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

 

                 엄 영 훈

 

원시림 빽빽히 우거진 숲 속

조그마한 호수

땀구멍 송송 배는 일광욕을 하고 있다

 

속뼈까지 그슬린 나뭇가지

사이로 흘러내리는 한 여름

뙤약볕과 열렬한 접문(接吻)

 

초례청 어린 신부 꿀 찍은 눈꺼풀

뜨면 십만 촉광의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무간 심연 (無間 深淵)

 

녹음 짙은 바람이 건너가며

산들 애무한다

진저리 치는 물의 속살

  금빛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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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ddko 2017-06-1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등단 축하드려요~~윤슬이란 뜻을 몰라 찾아보고 시를 다시 읽어보았는데..저에게는 좀 어려워서 몇번을 읽어야 할 것 같아요.늘 활기찬 선생님 응원합니다!!!

제주녀 2017-06-14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축하애요 한여름 호수에 빗대어 삶의 감각을
깨어나는 감각을 절묘하게 그렸군요
2,3연의 행걸침 기교가 멋드러지네요
마지막 연의 반전으로 소름 돋습니다
진저리치는 물의 속살이라는표현과 금빛 소름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좋네요 축하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