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

과속방지턱 하나 넘을 때마다

통증이 퇴원을 말린다

 

집주인이 병이 나면

화초가 먼저 앓아 눕는다

모두다 중심을 잃고 바스라져있다

볕을 향해 치켜세웠던 꿈

신음을 깨물고 부서진다

 

잎이 말랐다는 것은

뿌리를 다쳤다는 진단서이다

구급차에 실렸던 때

장막너머 냉기를 처음 느꼈다

뿌리로부터 전해지는 오한(惡寒)이었다

 

흘렸던 눈물 수위만큼

들통에 물을 받아 화분 체로 담근다

식물도 물 먹는 소리가 달다

줄기는 모두 수술해 주었다

부끄러운 회한(悔恨)을 접듯이

 

집주인이 견뎌냈던 시간이

뿌리에게 전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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