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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상회 ㅣ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3월
평점 :

<교수상회>는 일본은 물론 국내 추리소설계를 놀라게 한 <방주>의 작가인 유키 하루오의 데뷔작으로 2019년 제6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머리를 한방 맞은 듯한 방주의 충격을 잊을 수 없었기에 <교수상회>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너무나 반가웠다. 사실, 처음 교수상회라는 말을 들었을 땐, 교수들을 사고파는 가게, 킬러들이 드나드는 그런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다이쇼 시대의 비밀 조직인 교수상회이야기였다.
무라야마 일가의 저택의 정원에서 무라야마 고도 박사의 시체가 발견된다. 고도박사는 칼에 찔려 죽었는데, 칼에 찔린 것 치고는 시체 주변에 피의 양이 너무나도 적었다. 하지만 저택의 대문에는 핏자국이 있었고, 고도박사의 가방 안쪽이 피로 흥건했다. 그 가방안에는 수상한 편지가 남아있었다. 아무래도 외부에서 죽이고 저택의 정원으로 옮겨 놓은 듯했다. 과연 누가 고도박사를 죽인 것일까.
그런데 굳이 왜 시체를 저택으로 옮기는 번거로운 일을 저지른 것일까. 들킬 위험도 크고, 이동수단도 많지 않은데 말이다. 아무래도 범인은 무라야마 저택에 머물고 있는 누군가에게, 아니면 고도박사와 친분이 있는 누군가에게 살인누명을 씌우려는 것 같다. 도대체 범인은 무슨 속셈이란 말인가.
등장인물 모두가 수상하다. 추리소설에서는 원래 한두명만 수상하기 마련인데 <교수상회>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수상하다. 그래도 그 중 제일 수상한 인물은 미나카미부인이다. 누구보다도 고도박사를 죽인 범인을 잡고 싶어하면서도, 비밀이 너무나도 많은지 경찰을 신뢰하지 않는다. 미나카미부인은 삼년전 무라야마 저택을 도둑질한 하스노에게 고도박사을 죽인 범인을 찾아달라고 의뢰하고야 만다.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교수상회>의 배경은 다이쇼시대이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한 일본소설은 처음이라 신선했다. 과학수사가 발전되지 않아 오로지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왜인지 정겨웠다. 반전 또한 <방주> 못지 않게 충격적이다. 진짜 추리소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추리소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