등 긍정의 힘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잘 서술되어 있다. 잊지 않고 실천만 하면 된다. ^_ㅜ

5장은 불편한 사람과 마주하는 법이라고 해서 7개의 불편한 관계를 예시로 다뤄줬고 6장은 당신은 사랑받기 충분한 사람이라며 응원하고 보듬어주는 글로 짧게 마무리한다.

관계가 틀어지거나 어려울 때마다 나는 상대의 문제점 때문에 괴롭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에도 많은 문제가 있었음을 깨닫는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곱씹어 볼수록 특히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그 사실을 더욱 깊게 받아들이게 됐다.

책 속 예시처럼 상사가 '제대로 일합시다.'라고 말했을 경우 나라면

'너나 똑바로 하고 이야기하지'

'얼마나 더 제대로 하라는 거야'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컸다면 자기긍정감이 높은 사람들은 '내가 일 하나는 제대로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상사가 어떤 마음으로 '제대로 일합시다'라고 말했는지는 상사 본인 아니고는 모른다. 그러므로 자기긍정감이 높은 사람이든 낮은 사람이든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한 내용은 모두 착각 일 수 있는데 굳이 부정적인 착각을 해서 내 스스로 나를 괴롭히던 게 나였다.

고로, 올해는 모든 덕질 제쳐두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셀프 덕질에 최선을 다해보련다. 🥰

이러한 '보통'이나 '상식'이라는 표현 뒤에 오는 말이 '고정관념'이다. (p.86)

사람은 '바름'을 내걸면 상대를 벌해도 좋다는 권리가 생긴 듯한 기분이 들면서 자기에게 둔 금지사항을 상대에게까지 적용한다.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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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활용을 알려줌 - 화상수업, 강연에 꼭 필요한
고정욱 외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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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소개할 때 코로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줌을 알게 되고 줌을 활용하기 위해 관련 책을 찾아보게 된 근간에는 코로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나 역시 작년 10월부터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폭등하면서 듣기로 한 수업들이 모두 온라인으로 변경되면서 줌을 접하게 됐다. 평소 새로운 유틸리티나 서비스를 찾아서 적극적으로 이용해보는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줌은 낯선 정도가 적은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그나마 강의를 듣는 입장이었기에 하루 정도 헷갈리고 적응했다. 하지만 강의를 진행하는 호스트(줌에서는 회의를 진행하는 주체를 호스트라고 한다.)들이 적응을 못해서 온라인 수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강사(호스트)들은 한결같이 이 시스템이 아직 익숙지 않다며 양해를 구했다... 도대체 호스트 입장에서는 얼마나 더 낯설길래 이렇게 적응을 못하는지 궁금해졌고 그래서 읽었다.

[줌 활용 알려줌 / 줌 유격대(고정욱, 김원배, 정병길, 정은상, 정종영) / 비전코리아]

전작 [줌을 알려줌]을 통해 초보자들에게 필요한 줌의 아주 기본적인 기능들과 궁금증 및 화상회의 팁 등을 다뤄줬지만 줌이라는 프로그램이 계속 발전하면서 기능이 보완되거나 없어진 만큼 다시 [줌 활용을 알려줌]을 출간하게 됐다고 한다.

구성은 크게 5개로 분류되어 있다. 챕터1에서는 줌의 기본기능 잘 활용하고 있느냐며 줌과 다른 화상 회의 시스템의 차이, 유료와 무료 버전 차이, 아이디 관리, 비밀번호 변경 등의 내용을 다뤄줬고 챕터2에서는 줌의 기능 중 공유와 저장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강의 들으면서 강사들이 제일 많이 양해를 구했던 상황이 공유와 관련됐던 만큼 줌을 활용해서 회의나 강의를 진행하는 분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파트다.

챕터3은 줌의 고급 기술이 담겨있고 챕터4는 화상회의 꿀팁이라고 해서 프로그램의 특징을 이해해야지만 나올 수 있는 리얼 꿀팁이 담겨 있다. 나는 수강생으로만 줌을 이용했음에도 이 부분을 공감한 게.... 언급한 상황들이 화상회의 시스템에 미숙한 강사들로 인해 내가 아쉽다고 느꼈던 부분들인데 그 강사분들이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더 우리를 효율적으로 가르치지 않았을까 싶더라. 챕터5는 줌 활용 끝판왕이라고 해서 화상회의와 교육 외에 줌을 활용할 수 있는 예시 2가지가 담겨있다.

챕터5개 외에도 부록으로 줌 설정과 단축키 내용이 마지막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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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어요
태원준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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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라는 책이 있다. 20년 전에 발간된 책으로 고등학생 시절에 읽었다. 막막하고 괴롭고 고달팠던 그 시절에 이 책이 준 위로와 영양가는 지금도 존재감이 느껴질 정도로 깊고 진했다. 한 명 한 명의 사연을 읽으며 기운을 냈고 잘 살아볼 용기를 냈다.

몹시 힘든 이사과정으로 번아웃까지 온 며칠 전, 밥도 소화가 잘 안되던 그 순간에 다시 한번 기운을 나게 하고 또다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책을 만났다.

'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어요'

국민일보의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는 코너에 기사화했던 내용을 토대로 67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담긴 모든 에피소드가 마음을 울리고 따뜻하게 했다. 몇 번이고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라고 소리 내어 돼냈다. 제목을 누가 지었는지.... 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다. 내가.

정확히는 읽는 사람들마다 이렇게 느낄 것 같다.

'아 나에게 필요했구나. 위로가'

어찌 보면 사소하고 작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한 사람을 위로하고 살게 해준다. 책의 두 번째 에피소드인 마지막 비행을 보면 타지에서 목숨을 잃은 동생의 유골을 한국으로 데리고 올 때 승무원이 건넨 한마디가 오빠의 메마르고 날카로와진 마음을 치유해 준다.

"동생분의 마지막 비행을 저희가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그 순간 오빠에게 이보다 완벽한 위로도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말이 몇 개나 있을까? 상대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말의 힘을 느낀 에피소드다.

입사시험에서 불합격한 지원자들에게 건네는 문자도 그랬고, 신문 서비스 받는 위치를 변경하는 쪽지를 남길 때도 그랬고, 층간 소음으로 아랫집에 필해를 줄까 걱정되어 남긴 쪽지까지... 에피소드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보석 같은 위로와 배움이 숨어있다.

이 책이 건네준 위로(다정함)에 내 마음의 체온은 며칠째 더없이 뜨끈뜨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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