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어요
태원준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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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라는 책이 있다. 20년 전에 발간된 책으로 고등학생 시절에 읽었다. 막막하고 괴롭고 고달팠던 그 시절에 이 책이 준 위로와 영양가는 지금도 존재감이 느껴질 정도로 깊고 진했다. 한 명 한 명의 사연을 읽으며 기운을 냈고 잘 살아볼 용기를 냈다.

몹시 힘든 이사과정으로 번아웃까지 온 며칠 전, 밥도 소화가 잘 안되던 그 순간에 다시 한번 기운을 나게 하고 또다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책을 만났다.

'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어요'

국민일보의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는 코너에 기사화했던 내용을 토대로 67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담긴 모든 에피소드가 마음을 울리고 따뜻하게 했다. 몇 번이고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라고 소리 내어 돼냈다. 제목을 누가 지었는지.... 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다. 내가.

정확히는 읽는 사람들마다 이렇게 느낄 것 같다.

'아 나에게 필요했구나. 위로가'

어찌 보면 사소하고 작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한 사람을 위로하고 살게 해준다. 책의 두 번째 에피소드인 마지막 비행을 보면 타지에서 목숨을 잃은 동생의 유골을 한국으로 데리고 올 때 승무원이 건넨 한마디가 오빠의 메마르고 날카로와진 마음을 치유해 준다.

"동생분의 마지막 비행을 저희가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그 순간 오빠에게 이보다 완벽한 위로도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말이 몇 개나 있을까? 상대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말의 힘을 느낀 에피소드다.

입사시험에서 불합격한 지원자들에게 건네는 문자도 그랬고, 신문 서비스 받는 위치를 변경하는 쪽지를 남길 때도 그랬고, 층간 소음으로 아랫집에 필해를 줄까 걱정되어 남긴 쪽지까지... 에피소드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보석 같은 위로와 배움이 숨어있다.

이 책이 건네준 위로(다정함)에 내 마음의 체온은 며칠째 더없이 뜨끈뜨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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