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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평점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울 준비가 되어있다.'는 학창시절 책상서랍 한 구석에 있던 책이었다. 친구의 추천을 받고 구입한 책이었는데, 한번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그 때는 지루하기만해서 앞에 몇 페이지 읽고, 안 읽었었다. 중학생의 나는 너무 어렸기에, 이 책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책은 어디갔는지 잃어버려서 모르지만, 서른 초반에 다시 읽게 되었다. 열두개의 단편으로 채워져 있는 '울 준비는 되어있다.'는 뭉클한 감성이 많이 들었다. 책제목 그대로 울 준비를 하고 봐야한다.
야요이의 남편은 고양이를 내다 버렸다. 그 고양이는 성가시긴 했지만, 시어머니의 곁을 지키던 고양이였다. 야요이는 남편의 '무심함'이 거슬린다. 무심하게 결혼은 했지만 모든 것을 알려고하지 마라는 무심함. 시어머니가 보기 싫다며 떠넘기는 무심함. 시어머니의 고양이를 내다 버리는 무심함. 야요이는 남편의 무심함에 상처받고 질린 것일까. 아님, 그 무심함이 '전진'이라고 여겨지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회의감일까.
열일곱살의 마유미는 마치 코코넛 부스러기, 부서진 아몬드, 말린 과일을 잘라 적당히 섞어 만든 '뒤죽박죽 비스킷' 같았다. 마유미는 오빠와 언니가 이미 모든 것을 다 해보았기 때문에, 자신은 새롭게 할만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마유미같은 친구들이 많다. 청소년기에 자신을 표현하고자하는 욕구때문에 말도 안되는 일들을 저지르는데, 자신의 형제자매가 엄청나게 성과를 내거나, 엄청나게 유명하면 무기력함에 빠져 자기자신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말이다.
어느날, 마유미는 초등학교 동창인 히로토와 드라이브를 가게 되었다. 둘 다 운전면허는 없었지만,마유미가 히로토에게 차를 가져와달라고 설득한 것이었다. 그 날은 차안의 공기는 답답했고, 소녀감성을 뿜는 도시락은 싱거웠고, 마유미는 포도무늬 원피스를 입었다. 쓸데없이 날씨만 좋은 그런 날이었다. 그 후 마유미는 대학을 갔고, 친구가 생겼고, 애인도 생겼다. 그리고 마유미는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그건 첫사랑의 풋풋함이었을까. 아님, 사나가 그리운걸까.
시호는 히로키에게 이혼하자고 한다. 히로키는 알 수 업ㅆ는 자유를 느끼고, 이혼에 동의한다. 하지만 둘의 이혼은 부모님께는 비밀이라, 시호와 히로키는 히로키의 집에 방문했고, 시호는 끊임없는 외로움에 갇힌다. 히로키는 시호를 사랑하지만, 자각하지 못한 무심한은 시호를 외로움과 공허함 속으로 내몰았고, 결국 시호는 사랑을 포기했다. 시호는 말한다. '같이 있지만, 외로워.'라고. 히로키는 말한다. '너무 답답해, 자유를 느끼고 싶어.'라고.
'울 준비는 되어 있다.'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감정들을 문학적으로 묘사한 책이다. 겨울이 오기전에, 울 준비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읽고나면 감정적으로 성숙해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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