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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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제목을 보고 범죄스릴러물일 줄 알았다. 경찰들을 교묘하게 속이는 살인를 벌이는 사이코패스 살인자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알게모르게 익숙한 이야기였다. 일본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흔히 있을 법한, 내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다카요는 궁지에 몰린다. 남편이 처갓집을 풍비박살내고, 자신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러 딸과 함께 도쿄로 도망쳐나왔다. 전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났지만, 다카요는 평화롭지 못했다. 전기세, 수도세를 비롯한 각종 요금들이 밀렸고, 당장 집세를 내지않으면 길거리로 나앉게 생긴 것이었다. 다카요가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면 좋을련만, 딸 아야나를 돌보아야했기때문에 직장을 구하는 것도 힘들었고,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것도 어려웠다. 결국 다카요는 개인 사채까지 쓰게 된다. 


개인 사채도 사채였기에, 다카요는 매우 부담스럽고 무서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야나를 길거리에서 돌볼 수 없었기에 사채라도 간절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을까. 개인 사채를 준 미나미라는 여자는 매우 친절했고, 다카요의 삶을 응원까지 해주었다. 어느새 다카요에게 미나미는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1부에서는 다카요의 경제적인 이유로 항상 불안감에 시다려야하는 상황이 무척이나 답답하고, 무척이나 힘들어보였다. 가난한 부모때문에 힘든 생활을 하고 있지만 밝아보이는 아야나가 너무 대견스러웠다. 어떻게해서든 두 모녀의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해피엔딩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부에서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진다. 다카요는 빚에 쪼들려 양심을 팔았고, 아야나도 잃었다. 행복하기위해, 딸를 지키기위해 발버둥쳤건만, 다카요는 모든 것을 잃고 오로지 빚을 갚기위한 삶을 살았다.


읽는 내내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많은 사람들도 속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절하게 지옥으로 안내하는, 자기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말도 안되는 믿음으로 파산에 이르는 사람이 과연 일본에만 있을까.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작가 시가 아키라님의 신작으로 엄청난 몰입감으로 금세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개인 사채와 얽켜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이런 사람 주위에 있늘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실, 결말 부분만 두번 읽었다. 처음에는 결말이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두번째에는 다카요의 모든 인생이 거짓처럼 느껴졌다. 다카요에게 사채말고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는 게 너무나도 씁쓸하다.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는 엄청난 몰입감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책이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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