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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 1세대 페미니스트 안이희옥 연작소설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역사가 된 일상의 기록
안이희옥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평점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안젤라'는 문체가 조금은 다르다. 마치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하다.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날, 창가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한잔 앞에두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다소 내용은 가볍지만은 않았다. 처음에는 책소개를 읽고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안젤라'는 페미니즘보다는 여러 시대를 살아오면서 인간 '안젤라'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평소 책에서만, 영화에서만 접했던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실제 삶이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였고, 평소 무관심하였다는 것에 서글픔을 느껴지기도 했다.
안젤라는 '고려대 국문과'에 입학한다. 신입생의 패기로 대학생활을 누리기도 전에 '유신헌법'이 선포된다. 박정희대통령의 독재를 단단히하기 위함이 목적인 헌법. 안젤라는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안젤라는 유신헌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그 결과, 안젤라는 '긴급 조치 9호 위반'으로 구금된다.
사실, 긴급 조치 9호도 '유신헌법을 반대하면 체포하겠다'라는 조치이지 않은가, 그러니까 반대하지말고 유신정권을,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를 받아드리라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부분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지식인들과 얼마나 많은 영웅들이 자신의 소신을 목소리를 내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졌다.
안젤라는 긴급 조치 9호로 체포되어 '고문'을 받는다. 지옥의 시간을 겪고 난 후 안젤라에게 남은 건 '불명예'와 '고문 후유증'이었다. 그러나 안젤라는 무너지지 않았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도 국가에 소송도 진행하였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안젤라는 누군가의 할머니일 수도 있다. 지금은 그저 힘없고 늙은 노인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안젤라는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그녀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그녀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세상은 미쳐 돌아가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안이희옥 작가님은 말하고 있다. 후손들에게 더 나은 사회를 물려주고 싶다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려면 결코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우리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싶다. 나의 무관심이, 나의 외면이 사회를 더 나쁘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하고 말이다. 사실, 나도 한미 FTA떄, 반대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귀찮아하였다, 심지어 우리집이 소를 키우는데도 말이다. 그 때 좀 더 알아볼걸, 그 때 사람들의 말을 좀 더 들어볼걸, 후회가 되기도 한다.
'안젤라'는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7편 모두가 큰 사색에 잠기게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읽게되어서 다행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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